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상담실]
직장 관계망 호칭부터 점검…‘외로움’에 대비해야
Q: 나름 은퇴 준비를 일찍 시작한 편입니다. 재무적인 대비와 건강관리는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은퇴가 눈앞에 닥치니 정신적으로 공허하고 때로는 ‘외롭다’고 느낍니다. 제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멀어질 것 같은 두려움마저 듭니다.
A: 노년에 가장 힘든 게 ‘외로움’입니다. 은퇴 뒤에는 일이 없으니 지위가 없고, 집에서도 존재감이 떨어지고, 사회적 지인들이 사라져 말벗도 줄어들게 됩니다. 자식들도 품을 떠나 살게 되면서 ‘빈 둥지 증후군’을 심하게 앓는 분들도 계십니다. 은퇴와 더불어 외로움이 엄습해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외로움은 관계망의 단절뿐만 아니라 일이 없음, 존재감의 상실, 시간의 여유 속에서 일어납니다.
노년의 외로움을 대비하려면 은퇴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고, 가족관계가 좋아야 하고, 어느 정도의 금전적 준비도 필요합니다. 취미·일·봉사 등의 소일거리도 있어야 하고, 관계할 수 있는 친구와 참여할 수 있는 모임도 있어야 하고, 학습에 대한 욕구도 있어야 합니다.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위한 조건 하나는 재미있다고 느끼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직장생활 도중에는 관계의 중요성은 별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직장은 공동체의 소속감과 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여유가 있습니다. 직책에서 오는 상하관계로 자신의 주변이 사람들로 항상 넘쳐나기도 합니다. 우리는 경제적 요소로 직장을 평가하지만 직장이 제공하는 관계 속의 나를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직장 속의 관계가 은퇴 뒤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관계망은 은퇴를 하게 되면 사라집니다.
청·장년기에는 가족을 소홀히 하고 일에 몰두할 수도 있고, 친구가 없어도 내가 하고픈 일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이해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년에 필요한 관계망은 오랜 친교로부터 가능합니다. 관계망은 사회생활의 과정에서 잘 관리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일과 지위·혈연·학연 등을 제외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망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염두에 두고 생활하셨으면 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직장생활에서의 관계망 점검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호칭은 직급과 직책을 붙여 부릅니다. 은퇴한 뒤에 직장 동료를 만난다면 그 호칭을 그대로 사용할 것입니다. 이제 직급과 직책 대신 “선배님”, “후배님”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점검해 보세요.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관계망은 은퇴 뒤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2015년 2월 18일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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