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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미래 모습

2009. 8. 7. 11:2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교사, 교수, 의사는 인구의 변화나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그 위상이 크게 변하겠지만 공무원이야 그럴 염려가 없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무원의 신분은 법률로 보장되는데다가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공무원은 필요할 것이고, 국가는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만큼 안정된 직업은 없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세상에 변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 있는 분야나 직업은 어디에도 없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무원 퇴출 바람에서도 알 수 있다. 신분안정이라는 기둥 뒤에 숨어 무임승차하려는 공무원들에게 시장경제에 적응할 수 있는 긴장감과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정부가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출카드를 뽑아들고 있다. 이것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일이다.

이제까지는 국가가 경쟁과는 관계가 없는 절대적인 존재였지만, 이제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경쟁력이 없는 국가는 사라질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국가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의 부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가의 경쟁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공무원들의 경쟁력을 높여 국가의 부를 늘리려는 노력은 어느 국가나 지극히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물론 공무원들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인 것은 아니다. 지금의 시대에는 국가의 경쟁력이 직접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되지만,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농경사회 이전에는 종교, 농경사회에서는 국가, 산업사회에서는 기업이 권력을 가졌다. 앞으로 지식사회를 지나 감성사회로 가면 권력이 개인에게로 점차 넘어갈 것으로 나는 예측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권력이 기업에서 개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 할 수 있다. 물론 아직도 국가가 상당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권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 거대 기업들은 어느 한 국가의 소속이 아니며, 어느 국가에 소속돼 있는지가 불분명한 다국적기업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의 세계화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더욱 진전되고 있고, 이에 따라 어느 한 국가가 독립적으로 기업을 통제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어느 다국적기업에 채용된 인력이 미국으로 발령을 받아 가게 되면 미국 이민법의 저촉을 받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국가 간의 문제는 인터넷의 발전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면 어느 국가에서 세금을 매기느냐 하는 것도 큰 논란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걱정거리들도 세계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미래학자들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더욱 빨리 진전되면서 세계경제의 블록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르웨이의 <국가미래보고서 2030>에 따르면, 2030년에 이르면 현재와 같은 형태의 국가는 소멸하고, 대신 유럽식 연방정부와 같은 형태의 세계정부가 생겨나고 세계가 8개의 경제블록으로 나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8개의 경제블록이란 유럽연합, 아랍연맹, 중남미연맹, 남미연맹, 아프리카연맹, 나프타(미국+캐나다+멕시코), 아세안, 한국∙중국∙일본의 느슨한 경제동맹을 말한다. 물론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이 하나로 합치거나 나프타와 남미연맹이 합쳐서 경제블록의 수가 더 줄어들 수도 있고, 오히려 더 세분화되어 경제블록의 수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숫자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국가형태가 더 이상 존속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진 의미가 중요하다. 미래학자 폴 래스킨(Paul Raskin)은 2032년에 세계헌법이 제정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물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개인의 권력이 강화됨에 따라 세계정부와 더불어 국제기구 내지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익집단의 의견을 대변하게 되고, 세계정부와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다.

여하튼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요점은 지금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 미래전망이 얼마나 정확하냐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공무원도 결코 세상의 풍파를 피해갈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물론 개별 국가가 소멸하기 전에는 공무원이 어차피 계속 필요할 것이고 세계정부에서 일할 공무원도 필요할 것이니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면 말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다만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업이라는 이유에서만 공무원이 되기를 선택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공직은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특성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 또 공직은 대민업무든 기획업무든 어떤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한 가지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공직이 부적합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의 취향이 공직의 특성에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공직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직을 선택한다면 그 자신은 개인적으로는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불행할 것이고, 국가는 공직에 맞지 않는 공무원을 채용한 셈이니 손해를 보게 된다.

물론 앞으로는 반복적인 업무 외에 창의력과 기획력을 요구하는 공직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직은 민간기업에서 그런 능력을 기른 사람들에게도 그 문호가 개방될 것이다. 따라서 전문성, 창의력, 기획력을 갖추고 있다면 민간기업에 있어도 언제든지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공무원이 되기 위해 꼭 공무원 시험을 볼 필요는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나는 공무원 시험을 본 사람이든 아니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더불어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갖춘 사람들이 공직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공무원이 되어 개인적인 보람을 느끼면서 국가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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