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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통신 기술(IT)의 미래

2009. 11. 18. 23:1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18세기 말 증기기관의 발명 이후 20세기 초반까지를 기계 기술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 중반 이후는 확실히 IT(정보 통신 기술)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기계 기술의 시대에는 기술들이 공장이라는 별도의 공간에서 구현되었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IT는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 일상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IT 분야는 그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이 짧은 지면에서 IT 전반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IT 분야 중에서 우리 일상생활과 사업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가상현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현재 IT는 다른 기술과의 융합(convergence) 형태로 생활 전반에 걸쳐 퍼져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3장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겠다.

IT는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등 하드웨어적인 분야와 인터넷, 가상현실 등 소프트웨어적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IT 분야들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술이 바로 반도체 기술이다. 전자기기의 발달은 진공관의 발명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트랜지스터를 거쳐 반도체의 발명에 의해 크기가 작아지고, 기억 용량이 획기적으로 커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됨으로써 IT 산업 분야의 기술 발전도 급속하게 빨라지고 있다. 반도체 집적도의 증가 속도는 ‘1.5년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 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넘어 현재는 ‘1년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두 배씩 증가 한다’는 <황의 법칙>이 적용될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황의 법칙>은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이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 총회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증가하며 그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등 이른바 비(非) PC'라고 주장한 후 기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하는 반도체업계 정설로 자리를 굳혔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비트(Mb, M=106)에서 2000년 512메가, 2001년 1기가(Gb, G=109), 2002년 2기가, 2003년 4기가, 2004년 8기가, 2005년 16기가에 이어 2006년에는 32기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황의 법칙을 7년째 입증해 보였다.

그렇다면 <황의 법칙>의 의해 앞으로도 계속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두 배씩 증가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 이유로는 현재의 반도체 기술로는 더 이상 집적도를 높일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최근 개발한 32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40나노미터(nm, n=10-9) 급이다. 다시 말하자면 반도체 소자에 기록되는 선의 폭이 40나노미터라는 얘기다. 반도체가 용량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더 가는 폭으로, 선 사이를 좁게 새기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데 선 사이의 간격이 30나노미터가 되면 너무 좁아서 전자가 흐름을 조절하는 장벽을 곧바로 관통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작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도체 집적도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로 발전된 것과 같은 획기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후보 대상이 되는 기술로는 광컴퓨터(Optical Computer)와 바이오컴퓨터(Bio-computer)를 들 수 있다. 이 새로운 기술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비공학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알아듣기가 버거울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원리와 앞으로의 개발 전망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하겠다.

광컴퓨터(Optical Computer)가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Digital Computer)와 기본적으로 다른 점은 전자 대신에 빛(광)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에서는 연산을 위해 전자를 사용해서 ‘0’과 ‘1’의 디지털 기호를 사용하는 데 반해, 광컴퓨터에서는 빛(광섬유)과 광집적회로(Optical IC)를 이용한다. 물론 여기서 사용하는 빛은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빛인 가시광선이 아니고, 특수하게 처리된 레이저이다. 전자 대신 빛을 사용하게 되면 유리한 점은 우선 빛이 전자보다 빠르다는 사실이다. 빛은 전기보다 10배 이상 빠르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돌 수 있지만 전기는 채 한 바퀴도 못 돈다. 따라서 같은 크기라면 연산 속도는 10 배 이상 빠르게 된다.

또한 빛은 전자와 달리 간섭 현상이 없다. 우리가 텔레비전 옆에서 컴퓨터를 켜면 지지직거리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전자의 간섭 현상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전자의 간섭 현상 때문에 컴퓨터에서는 직렬 연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빛은 간섭 현상이 없기 때문에 병렬 처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한 번 계산이 끝나고 다음 계산을 하는 직렬 계산 대신 여러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병렬 계산을 하게 되면 처리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지게 된다. 요즘 주로 사용하는 광케이블의 속도가 빠른 이유도 바로 이런 병렬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빛의 간섭 현상이 없다는 장점은 다른 면으로는 광컴퓨터의 실용화를 막는 가장 큰 단점 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자는 간섭을 받기 때문에 방향, 세기 등을 조정할 수 있지만, 빛은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 즉 빛은 빠르기는 한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를 원하는 대로 실어 보내고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입력이나 출력, 저장 장치 등 부분적인 기능에 빛을 이용하는 장치는 이미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의 중앙 처리 장치에는 아직까지 빛을 이용하는 방법이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용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는 다른 종류의 미래 컴퓨터인 바이오컴퓨터나 뉴로 컴퓨터(Neuro-Computer)에 비한다면 광컴퓨터는 상당히 연구가 진전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미래학자들은 광컴퓨터가 2014년이면 실용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박영숙 저,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 뉴스). 참고로 바이오컴퓨터는 생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사용, 바이오 소자를 만들어 조립한 컴퓨터를 일컫는다. 뉴로 컴퓨터는 인간 두뇌의 기본요소인 뉴런(neuron)이라는 세포의 정보처리방식을 컴퓨터의 처리방식에 응용한 차세대 컴퓨터를 말한다.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가 논리적 정보처리, 직렬적 연산 등에 기초를 둔 것에 반해서, 뉴로컴퓨터는 패턴 중심적 정보처리, 병렬적 연산 등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뉴런 컴퓨터는 논리적 연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형태 인식, 조합최적화 문제 해결, 인공지능 등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광컴퓨터에 사용되는 광 연산소자나 바이오컴퓨터에 사용되는 바이오칩이 개발되면 메모리 칩 크기는 엄청나게 작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작아진 메모리 칩은 우리 책상 위나 기기에 있던 컴퓨터를 농산물, 가전기기, 일상용품 등 주변의 모든 물건에 들어가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곳곳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물건들끼리 또는 물건과 사람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상태를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줄여서 유비컴이라 부른다. 유비컴 기술이 실현되면 우리 주위의 모든 물건이 지능을 갖게 된다고 보면 된다.

현재도 유비컴에 필요한 기술은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태다. 하이패스로 대변되는 고속도로의 요금 지불방식이나 지하철이나 버스의 교통카등에 의한 요금지급방식도 유비컴의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유비컴이 일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유비컴이 일상화되기 위해서는 물건 속에 들어가는 메모리칩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서 일회용으로 쓰고 버려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이라야 한다. 즉 농산물, 배송 중인 물건 등에 부착된 메모리칩이 그 물건이 소비된 후에는 버려져도 상관없을 정도로 낮은 가격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메모리침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 하이패스 등에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유비컴의 가장 진화된 단계는 유엔비래포럼의 제롤 글렌(Jerome Glenn) 회장이 2015년이면 실현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이버나우(Cyber-Now)다. 옷과 안경 형태의 입는 컴퓨터인 사이버나우를 통해 사람들은 주위에 있는 물건들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가상현실과도 수시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사이버나우는 우리 신체의 상태를 담당 의사에게 알리기도 하고, 악수하는 상대에게 나의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상대의 정보를 전달받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문제가 사생활보호 문제다. 미래학자들은 2020년이 되기 전에 보호받을 만한 사생활은 조금도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생활은 여지없이 노출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의 생각과 감정까지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된다고 하니 사생활 보호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컴퓨터에 방호막을 치듯이 인간의 생각에도 방호막을 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

IT 분야에서 앞으로 급속도로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들 수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은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사이버 스페이스(Cyber Space)를 통해 실현된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1984년 미국의 윌리엄 깁슨이 발표한 소설인 <뉴로맨서Neuromancer>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사람들은 센서가 내장된 옷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기 위한 안경을 착용하면 컴퓨터가 만들어 낸 사이버 세상에 들어가 있는 듯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가상현실은 디자인과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교육 분야에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학실험의 경우에 현재와 같이 실험실 공간에서 직접 실험을 하지 않고 사이버 공간에서 쉽게 실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 교육의 경우에도 단순히 교과서에서 글이나 그림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직접 칭기즈 칸도 만나고 시저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효율적이겠는가. 또한 사이버 강의를 하게 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수시로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오프라인 위주의 대학 강의는 설자리가 없게 될 수도 있다.

IT 분야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 휴대폰이다. 많은 IT 기기들 중에서 왜 하필 휴대폰에 대해서 여기에 언급하는가 하고 궁금해 할 수 있다. 우선 휴대폰은 제3장에서 언급할 디지털 융합,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의 디지털 융합의 중심에 위치한 아주 중요한 기기이기 때문이다. 사이버나우가 등장해서 안경 등으로 컴퓨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휴대폰이 디지털 융합된 신호를 받아들이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융합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할 경우에는 휴대폰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동차와 같이 별도의 공간에서는 텔레메틱스를 위한 휴대폰 이외의 송수신기기를 설치할 수 있겠지만, 사람이 움직이면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휴대폰 이외에 다른 기기를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휴대폰을 이용해서 디지털 융합을 하는 게 편리하다.

IT 사업에 있어서 휴대폰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는 분신과 같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 휴대폰은 그야말로 통신기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아직도 2G 휴대폰을 사용한다.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등 통신에는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휴대폰을 보면 무언가 장식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또한 새로운 휴대폰만 나오면 바로 바꾸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선전하는 휴대폰은 바로 산다. 왜냐하면 젊은이들에게 휴대폰은 다른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고, 다른 젊은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는 통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중국 등 동남아의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휴대폰을 사기 위해 수개월 치 월급을 털어 넣는 것을 보면 나 같은 기성세대들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거의 1인 1휴대폰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도 휴대폰이 팔리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는 이유는 첫째로는 앞에서 언급한 젊은이들이 휴대폰을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새로운 휴대폰을 소지함으로써 시대를 리드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다른 젊은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서비스를 받으려면 새로운 휴대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을 겨냥한 특화폰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공전의 히트를 친 이후에 트위터를 비롯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신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LG전자는 'GT500', 삼성전자는'코비(Corbyㆍ모델명 S3650)', 모토로라는 ‘클릭(Cliq)’, 노키아는 'N97미니(Mini)'를 출시했다. 따라서 디지털 컨버전스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현재 휴대폰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휴대폰을 보급해야 하는지에 따라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넥센, NHN 등의 온라인 게임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초고속인터넷 망이 설치되고, 스마트폰 등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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