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07 호)
【 몽골 여행을 다녀와서 】
‘몽골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패키지관광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자유 여행으로 갈 것이냐?’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당연히 나는 물론 누구나 자유 여행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몽골 여행은 자유 여행 대신에 패키지관광을 선택했다. 패키지관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모처럼 아내와 떠나는 해외여행을 편안하게 다녀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유여행을 떠나게 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는데, 그로 인해 요즘 부쩍 무릎 상태가 안 좋은 아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패키지관광이 단조롭기는 하지만, 정해진 일정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아내가 부담을 덜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4박 5일의 노쇼핑, 노옵션의 교원투어 패키지관광을 선택했다.
패키지관광을 선택한 두 번째 이유는 몽골에 거주하고 있는 내 친구에게 부담을 덜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몽골 여행도 그 친구가 몽골에 거주하고 있는 동안에 방문해보자는 구실로 가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자유여행을 선택하게 되면 몽골에서 여행을 할 때 그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설사 내가 독자적으로 알아서 다닌다고 하더라도 그 친구가 신경을 쓸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내가 패키지관광을 하게 되면 그 친구가 신경 쓸 일이 없지 않겠는가. 여행사에서 계획한 일정대로 움직이면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패키지관광을 하겠다고 통보하고, 그 친구와는 귀국하기 전날 울란바토르에 있을 때 잠깐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했다.
인천공항에서 몽골 울란바토르의 신 칭기즈칸 공항까지는 약 3시간이 걸렸다. 일본, 중국, 대만 등을 제외하고는 몽골이 해외 치고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몽골을 가기로 결정한 이유 중의 한 가지도 바로 가까운 거리 때문이었다. 아내가 무릎 상태가 나빠지면서부터 두 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거리의 여행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는데, 몽골까지는 세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겨우 설득해서 몽골을 가기로 한 것이었다. 비행시간이 두 시간이 조금 넘기는 하지만,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고, 몽골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도 만나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서 겨우 아내를 설득할 수 있었다. 또 세월이 지날수록 무릎 상태가 점점 더 나빠져서 다니기 힘들어질 텐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이번에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나의 반 협박에 아내가 승낙한 것이었다.
여행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다리의 튼튼함은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의 하나다. 다리의 튼튼함은 여행의 질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하기도 한다. 다리가 튼튼해야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화장실도 혼자 힘으로 갈 수 없을 정도라면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여행을 가서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없다면 여행의 질이 떨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어 무릎 연골이 조금 닳았다면 평소 생활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만, 여행을 하면서 오래 걷거나 오르막을 오르는 데 지장이 있어서 여행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나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 매일 만 보 걷기를 실천하면서 다리를 튼튼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을 삼가고 둘레길 등 경사가 심하지 않은 곳에서 오래 걷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번 4박 5일 몽골 패키지관광은 이틀 동안 울란바토르에서 묵으면서 간등사원,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캐시미어 아울렛 쇼핑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또 나머지 이틀 동안은 테를지국립공원 내의 게르에서 체류하면서 열트산 트레킹, 말 타기 체험 등을 하고 두 곳을 가고 오는 길에 몽골 민속공연 관람, 칭기스칸 동상 관람, 아르부르드 사막에서 낙타 트레킹, 모래 썰매 타기 등을 체험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45인승 버스에 19인이 승차해서 여유 공간이 있어서, 울란바토르에서 테를지국립공원까지 이동하는 1시간 30분 동안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테를지국립공원에서 아르부르드 사막까지 이동하는 3시간 30분 동안은 상당히 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사막 가까이에 갔을 때 놓여있는 1시간 동안의 비포장도로는 이동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물론 가는 동안에 버스의 차창가로 보이는 푸른 초원 풍경이 지루함을 덜어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번 패키지관광은 가이드도 괜찮았고, 숙소도 예상보다 훌륭해서 별 불만사항이 없는 편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짜여 있어서 그 일정을 다 소화하려다보니 그야 말로 증명사진 찍기 정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패키지관광을 홍보해야 하는 여행사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소위 말하는 가성비 높은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우리가 도착하는 날에 울란바토르 인근에 비가 많이 내려서 다음날 사막 일정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일정 변경을 하는 바람에 더욱더 일정이 꼬이게 되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사막으로 가는 비포장길에 버스가 빠질 염려가 있고, 모래가 젖어서 모래 썰매 타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막으로 가는 날을 변경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래 속이 젖어 있어서 결국 모래 썰매 타기는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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