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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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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기계의 융합(로봇)

2010. 1. 5. 00:0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 꼭 등장하는 단골 메뉴 중의 하나가 바로 로봇이다. 인간을 닮은 기계,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는 기계는 먼 옛날부터 인간의 꿈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 그려지는 로봇은 인간과 대립하여 인류 멸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영화 '터미네이터' '아이로봇' '스텔스' 등에서는 로봇이 인류 종말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인간과 흡사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꼭 필요하지만, 그 때문에 인간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바로 로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정도로 인간과 똑 같은 아니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로봇공학 전문가인 한스 모라벡에 따르면 20세기 로봇은 곤충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지만, 21세기에는 10년마다 세대가 바뀔 정도로 지능이 향상될 전망이다. 즉 2010년까지 1세대, 2020년까지 2세대, 2030년까지 3세대, 2040년까지 4세대 로봇이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인식 저 <지식의 대융합>). 3세대 로봇은 원숭이 정도의 지능을 갖게 되며, 4세대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브리티시텔레콤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에는 로봇의 수가 사람의 수보다 많아지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2040년 이후에는 지구의 주인이 인간에서 로봇으로 바뀌게 될 거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여기서 로봇 때문에 인류가 망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따지는 것은 탁상공론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건 30년 이상 먼 훗날의 일이고, 그때까지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그때가 되면 인간과 로봇의 구분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현재의 로봇 기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로봇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0년부터 청소 로봇과 애완 로봇을 중심으로 서비스 로봇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쯤에는 사람의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로봇이 본격 보급되고, 2020년경에는 개인용 로봇이 각 가정에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 1가구 1로봇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인식 저 <미래 교양 사전>). 즉 현재는 인간과 같은 로봇을 개발하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인간의 기능을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로봇으로는 산업용 로봇, 지능형 청소로봇, 안내 로봇, 노인도우미 로봇, 수술 로봇, 경비 로봇, 학습 로봇, 가사도우미 로봇, 위험 업무 로봇, 군사용 탐지 로봇, 군사용 전투 로봇 등을 들 수 있다.

자동차 조립 공장의 용접 로봇이 대표적인 산업용 로봇이다. 프로그램에 의해 기계를 절삭하거나 가공하는 지능형 선반도 산업용 로봇이라고 볼 수 있다. 제조 라인의 자동화에 따라 앞으로 산업용 로봇은 점점 더 많이 보급될 전망이다. 최근 자기가 알아서 장애물을 피해 다니면서 방안의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 로봇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대신 청소와 집안일을 해주는 성인여성과 동일한 팔과 손을 가진 로봇 간호사가 개발되고 있다. 일본 와세다대의 시게키 스가노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트웬디-원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서비스 로봇으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과 환자의 간호가 주 임무다. 현재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안전하게 약물과 음료수를 가져올 수 있으면서 가정의 일상적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목표로 하는 트웬디-원은 10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수술 로봇도 현재 개발되어 실제 현장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다. 사이언스타임즈에 실린 로봇 수술의 권위자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나군호 교수의 말(2009년 2월 24일)을 인용하여 한국의 수술 로봇의 현 주소를 잠깐 살펴보자. 나교수는 수술 로봇을 사용하여 500회 이상 복강경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수술 로봇의 장점으로는 의사의 미세한 손 떨림으로 인한 의료사고 방지, 적은 출혈 및 수혈, 입원기간의 단축, 환자를 정상 생활로 빨리 복귀시킬 수 있는 것 등을 들고 있다. 또한 10~15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수술 전에 진단기기를 통해 얻은 수술 부위에 대한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는 수술 의사가 촉각을 느낄 수 없다는 문제를 들었고, 아직까지는 수술 로봇은 외과의사가 수술하는 것을 보조적으로 돕는 차원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로봇 수술은 로봇 스스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고 나 교수는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체내에서 사용될 수 있는 로봇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위험 업무 로봇이나 군사용 탐지 로봇 등도 로봇의 용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심해에서 위험한 활동을 하거나, 화재 현장에서의 구호 활동, 지뢰 매설 지역에서 지뢰를 찾아내는 활동 등에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귀중한 인명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남북통일이 되었을 때 비무장 지대에 묻혀있는 지뢰를 찾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뢰 탐지용 로봇을 개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무인 폭격기를 비롯한 군사용 로봇의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로봇이 전쟁에 동원되고 후진국에서는 사람이 동원됨으로써 사람과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상황이 될 거라면 좀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부분적인 기능을 갖는 로봇이 실용화되고 있지만, 인간처럼 무슨 일이나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 하며 나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URC; Ubiquitous Robotic Companion)의 개발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URC는 기존 로봇 개념에 네트워크를 부가함으로써 모빌리티와 휴먼 인터페이스가 향상된 로봇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을 본 뜬 로봇 제작은 인간 뇌에 대해 완전히 이해를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직은 요원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의 로봇 산업은 산업 시대에 요구되었던 산업용 로봇 시대를 지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화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단계라고 보고 있다. 로봇 개발에 가장 열성적이면서, 가장 앞서 있는 일본은 세계 산업용 로봇의 약 60퍼센트, 전체 로봇 시장의 약 50퍼센트를 점유하는 등 세계 로봇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기계 산업과 IT 산업을 기반으로 로봇 산업을 발전시킬 잠재력은 갖고 있지만, 아직은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휴보’를 개발한 이래 최근(2009년)에 달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휴보2’를 개발했다. 로봇이 달리도록 하는 기술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인데, 일본 혼다의 ‘아시모’는 지난 2004년에, 도요타의 ‘파트너’는 2009년 8월에 달리기에 성공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성공했지만, 그만큼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휴보2’는 ‘아시모’에 비해 달리는 속도가 2배가 느리다고 하니 그 격차가 더욱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