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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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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559 )

 

성미산 마을을 둘러보고 나서

 

혹시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근처에 있는 성미산 마을이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성미산 마을은 공동육아로 시작해서 방과 후 학교, 성미산 (대안)학교 등 자녀 교육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 마을입니다.

그렇다고 울타리가 쳐진 폐쇄집단이 아니라, 성미산 인근에 사는 일부 주민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살고 있는 느슨한 공동체입니다.

 

퇴직한 사람들끼리 단체 귀촌을 해서 살자는 꿈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저는 제가 생각하는 공동체와 가장 가까운 성미산 공동체를 답사할 기회를 기다려 왔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서울 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주관하는 성미산 마을 탐방 행사에 참석하여 성미산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서울 50플러스센터에는 퇴직한 사람들에게 유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혹시 모르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성미산 마을을 둘러보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런 마을이 바로 우리가 찾아야할 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랑 같이 마을을 둘러본 열세 분의 탐방자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러니까 대부분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마을을 꿈꾸면서도 실제로는 그걸 실행할 용기가 없는 셈인 거죠.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정말로 다양한 형태의 사람 냄새 나는 사업(?)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4년 공동육아로 시작한 작은 모임이 방과 후 학교, 성미산 학교 등으로 범위가 늘어나갔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1년 시작된 성미산 지키기 운동이었고, 그로 인해 본격적인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아토피 걸린 아이들을 위해 생협을 만들어 유기농산물을 구입하고, 마을 사람들을 위한 카페, 책방, 마을 극장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업들을 추진하다가 생긴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를 하면서 해결해나가고 있었고요.

책방의 임대료를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해결했고, 마을 극장의 적자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성미산 마을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오른 집세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 주택을 지은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는 현재 망원동에만 5개 동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 밖의 지역에도 소행주 내지는 소행주와 유사한 형태의 공동체 주택들이 여럿 세워졌다고 합니다.

 

소행주는 제가 생각하는 공유 주택까지는 아니지만, 서로의 아이를 돌보아주는 정도의 유대감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그런 정도의 유대감을 갖고 길거리에서 만나서 서로 인사할 정도만 되어도 엄청난 일이 아닌가요?

같은 아파트에 몇 십 년을 살아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어색한 게 당연한 서울 생활일 테니까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이 어울려서 놀면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책방 등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성미산 학교는 12년 과정까지 있는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홍천에 가서 1년 동안 농사를 짓는 과정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도 퇴직한 다음에 단체로 귀촌해서 사람 냄새 나는 마을을 만들고 함께 일도 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런 취지로 10년 전부터 모임도 했었는데, 문제는 서울 사람들이 서울에서 먼 곳으로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서울에서 함께 귀촌할 사람들을 찾지 못한다면, 귀촌한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내려가서 성미산 마을 같은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어보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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