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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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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활동과 뇌의 상관관계 결과
친구 많을수록 뇌 위축 덜 진행돼
사진과 기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친구가 많은 노인일수록 상대적으로 뇌 위축이 덜 진행되고 치매 위험도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규슈대 니노미야 토시하루 교수팀은 13일 최근 노인층을 대상으로 사회적 접촉 빈도와 뇌 부피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치매가 없는 평균 연령 73세 노인 8896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 조사를 통해 친척·친구 등과 얼마나 자주 접촉하는지 물었고, 이들의 건강검진과 자기공명영상(MRI) 뇌 스캔을 진행해 분석했다.

그 결과 사회적 접촉이 가장 적었던 사람은 가장 많았던 사람에 비해 전체 뇌 부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접촉이 많은 그룹(A)과 가장 그룹(B)으로 분류해 비교한 결과도 같았다.

B그룹의 경우 두개골에서 뇌백질과 회색질 부피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적었고, 뇌백질이 손상돼 나타나는 백질 병변 발생 위험도 더 컸다. 뿐만 아니라 해마와 편도체 같이 기억·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의 부피도 B그룹이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니노미야 교수는 “노인들이 사회적 자극에 노출되면 뇌 부피 감소가 멈추거나 역전되고 사고력과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번 결과는 노인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할 수 있게 돕는 일이 뇌 위축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다만 사회적 고립이 뇌 위축을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아닌, 연관성을 보여준 연구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상 역시 일본 노인으로만 했기 때문에 다른 인종이나 젊은 층에는 일반화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황민주 인턴기자(minchu@sedaily.com)

 

[서울신문 2023년 7월 15일]

과일 먹기, 스트레칭, 음악 듣기 등
아침 공복일 때 스트레칭을 하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전문가들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그날의 컨디션에 큰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건강·의료 매체 '헬스라인' 등의 자료를 토대로 아침에 기상해서 공복에 하면 건강에 좋은 습관을 알아봤다. 내일 아침부터라도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물 마시기

아침에 일어나 빈속에 마시는 한두 잔의 물은 몸에 좋은 점이 많다. 우선 몸에 있는 독소를 제거하는 신장(콩팥)을 활성화한다. 장을 움직여 소화가 잘 되게 하며 변비도 개선한다. 수분을 공급하면 세포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받아 기능이 향상돼 뇌에도 좋다.

◇과일 먹기

아침에 과일 먹는 게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공복에 과일을 먹으면 소화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몸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건강한 습관이다. 과일이 대부분 물이니 수분을 공급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위염이 있어서 오렌지나 레몬을 피한다면 섬유질이 풍부한 사과, 배 대추 같은 것을 먹어보라.

◇스트레칭

아침 공복 상태에서는 몸이 가볍고 깨끗해서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요가를 하면 집중하기에 좋다. 요가를 즐기지 않는다면 마음을 진정시키는 명상도 좋다. 밤새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몸을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단 몇 분의 스트레칭으로도 충분하다. 스트레칭은 근육을 풀어주고 관절을 부드럽게 만드는 좋은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

운동은 공복에 할 수 있는 건강한 활동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낮은 상태라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지방을 태운다. 너무 피곤하지 않도록 45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고 이틀에 한 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 후에는 늦지 않게 건강한 아침을 먹는 걸 잊지 말라.

◇음악 듣기

오늘 하루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려면 클래식 음악이나 명상곡을 듣기를 권한다. 이런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어 정신을 진정시킨다. 심장 박동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호흡을 컨트롤하는 데도 좋다.

권순일 kstt77@kormedi.com

 

[코메디닷컴 2023년 6월 27일]

여름철 두피·모발 관리법

저녁에 샴푸하면 노폐물 제거 효과
머리 감은 뒤엔 찬 바람으로 말려야
새치 뽑으면 견인성 탈모 생길 수도

혈액순환이 잘 되고 유·수분과 pH 4.5~6인 약산성이 잘 유지되는 상태, 수분보유율이 10~15% 정도면서 단백질 구조가 약해지지 않고 탄성이 있는 상태. 건강한 두피와 모발의 조건이다. 하지만 열, 자외선, 땀, 피지, 미세먼지, 각종 화학물질 등 주위엔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가득하다. 특히 여름은 두피와 모발엔 최악의 조건이다. 평소 두피와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포인트를 짚어봤다.

샴푸는 미지근한 물로 저녁에

머리를 감는 것은 두피와 모발을 청결하게 하는 과정이다. 주기는 하루 1~2회가 적당하다. 두피가 건성인 경우엔 저녁에 한 번, 지성인 경우엔 아침·저녁에 한 번씩 감는 게 좋다. 저녁을 추천하는 이유는 하루 중 쌓인 먼지와 피지가 수면 중에 모공을 막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너무 자주 감으면 두피의 정상 세균총이 손상돼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적시고 샴푸는 500원짜리 동전 1~2개 정도 짜서 충분히 거품을 낸 후에 손톱보다는 지문으로 문질러 마사지하듯 감는다. 미리 거품을 낸 뒤 문질러야 모발 전체에 고르게 도포되고 두피를 자극하지 않는다. 비누로 감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강알카리성인데다 유분 밸런스를 깨뜨린다.

모발 건조는 감은 후에 바로

머리를 감은 뒤에는 바로 말리는 것이 좋다. 습기가 많은 상태에서는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두피염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에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드는 건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다.

수건으로 모발과 두피까지 박박 비비면서 건조하면 세정으로 약해진 모발뿐 아니라 두피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수건으로 닦아주되 눌러가며 말리는 게 좋다. 드라이어는 뜨거운 바람보다는 찬 바람으로 20~30㎝의 간격을 두고 말린다. 겉 모발뿐 아니라 속 모발까지 잘 건조됐는지 잘 체크해 가면서 말려야 한다.

스타일링 제품 두피 접촉 최소화

왁스·스프레이·젤 등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 제품은 두피를 자극하기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거나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품 사용 시 제품이 직접 두피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과도하게 많은 양을 사용하거나 두피에 묻으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하면 탈모로 이어질 수도 있다. 머리를 감을 땐 제품이 모낭을 막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적시고 제품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린스나 컨디셔너를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모발 위주로 사용하되 잘 씻겨 나가도록 충분히 헹궈야 한다. 반면에 두피 관리 제품 사용 시에는 지성 두피의 경우 두피 스케일링제나 세정 후 영양 공급을 위한 앰플을, 건성 두피는 보습력을 제공할 수 있는 트리트먼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백질·비타민·미네랄·수분 섭취

두피·모발 건강에서 영양분과 수분은 중요한 요소다. 급격하게 다이어트를 했을 때 모발이 푸석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이어트 과정에서 무리하게 식단 조절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철분, 아연, 비타민 A·B·E, 셀레늄 등이 부족한 영양 불균형이 생긴다. 이는 영양실조성 탈모로도 이어진다. 하루 세끼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 나아진다. 영양이 부족하지 않도록 달걀, 콩으로 만든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견과류, 연어, 생선 섭취도 도움된다. 김·미역 등의 해조류는 새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 수분 섭취가 부족한 편이라면 신경 써서 물을 마셔주는 것도 필요하다.

양산 쓰고 모자는 넉넉하게

여름이 되면 자외선이 강해진다. 자외선은 모발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 구조를 약화하고 수분을 부족하게 만들 뿐 아니라 모발의 탄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특히 검은색 모발은 밝은색의 모발보다 자외선 흡수량이 많은 편이다. 두피에도 영향을 미쳐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화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두피와 모발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은 양산이나 모자를 쓰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노출을 피하는 게 좋다. 모자를 장시간 착용하거나 꽉 끼는 모자를 쓰면 탈모를 유발하기도 하고 두피에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쓰면 모낭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넉넉한 사이즈의 모자를 쓰되 자주 벗어 통풍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 모발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에센스를 발라주는 것도 모발 손상을 줄여준다.

새치, 하나하나 뽑기보단 염색을

새치가 생기면 눈에 띄는 것부터 하나씩 뽑는 사람이 많다. 근데 이렇게 뽑다 보면 모낭을 자극해 견인성 탈모가 생길 수 있다. 견인성 탈모는 머리를 세게 묶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물리적인 힘에 의해 생기는 탈모를 말한다. 새치를 뽑아 모낭을 자극하면 모근이 약해져 새로운 머리카락이 잘 나지 않을 수 있다. 새치를 뽑는다고 그 자리에 꼭 새치가 다시 안 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새치는 뽑는 것보다는 잘라주거나 염색을 하는 게 낫다. 새치를 계속 뽑게 되면 전반적으로 머리카락이 더 이상 나지 않거나 자라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머리카락은 있을 때 한올 한올 소중히 지켜야 한다.

글=류장훈 기자, 도움말=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백진옥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교수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6월 4일]

수분 섭취 오해와 진실

갈증의 계절이 다가왔다. 여름철은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갈증을 느끼기 쉬운 시기다. 인체는 체내 수분 섭취와 배출이 균형을 이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채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물을 마시면 된다. 하지만 물도 ‘잘’ 마셔야 한다. ‘단숨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것’과 ‘운동 후 무조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물을 하루에 2L 이상 마셔야 한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여름철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X 물은 하루 2L 이상 마셔야 한다

대표적인 오해다.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해선 하루 2.5L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모두 물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음식을 통해 보충하는 수분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이 많은 편이다.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량이 1L 이상이다. 따라서 물은 하루 6잔(1.2L) 정도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린 경우라면 손실된 수분량을 고려해 의식적으로 물을 더 마시는 게 좋다. 양보다는 속도가 더 중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갑자기 마실 경우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감해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물은 한두 모금씩 나눠서 씹어 먹듯 천천히 마시는 게 안전하다.

 목 마르지 않아도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지만 물을 자주 마셔서 나쁠 건 없다. 특히 노년층은 규칙적으로 물 마시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수분 섭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탈수증이 생기는 일이 흔하다. 같은 양의 물을 나눠서 수시로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X 식사 도중 물을 마시면 안 된다

개인적 경험으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식사 도중에 물을 마시면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물을 마실 때 소화가 더 잘 된다면 식사 도중 물을 섭취해도 괜찮다. 소화가 편할 정도의 적정한 양을 마시는 건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식후에 바로 많은 양의 물을 마실 경우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식후보단 식전이나 식사 중에 물을 섭취하는 게 낫다.

X 물 대신 커피나 음료를 마셔도 괜찮다

수분 섭취를 위해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나 차(茶)는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많이 마실수록 체내 많은 수분을 배설한다는 얘기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한 잔 마실 경우 섭취한 양의 2~3배 물을 더 보충해 줘야 한다. 커피나 녹차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연한 커피라도 물 대신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이롭지 않다. 당분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주지 못할뿐더러 당뇨병과 비만, 고지혈증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일 뿐이다. 수분 보충을 통해 건강을 지키려면 탄산음료를 멀리하는 게 현명하다.

O 아침 공복 상태에 마시는 물은 보약이다

아침 공복 상태에 물을 마시면 이로운 점이 많다. 첫째는 노폐물 배출 효과다. 수면 중 소실되는 체내 수분량은 500mL 이상이다. 그런데 아침 공복에 물을 섭취하면 수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면서 밤새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는 끈적이는 혈액을 묽게 만든다. 자는 도중 점성이 높아진 혈액을 묽게 만들면서 심근경색증과 뇌경색의 위험을 줄여준다. 셋째는 변비 완화다. 아침 공복의 물 한 잔은 장(腸)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돕는다.

 운동 후엔 물보다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면 몸에서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간다. 이때 이온음료를 마시면 땀으로 배출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이온음료에는 수분과 전해질, 에너지원인 당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도움되는 건 아니다. 격렬한 운동을 마치고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땐 이온음료가 빠른 회복을 돕지만, 일반적인 경우 물만 마셔도 충분하다. 전해질을 보충할 만큼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았다면 이온음료 섭취는 득보다 실이 크다. 당분이 첨가된 이온음료를 과하게 마실 경우 비만의 원인이 되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체내 수분 부족을 알리는 신호

·피로감이 느껴지면서 갈증이 난다
· 소변 횟수가 줄고 색이 진해진다
·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푸석푸석해진다
· 침 분비가 줄면서 입 냄새가 난다
· 몸은 뜨거운데 땀이 잘 안 난다

도움말=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6월 3일]

[한겨레21×희망제작소 공동기획] X의 지역작당 1회

아이들 행복학교 하교하면 상상놀이터로
42명 시작해 220여명 된 ‘동고동락 조합’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해 상주 풍경. 김소민 제공
 
경쟁이 아닌 연대, 개인이 존중받는 공동체, 자연을 해치지 않는 인간의 삶이 가능한가. 뜬구름 아닌가. 학생운동권 끝자락이거나, 버르장머리 없는 ‘엑스(X)세대’라 불리다 아이엠에프(IMF) 사태로 하루아침에 다른 세계를 맞이했던 이들 중 어떤 이는 지역에서 진짜 해봤다. 그런 삶이 되나 안 되나. 청년도 노인도 아닌 이들은 다 아는 길 대신 미지의 X를 택했다.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와 공동기획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4주마다 연재한다. ―편집자주
 
남해 바다는 오목한 만마다 마을을 품었다. 인구 1600명 정도인 경남 남해군 상주면은 은모래해변이 감싸고 있다.2023년 5월11일 상주복지회관 앞 삼거리에서 이종수(54) 남해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은 책가방을 멘 한 소년에게 인사한다. “아버지 일본에서 오셨니?” “아직요.” 그사이 흰색 벙거지를 쓴 30대 청년이 자전거로 쉭 지나가며 둘에게 손을 흔들었다. “우금치 극단 다니다 온 친구예요.” 벙거지 이상호씨는 상주면 주민을 모아 농악대를 만들고 지신밟기를 한다.은모래해변 쪽으로 골목길을 내려와 협동조합이 만든 동네 빵집 ‘동동’으로 들어가니 한쪽엔 비건 빵이 놓여 있다. 남해에서 만든 맥주, 에이드 등도 판다. 골목길을 더 내려오면 은모래해변 바로 앞에 상주중학교가 있다. 폐교 위기에 놓였던 상주중학교가 2016년 대안학교로 바뀌면서 경쟁 대신 연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다은모래해변 작은 마을에서 대안적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작당이 시작됐다.
내일 보자던 후배가 스스로 떠난 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 경기도 용인에 살며 부동산자산관리회사(PFV)에 다니던 이종수 이사장은 2010년 42살에 귀촌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9년 어느 날, 옛 직장 후배가 술 한잔 하자며 그에게 전화했다. 주식, 선물옵션 정보도 나누던 후배였다. 그는 접대할 손님이 있으니 내일 보자고 끊었다. 그날 저녁, 후배는 자살했다. 투자 실패 때문이었다.이 이사장은 학생운동을 하다 1997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한 대기업에 취직했다. 그해 가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부서마다 해고 할당량이 떨어졌다. 결혼 안 한 그가 나왔다. 그 뒤 벤처회사, 건설회사에서 직장인으로 살았다.“어느 날 보니 제 삶이 피폐하더라고요. 건설회사 부조리를 다 알면서 모른 척 돈을 버는 데 회의가 커졌어요.” 큰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이었다. 부부는 아이를 학원 순례하며 키우고 싶지 않았다.
이종수 남해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은 청소년과 어르신이 한 마을에서 서로를 도우며 사는 공동체를 꿈꾼다. 그 뜻에 동의하는 마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김소민 제공
 
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가족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이 이사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은 귀촌 선택지에서 지웠다. 내륙고속도로가 뚫리고 고가도로가 솟았다. 고속도로를 따라 물류창고며 공장이 들어왔다. 그가 마음을 둔 곳은 족족 축사, 시멘트공장, 고가도로 차지가 됐다. “땅끝에 가면 고가도로는 안 짓겠다 싶었어요.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고 끌리는 곳이 있는데 남해가 그랬습니다.”한 신문에서 상주중학교 소식을 듣고 이 이사장 부부는 이곳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1년간 방을 임대해 오가며 마을 사람들을 사귀다 2015년 내려와 집을 짓고 살았다. 일단 마을 이장과 친해졌다. 동네 모든 정보는 이장으로 통하기 마련이다. 곧 청년회 총무를 맡았다. 마을운영위원회 감사도 하게 됐다. 
은바지 클럽, 은모래바다를 지키는 아이들 모임
2016년 상주중학교에 이어 상주초등학교가 행복학교로 지정됐다.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모였다. 봄여름 연수도 함께 갔다. “대안교육은 부모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한계가 있거든요. 학부모 모임에서 공동체를 배웠다니까요.” 2017년 이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협동조합의 과제는 두 가지였다.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교육공동체와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 마련이었다.
이종수 남해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 이사장은 청소년과 어르신이 한 마을에서 서로를 도우며 사는 공동체를 꿈꾼다. 그 뜻에 동의하는 마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김소민 제공
 
협동조합이 처음 만든 건 상상놀이터다. 학교 끝나면 도시에서 이사 온 애, 원래 여기 살던 애 가릴 것 없이 여기서 어울려 놀았다. 이 아이들은 ‘은바지’ 클럽을 결성했다. ‘은모래바다를 지키는 상주초 아이들’의 준말이다. 해변에서 놀며 쓰레기를 함께 주웠다. 협동조합은 마을교육공동체연구회도 꾸려 인문학 강좌 등을 열었다. 조한혜정·유창복 교수 등이 강연하러 왔다 조합원이 돼 돌아갔다.식당 ‘식량창고’를 열어 지역 농산물로 돌봄 급식을 만든다. 카페나 빵집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할 장소가 필요했다. 이 이사장이 지역 마늘을 특화한 아이디어로 빵을 만드는 공모 사업에 도전했는데 덜컥 선정돼버렸다. 문제는 그가 빵을 만들 줄 모른다는 거다. 
사람을 보고 사람이 왔다
서울 북촌에서 빵집 하는 후배에게 부탁했다. ‘네가 빵을 보내면 내가 소스를 입히겠다.’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다. 그 북촌 후배 셰프가 아예 남해로 와 눌러앉았다. 지금은 협동조합 빵집 ‘동동’에서 일한다. 그렇게 사람을 보고 사람이 왔다.은모래해변 작은 협동조합은 꿈의 스케일이 크다. 무지하게 크다. 무려 자본주의의 대안이 되는 ‘생태계’다. 열쇳말은 ‘전환’이다. “도시 모델을 농촌에 가져오면 100% 실패합니다. 백화점 멋있게 지어봤자 서울에 더 멋있는 거 있잖아요. 경쟁교육, 자본주의 소비경제, 개인적 삶 대신 삶을 위한 교육, 공동체 경제와 삶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마을을 만들어야죠.”일자리, 교육, 주거, 문화를 이 생태계 안에서 연결해 자생력을 확보하려 한다. 협동조합이 지역특산물 가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다. “협동조합 초기에, 이 집 저 집 몰려다니며 공부하다 놀다 했던 시절이 좋았는데… 지금은 일이 너무 많아요.”당장 닥친 일은 ‘인생 학교’다. 내년 착공 예정이다. ‘삶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학교다. 무엇을 가르치나? 이 이사장은 생태적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춘 ‘파머컬처’ 농장 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스트자본주의는 어떤 삶이 돼야 할까요? 저는 개인의 자유로운 삶이 보장되는 생태적 공동체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먹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전기, 목공 등 삶에 필수적인 기술을 갖고 나누면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어요. 로컬 단위의 에너지 자립이 기후위기 해법이기도 하고요.” 
동고동락협동조합 공동체가 주최한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 공동체는 마을 행복학교를 중심으로 대안교육을 고민한다. 동고동락협동조합 제공
 
노인이 있는 마을은 느슨한 확대 가족
이 협동조합이 계획하는 미래에서 노인의 삶은 이렇다. 노인은 친구들, 마을 젊은이들과 여생을 보낸다. 마을이 느슨한 확대 가족이다. “요양원은 마을 단위로 만들어야죠. 노인이 따로 분리되지 않고 마을 아이들 자라는 걸 볼 수 있도록이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요양원으로 옮기며 빈집을 청년들에게 장기임대하거나 팔면 청년들이 살거나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거죠.”이 이사장이 상주면으로 오며 만든 블로그 이름은 ‘소요유’, 장자 내편 첫 장 제목과 같다. 그렇게 유유자적하며 살 줄 알았다. 그 블로그는 폐업 상태다. 도시 살 때보다 더 바쁘다. 주 7일 일한다. 협동조합이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 있다. 경제적 안정을 확보해야 하고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힘들 때도 많죠. 그런데 우리 다 알고 있잖아요. 제 세대가 만든 이 세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 아이들을 이렇게 교육하면 안 된다는 거, 1% 빼고 99% 아이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는 쳇바퀴 속에 밀어넣으면 안 된다는 거. 그런데도 그 길을 계속 가잖아요. 불안 때문에.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래서 이런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삶을 전환한 10명이 새로운 10명을 만들고…. 말하고 보니 다단계 같네요.”2015년 남해는 소멸위기 5위 지역이었고, 상주면은 인구 40%(702명)가 65살 이상이었다. 그간 상주초등학교 학생 수는 36명에서 2023년 3월 63명으로, 중학교는 18명에서 92명으로 늘었다. 2016년 이후 학부모나 청년 200여명이 상주로 들어왔다. 42명으로 시작한 협동조합 회원은 220여명으로 늘었다. 
뭐 어때, 중학교 졸업하고 1년 쉰 아들
초등학교 6학년 때 남해로 온 그의 아들은 2023년 산청간디학교를 졸업했다. 같은 반 아이들보다 한 살 더 많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 쉬며 여행하고, 농사짓고, 아르바이트했다. 건축가를 꿈꾸는데 대학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저는 가지 말라 그래요. 대학 학위 같은 거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고 저는 생각해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걸 찾고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그는 불안하지 않을까? “혁신, 안 될 수도 있죠. 그래도 해보고 싶은 거 해본 거잖아요. 어떻게든 되겠지.” 그는 낙천적이다. “자존감이 튼튼”하다고 한다. 농부 아버지 영향이 컸다. “아버지가 항상 그러셨어요. ‘직장 생활 더럽고 힘들면 때려치워라! 아버지가 밥은 먹여 줄게.’” 그 말이 그렇게 든든했다는 그는 협동조합이 남들이 그려놓은 길이 아닌 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해 상주 풍경. 김소민 제공
 
마을 빵집 ‘동동’을 나와 협동조합의 첫 프로젝트였던 상상놀이터까지 걸었다. 오후 2시, 아직 아이들은 학교에 있다. 조영(44) 상상놀이터 마을선생님이 식탁에 과자를 차려놓는다. 그는 6년 전 아이를 상주중학교에 보내려고 여기 왔다. 
‘○○야  노~올자!’ 아, 이게 가능하구나
“울산에 살 때였어요. 아이가 친해지고 싶은 애가 있는데 학교 끝나면 어디로 가버린대요. 자기도 거기 다니고 싶다는 거예요. 그 친구는 복지관에 다녔어요. 우리 아이도 다녀도 되냐니 소득이 얼마 이하여야 한다더라고요. 그렇게 분리되는 거예요. 여긴 그런 거 없어요. 다 뒤섞여 놀아요. 도시에 살 때 엄마들이 아이들 친구를 맞춰줘야 해요. 학원 같이 보내는 식으로요. 그 패턴에 못 들어가면 놀이터에서 혼자 놀아요. 여기선 제가 낄 여지가 없어요. 하루는 마을 애들이 와 우리 집 창문을 두드리며 그러는 거예요. ‘ ○ ○ 야, 놀자!’ 아, 이게 가능하구나.”상상놀이터 칠판엔 동아리 모임 시간이 적혀 있다. 어른들용이다. 주민 중 기타 치는 사람이 기타를 가르쳐주는 식이다. 상주마을회관 2층 엄살롱은 그중에서도 유명한데, 엄경근 학교 미술교사한테 그림을 배운 지역주민들이 개인전도 열었다.“상주에 이런 공동체가 있다는 걸 몰랐다면 저 혼자선 귀촌이나 대안교육 엄두를 못 냈을 거 같아요. 아직도 불안할 때 있죠. 도시 사람들 얘기 들으면 우리 아이만 이러고 있어도 될까 싶고. 저 혼자라면 불안했을 텐데 여기 사람들이 있잖아요. 의지해서 사는 거죠. 종수씨(이사장)가 아이들 다 키웠잖아요. 그 아이들 보면서, 괜찮구나 하는 거죠.”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 대여섯 명이 ‘와~’ 상상놀이터로 몰려 들어왔다.
김소민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monduck@makehope.org

[한겨레 2023년 6월 9일]

공모 선정된 지리산 활력타운 조성사업 토대로 단계적 추진

지리산 활력타운 조감도

[남원시 제공]

(남원=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 남원시가 정부 공모에 선정된 '지리산 활력타운 조성사업'을 토대로 전국 최대 규모의 은퇴자 마을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7일 남원시에 따르면 최근 지리산 활력타운 조성사업이 정부의 지역활력타운 공모에 선정됐다.

지역활력타운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모델로, 지방 정착을 희망하는 은퇴자와 귀농·귀촌 청년에게 타운하우스 등 주거지를 분양 또는 임대로 제공하고, 인근에는 복지·문화 인프라를 조성해 살기 좋은 전원마을을 만드는 사업이다.

남원시는 2026년까지 국비 90억원 등 총 220억원을 들여 운봉읍 허브밸리 일대 3만4천여㎡ 부지에 귀농·귀촌인과 은퇴자를 위한 78가구의 주택단지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작은 도서관과 공유 부엌, 소규모 체육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 커뮤니티센터도 만든다.

귀농·귀촌인들의 전문 기술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사회와 연계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는 이 사업을 토대로 운봉읍 옛 가축유전자원센터의 유휴 부지에 대규모 주택단지와 시니어타운, 종합병원, 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은퇴자 마을도 조성할 방침이다.

주택단지는 은퇴자의 특성을 고려해 5천가구 규모의 정원형과 텃밭형 단독주택, 빌라형 공동주택, 호텔형 시니어타운 등으로 구성된다.

노인종합병원, 골프장, 캠핑장, 아웃렛 등도 들어선다.

시는 이를 위한 용역을 발주한 상태며 조만간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전국 최대 규모의 은퇴자 마을이 될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운봉 일대가 지리산 자락의 해발 600m 고지대여서 귀농·귀촌인과 은퇴자가 선호하는 만큼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

[남원시 제공]

최경식 시장은 "지역활력타운 사업은 은퇴자마을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만큼 모든 역량을 동원해 대응했고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랜드마크 사업으로, 많은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연합뉴스 2023년 6월 7일]

[왕개미연구소]

요즘 카카오톡 단톡방 유행어 중에 ‘100세 시대엔 9988231’이란 게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다시 벌떡 1어나서’ 100세까지 살자는 의미다.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100세 시대’는 축복이니까 충분히 누려보자는 소망이 담겨 있다.

1일 본지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성인 남녀 5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기대감이 뚜렷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로 주요국 중 최악 수준이지만,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희망하고 있었다. ‘100살까지 살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22%에 불과한 일본의 조사 결과와는 사뭇 결이 달랐다. 한일(韓日) 양국의 ‘100세 시대’ 인생관은 어떻게 다를까. 본지 설문 조사와 일본 호스피스재단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3월 발표한 조사를 토대로 비교해 봤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한국은 2명 중 1명 “백살까지 살고 싶다”

어느 누구도 이렇게 오래 사는 시대가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이 얼마나 늙었는지 나타내는 고령화율(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작년 말 17.5%로, 일본(29.9%)보다는 아직 낮다. 하지만 2045년엔 일본을 추월해 전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

이런 정해진 미래를 앞두고, 한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본지 설문 조사에선 응답자의 50.1%가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조금이라도 더 인생을 즐기고 싶어서’가 31.9%로 가장 많았고, 후손이 크는 걸 보고 싶어서(24.3%), 세상이 발전하는 걸 보려고(22.1%) 등이 뒤를 이었다. ‘100세까지 살기 싫다’는 응답자들은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49.8%), 몸이 약해질까봐(47.9%), 경제적 불안감(36.1%)’ 등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일본은 응답자의 22%만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78%는 ‘100세까지 살기 싫다’고 답했다. 주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59%), 몸이 약해질까봐(48.2%), 경제적 불안감(36.7%) 등이 이유였다.

연령별 데이터도 의미있다. 한국에서 ‘100세까지 살고 싶다’는 응답한 비율이 75%로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였다. 반면 ‘100세까지 살기 싫다’는 응답 비율이 66%로 가장 높은 세대는 50대였다. 이런 결과는 일본도 유사하다. 일본의 50~60대도 19%만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답했는데, 이는 20~30대의 응답 비율(25%)보다 낮다.

한국과 일본의 생각차가 큰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한다.

사토신이치(佐藤眞一)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일본은 오래 살게 되면 결국 남에게 돌봄을 받게 되고, 이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있다”면서 “100세 장수에 대해 양국의 생각이 지금은 많이 다르지만,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한국도 일본처럼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작년 기준 일본의 100세 이상 인구는 약 9만명으로, 우리나라보다 10배쯤 많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100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주변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서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는 걸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면서 “무전·무위·무연의 삶을 리얼하게 지켜봤던 일본에선 100세 삶을 마냥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 리스크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 이를 실감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는 것이다.


✅“노후 대비 탄탄할수록 장수 희망”

“경제력과 활동 능력이 없는 노후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고통의 세월이 길어진다면, 그게 바로 생지옥 아닌가요.”(50대 회사원 이모씨)

노년을 고통이 아니라 행복으로 채우려면, 돈과 건강이 필요하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노후 준비 정도에 따라 장수 기대감에 차이가 났다. ‘노후 준비가 보통 이상 되어 있다’는 사람들은 10명 중 6명 꼴로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노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사람들은 ‘100세까지 살기 싫다’는 응답 비율이 75%로 높았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은 “재무 상태와 건강은 통상 오래 살고 싶은 욕구와 양(+)의 상관 관계가 있다”면서 “노후에 자신을 돌봐줄 가족이 없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필요한 부분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0명 중 7명 “자다가 죽고 싶다”

일본 고령자들 사이에선 ‘PPK’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일본어 ‘핀핀코로리(ピンピンコロリ)’의 영어 표기 앞 글자에서 따왔는데, 팔팔하게 생활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고생 없이 죽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렇게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뜻대로 죽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극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쌩쌩→비실비실→보살핌’의 사이클을 피할 수 없다. 몸이 점점 쇠약해져 결국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결국엔 다른 사람(배우자 혹은 자녀)에게 돌봄을 받아야 한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이런 냉혹한 현실이 반영됐다. 한일 양국 모두 ‘어느 날 갑자기 심장병 등으로 죽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9%, 70.6%로, ‘병들어 침대에 누운 채라도 좋으니 서서히 죽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더 높았다. 특히 일본은 한국보다 ‘갑자기 죽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한국보다 고령화를 훨씬 앞서 경험한 일본인들은 부모나 조부모가 나이 들면서 간병 등 주변 도움이 많이 필요해지고 삶의 질이 훼손당하는 모습을 봤죠. 그래서 반사적으로 오래 살고 싶지 않다거나 돌연사를 원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게 익숙한 일본의 민족성도 조사 결과에 일부 반영된 것 같고요.”(이천 <내 은퇴통장 사용설명서> 저자)

사토신이치 오사카대 명예교수는 “노후엔 부부 둘만 남게 되는데, 자신이 죽는 것보다도 ‘나홀로 노년’이 되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일본에는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할 때도 보호자가 없어 고생하는 독거노인도 많은데, 이들을 사회가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큰 과제”라고 말했다.


“부부 중 어느 쪽이 먼저 떠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한일 양국은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배우자보다 먼저 세상을 뜨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과 일본이 각각 58.3%, 68.5%였다. ‘배우자보다 늦게 죽고 싶다’는 응답한 비율은 41.7%, 31.5%였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일반인들이 장수를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간병치레 때문”이라며 “본인 병치레만큼 힘든 게 배우자 병치레여서 배우자보다 하루라도 먼저 죽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조선일보 2023년 6월 1일]

경북 영덕 '뚜벅이마을' 도보여행 프로그램 참여했다가 시골 정착

"전통주 만들 것", "허브 농사 짓고파" 꿈도 제각각

영덕군도 청년주택 만들어 지원…"지역 내 일자리 창출이 관건"

편집자 주 = 2010년대 중반 지역소멸론이 제기된 당시 79개이던 '소멸 위험' 지역은 올해 118곳으로 늘었습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이제 그 그림자는 대도시까지 드리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암울한 현실만을 얘기하는 이때 온 힘으로 저출산과 초고령화에 맞서는 지자체들이 있습니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인구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그곳, '지방소멸에 맞서는' 그곳들이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해 매주 월요일 1편씩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영덕 뚜벅이마을 도보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

[뚜벅이마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시골에는 청년이 없다.

논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마을회관에 모여 수다를 떠는 사람도, 마을 '청년회장'을 맡는 사람도 모두 노인들이다. 젊은 사람을 구경하기가 워낙 힘든 나머지 "온통 노인 천지"라는 자조 섞인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정도다.

 

그런 시골 마을에 청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

누군가는 전통주를 빚기 위해, 누군가는 허브 농사를 짓기 위해, 누군가는 지역의 관광 자원을 알린다는 꿈을 안고 시골 마을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 청년들이 시골 마을로 오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에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세계적인 트레킹 성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닌 한 청년이 있었다.

영덕 뚜벅이마을 도보여행 프로그램 참가자들

◇ '산티아고 순례길' 다녀온 청년, 영덕으로 오다

 

국토종주를 할 정도로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설동원(31) 메이드인피플 대표는 대구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행했다.

"수백㎞나 되는 길을 걸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남았죠."

2021년 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청년마을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설 대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올렸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세계적인 걷기여행 성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였다.

그리고 그 포부는 경북 영덕으로 향했다.

영덕 해안길에서 바라본 풍력발전기와 동해바다

[촬영 손대성]

부산에서 강원 고성까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해파랑길. 그 해파랑길 가운데 있는 영덕 구간은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난 곳이다. 영덕 대게공원에서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구간은 바다, 산, 들판을 고루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설 대표는 이 구간을 트레킹 성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행안부의 사업에 공모했고, 당당히 당선됐다. 그리고 그 사업을 '뚜벅이마을'로 이름 지었다.

설 대표가 세운 문화기획사 메이드인피플이 운영하는 뚜벅이마을은 단순한 도보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다.

영덕 뚜벅이마을 게스트하우스

[촬영 손대성]

"서울 대치동이 자녀 교육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지방도 사람들을 끌어들일 충분한 매력이 있습니다. 평생 정착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고, 상당 기간 머물면서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을 끌어들여 지방소멸을 막는 것, 그것이 뚜벅이마을의 목표입니다."

뚜벅이마을은 짧게는 1박 2일 단기 프로그램부터 길게는 7주에 이르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단순히 도보여행을 즐길 수도 있지만, 수 주 동안 머물면서 시골 생활을 체험하고 정착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년간 정착한 사람은 10여 명에 이른다.

◇ 도시 청년들, 시골에서 전통주와 허브차를 꿈꾸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한지석(25) 씨는 요즘 영덕군이 영해면에 지은 청년주택에 살면서 빌린 밭이 있는 창수면을 오가며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는 옥수수와 사탕수수를 심었다. 하지만 그의 꿈은 농사짓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누구나 인정할 만한 맛있는 전통주를 빚는 것이 꿈이다.

옥수수밭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한지석 씨

[촬영 손대성]

"대학에서 한식을 전공했습니다. 한식 조리를 하다가 발효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전통주 담그는 데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재작년 뚜벅이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죠. 그게 계기가 됐습니다."

뚜벅이마을 프로그램을 통해 영덕군에서 10주 동안 살아본 그는 전통주 주조의 꿈을 이곳에서 이룰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영덕의 산과 물, 그리고 그 자연이 낳은 곡물로 자신만의 전통주를 빚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술을 빚어도 사연과 이야기가 중요하고,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지역인 영덕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전통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하기 위한 준비 단계죠."

농사를 짓다가 잠시 쉬는 한지석(왼쪽) 씨와 정현진 씨

[촬영 손대성]

한 씨의 정착은 친구 정현진(26) 씨의 영덕 생활로 이어졌다.

한 씨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정 씨는 영덕에 살던 한 씨의 소개로 지난해 12월 뚜벅이 마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사격 강사 등 여러 직업을 경험했던 정 씨는 영덕의 매력에 푹 빠졌고, 영덕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꿈은 '허브차'를 만드는 것이다.

"아직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농사부터 시작해 영덕의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는 단계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허브 농장을 운영하면서 허브를 직접 재배하고, 찻집에서도 파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모님도 저의 뜻에 공감해 주셨습니다."

옥수수밭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한지석(왼쪽) 씨와 정현진 씨

[촬영 손대성]

도회 생활을 즐기던 정 씨와 한 씨에게 시골에서의 생활은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두 사람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큰 도시와 같은 문화생활을 누리거나, 최신 경향을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영덕은 사람이 좋고, 산과 바다가 있어 평화롭게 살기가 무척 좋습니다. 앞으로 영덕만의 정체성을 지닌 술과 차를 만들고 싶습니다."

◇ 청년들,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도전하다

포항에 살면서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이여빈(30) 씨는 우연히 청년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봤다. 영덕군은 당장 집을 구하기 어려운 청년을 위해 영해면에 청년주택을 지어 저렴한 월세로 빌려주고 있다.

영덕 청년주택

[영덕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긴 수험 생활에 지쳐가던 그는 영덕문화관광재단 직원 채용 시험에 합격하자 영덕으로 이주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청년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다. 청년주택과 재단 사무실은 걸어서 15분 거리이다.

"이동식 목조주택이라 도시 원룸보다 훨씬 낫고, 주변에 비슷한 청년들이 모여 있어 교류도 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바닷가도 있고, 포항에 살 때보다 공기도 좋고 조용해서 대단히 만족스럽죠."

이 씨처럼 영덕에 정착한 청년들은 깨끗하고 조용한 환경과 아름다운 바다, 빼어난 풍광이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덕문화관광재단 사무실에서 근무 중인 이여빈 씨

[촬영 손대성]

하지만 정착 후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거나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다면 그 정착은 오래 이어지기 힘들다. 뚜벅이마을의 설 대표도 이를 고민한다.

"지방에서는 사람을 붙잡으려고 하지만, 먹고살 게 없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자체의 정착 지원금만 빼먹고 나가버리는 이른바 '지원금 헌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이에 설 대표는 뚜벅이마을 외에도 사업다각화에 자꾸 나서고 있다. 옛 다방이 있던 2층 건물을 빌려 무인 상품판매장 '덕스'를 만들었다.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무인 상품판매장과 게스트하우스로 구성된 '덕스'

[촬영 손대성]

덕스에는 도보여행에 필요한 상품과 각종 액세서리 등이 있다. 취재차 영덕을 찾은 지난 8일에도 여러 명이 덕스를 방문해 구경하거나 사가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영덕' 캐릭터가 인기를 끈다고 한다. 설 대표는 젊다는 뜻의 '영'(Young), 오리라는 뜻의 '덕'(Duck)을 합쳐 '젊은 오리' 캐릭터인 영덕을 만들어 각종 상품으로 팔고 있다.

문화기획사를 운영하는 만큼 문화재 탐방, 향교·서원 축제 등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 용역도 맡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뚜벅이마을 무인 상품판매장에서 물건 고르는 손님

[촬영 손대성]

"도보여행을 하러 왔다가 카페가 부족한 것을 보면 카페를 창업할 수 있을 테고, 지역민이나 관광객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각적인 각도에서 접근해 일자리를 만들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에 호응해 영덕군도 영농자금 융자, 현장실습 교육비 지원, 주택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귀농인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도혁 영덕군 이웃사촌마을팀장은 "시골의 인구가 자꾸만 줄어드는 상황에서 2년 동안 마을에 정착한 청년이 10여 명에 이른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로 볼 수 있다"며 "지역의 정착 문턱을 낮추고 일자리를 만들어 외지 청년들이 영덕에 정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ds123@yna.co.kr

 

[연합뉴스 2023년 5월 22일]

어깨 통증 감별하기

회전근개 파열, 힘줄 찢어져 발생
50세 전후로 어깨 굳으면 오십견
극심한 통증 땐 석회성 건염 의심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다. 가동 범위는 넓지만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어깨 통증은 일상 속 사소한 손상이 누적돼 생긴다. 평생 팔을 흔들며 걷고, 물건을 들어 올리고, 팔을 휘두르는 운동을 하면서 반복해서 어깨를 쓴다. 증상이 비슷한 어깨 통증은 원인에 따라 대응법이 달라진다. 착각하기 쉬운 주요 어깨 질환과 대처법을 살펴봤다.

▶ 테니스·야구로 어깨 힘줄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

어깨 통증 1순위는 의외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인 회전근개의 힘줄 부위가 찢어진 것이 원인이다. 퇴행성 변화로 어깨와 팔을 이어주는 힘줄이 조금씩 끊어진다. 굵고 튼튼한 밧줄도 시간이 지나면 삭는 것과 비슷하다. 주로 테니스·수영·야구 등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다가 회전근개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생긴다.

회전근개 파열 초기에는 팔을 들어 올려 어깨를 움직일 때만 아프다. 어깨가 삐걱거리거나 뚜둑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로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이 약해져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리기 어려워지고 어깨 근력이 떨어져 들어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하고 툭 떨어진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 한 번 손상된 힘줄은 저절로 붙지 않는다. 대처가 늦어지면 힘줄이 어깨 관절 안쪽으로 점점 말려 들어가 치료가 어려워진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1년에 4㎜씩 파열이 커진다는 보고도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찢어진 범위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진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 관절센터 정성훈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 범위가 3㎝ 이상으로 넓다면 찢어진 파열 부위를 직접 연결하는 봉합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남이 팔 들어줘도 머리 위로 못 올리는 동결견

어깨가 돌처럼 굳은 듯 움직이기 어렵다면 동결견(유착관절낭염)을 의심한다. 보통 50세를 전후로 나타난다고 해 오십견으로도 알려져 있다. 어깨 관절 주변의 점액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서서히 어깨가 굳는 증상이 특징이다. 당뇨병, 뇌혈관 질환, 갑상샘 질환 등을 앓고 있으면 동결견 발생 위험이 더 크다.

동결견 증상은 수개월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된다. 동결견 초기인 통증기(0~3개월)에는 통증이 점점 심해져 스스로 어깨를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든다. 어깨가 점진적으로 굳는 동결기인 발병 4~12개월까지는 어깨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이 도와줘도 어깨 위로 팔을 올리는 행동이 어렵다.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을 때 목덜미를 씻기 어렵고, 팔을 들어 머리를 빗고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기 힘들어한다.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현윤석 교수는 “동결견 단계가 진행하면서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제한된다”고 말했다.

어깨가 굳는 동결견 증상을 완화하려면 어깨 스트레칭이 필수다. 약물치료 등으로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은 줄여줄 수 있지만, 어깨 운동 범위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성민 교수는 “아파도 집에서 매일 꾸준히 능동적으로 어깨를 움직이는 스트레칭으로 운동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 스트레칭은 관절을 좁은 범위에서 천천히 움직여 관절 주변 근육을 이완한다. 어깨 스트레칭은 아프지만 참을 만한 정도의 강도로 10초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에 따뜻하게 온찜질을 하면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스트레칭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어깨 근육이 뭉치듯 아픈 근막동통 증후군

무거운 가방을 멘 것처럼 어깨가 뻐근하듯 아프기도 하다. 바로 근막동통 증후군이다. 컴퓨터·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목을 앞으로 내민 구부정한 상태로 지내고 불안·스트레스 등으로 뒷목부터 어깨·날개뼈 주변을 지탱하는 승모근이 뭉친 것이 원인이다. 엄지손가락으로 승모근을 꾹꾹 누르면 깊은 곳에서 단단한 띠가 뭉쳐진 통증 유발점(트리거 포인트)이 느껴진다. 뒷목부터 날개뼈가 있는 어깻죽지까지 결리듯 광범위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일직선으로 수평을 이뤄야 할 어깨가 둥글게 말리면서 라운드 숄더(어좁이)가 된다.

치료는 소염진통제 등으로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한다. 이후 벽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밀착시키고 양쪽 어깨를 벽에 붙여 통증을 유발하는 근육을 이완하면서 마사지한다. 그래도 어깨 통증이 심하다면 단단하게 뭉친 통증 유발점을 찾아 없애는 주사 치료, 몸 밖에서 충격파를 전달해 통증을 완화하는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고려한다.

▶ 갑자기 응급실 찾는 석회성 건염

매우 극심한 어깨 통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석회성 건염일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정규학 교수는 “급성기 석회성 건염은 한밤중에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가벼운 충격에도 통증으로 팔을 앞으로 들어 올리거나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어한다. 석회성 건염은 칼슘 퇴적물이 단단한 석회로 어깨 힘줄 부위에 생기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힘줄의 퇴행성 변화, 미세혈류 감소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석회성 건염은 힘줄 내부에 수년에 걸쳐 서서히 석회가 쌓이면서 병변이 커지다가 갑작스러운 염증 반응으로 석회가 흡수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어깨 부위를 X선으로 촬영하면 하얗게 석회화된 조직을 관찰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염증 반응을 조절해 어깨 통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석회성 건염은 대개 석회가 체내에흡수되면서 서서히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석회성 건염 부위가 클수록 체내 흡수로 완전히 낫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증·염증으로 일상 유지가 어렵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 석회성 건염이라면 우선 스테로이드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 또 미세 주삿바늘로 석회를 잘게 부숴 체내 흡수를 유도하기도 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5월 13일]

망막전막증 바로 알기

망막에 막 조직 생기며 시력 저하
노화 원인, 60~80대에 주로 발생
환자 시력 보존이 수술 주목적 

질환 진행에 따른 중심 시야 비교

흐릿한 경한 증상

변형된 심한 증상

왼눈의 시야가 흐릿해지고 붓는 느낌으로 불편했던 이모(66)씨는 이달 초 병원에서 망막전막(앞막)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안구의 가장 깊숙한 부위에 위치한 망막 앞에 불투명한 막 조직이 생겨 시력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이씨의 좌안 시력은 지난 2년간 0.6에서 0.4로 떨어졌다. 이씨는 “전막을 제거하는 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시간도 1~2시간이라고 해 고민된다”며 “하지만 수술을 안 하면 시력을 잃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망막전막증으로 고민인 사람이 적지 않다. 노화가 주원인인 망막전막증은 60~80대에 주로 발생한다.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한가운데이면서 시각세포가 집중된 황반 표면에 비정상적인 전막이 생긴다.
전막이 황반을 잡아당겨 황반에 주름이 생기고 중심 두께가 두꺼워지면 시력 저하, 변형시(사물이 휘어져 보임), 부종을 유발한다. 기계적인 힘이 황반을 변형시킨 것이라 약물로는 치료가 안 된다. 망막 앞에 위치한 유리체를 먼저 제거한 뒤 전막에 접근해 황반이 손상되지 않도록 막을 벗겨내야 한다.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노영정(안과 병원장) 교수는 “망막 위에 껌처럼 유착된 전막을 떼는 난도 높은 수술이라 1시간 이상 수술 시간이 소요되고, 고령 환자에게는 대부분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전신마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질환에서 중요한 점은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시력을 보존하는 것이 수술의 주목적인데, 증상이 가벼울 땐 정기 검진을 하며 수술을 연기해도 된다. 하지만 시력이 너무 낮을 때 수술하면 수술 후 최종 시력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시력 변화 적으면 수술 불필요

일반적으로 망막전막증 환자의 5명 중 4명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노 교수는 “망막전막 때문에 황반 주름이 심해도 시각세포는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기도 해 시력을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장기간 시력이 안정적이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술은 변시증이 심하거나 시력이 0.5 이하로 지속해서 떨어지는 시기에 권한다.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지와 시력 저하 속도, 본인이 생활할 때 얼마만큼의 시력이 필요한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여부·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

망막 전막 제거 수술의 목표는 시력이 더 떨어지는 걸 막는 것이다. 단기간에 예전의 시력으로 되돌아가는 수술은 아니다. 노 교수는 “시력이 떨어지다가 수술 후엔 시력 저하를 막는 엘(L)자형 시력을 유지하고, 시력이 개선되는 경우도 장기간에 걸쳐 회복된다. 변형시도 완벽히 교정되는 것은 아니며 이전보다 완화되는 정도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술 전 시력이 높으면 최종 시력이 높고, 너무 낮으면 시력 회복이 더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수술 시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과거엔 80세 이상이면 망막 수술을 대부분 포기했지만 지금은 고령이어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전막 때문에 한 눈의 시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는데도 일부 환자는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주시안(주로 사용하는 눈)이 아닌 비주시안에 전막이 생겨서다. 질환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오래 방치하는 원인이 된다. 노 교수는 “평상시에 자주 한 눈씩 번갈아 가리면서 일정한 거리의 목표를 설정해 스스로 시력을 점검하면 심각한 시력 저하는 쉽게 발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령화로 인해 건강한 눈에도 언제든 다양한 황반 질환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한 눈의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시력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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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황반 질환과 감별 필요

백내장과 망막전막증이 함께 있으면 국소마취 수술인 백내장 수술을 먼저 하고 전막 제거 수술은 미루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노 교수는 “50세 이상인 경우 백내장 수술과 망막 전막 제거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추세다. 그러나 망막 전막이 경하면 시력 저하의 주원인이 백내장일 수 있기 때문에 백내장 수술을 먼저 시행하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망막전막증을 진단하는 검사는 빛간섭단층촬영(OCT)이다. 여러 황반 질환을 함께 찾아낼 수 있다. 노 교수는 “증상이 심한 전막이 아니면 초기에는 진행 속도를 보기 위해 3~4개월에 한 번씩 검사하고, 경하거나 진행이 더디면 이후엔 6개월~1년 주기로 추적 관찰한다”며 “환자 스스로 평소 건강한 눈을 가리면서 망막 전막이 있는 눈으로 글자나 암슬러 격자를 보고, 변형시가 악화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변형시는 망막전막증뿐만이 아닌 다양한 황반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는 게 좋다. 노 교수는 “응급 치료가 필요한 황반변성 등 때문에 시력 저하와 변형시가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망막 전문의에게 가급적 신속히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망막전막증

▶주요 증상

-중심 시야가 흐리다
-시력이 떨어졌다
-기둥이 휘어 보인다

▶추적 관찰
-빛간섭단층촬영(OCT)으로
-진행 속도 따라 3개월~1년 간격

▶적정 수술 시기
시력이 높지만 사물이 휘어져 보인다
시력이 0.4~0.5 이하로 지속해서
저하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