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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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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아쉬운 제주 올레

2020. 12. 17. 06:3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18 )

 

조금 아쉬운 제주 올레

 

저는 고향이 제주도라, 부모님도 뵙고 여행도 할 겸해서 제주도에 한 달에 한 번꼴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 면회도 안 되고, 서울 사람들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 제주도 분위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긴 합니다.

제주도에 갈 때마다 가능하면 여행, 특히 제주 올레와 한라산 둘레길, 곶자왈 등 트레킹 코스를 많이 걸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과거에는 차를 타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주 올레가 생기고 나서는 제주에 갈 때마다 한 코스 이상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는 현재 총 26개 코스가 개설되어 있는데, 저는 이 중 20개 코스를 걸었고, 6개 코스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6개 남은 코스도 다 걸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처음 제주 올레가 생기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를 찾을 정도로 그 열풍이 대단했었습니다.

제주 올레가 생기고 나서 지리산 둘레길, 서울 둘레길 등 전국적으로 트레킹 코스 조성 열풍이 불고 있기도 합니다.

제주 올레의 열풍이 몽고와 일본에도 퍼져나가서 이들 국가들에 올레길(둘레길)이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제주의 참모습을 올레길을 걸으면서 새삼스럽게 느꼈기 때문에 제주 올레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에 맛을 들이고 나서는 서울 둘레길, 성남 누비길 등을 걷는 즐거움도 누리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 건강에 대한 걱정 때문에 한동안 열심히 다니던 등산이 부담되던 차라 더욱 더 둘레길 트레킹에 빠져들게 된 측면도 있긴 합니다.

 

제주 올레가 처음 개설되고 나서는 올레 길을 걷다보면 같이 걷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곤 했었는데, 요즘은 걷는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만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나마 6, 7, 8코스 등 일부 인기 있는 코스에는 사람들을 좀 만날 수 있지만, 비인기(?) 코스에서는 사람을 만나기가 힘이 듭니다.

전에는 단체로 걷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한 두 사람이 걷는 경우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저는 혼자 올레 코스를 걸으면서 왜 이 좋은 길이 인기가 없어진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제가 생각해낸 문제점으로는 스토리가 부족하고, 걷는 사람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 올레는 서명숙 이사장이 산티아고를 다녀와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올레 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이런 스토리와 제주 올레를 만들면서 겪었던 어려움 등이 사람들을 끌어들였지만, 이제 그런 스토리의 효과가 사라졌다고 생각됩니다.

자연적인 환경만으로 얘기하자면, 산티아고보다는 제주 올레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산타아고 순례길은 성 야고버의 스토리에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소설이 더해지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제주 올레가 모델로 삼은 산티아고는 스토리도 있지만, 알베르게라고 불리는 숙소가 있어서 순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800킬로미터에 달하는 긴 거리를 걷고 나서 맞게 되는 최종 종착지 산티아고 성당에서의 미사 등 여러 행사들도 순례의 의미를 더해줍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트레킹 코스들이 있지만, 유독 산티아고 순례길이 인기를 얻는 비결이 바로 스토리와 알베르게로 대표되는 숙소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주 올레가 단순히 자연 풍경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제주 신화 등 스토리를 입으면 더 의미가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산티아고의 알베르게와 유사한 싸고, 멋진 숙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주에 귀촌하는 사람들 중에서 제주 올레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알베르게 자원봉사자로 선발하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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