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53 호)
【 도쿄 지하철보다 더 편리한 서울 지하철 】
참으로 오랜만에 3박 4일 일정으로 딸네랑 함께 일본 도쿄 일대를 둘러보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은 딸네가 얼마 후 해외로 나갈 예정인 데다가, 저도 칠순이라 딸이 함께 해외여행을 하자고 제안을 해서 이뤄진 여행입니다.
딸네가 항공료와 호텔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하여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모처럼 온가족이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고민 끝에 승낙하였습니다.
저는 직장생활 초기에 업무출장으로 일본을 십여 차례 다녀온 적이 있지만, 순수한 여행 목적으로는 일본을 다녀온 적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사업을 할 때 업무상 어울려서 일본으로 단체 골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지만, 골프만 쳤지 주변 관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아내와 홋카이도와 아소산 근처로 패키지 골프 관광을 갔었지만, 마찬가지로 주변 관광은 뒷전이었습니다.
일본에 여러 번 갔었지만, 여행다운 여행은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 여행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딸네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할 겸 도쿄 근처에 있는 하코네를 1박 2일 일정으로 저희 부부만 다녀오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물론 하코네 여행에 따른 숙박비와 식사비 등은 제가 부담하니까 그만큼 딸네의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겠다는 계산도 이 결정에 한몫했습니다.
하코네는 여행지로서 유명하기 때문에 책과 인터넷에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여행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우선 1박 2일 여정에 맞춰 쿨룩에서 하코네프리패스 2일권을 미리 구매했기 때문에 도쿄 신주쿠역에서 하코네로 이동하고, 하코네에서 등산열차와 로프웨이 등 여러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내가 장시간 이동에 불편함을 느껴서 신주쿠역과 하코네 사이를 이동할 때에는 1,200엔의 추가 요금을 내고 로망스카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하코네 여행을 잘 마치고 도쿄 신주쿠역으로 돌아와서 호텔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약한 호텔을 검색해보니 신주쿠역에서 한참 떨어진 지역에 위치해 있었는데, 지하철 노선이 너무 복잡해서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개찰구에 직원이 서 있어서 예약한 호텔 근처의 역명을 얘기하고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물었더니 지하로 내려가서 문의하라고 했습니다.
하긴 제가 내린 곳이 기차역이니까 지하철이 위치한 지하로 내려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려준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지하철 표식을 따라 가다가 마침 관광안내소가 보여서 예약한 호텔 근처 역으로 어떻게 갈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안내소 직원이 컴퓨터로 한참 동안 검색을 하더니 무슨 선을 타고 가다가 어디서 무슨 선으로 갈아타라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안내소 직원은 두 번 환승할 때까지는 하나의 표로 갈 수 있지만, 마지막 노선은 경전철이기 때문에 출구로 나가서 별도로 표를 사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 직원이 써준 메모지를 보면서 가장 먼저 타야할 지하철 노선을 찾아가고 있는데, 매표기가 보였습니다.
매표기에 동전을 넣고 지하철 마지막 역명을 입력하니 과거에 봤던 종이표가 나왔습니다.
그 표를 들고 개찰구에 가서 표를 넣으니 ‘삐’ 소리가 나면서 앞이 막히고, 옆에 서있던 직원이 우리를 불렀습니다.
우리가 내민 표를 유심히 보더니 그 직원이 “이 표는 우리 회사 표가 아니기 때문에 탑승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같은 역내에서도 지하철 노선별로 매표기가 각기 따로 있다는 얘기인데, 서울 지하철에 익숙해 있던 제게는 황당한 얘기로 들렸습니다.
어쨌든 지하철은 타야했기 때문에, 근처 매표기에서 다시 표를 구매한 다음에야 지하철을 탈 수 있었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 대열에 올랐고, 지하철도 먼저 개통했지만, 현재의 지하철운영 시스템은 한국이 훨씬 더 앞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서울 지하철은 자동화되어 직원을 거의 볼 수 없는 반면에 일본 지하철에는 직원들이 많이 서있어서 외국인들에게는 더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각기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지하철을 아무런 불편함 없이 환승하고, 버스까지도 환승할 수 있는 서울 지하철의 편리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한국이 좋은지 몰랐다가 해외에 다녀보고 나서는 한국이 편리하고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동남아 등 인프라가 한국보다 못한 곳에 갔을 때 한국의 좋은 점을 느끼는 거야 당연하지만, 일본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으니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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