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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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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으로 제조…빌 게이츠·리카싱 등 투자 잇따라
생산비 달걀보다 50% 저렴…"맛도 같거나 좋아"

‘땅에서 자라는 달걀’에 세계 최고 부호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달걀 대체재 산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식품기업 햄튼크릭푸드는 17일(현지시간)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 호라이즌벤처스 등으로부터 23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310억달러(약 33조원) 자산가로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 회장은 이전에도 페이스북 스카이프 등에 초기 투자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이 밖에 세계 최대 부자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기술고문, 피터 시엘 페이팔 공동설립자, 제리 양 야후 공동설립자, 비노드 코슬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공동설립자 등 쟁쟁한 사업가들이 햄튼크릭푸드 투자에 참여했다.

햄튼크릭푸드는 2011년 조시 테트릭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식품기업으로, 황두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인조 달걀 ‘비욘드에그(beyond eggs·사진)’로 주목받고 있다. 비욘드에그는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지 않고 조류인플루엔자(AI)나 살모넬라 등 감염성 질병 걱정도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과 채식주의자 사이에서 환영받고 있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닭장에서 비인도적으로 닭을 사육할 필요도 없다. 맛은 달걀과 같거나 오히려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과학기술잡지 파퓰러사이언스가 지난해 이 업체에 혁신대상을 준 이유다.

투자자들이 비욘드에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장점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생산비가 기존 달걀 대비 48% 저렴해 경제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빵이나 쿠키 마요네즈 등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할 경우 상품 가격은 낮추면서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몇몇 식품 제조업체에 비욘드에그를 공급하던 햄튼크릭푸드는 최근 대형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 홀푸드마켓과 계약을 맺고 인조 달걀 마요네즈 ‘저스트마요’를 납품하며 미국·영국 소매시장에도 진출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필요한 설비 투자 비용이었다. 투자자를 물색하던 테트릭 CEO는 우연한 기회에 리카싱 회장을 만나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리카싱을 찾아간 테트릭은 비욘드에그의 장점을 역설한 끝에 1550만달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비노드 코슬라와 제리 양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아 총 2300만달러를 확보했다. 테트릭 CEO는 “이 돈으로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햄튼크릭푸드에 있어 리카싱의 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그가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달걀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테트릭 CEO는 “중국 각지에서 AI가 발생해 달걀의 위험성이 높아진 지금이 중국 진출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중국 농부들과의 상생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황두 등 인조 달걀 제조에 필요한 작물을 재배할 경우 이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2014년 2월 19일 박병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