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행복 기술자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인도의 오로빌과 행복 공동체

2011. 7. 24. 18:1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최근 김선우 저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를 읽고 많은 점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시인이며 수필가인 김선우 님이 인도의 오로빌 공동체에 머물면서 느낀 점들을 쓴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기쁨과 더불어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제가 주장하고 있는 행복 공동체와 가장 유사한 공동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 기쁘게 했습니다. 행복 공동체에서 주장하는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면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은 행복 공동체의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이 책을 통해 느낀 점들을 간단히 요약해 봅니다.

- <행복 공동체>와 유사한 개념들

1) 자발적 가난을 추구하는 삶

2)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산다.

3)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균형 있게 실현. 무소유, 집단소유, 개인소유가 공존

4) 오로빌 주민이 되는 과정: (게스트), 뉴커머, 정식 주민

5) 입촌과 퇴촌이 자유롭다. 주민이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퇴촌은 언제든지 가능

6) 다양한 활동: 황무지 개간, 숲 만들기, 유기농업, 희귀종 작물 보존 작업, 교육, 보건 의료, 도시계획, 지속가능한 대안 에너지 자원 개발과 활용, 건축, 하우징 서비스, 정원 만들기, 정보기술, 토양과 수자원 보존, 주변 마을과의 관계 발전, 내면교육을 위한 다양한 실험, 중소규모의 사업들, 명상, 요가, 힐링, 예술 등 각 방면에 다양하게 걸친 문화 활동, 각종 워크숍을 주최하거나 참가하는 일. 각각의 그룹과 커뮤니티 유지에 필요한 각종 봉사 등 오로빌에서는 모든 게 일이 된다.

7) 공동체를 위한 노동의무: 하루 평균 5~6시간 정도 공동체를 위해 일하면 된다.

8) 타운홀의 소극장: 영화나 공연, 전시회, 워크숍 개최

9) 자체 화폐(어카운트) 사용

- 오로빌을 통해 얻은 몇 가지 해답

1) 다양한 커뮤니티: 주민 2100여 명, 130여 개 커뮤니티 운영

==>퇴직자들만을 위한 커뮤니티 외에 다양한 커뮤니티 추가(젊은이들, 친환경생태 등).

단, 공통의 비전 공유 필요

2) 오로빌 내에 집을 지을 수는 있지만, 개인 소유가 아니라 공동체 소유

3) 규칙을 정하되, 만장일치제도. 충분한 토론

==>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음

4) 일하면서 버는 수익: 오로빌의 경우는 수익의 30% 이상을 공동체에 기부하도록 규정

강제성이 있는 규칙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오로빌 주민들은 수익 전액을 기부

==> 완전 공동 소유보다는 일정 비율 이상 기부하는 방식 채택 검토

5) 오로빌의 공동 식당인 솔라키친: 개인 취사나 공동 취사 중 선택 가능

==> 공동 취사를 병행하는 방법을 검토

6) 가난한 오로빌리언과 부자인 오로빌리언 사이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위화감이 없다.

- 오로빌과 행복 공동체의 다른 점

1) 오로빌은 스리 오로빈도와 마더라는 정신적 지주가 있었는데, 행복 공동체에는 부재

==> 참여하는 모두가 정신적 지주라는 생각

2) 참여자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

==> 다양한 커뮤니티(퇴직자 외에 젊은이들 커뮤니티 등)를 만드는 것도 검토

3) 주위의 타밀족 원주민들과 공존. 원주민들을 고용하여 일을 시킴

==> 행복 공동체는 자체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함

- 기억에 남는 구절들

이곳에서는 일의 조직화와 봉사의 기회가 직위와 직권을 대신할 것입니다. 몸이 요구하는 것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될 것입니다. 전체 속에서 개인의 지적 도덕적 영적 능력은 삶의 쾌락과 권력을 더 많이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무와 책임을 위해 발휘될 것입니다.

물질적 부와 사회적 지위로 인한 가치보다 각 개인의 장점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전체를 위해 봉사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능력과 가능성을 발굴하는 도구로서 존재하며, 결과적으로 각자에게 생계와 전공 분야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곳은 경쟁과 싸움의 논리에 근거한 사람 관계가 아니라 향상과 협력을 위한 선의의 경쟁관계, 진정한 우애가 대신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10쪽)

모든 오로빌리언이 다 이런 수준의 윤리의식과 품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는 최종적으로 개인 각자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각자의 삶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스스로이므로. 오로빌 같은 곳에서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 그건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헌신에 편승해서 그저 편하게 살 수도 있고, 스스로도 헌신하는 기쁨을 누리며 살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기쁜 존재들이다. 도울 때의 기쁨, 누군가의 쓸모가 되어줄 때의 기쁨, 이런 것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오히려 그 개인에게 불행할 것이니. 답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있겠지.(213쪽)

많은 사람들이 오로빌을 유토피아라는 단어와 연결시키지만, 오로빌리언 중 오로빌이 유토피아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오로빌은 다만 꿈꿀 뿐이다. 이해도 오해도 외부에서 만든 것일 뿐.(251쪽)

지금은 집 지을 때 필요한 최소 비용을 미리 예치하거나 비용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오로빌리언이 될 수 있다는 규칙이 만들어졌다.

돈이 없이도 이곳의 젊은이들이 독립하기 전까지 얼마간 살 수 있게 집을 제공하자는 발의가 있었고, 그에 뜻을 모은 사람들이 기금을 만들고 집을 지어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256쪽)

진짜 돈이 한 푼도 없는데 오로빌에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이 너무나 크고 그 사람이 진실로 성실하면 어떻게든 집이 생기고 오로빌리언이 되는 경우가 여전히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2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