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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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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결혼 뒤에 오는 것들

2020. 10. 12. 06:5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영주, “결혼 뒤에 오는 것들,” 2020, 푸른숲

 

이 책의 부제는 행복한 결혼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들이라고 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영주는 첫 번째 책 <며느리 사표>를 통해 한국의 가부장적 가족 형태에 반란(?)을 일으켰다. 한국은 여자들이 가정에서 실권을 가진 듯하지만, 가부장적 가족 형태 하에서 고난을 받고 있다. 특히 시댁과의 관계가 옛날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밑바닥에서는 살아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시어미니와 며느리의 관계는 그야말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경우가 너무나 많다. 구박을 받으며 살아온 시어머니들이 아들을 앞세워 같은 여성인 며느리를 못살게 구는 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면도 있다. 하지만 이는 두 여자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특히 남성 위주인 한국의 가족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물론 자신이 고생했던 것을 며느리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딸 같은 며느리처럼 다정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하는 시어머니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자칫 또 다른 형태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좋은 관계는 서로 간섭하지 않되, 필요시에만 서로 합의하에 만나는 관계다. 이 책 저자가 <며느리> 사표를 썼던 비유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이 책 <결혼 뒤에 오는 것들>에서 저자 본인이 남편과의 관계를 재정립해가면서 스스로 느낀 것들을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한국의 전업 주부들이 안고 있는 경제적 독립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남편한테 비굴하게 의존하면서 생겼던 문제에 대해 고백한다. 저자는 그 해결책으로 자신의 일을 찾도록 하라고 권유한다. 그렇게 자신의 말을 안 듣던 남편이 이혼을 선포하자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는 새겨들을 만 하다. 다시 말해서 서로 독립할 수 있는 관계가 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자식이건 남편이건 언제든 떠나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때 진정 서로 필요한 존재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