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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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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객관은 없다

2014. 12. 5.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305 호)

 

【 완전한 객관은 없다 】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논할 때 과학의 일방적 승리를 확신하는 측은 과학이 발전할수록 자연의 모든 현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합니다.

고전물리학이 발전하면서 이런 확신에 힘을 더해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물리학인 양자역학은 이런 확신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고전물리학을 키워 온 기본 개념들, 즉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 인과율, 질량적 물질 등의 고전물리학적 개념은 양자역학에 의하여 모조리 파기되어 버린 것입니다.

 

고전물리학에 기반을 둔 서구의 과학은 관찰의 과정에서 모든 주관적인 것을 배제할 수 있다고 전제했으며, 그 결과로 과학은 가치중립적이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관찰의 대상체는 주관과는 관계없이 ‘거기 존재해’ 있는 것이므로 고전물리학은 객관적 존재의 불변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전제해 왔던 것입니다.

즉 고전물리학은 관찰의 과정에서 가변적이요 불확실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주관은 완전히 배제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물리학의 대표인 양자역학은 관찰의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 불가능하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에 따르면 임의의 순간에 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수록 입자의 속도에 대한 정보는 더욱 불확실해지며, 따라서 잠시 후에 입자가 놓이게 될 위치도 모호해진다는 것입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한 마디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입자는 에너지의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어윈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에 따르면, 전자는 행성처럼 원자핵 주위를 선회하는 개별적 위치를 가진 물질 입자가 아니라 존재 가능성을 지닌 에너지 파동입니다.

우리가 어떤 입자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그 입자에 보내서 그 변화를 보게 되는데, 보내진 에너지가 입자의 운동량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원래 입자의 위치에 대한 정확한 관찰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제 설명이 이해될 듯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고 머리가 혼란스러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양자역학자인 닐스 보조차도 “양자론을 처음 접하고도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은 결코 양자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이처럼 양자역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주된 이유는 비상식적인 가정이 시종일관 혼란을 야기하면서 고전물리학에 익숙한 우리의 상식을 깨기 때문입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좀 더 나아가자면 전자는 넓게 퍼져 나가는 파동이면서, 동시에 한 점에 모여 있는 입자이기도 합니다.

이 희한한 특성 때문에 전자는 발원지에서 스크린에 도달하는 동안 ‘모든 가능한 경로를 동시에’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전물리학의 상식에서는 전자가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갈 때 하나의 경로로 가야 하는데, 그 상식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됩니다.

 

제가 이처럼 저조차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양자역학을 어렵게 설명 드리는 이유는 과학이 발전하면 우주와 자연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보여드리려는 것입니다.

양자역학의 거두인 막스 플랑크의 말대로 “우리가 이 세상을 참으로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세상은 인간 정신의 인식으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 물리학, 즉 양자역학은 오히려 고전물리학보다는 동양의 신비주의로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 물리학의 세계에서 우리는 객관적 세계를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주체와 객체의 만남에 따른 관찰 행위로써 창조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이젠베르크의 말대로 “자연 과학은 자연을 단순히 기술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자연과 우리 자신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작용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물리학에서 우리는 대상 그 자체의 속성에 관해서는 말할 수 없으며, 그것은 대상과 관찰자의 상호 작용이라는 맥락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의해 과거에 ‘물질’과 관련되었던 속성들 중 상당수가 원자 입자에 적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현대 물리학자들은 세상이 물질과 유사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근본에서 정신과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주체와 객체는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며, 이 둘은 하나의 세계, 즉 비이원론적 세계의 분리할 수 없는 얼굴입니다.

 

과학을 통해 완전한 객관적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선입관을 버릴 때 진정한 세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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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나 http://www.linknow.kr/group/happygroup의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본 주제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은 저에게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긍정적인 관점에서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