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서강연 요청을 받았습니다.
실험실 졸업생들이 1박 2일로 모임을 하는데, 강연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마고 모임 장소로 향했습니다.
강촌에 있는 한적한 곳인데 저녁 늦게 간 것이 후회가 되더군요.
환한 낮에 갔더라면 경치 구경도 하고 사진도 몇 장 찍었을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갔더니, 슬라이드에 제 친구의 출간 기념회 슬리이드가 화면에 비쳐지고 있더군요.
접수하는 학생(?)에게 무슨 책을 출간했냐고 물었더니 시집이랍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전형적인 엔지니어이면서 현재도 공대 교수로 있는 친구가 시집을 발간하다니요?
아무튼 짧게 제 강연을 마치고, 출간 기념 케이크도 자르고, 시도 몇 편 낭송하면서 낭만적인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 친구의 시집에 실려있는 시를 한 편 소개합니다.
<단풍에 부쳐>
시린 세월 한 모퉁이에 서서
곱게 치장한
단풍 한 그루를 마주한다.
쉽지 않은 한서리와
온갖 풍상을 겪은
너이건만
어찌하여 너만
갖은 호사를 갖추었나.
녹음 방초 가득한 때
침묵하던 너
어찌하여
천하에 자태를 드러내나.
갖가지 진홍빛은
혼탁한 진회색에 오염될까.
근저하기 어려워
저만치 물끄러미 바라만 보네.
그러나
바람에 잎 떠는 너는
정녕 다가올
암갈색의 긴 겨울을
거부하는가.
한 시절 불태우는 너의 열정을
흘끔 뒤돌아보는 것은
나의 젊은 정열의 색이
저럴까 하는 좁은 마음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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