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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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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머리를 감는 자세는 척추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과 눈의 안압을 높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끔 샤워하기 귀찮을 때가 있다. 머리라도 감으려,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샤워기로 머리카락에 물을 적시게 된다. 이어 샴푸질을 하고 거품을 헹구는 내내 고개와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자세는 허리, 목뿐만 아니라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머리 무게는 성인 기준 4~5kg이다. 목을 앞으로 많이 기울일수록 목뼈가 견뎌야 하는 하중도 증가한다. 이 상태에서 허리까지 과도하게 숙이면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허리에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허리를 구부린 탓에 척추뼈와 뼈 사이가 압박돼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증가할 경우, 급성 디스크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게다가 기상 직후엔 근육과 인대가 평소보다 굳은 상태다.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가 펴면 근육 경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은 허리를 구부린 채 머리를 감지 않는 게 좋다.

심장이 약하거나 이미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이 자세를 피해야 한다. 고개를 숙이면 피가 머리로 쏠리고, 심장으로 돌아와야 할 혈액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고개를 앞으로 많이, 오래 숙이고 있을수록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기 어려워진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감던 중, 얼굴이 붉어지거나 숨이 차고 어지럽다면 즉시 휴식을 취한다.

눈에도 좋지 않다. 정상 안압은 21㎜Hg 이하지만, 머리와 허리를 오랫동안 숙이고 있으면 30~40㎜Hg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녹내장 환자는 안압이 오르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선 머리를 감을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선 채로 샤워하면서, 고개만 뒤로 살짝 젖혀 머리를 감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머리만 따로 감아야 할 경우라면, 엉덩이를 뒤로 뺀 채 무릎을 살짝 굽혀 허리가 최대한 구부러지지 않게 해야 한다. 같은 원리로, 세면대에서 세수할 때에도 허리 대신 무릎을 굽혀 높이를 맞추는 편이 좋다. 씻기 전엔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해서 자는 동안 경직된 몸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머리를 감는 도중에 허리 통증을 느꼈다면 즉시 안정을 취하고, 통증이 나아진 후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본다.


이해림 기자 lhr@chosun.com

[헬스조선 2023년 10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