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행복 기술자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미래의 유망 직종

2009. 8. 7. 11:2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운전기사는 상당히 인기 있는 직종이었다. 일단 운행되는 차의 수가 적었고, 운행되는 차들은 대부분 부자의 자가용이거나 택시였다. 게다가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도 적었다. 그래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면 부자의 자가용 운전기사나 택시기사로 취업할 수 있었다. 공부 잘하는 몇몇 사람들만 면서기나 학교 선생님을 겨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자리가 귀했던 당시로서는 모두가 타 보고 싶어 하는 차를 언제나 타면서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자가용 운전기사나 택시기사는 그야말로 인기 있는 직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지금도 부자들은 자가용 운전기사를 두지만 그 직종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택시기사라는 직종도 여전히 있지만 옛날과 같은 영예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버스차장, 전화교환수 같이 기술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라지는 직종도 많다.

이렇게 직종은 시대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인기가 없어지기도 한다. 다양한 직종이 생겨나거나 사라지고, 직종별로 인기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속도는 앞으로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그래서 과거처럼 어떤 고정된 직종에 진출할 것을 노리고 공부를 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이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적어도 10년 뒤에 유망하게 될 직종을 염두에 두고 취업준비를 하는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10년 뒤, 20년 뒤에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될 지금의 젊은이들은 어떤 직업이나 직종을 선택해야 할까?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는 유망직종도 유망직업도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종도 정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젊은 세월을 보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또한 내가 미래에는 유망직종이 없다고 한 말은 어느 때나 지속적으로 유망한 직종은 없다는 의미이지, 어느 특정한 시기에도 유망한 직종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시 말해 평생 한 가지 유망직종에만 종사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는 의미다. 어느 특정한 시기에는 유망직종이 있을 수 있고, 뜨는 분야와 지는 분야도 당연히 있다. 물론 지금 뜨는 분야라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뜨는 분야로 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어떤 직종이 앞으로 유망할 것인가를 알려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유망직종과 관련해 미래를 예측하는 경우에도 미래에 영향을 주는 다섯 가지 변화요인들, 즉 앞에서 말한 인구변화, 과학기술의 발달, 세계화, 이동성, 여성성의 중시 내지 강화 등과 연관시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미래의 유망직종 전부를 살펴보기보다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미래의 유망직종을 파악하는 요령을 알아본다.

우선 인구변화의 내용은 크게 저출산과 고령화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저출산은 유아 관련 산업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다. 지금도 유아와 관련이 있는 소아과, 산부인과가 쇠퇴하고 유아복, 일회용 기저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유아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자식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유아교육이나 명품 유아제품과 관련된 산업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한편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보건, 건강보조식품, 성형외과, 평생교육 등과 관련이 있는 산업들이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부자 노인들이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노인의 웰빙과 관련이 있는 식품, 노인의 여가시간 활용에 도움이 되는 취미활동 등과 관련된 분야가 급팽창할 것으로 여겨진다.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과 싱글 맘/대디, 동성가족, 독거노인 세대의 확산으로 인해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이 해체됨에 따라 외로움을 달래줄 애완동물이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아마도 애완동물은 현재의 강아지, 고양이 위주에서 로봇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미래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직종이 뜨게 될 것이다. 세계화에 의해 선진국의 제조업이 후진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서비스 직종이 상대적으로 뜨기도 하겠지만, 제조업 자체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인력이 덜 들어가는 형태로 바뀌는 것도 서비스 직종의 상대적 부상에 원인이 될 것이다. 2012년까지 새롭게 탄생할 2160종의 직업 가운데 2080만 개가 서비스산업에 속하는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공지능과 컴퓨터, 로봇 등의 발달은 무인공장 수준의 제조공장의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한국에서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경제성장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머지않은 장래에 원자와 분자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자동생산을 하는 나노어셈블러(Nano Assembler, 나노조립기)가 나오면 제조업 기술은 나노기술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다.

서비스산업 시대로의 전환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05년에 미국에서는 서비스업 종사자가 88퍼센트에 이르렀는데, 2010년을 넘어가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비스업에 종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도 서비스업 종사자가 10년 안에 70%를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수많은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현재 존재하는 직종 가운데 상당히 많은 것들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첨단기술 분야인 나노, 바이오, 의료, 두뇌공학, 에너지, 환경 등과 관련된 산업이 급부상할 것이며, 이런 분야와 관련이 있는 첨단과학 기술자가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물론 미래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할 능력을 갖춘 첨단과학 기술자들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드스킬(전문기술)과 더불어 리더십과 의사소통 능력 등 소프트스킬을 갖춘 응용기술자도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특정한 분야를 예로 들어 보면 음성인식 기술과 동시통역 기기의 개발로 동시통역사가 필요 없게 되고, 외국어를 별도로 배울 필요가 없어질 것이므로 대학의 외국어 관련 학과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캐나다 캘거리 의과대학의 그레고 울브링(Gregor Wolbring) 교수는 앞으로 2년 뒤에는 언어 칩이 개발되어 사람의 뇌에 그 칩만 장착하면 자동적인 언어의 통역, 번역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동성의 증가와 세계화는 아웃소싱을 촉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의 핵심 역량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상관없이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다른 기업을 찾아 아웃소싱을 함으로써 자신의 경쟁력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점점 강화되어 앞으로는 어떤 기술이나 제품을 가지고 있느냐보다는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있고 그 콘텐츠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특정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자나 기업을 찾아주는 정보소개업과 인력관리업이 새로운 유망분야로 떠오를 것이다. 여성성의 중시 내지 강화는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로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저출산이 더욱 확산될 것이며, 주로 여성의 일이었던 육아나 가사 일을 대신 해주는 가사도우미, 숙제도우미, 부모대행업 등이 새로운 직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언제나 안정적인 유망직종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사와 교수, 의사, 공무원의 미래 모습을 살펴보고, 미래 유망직종에 대해 예측해 보았다. 이런 주제에 대해 길게 설명한 것은 지금과 전혀 다른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이 단순히 지금의 유망직종을 기준으로 자신의 앞날을 결정하지 말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산업사회에서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하면 성공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과거의 산업사회가 예측가능한 표준형 인간을 요구했다면, 지금의 지식정보화사회나 미래의 드림 소사이어티 또는 감성사회는 남들과 차별화된 능력을 갖고 있는 동시에 빠른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 능동적으로 부응해 스스로 변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즉 산업사회에서는 성공의 모델을 찾아 그대로 따라서 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미래사회에서는 나에게 맞는 나만의 길을 수시로 찾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점이 바로 누구에게나 두루 해당되는 안정적인 유망직업이나 유망직종이 미래사회에서는 없게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다.

일반적으로 보아 어떤 직업이나 직종이 유망하다고 알려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그리로 몰리기 때문에 더 이상 유망직업이나 유망직종이 아니게 된다. 너도나도 다 진출하는 직업이나 직종에서는 나만의 차별화된 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유망직업이나 유망직종을 찾았더라도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변신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성공한 사람들이 지나간 길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나의 유망직업이나 유망직종을 찾을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유념해야 할 것은 유망직업이나 유망직종을 만들어내는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어떤 직업이나 직종이 유망한 상태로 존속하는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10년 내지 20년 안에 개발될 기술들은 지금까지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모든 기술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위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곧 어제의 기술에 의존하는 유망직종은 오늘 개발된 첨단기술에 의해 밀려나게 되고, 오늘의 유망직종은 내일의 첨단기술로 인해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어떻게 대비하며 살아가야 할까?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개척하는 방법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방법은 현재 속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미래의 조짐에 주목하는 것이고, 둘째 방법은 내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미래를 개척해가는 데서 이 두 가지 방법 가운데 어느 한 가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 즉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해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나만의 차별화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서서히 조짐을 드러낸다. 다만 우리가 미래의 조짐을 지나가는 일상적인 유행과 혼동해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거나, 현재에 만족해서 현재의 상태가 지속되기를 은근히 바라기 때문에 미래의 조짐을 직시하지 않다가 놓치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의 성공에 안주해서 미래를 망치는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기업 현장이다. 예를 들어 코닥은 필름 하나로 세계를 제패했지만, 디지털 카메라라는 첨단 신기술의 출현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는 비운을 맛보았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서 미래를 망치는 또 다른 예로 나는 자녀교육에 열성을 쏟는 한국의 부모들을 들고 싶다. 현재 한국의 부모들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 뒤에 오로지 공부라는 방법을 통해 개인적인 부를 쌓고 한국의 경제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그때는 그런 방법이 통했다. 그때에는 기업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기술을 들여와 이용했고, 개인은 그런 기업에 취직해 돈을 벌거나 경제성장의 결과로 나타난 부동산 붐을 타고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나는 지금의 학부모 세대가 자신들이 이룩한 그런 성공신화에 취해 자녀들에게도 똑같은 길을 가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그들은 과거의 성공신화에 취해 자녀들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극단적으로 말하고 싶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대비하는 일은 생각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지식정보화사회를 내다보고 그에 대비할 것을 권했지만, 실제로 그에 대비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인터넷이 세상에 소개됐을 때 그 영향이 지금과 같이 크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인터넷은 그저 컴퓨터에 사용되는 편리한 소프트웨어 가운데 하나 정도로, 또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도구 정도로 간주됐다. 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구굴 등이 그토록 빠르게 성장해 거대 기업이 되리라고는 적어도 인터넷이 도입된 초기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첨단기술의 발달은 우리 생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장기 이식이 일상화되면 현재의 인간인 호모사피엔스는 인공장기를 이식한 트랜스휴먼으로 변하게 될 것이고, 인체의 대부분이 기계로 대체되어 죽지 않는 포스트휴먼까지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고, 종래의 ‘전통적’인 인간과는 다른 새로운 인간과 그런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연구를 하는 ‘신 사회과학’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미래에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키우고, 그 미래의 유망분야 속에서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때 나를 차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뒤의 4장에서 별도로 자세히 논하고자 한다.


'행복한 미래 > 미래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보 통신 기술(IT)의 미래  (0) 2009.11.18
한국의 <과학기술 미래비전> 발표  (0) 2009.11.17
공무원의 미래 모습  (1) 2009.08.07
의사의 미래 모습  (3) 2009.08.07
교사와 교수의 미래 모습  (0) 200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