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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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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19 )

 

제주도를 개발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몇 달 전 제주도에 갔다가 신제주 연동에 있는 한라수목원을 걸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수목원 여기저기를 걷다가 수목원 뒤 광이오름을 빙 도는 길을 따라 걸어서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광이오름 정상에서 신제주 시가지를 내려다보니 중앙에 큰 건물이 우뚝 솟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전에 친구한테 들은 말이 있어서 같이 올라간 아내에게 저 높은 빌딩이 중국 자본에 의해 지어지고 있데라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제 아내가 아니 제주도는 왜 저런 빌딩이 들어서게 허가를 해준 거야?”라면서 불평을 했습니다.

마침 그때 우리 곁에 서있던 반바지 차림의 남성이 얼굴 표정이 굳어지더니 그럼 제주도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살라는 거예요? 가끔 오는 당신네들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죠.”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그 사람의 갑작스런 반응에 놀라 눈만 크게 뜨고 서로 쳐다보다가 오름을 내려왔습니다.

그 사람에게 대꾸도 하지 못하고 내려온 것이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한 마디만 더 대꾸를 했다가는 큰 싸움으로 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의 반응이 제주도 사람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반응은 아니겠지만, 제주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제주도 제2공항 문제, 중국 사람들에게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시행했던 각종 시책 등에 대한 찬반양론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하는 문제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최근의 비자림로 확장 문제에 대한 논란도 개발이냐 보존이냐 하는 이슈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제주도의 개발 문제는 개별 건으로 검토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방향을 먼저 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 몇 백만 명, 몇 천만 명 등의 숫자를 채워야 하니까 공항도 늘리고 도로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관광객이 숫자상으로 늘어나는 것이 제주도민, 더 나아가 한국 국민들을 위해 좋은 일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제주도 개발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자본에 특혜(?)를 주는 정책이 과연 제주도를 위해 좋은 일일까요?

중국 자본이 호텔을 짓고, 식당을 만들어서, 중국 관광객들에게 일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주도에 아무런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떤가요?

물론 호텔과 식당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 호텔과 식당에서 나오는 세금이 나오겠지만, 제주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자본의 무차별적인 투자로 인해 천정부지로 오른 부동산 가격이 제주도민이 받은 혜택인가요?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단기적으로는 제주도민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중국과 국내의 관광객 숫자의 증가는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고요.

 

저는 제주도가 지속가능한 관광, 부가가치 높은 관광 내지 여행 정책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기 위한 관광은 제주도의 자랑인 자연을 파괴하고,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2공항을 어디에 공항을 건설할 것인가를 논하기 전에 제2공항이 없는 여행 정책이 가능한지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탄은 1년에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수를 정하고, 모든 관광객들은 부탄 안내인들의 안내를 받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부탄은 여행객들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고, 부탄을 여행하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은 손상되지 않은 부탄의 일상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꼭 이렇게 하자는 게 아니라, 제주도의 자산인 자연 환경과 문화를 지키면서도 여행객들이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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