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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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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가 돈 버는 방법

2009. 7. 31. 18:57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4호)

【엔지니어가 돈 버는 방법】


몇 년 전에 아내를 따라 백화점에 갔습니다.

여기저기 따라 다니다가 백화점 이층에 와서는 따로 떨어져서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백화점 이층에는 명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어떤 쇼윈도에 진열된 핸드백의 가격을 확인하다가 저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아내가 무슨 일인가하고 쫓아 왔더군요.

“무슨 일인데?”

“아니 무슨 핸드백 가격이 30만원이나 해?”

그러자 아내가 가격을 확인하더니 하는 말이

“무슨 30만 원? 난 또 그렇게 싼 핸드백이 있나하고 깜짝 놀랐네. 잘 봐. 300만 원이야.”

그러고 보니 핸드백 가격이 30만원이 아니라 300만 원이더군요. 그런데 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1000만 원이 넘는 핸드백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단순히 소지품만 넣는 핸드백을 300만 원을 주고 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핸드백은 시장이나 동네 가게에서 10만 원만 주면 살 수 있겠죠?

그럼 10만 원짜리 핸드백과 300만 원짜리 핸드백은 무엇이 다른 걸까요?

왜 어떤 사람들은 10만 원짜리 싼 핸드백을 놔두고 굳이 300만 원짜리 비싼 핸드백을 사는 걸까요?

300만 원짜리 핸드백을 통해 고객이 뭔가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30배나 되는 돈을 지불하는 것일 겁니다.

여기서 300만 원짜리 핸드백이 좋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이제까지 무슨 일을 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생각해 보기 위해 꺼낸 화두입니다.

10만 원짜리 핸드백과 300만 원짜리 핸드백의 원가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그냥 편의를 위해 10만 원짜리 핸드백의 원가가 5만 원이라고 치면, 300만 원짜리 핸드백은 30만 원 정도라고 쳐도 별 무리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엔지니어들이 이제까지 해 온 역할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5만 원하는 단가를 4만 원으로 낮추기 위해 공정을 개선하고 불량품을 줄이는 역할을 했을 겁니다.

30만 원의 원가가 드는 핸드백을 어떻게 1000만 원짜리 핸드백으로 만들 것이냐에 대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30만 원의 제조원가를 어떻게 25만 원으로 낮출 것이냐에 초점을 맞췄을 겁니다.

새로운 시대의 엔지니어가 해야 하는 역할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찾아내어 제조 원가가30만 원인 핸드백을 어떻게 1000만 원, 아니 3000만 원짜리로 만드느냐하는 것입니다.

그런 엔지니어가 바로 새로운 시대가 원하는 창의적인 엔지니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신의 전공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등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는 사고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Science와 Engineering의 차이

2009. 7. 31. 18:5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3호)

【Science와 Engineering의 차이】


저는 차를 타고 지방에 출장을 갈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는 긴 시간 동안에 라디오를 듣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강의 테이프를 사서 듣곤 합니다.

차 속에서 듣던 강의 테이프 중에서 김도연 울산대 총장(당시는 서울공대 학장)이 이런 얘기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Science = make knowledge with money

Engineering = make money with knowledge

영어지만 쉬운 영어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공계라고 합해서 하지만, 이(Science)와 공(Engineering)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죠.

과학도(Scientist)는 돈을 들여서 지식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연구를 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주 개발 연구라든가, 천문학 연구라든가 하는 경우에는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인간에게 필요한 지식만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Science라는 것이죠.

그와 반면에 엔지니어(Engineer)는 지식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엔지니어의 궁극적인 사명은 지식을 활용해서 이윤을 만들어 창출해 내는 것이라는 뜻이죠.

당연한 얘기라고요?

그런데 제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엔지니어들을 채용해 보면 무늬만 엔지니어이고, 실제로는 자신을 Scientist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개발한 제품을 가지고 직접 영업을 하라고 하면, ‘나는 기술자인데 왜 영업을 시키느냐?’고 항변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심지어는 ‘나 보고 회사를 그만 두라는 얘기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돈을 들여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기술이 돈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술을 위한 기술 개발은 엔지니어의 본분을 망각한 자세죠.

자신의 사명은 이윤을 창출해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엔지니어!

대한민국 공대에서 배출해야 하는 진정 창의적인 인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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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독자 중의 한 분이신 최세영 님(삼성엔지니어링 전무)의 답신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제게 보내 주신 답신 내용 중 여러 독자 분들과 공유 했으면 하는 글은 계속 공유하려고 합니다. 혹시 공유를 원치 않으시거나 익명을 요하는 경우에는 답신에 그런 사실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최세영 님의 답신)

김송호 님 고맙습니다.

맞아요. 재작년인가 서울공대 토목과 동창회에 갔었는데, 어떤 (후배가) 한 50쯤 된 후배가 저와 별로 가깝지도 않은데, 제가 이야기를 들어줄만한 사람으로 보였는지, 제게 와서 묻기를,

왜 공대 토목과에서는 "돈 버는 방법"을 안 가르쳐 주지요?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뭘하냐?고 물었더니, 학원 원장을 해서 먹고 삽니다라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유학시절 교수가 "공대의 목적이 뭡니까?"라고 묻더니, 이어 답을 하기를 "엔지니어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학은 엔지니어 생산 공장이라는 거지요.

우리나라는 연구원이나 교수 혹은 유학준비생을 생산해내는 듯한 느낌인데, 참 새롭게 들리더군요. 엔지니어가 아닌 학자가 엔지니어를 만들어낼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미국에 내가 다니든 학교의 교수들은 PE/ Engineering Degree를 가진 사람이 많아요. 반드시 Ph.D가 아니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좀 다르지요. 의사도 Medical Doctor면 될 일을 두고, 꼭 의학박사를 받으니.... 미국엔 의사가 박사인 사람은 거의 없지요. 적어도 임상의사의 경우...

좋은 말씀 많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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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2호)

【새로운 시대는 소프트한 엔지니어를 원한다】

1981년에 저는 석사 과정을 마치고 첫 직장인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에 근무하기 위해 강원도 삼척으로 내려갔습니다.

공장에서 제가 담당했던 일은 생산관리와 공정관리였습니다. 말이 거창해서 생산관리와 공정관리지, 아침에 출근하면 현장의 운전 일지로부터 원료 사용량, 제품 생산량, 출하량 등을 계산해서 재고를 계산해서 보고한 다음, 현장에서 에너지 효율을 측정하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사실 시멘트 공장에서는 열(에너지) 효율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전체 제조원가의 70퍼센트 이상이 에너지 비용이거든요.

하루 종일 높이가 50미터가 넘는 열교환기 타워를 오르내리면서 풍량, 온도, 압력을 측정해서 에너지 효율을 일일이 수작업으로(당시에는 PC가 없었음) 계산해서 정리하면 하루 일과가 끝났습니다.

직책이 올라가면 무얼 하냐고요?

밑에서 한 작업을 확인하고 도장 찍고, 결재 올리는 것이 거의 하루 일과의 전부였습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거의 이런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 정년까지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직원들이 그런 일들을 하고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일들은 거의 온라인 측정과 컴퓨터 기능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써서 별도로 보고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울 본사에서도 컴퓨터 모니터만 보면 공장 현황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요.

옛날에 제가 했던 그런 하드한 일들을 지금은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업 분야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가로 제조 시설을 이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미래의 엔지니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있습니까?

아직도 현장에서 측정하고 수작업으로 계산하는 옛날 작업 방식에 맞는 하드한 엔지니어를 아직도 배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엔지니어 인력은 이 뉴스레터의 제목에 나와 있듯이 소프트한 기술(소프트 스킬)을 가진 인력입니다.

하드 스킬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기술, 예를 들어 계산, 프로그래밍, 기획 등이라면, 소프트 스킬은 둘 이상이 모여서 일을 하는 기술,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등을 말합니다.

하드 스킬은 컴퓨터나 로봇이 대신할 수 있지만, 소프트 스킬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들도 소프트 스킬을 갖춘 인재를 뽑기 위해 온 힘을 다 하고 있습니다.

요즘 공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공학인증 제도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서 소프트한 엔지니어를 배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좋은 취지의 공학 인증 제도가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정착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간절한 바램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