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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제도의 성공 조건

2010. 9. 23. 11:24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입학사정관제도의 성공 조건

최근 모 대학 입학사정관의 배우자가 선배에게 특혜를 약속한 듯한 발언을 트위터에 띄워서 시끌시끌하다. 게다가 외교통상부 장관의 자녀 특채 문제까지 겹치면서 입학사정관 제도가 마치 특혜의 온상인양 질타를 당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제도가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겹치면서 정치권에서도 입학사정관 제도의 폐지를 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제도도 완벽하지는 않다. 다만 그 제도가 시대의 특성에 얼마나 더 잘 맞느냐하는 것이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포인트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입학사정관 제도가 문제점이 있으니까 폐지하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입학사정관 제도가 이 시대의 특성에 얼마나 잘 부합되고 있느냐를 따져 보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시행 과정 속에 일어난 사소한 문제점 때문에 입학사정관 제도의 본질 자체를 부정한다면 이는 커다란 사회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은 면접을 통해 인재를 뽑는다. 기업들이 큰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면접을 통해 인재를 뽑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비용 부담 면에서만 보면 과거와 같이 필기시험이나 서류 전형을 통해 인재를 뽑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면접을 통해 인재를 뽑는 이유는 과거와 다른 인재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과거에는 표준화⋅평준화된 인재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산업 사회에서의 필요한 인재는 기업에서 정한 매뉴얼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인재였다. 조금이라도 매뉴얼에서 벗어난 일을 하면 불량품이 나오기 때문에 똑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주어진 일만 충실히 수행하는 인력이 필요했다. 이런 인력들은 대학을 보고, 성적을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거기서 좀 더 나아가 필기시험을 보면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인력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인재는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여야 한다. 그 이유는 다른 기업들과 똑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고, 비용을 들이면서도 면접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인재를 뽑아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학의 신입생 선발 방식도 이에 맞춰서 바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대학의 사명은 사회, 특히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해서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에는 모든 대학들이 똑 같은 커리큘럼에 따라 표준화⋅평준화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대의 특성에 따라 각 대학이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서 배출하여야 한다.

입학사정관 제도는 바로 각 대학이 추구하는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인재 특성에 맞는 인력을 선발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입학사정관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정도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특성을 이해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각 대학이 교육 내용은 아직도 표준화⋅평준화된 인재를 양성하도록 유지하면서 입학사정관 제도만 도입한다면 입학사정관 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각 대학이 추구하는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인재를 뽑아 양성할 수 있도록 제도 자체를 고치는 각고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각 대학들이 각자의 차별화된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할 때, 최근 닥치고 있는 대학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고, 한국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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