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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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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총장포럼' 초대 회장 이용구 중앙대 총장 인터뷰

 

25일 출범한 '서울총장포럼'의 초대 회장을 맡은 이용구〈사진〉 중앙대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청년 취업난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한국 대학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정작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자문하게 됐다"며 "대학들 스스로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대학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이 '공급자 위주'의 사고에 빠져 오만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이 취업을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 취업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고요. 오만함에 빠진 교수 사회의 모습이었죠."

이 총장은 대학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 교수 기득권부터 깨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과라는 성(城) 안에서 학생 정원을 확보해 놓고 가르치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 안에 안주하겠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국 4년제 대학들 모임으로 대학교육협의회(회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가 있지만 대학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대학 개혁이라는 과제를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서울의 대학 총장들이 앞장서 '대학 개혁'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중앙대는 전체 단과대 정원을 유지하면서도 학생들 선택에 따라 학과 정원은 매년 바뀌는 '유동적 학과 정원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특정 과에 학생이 한 명도 없어도 그 전공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교수들 스스로 학과라는 좁은 틀에 갇혀 학과 학생 몇십명만 데리고 평생 가르치겠다고 생각지 말고, 수백명 단과대 학생, 수천명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강의하겠다는 식으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학 개혁이 '인문학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결과적으로 '인문학 전공자'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대학 내 인문학 강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 산업계 경쟁력은 세계 10위권이지만 대학 경쟁력은 50위권"이라며 "그 원인은 우리 대학이 안이했고 오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학문 분야가 계속 나오는데도 국내 대학은 학과 이기주의 등으로 새 분야를 제대로 연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앞으로 청년들의 고민을 대학들이 진심으로 귀담아듣고,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5년 3월 26일 안석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