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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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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4.10 돌하르방의 고향은 제주도? 1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42 호)

 

【 돌하르방의 고향은 제주도?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 닉네임은 돌하르방입니다.”

“돌하르방 님은 고향이 제주도인 모양입니다.”

“네 맞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돌하르방이 제주도 말고 또 있나요?”

 

요즘 밴드를 비롯한 SNS에서 실명보다는 닉네임을 많이 사용하는데, 제 닉네임은 ‘돌하르방’입니다.

사실 이 닉네임은 SNS를 하기 위해 정한 게 아니라, 숲 해설가 자격증 공부를 할 때 정한 것입니다.

숲 해설을 할 때 자기소개를 하면서 실명을 얘기하면 기억을 잘 못하니까 닉네임을 정하는 게 좋다는 조언에 따라 돌하르방으로 정했습니다.

 

다른 동료 해설가들은 주로 꽃 이름, 나무 이름, 동물 이름으로 닉네임을 정했는데, 저는 고민하다가 ‘돌하르방’으로 정했습니다.

돌하르방이 독특해서 기억하기도 쉽고, 제 고향이 제주도라는 것을 자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꽃 이름, 나무 이름, 동물 이름을 닉네임으로 정하면 겹칠 가능성이 많아 나중에 기억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돌하르방이라는 닉네임을 얘기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제주도에 대해 얘기를 이어나가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주 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에 대해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차별화된 제주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그에 대한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고향이 제주도인 것은 맞지만, 어떤 때는 제 스스로 계면쩍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서 다녔으니 제주도를 고향이라고 하는 게 당연한 얘기죠?

게다가 부모님의 고향도 제주도이고, 제 친인척 대부분이 아직도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으니 제 고향이 제주도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제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제주도가 아니라 전라남도 진도의 조그만 마을이 생각난다는 점입니다.

저는 5세부터 12세까지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탑립리라는 조그만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진도로 이주를 한 이유는 요즘 소위 말하는 부모님의 야반도주 덕분(?)이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님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부채를 지게 되면서 한밤중에 할아버지의 고향인 진도로 야반도주를 하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기술자인 아버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진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7년 동안 열심히 일한 덕분에 제가 12살 때 빚을 다 청산하고 제주도로 다시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가장 기억이 많이 나는 이 시기를 진도의 조그만 마을에서 보냈으니 가끔 제주도에서의 어린 시절 기억과 겹쳐서 헷갈리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진도의 마을 바닷가에서 놀았던 기억이 마치 제주도 바닷가에서 놀았던 기억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제주도의 바닷가는 진도의 바닷가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파도도 심하고 깊기도 해서 어린 아이들이 놀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 제주 바닷가는 집에서 멀어서 걸어서 어린 아이가 접근하기에는 쉽지가 않아 어렸을 때 제주 바닷가에서 놀았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어릴 적 기억에 진도에서의 생활이 많이 남아 있는 다른 이유로는 진도가 훨씬 더 정겨운 농촌 풍경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제주시에서 자랐는데, 제주시는 여느 지방 도시들과 마찬가지여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제주의 독특한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더욱이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통 사정도 좋지 않았고, 공부에 열중하느라(?) 제주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은퇴하게 되면서 제주를 찾는 기회가 많아지고 제주 자연을 찾게 되면서 그렇게 제게 대면 대면하던 제주가 가슴 속으로 훅 들어왔습니다.

비록 제주에 대한 첫사랑이 없어서 아름다운 기억은 없지만, 이제 제주에 대한 늦사랑에 빠져서 가슴이 설레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 밴드를 통해 작년에 이어 올해 4월에도 여행을 주선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결심을 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제가 제주와의 늦사랑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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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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