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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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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817 호)

 

【 첫 번째 제주 속살 트레킹 여행-2일차 】

다행히 둘째 날부터는 예정했던 일정대로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숙소에서 아침 일찍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8시 40분에 숙소를 떠나 차귀도 탐방을 위해 자구내포구로 향했다. 자구내포구에 도착하니 9시 40분. 10시에 출발하는 배를 타려고 하니 급하게 서둘러야 했다. 각자 승선 명부를 작성하고, 신분증 확인을 받은 다음에 배에 올랐다. 자구내포구에서 차귀도까지는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 일행 말고 단체 20여 명이 함께 승선하여 배는 만석이 되었다. 차귀도에 운항 중인 배는 두 척인 것으로 보였는데, 각 선박에서 내린 사람들은 한 시간 동안 차귀도 탐방을 하고 나서 다시 그 배를 타야 했다. 그러니까 우리를 태웠던 배는 자구내포구로 돌아가서 한 시간 후에 다른 여행객들을 태우고 와서 차귀도에 내려주고, 우리를 태우고 자구내포구로 돌아가는 식이었다.

 

나는 사실 차귀도에 온 것이 이번이 세 번째였다. 처음 왔을 때는 너무나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두 번째 왔을 때는 그보다 덜했고, 세 번째인 이번 탐방은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를 한 시간 동안 돌면서 멋진 해안 절경과 바다 풍경을 즐기니 그 나름대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내가 일행들을 인솔하고 왔으니 그 나름 감회가 새로웠다. 차귀도를 도는 트레킹 길은 단순하게 나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정상적인 속도로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 내에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또 좀 빠른 속도로 걸으면 선착장 옆에 있는 작은 산 정상에도 오를 수 있는데, 우리는 사진을 찍느라 지체하는 바람에 그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물론 나는 이미 이전에 그 산 정상에 올랐었지만 말이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면서 용머리해안 안내센터(064-794-2940)에 전화를 했다. 용머리해안은 바다에 인접해 있어서 만조 시간대나 파도가 심한 경우에는 관람을 통제하기 때문에 방문 전에 관람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게 좋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안내센터에 전화를 하면 그날 관람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차귀도에 갈 때 파도가 그리 심한 것 같지 않아 용머리해안 관람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아쉽게도 파도가 심해 하루 종일 관람을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용머리해안 관람이 가능할 확률은 50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기후 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용머리해안을 관람할 확률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용머리해안 관람까지 기후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다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머리해안을 보지 못한 대신에 그 근처에 있는 송악산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모슬포 항에 있는 2덕승식당에서 제주 토속 생선 메뉴로 점심을 먹고, 송악산 옆 주차장으로 향했다. 송악산 둘레길은 요즘 내가 제주에 올 때마다 걷는 길이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송악산 정상에 올라가지 않고 해안가로 나 있는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주차장까지 되돌아오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이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처음에는 형제섬도 보이고, 사계해안 너머로 산방산도 멋있는 자태를 뽐낸다. 조금 더 걷다 보면 깎아지른 절벽과 검푸른 바다 너머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걷는 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사실 둘째 날의 필수 코스로 차귀도, 용머리 해안, 송악산 둘레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용머리 해안을 관람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로 한 군데를 더 가기로 했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일행 중 아무도 가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군산오름을 선택했다. 사실 군산오름은 오름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가 갈 수 있어서 좋긴 한데, 올라가는 길이 꼬불꼬불한 편도 1차선 산길이라 망설였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카니발 승합차이기 때문에 중간에 다른 차를 만나면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두 대의 차가 올라가야 하니 반대편 차를 잘못 만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다행히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약간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군산오름을 탐방할 수 있었다. 군산오름에 오르자 일행 모두 멀리 보이는 한라산과 송악산, 산방산, 사계해안 등을 보면서 탄성을 지르는 바람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산오름에서 내려와서는 제주시내에 있는 동문재래시장을 들르기로 했다. 동문재래시장 구경도 하고, 흑돼지고기 등 식재료를 사서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차가 두 대인데, 아무래도 제주시내를 통과하다보면 붙어서 다니기 곤란할 것 같아서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으로 내비를 입력한 다음에, 중간에 헤어지면 각자 알아서 주차하고 나서 시장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뿔싸 주차장에 도착하고 연락해보니 뒤에 따라오던 다른 차는 다른 주차장에 주차했다는 것이었다. 동문재래시장에 공영주차장이 두 군데 있었는데, 각기 다른 곳에 주차를 한 것이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서 모두 모여서 장을 본 다음에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일부는 씻고, 일부는 지쳐서 드러눕고, 일부는 저녁식사 준비를 하느라 허둥댔다. 숙소에서 식사를 하면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도 한 잔 하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분위기만 어수선해지고, 일만 많아진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조금 있다 모두 모여서 반주를 곁들여 맛있게 식사를 하고, 여행 소감을 나누면서 두 번째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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