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人이 뽑았다… 올해 꼭 챙겨야 할 지식 서적]
다시 출발선에 섰다. 2014년 꼭 챙겨야 할 지식은 무엇일까. 조선일보 Books팀은 '글로벌' '저성장 사회' '정보기술(IT)의 미래' '양극화와 사회통합' '은퇴 이후' 등 5가지를 올해의 주제로 골랐다.
이 분야 전문가인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길성 고려대 교수,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한 권씩 책을 추천했다.
[1. 글로벌] 코드 그린|토머스 프리드먼
'힘의 논리' 고개드는 東北亞,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국제정치에 ‘공세적 현실주의’란 용어가 있다. 국가가 힘이 커지면 방어 영역이 확대되면서 팽창을 꾀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국 일본이 핵심 이익을 운운하면서 한반도, 만주를 점령하고 동남아를 침공하고 태평양으로 진출하려 했던 것처럼, 중국도 힘이 커지면서 핵심 이익을 확대하고 남중국해의 80%를 영해로 주장한 데 이어 동중국해의 70%를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했으며 태평양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핵심 이익, 팽창, 영토, 부국강병, 민족주의, 야스쿠니 등 구한말 힘의 논리가 21세기의 동북아에서 부활하고 있다. 동북아가 시대착오적인 ‘힘의 정치(power politics)’에 빠져 있는 반면, 세계의 조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프리드먼의 말대로 세계는 점점 뜨거워지고, 평평해지고, 붐비고 있다. 지구 환경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 국익은 이미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에 걸친 매우 복잡한 상호 의존에서 정의되는 시대다. ‘힘자랑과 민족주의’로 해결될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2. IT] 빅 스몰|김상훈
젊은이여, 도전의 다른 이름은 협력이다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나는 젊은이들을 만날 때마다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 변화를 주도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머뭇거리고 두려워한다. ‘빅 스몰’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큰 성공을 거둔 스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모바일이란 큰 흐름 앞에서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작은 거인’들이 주인공이다. 벤처 ‘코자자’를 만든 조산구 대표를 비롯해 ‘비앤비히어로’ ‘국민도서관 책꽂이’ ‘소셜다이닝 집밥’ ‘헬로네이처’ ‘마이리얼트립’ 등 작은 벤처기업은 세상을 뒤엎는 큰 아이디어로 승부한 게 아니다. 우리 이웃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로 새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밟고선 난쟁이’라고 불린다. 어떻게 생활 속 아이디어가 돈을 버는 비즈니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저자는 공유와 신뢰를 필수 요소로 꼽는다. 앞으로의 창업 도전은 공유, 즉 ‘co-creation(협력해서 창조하는 것)’이다. 공유할 때 가치가 더욱 커진다. ‘co-creation’을 위해선 참여가 필요하다. 도전은 거창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나온다.
[3. 양극화] 불평등의 대가|조지프 스티글리츠
'1 vs 99' 세상?… 공동체에서 해결 열쇠 찾아라 -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양극화는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최대 난제이다. 1997년, 세계적 시사 주간지 ‘슈피겔’ 기자였던 마르틴과 슈만은 ‘세계화의 덫’에서 세계화의 종착역을 ‘20대80 사회’라고 언명하며 양극화를 당대의 담론으로 초대한다. 이로부터 불과 15년이 지난 2012년, ‘1%대99% 사회’가 이 시대를 관통하는 양극화의 완결판으로 등장한다. 스티글리츠의 작품이다.
주장은 간명하다. 불평등은 심화하고 기회는 결핍되면서 더 이상 완충지대가 없는 막다른 벼랑으로 내닫는다. 양극화는 성장을 저해하며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제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공정성과 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회 분열로 이어진다. 양극화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희망은 있는가? 사회 통합은 가능한가? 그는 책 말미에 “희망의 불꽃이 흔들리지만,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고 풀어낸다. 비판적 개혁론자답게 정책적 대안은 촘촘하다. 공동체를 지렛대로 삼는 대목에서는 그의 긴 호흡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을 분석하고 있지만 시선을 뗄 수 없는 까닭은 한국의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야기이지만 마치 한국의 불평등에 대한 분석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4. 은퇴]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윌리엄 새들러
마흔, 잔치는 시작된다… '6가지 調和' 명심한다면 -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은퇴는 새로운 성장이다.” 하버드대에서 중년의 삶을 연구해온 윌리엄 새들러가 이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다. 저자는 마흔이 넘은 200여명과 인터뷰를 나눴고, 그중 50여명의 삶을 12년간 추적했다. 마흔 이후 30년을 ‘서드 에이지(third age)’로 명명한 그는 이 시기에 전성기를 맞은 사람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인생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중년의 정체성 재확립, 일과 여가 활동의 조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배려의 조화, 용감한 현실주의와 낙관주의의 조화, 진지한 성찰과 과감한 실행의 조화, 개인의 자유와 대인 관계의 조화 등이다.
한국에선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경제·사회적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은퇴 후 준비 없이 자영업을 창업하다 보니, 음식점·제과점·치킨집 등 생활 밀착형 자영업체가 숱하게 늘어났다. 과잉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폐업률이 심각한 수준이고 중산층이던 가계가 취약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에게도 은퇴 후 재성장 기회가 놓여 있다. 서드 에이지는 성공적 삶을 일구도록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5. 저성장]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나가이 다카히사
"해결책이 10개가 넘는다고? 그 보고서는 쓰레기" -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아시아 중소기업협의회장
이 분야 전문가인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박길성 고려대 교수,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한 권씩 책을 추천했다.
[1. 글로벌] 코드 그린|토머스 프리드먼
'힘의 논리' 고개드는 東北亞,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프리드먼의 말대로 세계는 점점 뜨거워지고, 평평해지고, 붐비고 있다. 지구 환경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 국익은 이미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에 걸친 매우 복잡한 상호 의존에서 정의되는 시대다. ‘힘자랑과 민족주의’로 해결될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2. IT] 빅 스몰|김상훈
젊은이여, 도전의 다른 이름은 협력이다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큰 성공을 거둔 스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모바일이란 큰 흐름 앞에서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작은 거인’들이 주인공이다. 벤처 ‘코자자’를 만든 조산구 대표를 비롯해 ‘비앤비히어로’ ‘국민도서관 책꽂이’ ‘소셜다이닝 집밥’ ‘헬로네이처’ ‘마이리얼트립’ 등 작은 벤처기업은 세상을 뒤엎는 큰 아이디어로 승부한 게 아니다. 우리 이웃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로 새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밟고선 난쟁이’라고 불린다. 어떻게 생활 속 아이디어가 돈을 버는 비즈니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저자는 공유와 신뢰를 필수 요소로 꼽는다. 앞으로의 창업 도전은 공유, 즉 ‘co-creation(협력해서 창조하는 것)’이다. 공유할 때 가치가 더욱 커진다. ‘co-creation’을 위해선 참여가 필요하다. 도전은 거창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내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는 과정에서 나온다.
[3. 양극화] 불평등의 대가|조지프 스티글리츠
'1 vs 99' 세상?… 공동체에서 해결 열쇠 찾아라 -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주장은 간명하다. 불평등은 심화하고 기회는 결핍되면서 더 이상 완충지대가 없는 막다른 벼랑으로 내닫는다. 양극화는 성장을 저해하며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제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공정성과 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사회 분열로 이어진다. 양극화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희망은 있는가? 사회 통합은 가능한가? 그는 책 말미에 “희망의 불꽃이 흔들리지만, 또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고 풀어낸다. 비판적 개혁론자답게 정책적 대안은 촘촘하다. 공동체를 지렛대로 삼는 대목에서는 그의 긴 호흡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을 분석하고 있지만 시선을 뗄 수 없는 까닭은 한국의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야기이지만 마치 한국의 불평등에 대한 분석을 보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4. 은퇴]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윌리엄 새들러
마흔, 잔치는 시작된다… '6가지 調和' 명심한다면 -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에선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면서 경제·사회적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은퇴 후 준비 없이 자영업을 창업하다 보니, 음식점·제과점·치킨집 등 생활 밀착형 자영업체가 숱하게 늘어났다. 과잉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폐업률이 심각한 수준이고 중산층이던 가계가 취약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에게도 은퇴 후 재성장 기회가 놓여 있다. 서드 에이지는 성공적 삶을 일구도록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5. 저성장]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나가이 다카히사
"해결책이 10개가 넘는다고? 그 보고서는 쓰레기" -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아시아 중소기업협의회장
전략이란 쓰레기통을 준비하는 것이다.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강자의 동질화 전략에 대응하는 약자의 차별화 전략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합의형 경영’ 대신 ‘기획형 경영’이 추천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합의형’은 일사불란하게 목표에 매진할 수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 전략적 대응이 늦어지도록 했다. 반면 ‘기획형’의 기획력이란 기획 입안이 아니라 ‘실행’하는 힘, 즉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기획을 위해서는 모든 문제와 논점을 망라적(網羅的)으로 취급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장 중요한 논점을 2~3개로 좁힌 뒤 그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컨설팅 보고서에 해결책이 10개가 넘으면 쓰레기 보고서라고 한다. 실행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성공한 중소기업인일수록 잡화점 경영을 하고 싶어한다. 생산된 제품이 잘 팔리지 않으면 판매를 강화한다. 그래도 판매는 개선되지 않는 ‘악마의 고리’가 생겨난다. 결국 차별화와 수익 창출에 실패하고 만다. 이 책은 ‘망라적 사고’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게 한다.
(조선일보 2014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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