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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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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기술(ET)의 미래

2009. 11. 18. 23:1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요즘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물론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지구 온난화 문제와 관련되어 탄소 배출권 등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친환경 기술과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업에 있어서도 ‘녹색 경영’ 또는 ‘지속 가능한 경영’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환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기업을 경영하기도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종전에는 기업이 환경 사업을 대하는 자세가 주로 기업 활동을 하면서 나오는 환경오염을 얼마나 줄이느냐 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다면, 지금은 친환경 기술을 통해 기업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원유의 고갈과 원유 가격 상승이 예측되면서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 기술하면 발생된 이산화탄소(탄산가스)를 저장하느냐 하는 사후 처리 기술도 있지만, 대체 에너지의 개발 등의 근본적인 사전 대비 기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태양열 발전, 풍력 발전, 지열 발전, 바이오 연료, 핵융합 발전 등의 친환경 대체 에너지와 연료 전지, 수소 에너지, 하이브리드 카 등 요즘 부상되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원유, 천연 가스 등의 채굴 가능한 기간이 얼마냐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을 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몇 십 년 전부터 원유 고갈에 대한 예측이 수도 없이 나왔지만, 아직도 원유는 그때 예측했던 기간만큼이나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런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원유 고갈 시기가 자꾸 뒤로 미루어지는 이유는 (1) 새로운 유전의 발견, (2) 채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유전의 채굴량 증가, (3) 기술의 발전으로 에너지 효율, 특히 자동차 연비의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 증가세 감소, (4) 대체 에너지의 사용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에너지 자원의 채굴 가능 연수를 예측해야 한다면, 에너지 소비가 현재 수준일 때 석탄 230년, 천연가스 70년, 원유는 50년 정도다. 물론 대체 에너지의 개발 등에 의해 석탄, 천연가스, 원유 등의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그 수명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해서 기술적으로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은 지면의 제약이나 이 책을 읽는 독자층이 비공학자인 점을 고려할 때 그리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서 친환경 대체 에너지에 대해 기술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데이비드 에드워즈(David Edwards) 북아메리카 리서치 이사가 2007년 10월 발간한 ‘대체에너지, 지속가능한 기회(Clean Energy, Sustainable Opportunities)’ 보고서를 기준으로 사업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조선일보 2007년 11월 23일 기사 참조)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유가 급등으로 대체 에너지 산업은 최고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풍력·태양광·지열 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은 현재 1.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전체의 29.9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대체에너지 시장 규모는 2020년 50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체 에너지 산업은 기술적으로나 규모 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체 에너지 기업의 성공 여부는 첨단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기술의 효과적인 활용에 달려 있다. 최근 등장하는 많은 신기술들은 1970년대에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대체 에너지 산업의 또 다른 문제는 석유는 물론 다른 대체에너지와도 가격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기술 자체보다는 얼마나 다른 대체 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을 가지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에드워즈의 보고서에 의하면 대체에너지 산업에는 장기적으로 ‘4단계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물결은 풍력이다. 풍력 산업은 10년 전부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막 시작된 1세대 바이오 연료와 태양에너지의 물결이다. 1세대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상용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단계다. 세 번째 물결은 향후 1~3년에 걸쳐 기술 개발이 되고 3~5년에 걸쳐 시장 규모를 확장할 2세대 바이오연료와 2세대 태양광 에너지이다. 2세대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 대신 조류 등을 이용한다. 2세대 태양광 에너지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얇은 특수한 화학물질 막을 건물 외벽과 지붕에 도배하는 빌딩통합태양 에너지 발전(BIPV)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2세대 기술은 1세대에 비해 높은 기술 수준과 효율을 갖게 될 것이다. 네 번째 물결을 일으킬 기술은 5~10년 내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 물결로 거론된 풍력부터 살펴보자. 풍력은 현재까지는 가장 경제적인 대체 에너지로 꼽히고 있다. 외국의 경우 가장 좋은 조건에서 (풍력발전의) 발전 단가가 4-5센트/킬로와트시에 불과하여 원자력 발전의 단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각국에서 풍력 발전에 투자하는 바람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기 부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데, 이런 부품 부족 현상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풍력발전기 가격도 단기적으로 4~6퍼센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덴마크가 풍력발전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화석에너지에 더 이상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1979년 첫 풍력발전기를 개발한 뒤로 현재 5500여기를 운영하고 있다. 발전용량만 해도 3100메가와트(㎿)로 덴마크 전체 소비 전력의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 발전 용량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베스타스’(덴마크)도 보유하고 있다. 그 외의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에 총 11만 메가와트 정도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2030 비전’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력의 28퍼센트를 풍력발전으로 생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풍력에 대한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독일이다. 미국은 ‘20퍼센트 Wind Energy by 203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30년까지 미국 전력의 20퍼센트를 풍력이 책임지기 위해 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관심에 힘입어 세계 풍력 산업은 올해 25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발전 추세가 계속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2012년에는 약 29만 메가와트(MW), 2017년에는 69만 메가와트(MW)를 생산해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현재 보급된 풍력설비의 총 규모는 2008년 9월말 기준 약 280메가와트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도 풍력 발전에 투자를 하여 2012년에는 약 2200메가와트를 생산해 낼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인 중공업과 조선, 해양 건설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기반기술을 통해 현재 독일, 덴마크, 스페인 등 10개국 정도가 8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풍력발전 설비 시장에 도전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보여 진다.

풍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람이 항상 불지 않는다는 점, 소음과 조망권 침해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해상에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해상에 풍력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난류가 적고 풍속이 육상보다 빨라 발전량이 늘고 피로하중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된다. 또 유사 조건의 육상 풍력발전과 비교해 1.5배의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 덴마크는 이미 세계 최대 발전용량을 자랑하는 니스테드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단지에는 풍력터빈 72기가 연간 60만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내고 있다. 노르웨이도 해상 풍력 발전에 적극적이다. 노르웨이의 에너지기업 스탯오일하이드로은 해안에서 10㎞나 떨어진 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대형 터빈과 송전탑 건설을 위해 산이나 해안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도 돼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다. 이를 위해 스탯오일하이드로는 부표처럼 물위에 띄울 수 있는 부유(浮游)형 풍력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초고층 건물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건물 유지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시도를 하는 곳도 있다. 중동의 바레인 수도 마나마 중심부에 들어선 50층 높이의 쌍둥이건물 ‘바레인 세계무역센터’(BWTC)에 풍력터빈 3기를 설치한 혁신적인 시도를 했다. 지름 29 미터짜리 풍력터빈 1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연간 400메가와트로 BWTC 전체 전력 사용량의 15퍼센트를 충당할 수 있다. 이런 시도는 풍력 발전에 의한 전력비 절감이라는 이익도 얻을 수 있지만, 특이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높은 상공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에너게일’은 공중 풍력 발전 설비를 캐나다의 ‘마겐파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여 상용 설비를 설치 중에 있다. 공중 풍력 발전 설비는 지상 300미터 상공에서는 초속 15미터 이상의 바람이 안정적으로 분다는 점을 이용해 발전장치를 장착한 비행선을 헬륨가스를 이용해 띄운 후 공중에서 발전하고 지상으로 송전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가동 효율이 50퍼센트 이상으로 기존 육상의 타워형 풍력(20퍼센트 대)보다 높고 발전원가를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미항공우주국(NASA) 등 각국에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는 태양광 발전과 바이오 연료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우선 태양광 에너지 산업은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현재 태양광 에너지 생산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태양광 에너지의 장기 전망이 밝기 때문에 높은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을 보상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 왔으나 그 지급을 중단하거나 줄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현재 태양광 발전에 쓰이고 있는 1세대 패널은 반도체에 사용되는 결정 실리콘으로서, 반도체 산업이 활성화되면 패널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반도체 패널은 공급이 부족한 형편이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태양광 발전 관련 산업은 2002년 이래 연평균 42퍼센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가 소비한 전기 중 태양광 발전이 0.01퍼센트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많은 확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보여 진다. 또 다른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5년쯤 후에는 특수 화학물질을 얇은 막으로 건물 외벽과 지붕에 도배하는 빌딩통합태양 에너지 발전(BIPV)이 개발되면 태양광 에너지 생산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 에너지 분야는 전 세계 에너지 점유율에서 2010년 22퍼센트, 2020년 34퍼센트 그리고 2040년에는 82퍼센트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태양광 발전은 2040년에는 전체 36,000테라와트시(테라=1000기가=1,000,000메가) 규모의 대체 에너지 중 점유율이 31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패널 단가와 더불어 태양이 가려지면 발전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밤에는 발전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구름이 끼는 날에도 발전을 할 수 없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을 한 다음에 지구로 송전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주공간에는 대기가 존재하지 않아 태양광의 손실이 없고,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24시간, 1년 내내 태양광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최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30년까지 우주공간에 태양광 발전용 인공위성을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주태양발전시스템(SSPS)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계획의 핵심은 적도 3만6,000km 상공의 정지궤도에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 에너지는 극초단파를 이용해 지상의 수신기지에 보내게 된다. 이 경우 수신기지 한 곳에서만 약 50만 가구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1기가와트(GW=10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비싼 위성의 가격으로 인해 경제성을 갖추기 힘들지만, 2030년경이 되면 위성의 가격은 낮아지고, 원유 가격은 올라서 충분히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세대 바이오 연료는 옥수수, 콩, 유채 등 식용작물을 이용해 생산한 에탄올이다. 예를 들어 원료를 이용한 에탄올은 생산 단가의 50퍼센트가 원료인 옥수수 가격이다. 나머지는 에스테르화 반응을 일으키는 등의 처리 공정비용이다. 따라서 바이오 연료 가격은 곡물 가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즉 바이오 연료의 수요가 많아지면 곡물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이 경우 바이오 연료는 경쟁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빈곤한 국가의 서민들에게 또 다른 재앙을 초래한다. 다시 말해 식용작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는 실용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이오 연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식물 구성성분인 셀룰로오스와 조류(藻類)를 활용한 2세대 기술이 개발되어야만 한다. 억새, 수수 등 식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기본물질인 셀룰로오스(cellulose)를 이용해 만드는 에탄올이 대표적인 2세대 바이오 연료다. 셀룰로오스를 활용한 에탄올 생산 기술은 앞으로 1~2년 동안 계속 선을 보이고, 3~4년 내에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지금부터 5년 뒤에는 완전한 생산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류를 이용한 연료 기술도 기대된다. 조류는 짧은 시간 내에 급속히 증식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원료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조류 관련 기술은 향후 5~10년 안에 개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탈리아의 엔알그 사는 조류로 만든 바이오디젤로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를 베니스 시에 준공하고 시험 가동 중에 있다. 2011년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인 이 설비는 4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아직까지는 경제성에는 문제가 있지만, 기술이 개선되고 유가가 오르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연료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디젤 등의 석유 제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자동차에도 별도의 설비 개조 없이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난한 나라들이 위치한 적도 부근에서 효율적으로 생산될 수 있어서 부의 배분에도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작물 재배를 통해 바이오 연료가 생산되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의 주류를 차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작지 전체에서 바이오 연료용 식물을 재배한다 할지라도 거기에서 얻은 연료로는 모든 자동차의 5분의 1을 감당할 수 있을 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앞에 언급한 풍력과 더불어 현 시점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체 에너지로는 지열을 들 수 있다. 지열 발전은 땅속으로 들어가면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표면의 낮은 온도와 깊은 땅속의 높은 온도 차이를 이용해서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도 지열 발전은 일부 빌딩에 적용되고 있는데, 요즘은 시추 기술이 발전되어 있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 중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지열 발전의 생산비는 최신 설비의 경우 킬로와트시당 약 4센트 정도지만, 지역이나 설비 기술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앞으로 생산단가는 최적의 조건에서 킬로와트시당 1센트에서 2센트로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열을 이용한 전력생산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연간 9퍼센트씩 증가해서 1998년 지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45테라와트시(테라=1,000기가=1,000,000메가)에 달했다. 앞으로 2020년까지 연간 9퍼센트씩 지열 발전이 확대된다면 2010년에는 전력생산이 130테라와트시, 2020년에는 310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에는 지열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최신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강화지열시스템(EGS)인데 석유·가스 탐사기술을 활용해 지표면 밑 3000~1만m를 파고 들어가 얻은 지열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MIT(메사추세츠 공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EGS는 10년 안에 경쟁력을 갖추고, 킬로와트시(kWh)당 5~7센트의 가격으로 20년 동안 생산 가능하게 된다. EGS가 성공하면 2030년에는 지열 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 공급량의 1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기술은 아이슬란드에서 개발 중인 초임계수를 이용한 지열 발전이다. 아이슬란드는 지하 4㎞에 있는 초임계수를 활용, 소형 원자로에 버금가는 지열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 기술은 마그마가 위치한 지하 4㎞까지 파 내려가면서 온도가 600도에 이르는 초임계수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정도의 깊이에서 물은 마그마의 온도와 암반층 사이의 압력이 더해져 기체도 액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가 되는데 이 같은 고온ㆍ고압의 초임계수는 에너지 효율성이 탁월해 일반 지열발전소의 10배 수준인 500메가와트(㎿)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 초임계수는 지구의 핵이 식지 않는 한 영원히 공급되는 무한 에너지원이다. 물론 이 기술은 화산 지대가 많은 아이슬란드에서나 적용 가능한 기술이지만, 만약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더 깊이 파서라도 이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풍력, 태양광, 바이오 연료 등은 다름 아닌 태양 에너지의 여러 다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태양은 자기 스스로 수소핵융합을 함으로써 초당 3.83x1026와트라는,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에너지 중 17만 4,000테라와트(1테라와트=1x1012와트) 정도가 지구에 도달한다. 지구의 대기층과 지표면에서 손실되는 양을 제외하면 지구에 공급되는 양은 약 12만 테라와트이다. 이것은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 총량(12∼14테라와트)의 1만 배에 해당한다. 이렇게 지구에 이른 태양광은 풍력의 형태로 바뀌기도 하고,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바이오 연료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원리인 핵융합을 통해서 지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면 어떨까? 현재의 핵붕괴에 의한 핵 발전은 방사능 물질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핵폭탄 제조 우려와 더불어 방사능 폐기물이라는 매우 골치 아픈 문제를 야기한다. 이와 달리 핵융합은 두 개의 수소가 핵융합을 통해 헬륨을 생성하는 반응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청정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또한 중수소 1그램(g)을 핵융합 시키면 휘발유 1만 리터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 발생하기 때문에 인류가 필요한 에너지는 충분히 얻을 수 있게 된다. 더구나 핵융합에 사용되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충분하게 들어있기 때문에 자원에 대해서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다시 말해 핵융합 에너지는 성공을 한다면 대체 에너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꿈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핵융합 에너지’의 중요성에 비추어 여러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한국 등 7개국이 핵융합에너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공동개발 사업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 ITER)를 착수하여 2007년 건설이 시작되었고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ITER은 프랑스 해안도시 마르세유에서 자동차로 40분가량 들어간 작은 소도시 카다라슈에 설치되고 있다. 예정대로 2016년부터 ITER의 가동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인류는 20∼30년 이내에 핵융합에 의한 대규모 전기 생산을 보게 될 전망이다.

물론 핵융합 기술 개발에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들이 있다. 우선 핵융합이 일어나는 조건이 상당히 극한 조건이라는 점이다.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1억℃의 고온이 필요한데, 플라즈마를 이용해 1억℃를 얻을 수는 있지만 이런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용기(반응로)가 없다는 게 문제다. 1억℃를 견디는 재질은 없지만 토카막 장치를 이용해 1억℃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1991년 유럽연합이 JET라는 토카막 장치를 제작하여 1.7메가와트의 전력을 얻는데 성공하였고, 미국의 프린스턴연구소, 일본 원자력연구소 등이 비슷한 연구 성과를 얻었는데, 이는 ITER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는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자.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7∼8퍼센트만이 화학 원료로 이용되며 나머지는 가솔린, 디젤유, 난방유 형태로 직접 연소된다. 즉 원유 고갈에 대비하고 친환경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솔린, 디젤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자동차의 에너지를 대체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필요성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 개발에 심형을 기울이고 있고,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 규제도 점점 심해지는 추세다.

자동차용 대체 에너지로는 위에 열거한 여러 대체 에너지 기술들 중에서는 바이오 연료를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기존의 휘발유, 디젤 등에 혼합 또는 대체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대체 에너지들은 별도의 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대체 에너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경제성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장치가 자동차라는 좁은 공간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제약점이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이런 제약 조건에 맞춰서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체 에너지 기술로는 전기차와 연료 전지차를 들 수 있다. 전기차는 축전지를 탑재한 다음 이를 전기 모터를 통해 구동하는 시스템이다. 연료 전지도 비슷한데 축전지 대신 연료를 사용해서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실용화에 가장 가까운 전기차의 경우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가솔린이나 디젤차 정도의 주행거리를 가지려면 현재의 기술로는 축전지의 부피가 너무 크고 중량도 너무 무거워진다. 또한 전기차는 가솔린차에 비해 가속이 느리고, 전기를 충전하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전기가 우리 일상생활에 친숙한 에너지지만, 주유소만큼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큰 과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솔린과 전기 에너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가 개발되어 실용화 되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를 선두로 이미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한국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시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속을 할 때는 가솔린을 사용하다가 어느 정도 속도가 올라간 다음에는 전기를 사용해서 자동차를 구동하게 된다. 이 경우 탑재하는 축전지 수를 줄일 수 있고, 가속과 정속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가솔린차에서는 감속을 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마찰 에너지가 고스란히 열에너지로 소모되게 되지만, 하이브리드차에서는 전기모터를 통해 감속을 하면서 다시 충전이 되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의 친환경 에너지로 개발되고 있는 또 다른 기술이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단어가 의미하는바 그대로 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하는 전지다. 일반 전지가 외부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그대로 소모하는 것이라면 연료전지는 에너지를 가진 연료를 이용해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발생시켜서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차보다는 연료전지차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전기차의 경우에는 석유 연료를 자동차의 엔진을 통해 연소시키면서 에너지를 확보하던 것을 외부 발전 설비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 다음에 이를 축전했다가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즉 석유 연료를 자동차 엔진에서 태우느냐 발전소에서 태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물론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면 간접적으로는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되겠지만, 전기차 자체가 친환경 기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초기에는 수소를 연료로 이용하는 연료전지가 주로 개발되었다. 수소 자체는 연료로서 특성이 우수하다. 즉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을 통해 물만 생성하고 환경 오염물질을 전혀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에너지로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을 전기 분해 하던가, 천연가스, 납사, 석탄 등의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여 수증기 개질, 열분해, 가스화 등의 방법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풍력, 태양광 등의 대체에너지를 이용하는 전기분해 수소제조법, 광화학적/광생물학적 수소제조법, 제4세대 초고온원자로를 이용한 열화학적/고온 전기분해에 의한 수소제조법 등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렇게 제조된 수소를 연료전지로 이용하려면 수송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자동차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냉각장치를 갖춘 액화탱크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수소 충전을 위한 별도의 저장 시설도 갖춰야 하는 것도 실용화를 가로막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의 대안으로 메탄올 연료전지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가 연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 용융탄산염 연료전지가 기술적이나 경제적으로 가장 상용화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연료전지 차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 효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가솔린차의 경우 약 14퍼센트의 에너지 효율을 나타내는 데 비해 현재 시제품이 나와 있는 연료전지 차는 약 36퍼센트의 효율을 나타내며 향후 약 42퍼센트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체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이나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노력을 넘어 아예 도시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탄소제로도시’로 명명된 이런 프로젝트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스다르(Masdar) 프로젝트, 캐나다의 도크사이드 그린(Dockside Green) 프로젝트, 중국의 동탄(東灘) 프로젝트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탄소제로도시’란 글자 그대로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제로(0)인 도시를 말한다. ‘탄소제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위에 열거한 대체 에너지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거나 최소화하고 전철 등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며, 물을 포함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사용, 재활용하도록 하는 방법 등을 사용하고 있다. 건축물에 단열 장치와 옥상 녹화를 설치하고, LED 조명, 고에너지 효율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도록 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기술 분야를 생각하면서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좀 과장된 면이 있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의견도 고려하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제조업을 개발도상국으로 넘기면서 이산화탄소까지 같이 묶어서 팔려는 속셈에 의해 지구 온난화 문제가 과장되었다는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실 습기가 많은 공기 속에서는 훨씬 강력하게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수증기에 의해 복사선의 통과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게 과학의 정설이다. 지금의 지구 온난화 문제는 지구의 역사에서 온도가 올라가는 시점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게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약 6,000년 전에는 오늘날 침엽수가 자라고 있는 북유럽에 낙엽수 숲이 있었다고 한다. 또 오늘날 작아지고 있는 빙하가 6,000년 전에는 오늘날보다 훨씬 더 작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쓰는 돈을 가난과 질병, 공교육, 공중 보건, 바다와 육지의 생명체의 보존과 같이 더 긴급하고 더 중요한 곳에 써야 하는 게 아닌지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외른 롬보르는 그의 저서 <회의적 환경주의자>(에코리브르)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목을 조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교토의정서를 실행에 옮기는 비용은 매년 1,5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반해, 유니세프의 추정에 의하면 1년에 700억∼800억 달러만 있으면 제3세계의 모든 국민들에게 보건, 교육, 식수, 하수시설 등 기본적인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돈을 거기에 투입하는 게 합리적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