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 기사(2010년 10월 19일)에 <클래식의 감동은 유튜브서도 통해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주요 내용은 오디션부터 연습까지 동영상을 통해 진행되는 ‘온라인 오케스트라’에 관한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새로운 방식, 즉 최근의 IT 기술을 이용해 공유해 보자는 의도로 시작된 이 작업은 2009년 1차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온라인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이며 미국 최고 명문 교향악단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 중인 마이클 틸슨 토머스는 “이 온라인 오케스트라를 통해 1200년의 전통을 가진 클래식 음악이 첨단 기술 영역으로 올라가는 시도를 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온라인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지원자 중에서 단원을 선발하고, 짧은 기간(1차의 경우 이틀)의 연습을 마치고 연주회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2009년 4월 뉴욕 카네기 홀에서 가진 1차 연주회는 어느 전문 오케스트라에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1차 때는 70개 나라 3000명이 지원했는데, 음악 전공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력의 아마추어들 중에서 90명을 선발했다고 합니다. 2차 연주를 위한 단원은 2010년 11월 28일까지 오디션을 갖고 2011년 1월에 최종 단원 선발한 후, 1주일 정도 연습을 한 다음 2011년 3월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연주회를 갖습니다. 단원 선발 방법은 지정곡을 직접 연주한 동영상을 유튜브(www.youtube.com/symphony)에 올리면 된다고 합니다.
예술과 과학 기술의 관계는 떨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화 같이 과학 기술의 발전에 의해 생겨나는 예술 분야도 있고,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와 같이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에 예시한 ‘온라인 오케스트라’의 경우도 이제 일상화된 첨단 IT 기술을 음악에 이용하는 것입니다. 음악을 연습하고 감상하는 방법은 과거와 동일 하지만, 그 과정에 IT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첨단 IT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음악 분야뿐만이 아닙니다. 미술 분야에도 적용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가진 이이남 화가의 전시회(2010년 10월 20일 매일경제 기사)는 기술과 예술의 통섭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TV 속에 내장된 이이남 그림 콘텐츠를 선택하면 화면이 멋진 작품으로 변신합니다. 또한 동서양 고전 명화를 재해석한 이이남 화가의 작품들을 아이패드로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품 3개로 구성된 무료 버전과 2.99달러에 12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료 버전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제 그림은 액자에 걸어서 벽에 걸어 놓아야 한다거나, 연주회는 정규 오케스트라만 한다거나 하는 고정관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현재의 그림보다 더 입체적인 그림이 LCD 모니터나 홀로그램을 통해 벽에 장식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림의 가치가 없어진다고 걱정이 되십니까? 그 대신에 그림을 비롯한 예술 작품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 우리 일상생활 속에 들어오는 긍정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 작품의 해설이나 거래에도 IT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최근 시도되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관심이 있는 미술품에 스마트 폰을 가져다 대면 그 작품에 대한 정보들(작가, 작품 제목, 가격 등)이 뜨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태그(RFID =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술을 적용하면 유통 경로와 진품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어 보다 투명한 미술품 거래가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예술 활동은 과학 기술과 거리가 먼 순수 예술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너무 고리타분하지 않은 걸까요? 이제 과학 기술은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더욱 차원 높은 예술 활동을 원하신다면 이제는 과학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가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