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우울증 바로 알기
노년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실’을 겪는다. 직장에서의 지위 상실,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자녀의 독립, 체력 저하 등이다. 우울증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실제 노년기 우울증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정신 질환이다. 자칫하면 신체 질환을 악화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제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우울증일 때는 기분이 축 처지고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다. 입맛이 없어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노년기 우울증 환자는 모호한 신체 증상도 자주 호소할 수 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기운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이다. 여러 병원을 거치며 검사를 반복해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고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지 기능 문제도 노년기 우울증의 주요 증상이다. 기억력이 흐릿해져 중요한 일정을 까먹는가 하면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이로 인해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로 오해받기 쉽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는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인지 기능의 변화 양상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우울증 환자는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특성상 노년기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설령 마음의 병을 인지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이러다 말겠지’ 하며 낙관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눈에 안 보이는 병이라 해서 대충 참고 넘어가려 하면 또 다른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라면 평소 혈당 관리를 위해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지만, 우울증이 지속하면 자기 관리에 소홀해져 종국에는 건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우울증이 배우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부부 중 한 사람이 우울증 환자일 때 배우자도 우울증을 앓게 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우울증은 약물, 정신 치료 등을 진행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인 건 항우울제 복용 같은 약물치료다. 보통 약의 반응은 복용 후 2주 뒤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강 교수는 “약을 처방할 때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그 양을 늘려나가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년기에는 각종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이 다양할 수 있다. 정신과를 비롯해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는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을 의사에게 알려 약이 중복으로 처방되거나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약 복용 시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있다면 다음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약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우울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인지 기능의 이상 여부도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중년 이후에 우울증을 겪게 된 경우가 그렇다. 이때는 뇌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우울 증상은 나아졌지만 기억력에 호전이 없는 경우, 우울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이어나가는 게 좋다. 주 3회,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강 교수는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높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노년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실’을 겪는다. 직장에서의 지위 상실,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자녀의 독립, 체력 저하 등이다. 우울증에 노출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실제 노년기 우울증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정신 질환이다. 자칫하면 신체 질환을 악화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제때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기저기 아픈데 이상 소견은 없어
인지 기능 문제도 노년기 우울증의 주요 증상이다. 기억력이 흐릿해져 중요한 일정을 까먹는가 하면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이로 인해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로 오해받기 쉽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지은 교수는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인지 기능의 변화 양상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증상이 악화하는 게 특징이다. 반면에 우울증 환자는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특성상 노년기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설령 마음의 병을 인지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이러다 말겠지’ 하며 낙관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눈에 안 보이는 병이라 해서 대충 참고 넘어가려 하면 또 다른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당뇨병 환자라면 평소 혈당 관리를 위해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이 필수지만, 우울증이 지속하면 자기 관리에 소홀해져 종국에는 건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우울증이 배우자에게 옮겨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부부 중 한 사람이 우울증 환자일 때 배우자도 우울증을 앓게 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약물 복용 땐 의사에게 알려야
다만 노년기에는 각종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이 다양할 수 있다. 정신과를 비롯해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는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을 의사에게 알려 약이 중복으로 처방되거나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약 복용 시 예상치 못한 불편함이 있다면 다음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병원을 찾아 주치의와 약에 대해 상의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우울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인지 기능의 이상 여부도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중년 이후에 우울증을 겪게 된 경우가 그렇다. 이때는 뇌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우울 증상은 나아졌지만 기억력에 호전이 없는 경우, 우울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이어나가는 게 좋다. 주 3회, 하루 30분 이상의 운동을 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강 교수는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높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노년기 우울증의 주요 특징
● 신체적 불편감을 자주 호소한다
● 기억력 감퇴 등 인지 관련 증 상이 나타난다
● 불안 증 상이 동반되고 수면 장애를 보인다
● 무기력증, 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자료: 보건복지부
● 기억력 감퇴 등 인지 관련 증 상이 나타난다
● 불안 증 상이 동반되고 수면 장애를 보인다
● 무기력증, 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자료: 보건복지부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
[중앙일보 2023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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