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행복 기술자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20 호)

 

【 새삼스럽게 사계절의 고마움을 느낍니다 】

 

‘열대야 신기록’, ‘9월의 최고 기온 갱신’ 등 기온과 관계된 뉴스가 매일 지면을 장식하다가 이제야 사라졌습니다.

이번 겨울이 추울 거라는 예보가 있긴 하지만, 지금의 가을 기온은 지내기에 딱 좋은 정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그리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한낮에도 더워서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니까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기온 변화는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큰 편입니다.

외국을 여행하면서 시차와 더불어 가장 민감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기온입니다.

여행을 가는 지역의 기온이 한국과 많이 다를 때는 그 지역에 맞게 옷을 준비하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제가 기온 차이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가장 실감을 한 것은 인도네시아 근무를 하게 되었을 때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아침 최저 기온이 24~25도, 낮 최고 기온이 32~34도로 연중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한여름이 연중 계속되는 것으로, 더 힘들게 하는 점은 습도가 아주 높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저는 회사 일로 근무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에어컨을 마음대로 켤 수 있어서 그나마 견딜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 속에 생활하다보면 비염도 생기고, 코감기 기운이 떠날 줄을 모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현지 주민들은 에어컨을 켤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고작 하는 일이 그늘에 앉아서 소일하는 것입니다.

 

열대지방 사람들이 온대지방 사람들에 비해 행동이 느리고 느긋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지만, 열대 기후 속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만약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온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처럼 급하게 움직인다면 아마 제 명까지 살지 못할 테니까요.

오죽했으면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열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몸집까지 왜소하도록 진화했을까요.

 

기후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인도네시아와는 전혀 다른 기후 조건을 가진 몽골을 방문하면서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몽골은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지만, 여름은 한국의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겨울은 혹독하게 춥습니다.

겨울이 너무 추워서 1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멈출 정도라고 합니다.

 

추운 겨울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월급도 주지 않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몽골인들이 추운 겨울 동안 생계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겨울 동안 한국에 와서 일하던 몽골인들이 눌러 앉아서 몽골 회사로 복귀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길 정도라고 합니다.

 

몽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몽골 관련 뉴스나 다큐가 나오면 자주 보는 편입니다.

얼마 전 다큐에는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에 몽골에 눈이 너무 많이 오고, 강추위가 몰아 닥쳐서 가축이 많이 희생되었다고 하더군요.

작년에만 양과 염소 등 70만 마리가 눈과 강추위에 희생되었다고 하는데, 그 상황을 설명하는 몽골 유목민의 하소연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물론 한국도 유례없는 무더위에 과일과 채소가 피해를 입고, 양식 어류도 많은 피해를 봤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농어업재해보험’도 있고, 때에 따라 국가에서 약간의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홍수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나 겨울 추위에 가축이 얼어 죽은 몽골 유목민들은 그 피해를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해서 지내기에 딱 좋은 가을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처럼 딱 지내기 좋은 가을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이런 감사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이 가을을 더욱 더 풍성하고 보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

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국악 공연-창신제

2024. 10. 30.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서행길-방배역에서 국립현충원

2024. 10. 29.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책 소개-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2024. 10. 28.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모리 슈워츠(공경희),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나무옆의자, 2023년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리 슈워츠의 유고작이다. 모리 슈워츠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느낀 소회와 인터뷰 내용들을 정리해놓았는데, 이 원고를 그의 아들인 롭 슈워츠가 그의 사후에 출간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성공적인(?) 삶을 위한 지침이라면 이 책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은 노화와 죽음에 대한 지혜를 나누어주는 책이다. 어찌 보면 다른 많은 책들이 제시하는 평범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저자가 직접 노화와 죽음을 체험하면서 쓴 내용이라 내용이 마음에 더 와 닿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주요 내용들 중 일부를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 소개한다.

“아브라함 헤셀(독일 태생의 유대인 신학자)은 노년을 ‘침체기가 아니라 내적 성장을 이룰 기회의 시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를 융: 인생 후반부에 최대의 성장 잠재력과 자기실현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면) 자립 능력을 과대평가해 힘들어지거나 다치는 경우와 과하게 의존해 진력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부딪친다. 의존해야 할 때 의존하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신호가 나타날 때 어떤 도움을 얼마나 받을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과 수행할 일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상황과 능력에 적합한 의존도와 자립도의 균형을 현실적이고 적절하게 조율해야 한다. 또 지나친 의존과 경솔한 자립 사이에서 적정선을 취해야 한다.”

“내가 제안하는 세 가지 목표, 즉 문제들과 타협하기, 잘 나이 들기, 최대한 좋은 사람 되기를 추구할 수 있느냐는 활기 있고 희망찬 삶의 힘과 자신을 지치게 하는 절망적인 힘의 균형이 좌우한다.”

“노년에는 증명할 일도, 이길 일도, 경쟁할 일도 없다. 뽐낼 일도 없고, 우월할 필요도 없다.”

“어찌 보면 물리적인 통증에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뭔가 잘못되었거나 몸에 기능 장해가 생겼으니 살피라는 신호다.”

 

pixabay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노년에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 기억(일화 기억)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난 24일 김지욱·금무성·서국희·최영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현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치매가 없는 65~90세 성인 196명을 대상으로 단백질 섭취와 인지 기능, 특히 삽화기억 간 관계를 조사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노년 기억력이 최대 40%까지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삽화기억은 정보를 저장하고 회상하는 능력인 기억의 일종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주로 손상된다.

 

연구 대상자 중 113명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었고, 83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었다.
   연구팀은 노인의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간이영양평가(Mini-Nutritional Assessment)방법으로 숙련된 연구자가 인터뷰를 통해 참가자들의 3개월간 음식 섭취를 평가했다. 단백질 섭취는 유제품(우유·치즈·요거트), 콩류, 계란, 육류, 생선, 가금류 섭취량을 바탕으로 낮음, 중간, 높음으로 분류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영향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혈관질환 여부, 전반적인 신체활동, 연간소득, 영양생체지표, 혈액검사,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 검사 등도 진행했다.
   평가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인지기능 점수가 평균 83점으로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평균 67점)에 비해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이 43점으로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변수들을 보정해도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그룹이 단백질 섭취량이 적은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20% 더 높았다. 하지만 비기억성 인지기능(언어능력, 집행기능, 시공간능력, 주의력)에서는 그룹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교호작용 분석결과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이하 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발견돼 APOE4가 단백질 섭취와 삽화 기억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POE4가 존재하는 경우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 기능과 삽화 기억이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보다 약 40% 더 높았다. 이는 APOE4가 단백질과 인체의 대사 활동 간의 상호작용에 끼치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금무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노년층의 삽화기억이 더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기능 유지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지욱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에서 단백질 중심 식단이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했다”며 “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분야 국제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8월호에 실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출처:중앙일보 2024년 9월 26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0220

"붉은 단풍에 홀릴 것 같아!"...가을에 적극 추천한다는 단풍 산행 명소 BEST 4 추천

  • Editor. 최소진 
  • 입력 2024.09.29 02:00
  • 댓글 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모든 자연이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은 붉은 단풍의 향연이 마치 불길을 연상케 하는데요. 요즘은 어딜 가나 붉은 단풍을 즐기기 졸지만,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기 최적화 된 곳은 역시 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여행톡톡에서는 가을에 적극 추천한다는 단풍 산행 명소 BEST 4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한라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제주도의 한라산은 가을의 절정에 이르면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뒤덮이며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특히 한라산 생태숲의 14번 코스인 단풍나무숲은 각양각색의 단풍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는 단풍나무를 비롯해 사람주나무, 팥배나무, 비목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며, 자연의 다채로운 색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데요. 한라산을 방문하는 가을 여행객분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코스이니 꼭 함께 들러보시면 좋겠습니다.

 

단, 한라산 등반 시에는 탐방예약제가 실시되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인데요. 성판악 코스는 하루 1000명, 관음사 코스는 500명으로 등반객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말보다는 평일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리니 참고하여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2. 설악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설악산은 국내 단풍 명소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산으로 손꼽히는 곳인데요. 가을이 오면 설악산의 봉우리와 계곡은 붉은 단풍으로 뒤덮이며 장관을 이루는 만큼 많은 분들이 그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과 울산바위, 내설악의 백담사와 오세암, 남설악의 오색지구와 한계령 등 다양한 경관은 감탄을 자아내는데요. 설악산의 단풍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산 전체를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설악산의 단풍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권금성 코스를 추천드리는데요.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편리하게 설악산의 전경을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며, 산행 후에도 피로를 덜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3. 지리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리산은 설악산과 더불어 단풍 명소로 이름난 산인데요. 특히 벽소령, 반야봉 등의 명소와 함께 피아골은 지리산 단풍의 대표적인 장소로, 이곳의 단풍은 그 절경이 뛰어나기로 유명해 많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피아골의 단풍은 조선 시대 유학자인 조식 선생이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는 사람은 단풍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는데요. 피아골에서 시작해 연곡사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단풍 산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평을 받고있으니 해당 코스를 이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리산은 산의 넓이와 경치 덕분에 다양한 코스로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각자의 체력과 일정에 맞는 루트를 선택할 수 있으니 참고하여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4. 속리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군의 경계를 이루는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의 절경으로 유명한 명산인데요. 속리산은 한국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명소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가을이면 이곳 역시 단풍으로 물들며, 특히 법주사, 천황봉, 입석대, 문장대 등의 주요 봉우리와 계곡은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장관을 선사하는데요. 속리산은 독특한 변성 퇴적암과 화강암이 혼합된 지형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운 풍경을 자랑하니 한번쯤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한,  산행 중 마주하는 날카로운 봉우리와 깎인 바위들은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주는데요. 신라 시대 문인 최치원이 속리산의 자연을 시로 남길 만큼 이곳의 경관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으니 방문하신다면 꼭 예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겨보시길 바랍니다.

 

[여행톡톡 2024년 9월 29일]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19 호)

 

【 첫 번째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곶자왈 】

 

제주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일까?

 

삼다도, 한라산 등 여러 단어가 떠오르겠지만, 곶자왈을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긴 곶자왈이라는 단어 자체가 새로 만들어진 단어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아서 잘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곶자왈에 대해 잘 모르고, 알더라도 곶자왈에 대해 최근에야 알게 된 탓도 있을 것이다. 곶자왈은 제주의 보물을 넘어 세계적인 보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곶자왈에서 ‘곶’은 제주어로 ‘숲’,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뜻하는데, 이 두 개의 단어가 합해져서 ‘곶자왈’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이 뒤엉켜 있는 수풀을 의미한다.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 형태의 숲은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도 많지만 유독 제주도의 숲을 곶자왈이라고 달리 부르는 이유는 제주도의 곶자왈이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숲은 암석이 오랜 세월 동안 풍화되어 형성된 흙 위에 형성된다. 하지만 제주도는 화산이 폭발한지 그리 오래지 않아서 암석이 충분히 마모되어 나무가 서식할 수 있는 흙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한반도가 형성된 게 수 억 년 전인데 반해, 제주도의 한라산과 오름이 형성된 것은 20만 년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20만 년은 화산 용암과 화산탄 등 지표면의 암석이 흙으로 변하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 아니다. 더군다나 제주에는 하천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물이 흐르면서 마모 작용을 일으켜 암석이 흙으로 변환될 기회마저 없었다. 제주는 강우량이 많지만, 바위와 자갈 등으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 때문에 물이 곧바로 지하로 스며들어 버려서 지표면에 남아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곶자왈은 한라산과 오름이 형성될 때 분출된 잡석과 용암류, 스코리아와 화산탄 등의 지질 위에 나무와 덩굴식물이 자라는 형태로 형성되었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화산이 만들어낸 숨골과 풍혈 등이 갖추어진 형태를 이루고 있고, 식물학적으로는 이끼류, 양치류, 초지성 식물, 수목 및 가시덤불과 같은 식물들이 그 위에 자라고 있다. 지표면에 충분한 흙이 없다보니 곶자왈에 서식하는 나무들은 뿌리를 깊이 내릴 수가 없어서 지표면을 따라 넓게 뿌리를 펼치고 있다. 곶자왈에서 자라는 나무를 보면 바위를 감싸 안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해질 때가 있다. 나무가 이처럼 뿌리를 넓게 펼치는 이유는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제주 특유의 강한 바람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흙이 부족하고 암석으로 이루어진 제주 곶자왈의 지형적 특성이 식물들에게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기공이 많은 곶자왈의 지형적 특성 덕분에 물과 공기를 충분히 함유할 수 있어서 숲속의 기온과 수분을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즉, 숲속이 건조해지면 품고 있던 수분을 내뿜고, 비가 많이 오면 수분을 흡수하여 저장한다. 또 숲속의 기온이 차가워지면 따뜻한 공기를 내뿜고, 숲속이 더워지면 차가운 공기를 내뿜어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준다. 따라서 곶자왈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이상적인 숲이 되는 것이다. 이런 기온과 수분 조절 작용에 덕분에 곶자왈은 외부와 10도 이상의 기온 차이가 나곤 한다. 그래서 제주 곶자왈이 겨울철에도 따뜻하여 나무들이 파릇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 곶자왈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북방한계식물과 한대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신비한 숲이다. 그 덕분에 곶자왈에는 양치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삼광조나 팔색조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제주 곶자왈은 온난다습한 기후대에 위치하여 식생이 풍부한 특성을 갖고 있다. 제주 곶자왈에는 양치식물 15과 44속 93종을 포함한 총 793종이 서식한다. 또 제주 곶자왈은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식생의 46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다. 한반도 전체를 살펴보더라도 제주 곶자왈은 한반도 0.05퍼센트의 면적에 불과하지만, 한반도 식물종의 22퍼센트가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제주 곶자왈을 걷다 보면 그곳의 나뭇잎들이 유난히 반짝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잎에 왁스를 발라놓은 것 같이 잎이 두껍고 반짝이는 듯한 조엽수림은 지구상에서 극히 한정된 곳에서만 볼 수 있다. 조엽수림은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해안의 좁은 해안지대와 일본 남부, 그리고 중국의 양자강 남부로부터 히말라야에 이르는 지역에만 분포한다. 조엽수림은 햇빛을 받으면 잎이 반짝이면서 따스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조엽수림의 나뭇잎이 두껍고 왁스를 발라놓은 듯이 예쁜 이유는 상록수라는 특징과 연관이 있다. 추운 겨울이 되면 낙엽이 지는 낙엽수의 입장에서는 잎을 두껍고 예쁘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 채 1년도 사용하지 못하는 잎에 투자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엽식물의 입장에서는 잎을 장기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두껍게 만들고 왁스까지 발라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거에 곶자왈은 제주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주 사람들은 곶자왈에서 땔감을 채취했고 숯을 구웠고, 약초 등을 채취했다. 또 소와 말을 방목했으며, 노루와 꿩을 사냥하는 사냥터로 활용했다. 곶자왈은 지하수의 생성과 보존 등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귀한 곶자왈이 최근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곶자왈은 암석으로 덮여있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사람들이 개간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보존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토목 중장비를 활용하면 쉽게 개간할 수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파괴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곡자왈은 중산간에 분포하고 있고, 효용성이 떨어져 가격이 낮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곶자왈을 매입하여 개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곶자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곶자왈을 보존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넓은 곶자왈이 분포한 교래 근방에 교래자연휴양림, 절물자연휴양림 등이 조성되면서 보존의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에코랜드, 한화리조트 등 이미 많은 곶자왈이 대기업의 소유로 넘어가서 이미 개발되었거나, 개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곶자왈이 보존될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

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의 <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책 소개-제 정신이라는 착각

2024. 10. 21.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필리프 슈테르처(유영미), “제 정신이라는 착각,” 김영사, 2023년

 

책을 읽다보면 중도에 포기하고 책을 덮어버리고 싶은 경우가 종종 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거나, 책이 너무 두꺼운데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책의 경우에 중도에 그만 읽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이 책 <제 정신이라는 착각>이 바로 그런 부류의 책이었다. 앞부분을 읽는데, 나에게 거의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조현병과 망상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거의 과학 논문 수준에 해당하는 내용들이라 잘 이해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꾸 남은 페이지를 뒤적거려 보게 되면서 ‘이제 그만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몇 번 들었다. 그래도 중간쯤 읽기 시작하자 내가 평소에 궁금해 했던 내용들, 예를 들면 ‘왜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확신을 주장할까?’라든가 ‘왜 많은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을까?’와 같은 주제에 대해 나름 설명을 해줘서 흥미롭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나온 유용한 구절들을 소개한다.

“우리는 스스로 여러 모로 굳게 확신하는 세계상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의 확신이 자신의 확신과 일치하면 그걸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그렇지 않으면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한다.”

“우리는 복잡성을 줄이고, 수월하게 실용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단순히 분류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회적 맥락에서 이런 분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바로 이렇게 분류하면 한쪽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다른 사람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일에서 ‘확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확신에 의거해 속하고 싶은 집단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속하고 싶은 집단에 의거해 확신을 선택하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의 확신은 한편으로는 속한 집단과 동질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타자를 배제하는 데 기여한다.”

“대부분은 스스로와 스스로의 신념을 인식적으로 굉장히 합리적인 것으로 여기며, 스스로를 대부분의 사람보다 훨씬 합리적인 사람으로 여긴다.”

“음모론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에 부합하는 내용이 아니라, 얼핏 보기에 모순된 것을 그럴 듯하게 풀어주는 능력이다. 이로써 음모론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에게 혼란스럽고 위험한 세상에서 뭔가를 알고 통제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뇌는 예측 기계가 되어 내적 세계 모델과 주어지는 감각데이터를 끊임없이 비교해 세계상을 구성한다. 이런 비교에서 뇌의 제일가는 모토는 최대한 진실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기에, 인식적 비합리성이 생겨난다. 우리의 확신은 때에 따라 적잖이 비합리적이다.”

“과학의 진술은 우리의 확신과 마찬가지로 현재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최선의 추측’이다. 주어진 데이터를 고려해 어떤 ‘추측’이 최선인지, 그로부터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것이 과학의 역할이다.”

여기 소개한 구절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기 어렵더라도 참고 읽어보기를 권한다. 뇌과학과 과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다면 상당히 읽기 어려운 책이지만, 어려운 부분은 대충 넘기면서 읽는다면 새로운 과학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