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557 호)
【 왜 한자를 배워야 하는가? 】
며칠 전 한글날이 지났는데, 세종대왕님이 한글을 창제한지 벌써 573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하긴 한글처럼 과학적이고, 창시자가 확실한 글자도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요즘처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된 다음에는 한글의 우수성이 더욱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글 사용이 당연시되면서, 요즘 세대들은 한자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한글이 우수하기 때문에 굳이 어려운 한자를 알 필요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이제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자 병기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한자를 알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선해야 되지 않느냐고 새삼스럽게 의문을 제기해 봅니다.
왜 한자를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는 두 가지 큰 이유를 들고자 합니다.
첫째는 한자가 아시아, 그 중에서도 아시아의 2대 강대국인 중국과 일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중국어와 일본어는 한자가 기본이고, 사실 한국어의 상당 부분도 한자에서 유래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자를 알게 되면 중국과 일본어를 배우기 쉬울 뿐만 아니라. 한국어 어휘력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최근 중국어의 경우에는 간체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래의 한자와는 다르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의 한자를 알면 현재의 중국어 간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자를 익혀야 하는 두 번째 이유로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중 언어 또는 다중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뇌가 더 발달한다고 합니다.
또 다중 언어를 사용하면 창의력 향상에 필수적인 다양한 문화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뇌과학적으로도 표음문자인 한글과 표의문자인 중국어를 익힐 때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터프츠 대학의 매리언 울프 교수는 <책 읽는 뇌>에서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이를 입증해보이고 있습니다.
울프 교수에 따르면 영어와 한글 등 표음문자를 사용할 때에 비해 표의문자인 중국어를 사용할 때 두뇌의 더 많은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알파벳과 같은 표음 문자 체계와 달리, 수메르어와 중국어는 뇌의 우반구가 상당히 많이 개입해야 합니다.
우뇌는 표의적 상징에 필요한 여러 공간적 분석과 보다 광범위한 유형의 프로세싱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의 문자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양쪽 뇌의 시각 영역의 대부분과 영역 37이라고 부르는 중요한 후두-측두(occipital-temporal) 부위가 필요합니다.
알파벳을 읽는 뇌의 경우, 음절 문자를 읽는 뇌에 비해 일부 영역에 필요한 대뇌피질의 양이 적다는 점이 사뭇 다릅니다.
알파벳을 읽을 때는 양쪽 뇌가 모두 활성화되지 않고, 대신에 특히 좌뇌 후방에 있는 시각 영역의 특화 부위에 크게 의존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중국어(와 수메르어)는 특화된 자동 프로세싱에 좌뇌와 우뇌의 여러 영역을 총동원해 효율성을 달성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자를 본격적으로 배워 그렇지 않아도 공부 부담이 큰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을 주자는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본 한자(예를 들어 천자문 내지 기본 200개 한자 등)를 지정하여 그 한자만 익히도록 해도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표음 문자 말고 표의 문자도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도움이 되고, 필요한 사람은 나중에 추가적으로 더 많은 한자를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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