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05 호)
【 주방장 인생과 셰프 인생 】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마도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안 받아본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하다못해 학교에서 가정환경 조사를 할 때, 부모의 직업과 가전제품 목록 외에 이 질문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었습니다.
지금도 학교에서 가정환경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부모님 재산보다는 조부모의 재산을 조사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던 게 생각납니다.
아무튼 제가 어릴 때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대통령’, ‘장군’, ‘선생님’, ‘과학자’라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요리사’, ‘미용사’, ‘애견 돌봄이’ 등으로 바뀐 것으로 기억됩니다.
요즘 아이들은 그 질문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하는지 궁금하긴 한데, 아마도 ‘공무원’, ‘선생님’이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질문에 대해 요즘 음식과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요리사’ 대신에 ‘셰프’라는 대답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리사’가 ‘셰프’가 아니냐고 반문을 한다면 딱히 그에 맞는 변명을 하기가 궁색하긴 할 것 같긴 합니다.
한국어로 요리사를 영어로 번역하면 ‘셰프’가 되는 게 아니냐고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요리사’, ‘세프’와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용어 중의 하나로 ‘주방장’이라는 단어를 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요리사’나 ‘셰프’가 되고 싶다고는 대답하지만, ‘주방장’이 되고 싶다고 대답하지는 않는 걸보면 무언가 차이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셰프’와 ‘주방장’이 요리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둘 사이에는 무슨 차이점이 있는 걸까요?
‘셰프’와 ‘주방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독립적인 존재냐 아니면 종속적인 존재냐 하는 데 있습니다.
셰프가 요리를 하는 개별적인 존재라는 데 중점이 있는 반면, 주방장은 같은 요리를 하지만 어떤 조직(식당)에 속해 있는 종속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일을 하더라도 조직에 속한 종속적인 존재보다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존재가 되길 원하는 추세로 점차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극성스런 부모들이 아이들의 희망보다는 부모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 ‘교사’ 등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어서 문제이긴 합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존재로서 자기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데, 부모가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이유로 종속적인 존재가 되라고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부모는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이는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라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 아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대통령’, ‘장군’ 등을 들었던 이유는 조직에 속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우두머리인 대통령이나 장군, 사장 등을 원했고, 하다못해 주방장이라도 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요즘 부모들은 대통령이나 장군이 되려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라고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주방장 인생’보다는 ‘셰프 인생’이 더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직에서 종속적으로 일하기보다는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과거와 달리 조직이 우리를 보살펴주지도 못할뿐더러, 그 조직 자체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들 중의 하나가 바로 ‘관광’이 아닌 ‘여행’입니다.
여행에서 겪게 되는 낯설음과 시행착오가 바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래 세상에서 잘 살아가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또는 아이 혼자서 좌충우돌하면서 여행을 떠나도록 격려해 주면 어떨까요?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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