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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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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비길 1구간

2018. 10. 15.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성남의 누비길 1구간은 복정역에서 남한산성 남문까지입니다.

총 길이 7,5킬로미터로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누비길은 영장산과 남한산성 등산로를 포함하는 좋은 길이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문제는 복정역에서 등산로 입구를 찾아가기 힘들고, 영장산 등산로에서는 자칫 길을 잘못 들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습니다.

성남시에서 좀 더 안내판을 초보자 입장에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웰다잉
인간의 삶에서 오복(五福)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복은 중국 춘추시대에 쓰인 『서경』에 처음 언급된 이후 수많은 문헌과 담론에서 인용되고 있다.
 

죽음은 가장 확실한 미래임에도
이에 대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
한국인 90% 집에서 운명 원하나
90% 이상이 병원서 맞는 게 현실

최근 하늘나라 가신 90대 어머니
10년 전부터 대비해 평안한 임종
올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연명치료 거부로 존엄사 가능해져

오복의 첫째는 수(壽)이다. 이것은 오래 살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둘째는 부(富)인데, 부유하고 풍족하게 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나타낸다. 셋째는 강녕(康寧)으로서,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나타낸다. 넷째 유호덕(攸好德)은 이웃이나 다른 사람을 돕고 베풀어서 덕을 쌓는 삶을 말한다. 다섯째 고종명(考終命)은 죽음을 편안하고 깨끗이 하자는 소망을 나타낸다.
 
2000년 이상이 흘렀지만, 오늘날 보아도 유효한 이상적 삶의 모습이다. 둘째 부(富)와 관련, 지금도 부유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노력하고 부자를 부러워한다. 오히려 지나쳐서 ‘금전 만능주의’를 우려할 정도다. 넷째 ‘유호덕’은 현대 사회에서는 네트워크로 해석된다. 사람들을 돕고 좋은 신뢰를 쌓아야 네트워크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촘촘하게 얽혀서 일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더 중시하게 됐다. 심지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를 ‘초연결’ 사회라고 특징짓기도 한다.
 
오복 중 경시되는 ‘고종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오복 중 첫째와 셋째, 다섯째 염원들은 다르게 표현돼 있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세 가지를 요약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고 깨끗하게 죽고 싶다’는 희망이다. 현대적인 말로 표현하면 ‘건강 장수 웰다잉(Well-dying)’이다.
 
인간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뇌 구조를 보면 뇌 중심부에 변연계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은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일을 관장한다. 예를 들어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감정과 행위를 관장한다. 사람이 화를 내든 지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을 가는 행동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의 발현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본능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요즘 TV를 켜면 건강 관련 프로그램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가 지금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연구한다. 인체의 작동 원리를 깨우치고 병원균을 연구해 새 치료법과 신약을 개발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인간 수명은 괄목할 정도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지난 50년 사이 3년에 거의 1년씩 증가할 정도로 늘어나 지금은 82세가 됐다. 최근에는 유전병과 노화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 내 정상적인 것으로 갈아 끼우는 기술로까지 발전했다. 머지않아 노화 유전자를 조절해 노화를 지연시키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오복 중 소홀하게 대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고종명’이다. 이것은 편안하고 깨끗하게 죽고자 하는 여망이다. 최근 웰다잉이라 하여 새롭게 조명하려는 노력이 있긴 하지만 다른 복에 비해 기울이는 노력이 미미한 것 같다.
 
원치 않는 방식으로 죽음 맞는 한국인
 
영국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연구소(EIU)가 2015년 80개국을 대상으로 ‘죽음의 질 지수’(Quality of Death Index)를 조사했다. 영국이 1위, 대만 6위, 일본 14위, 한국은 18위로 나왔다. 한국에서는 90% 이상이 병원에서 팔에 링거를 꽂고 산소마스크를 쓴 채 싸늘한 침대 위에서 죽고 있다. 반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고령자의 90% 이상은 연명치료 없이 집안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기를 희망한다.
 
왜 대부분의 사람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할까? 필자는 준비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평소 준비하지 않으면 허둥지둥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리 차근차근 준비하면 당황하지 않고 준비한 방향으로 매끄럽게 진행해 나갈 수 있다.
 
죽음은 가장 확실한 우리의 미래다. 죽음에 대한 대화를 기피하는 이유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전쟁은 무섭다. 그렇다고 전쟁에 대한 대화를 기피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속수무책이 된다. 두려운 것일수록 더욱 준비해야 한다.
 
인간의 죽음이란 생명 활동이 정지돼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는 생물학적 종말을 말한다. 죽음은 한번 가면 되돌아오지 못하는 상태로 간다. 미지의 세상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 인간이 죽음을 경험하고 되돌아와 그 세상을 설명해 줄 수 있거나, 각자 체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다면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죽음이란 경험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음에 대해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바로 미래학적 접근이다. 우리가 미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발생 가능한 미래들을 예측해 보고, 그 미래들이 현실로 닥쳐왔을 때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미래를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죽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게 가장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죽음이다.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원하는 죽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존엄하게 죽는 연명의료 거부
 
호주 최고령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이 지난 5월 104세로 스위스 바젤에서 안락사했다. 그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마지막 악장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일은 선진국에서도 이례적이다. 그는 죽음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너무 오래 산 것이 후회되고, 앞으로의 삶이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 안락사를 택한다고 말했다. 안락사가 허용되는 나라를 찾아 호주에서 스위스까지 날아가 죽음을 맞았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은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성에 대한 훼손이라 말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고통 없이 죽는다는 것이야말로 인간 존엄성을 높이는 일이라 말할 것이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는 현재 스위스·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콜롬비아·캐나다 등이다. 미국은 주별로 허용하는 곳이 있다. 안락사란 자의적 적극적 죽음을 말한다. 자신의 의사에 따라 독극물을 주입함으로써 고통 없이 품위 있게 죽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연명의료를 하지 않고 자연사를 하는 존엄사와는 구별된다.
 
한국에서는 지난 2월부터 존엄사를 가능하게 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한번 링거를 꽂든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면 제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비참한 식물인간 상태로 몇 달 또는 몇 년을 지내다 죽어야 했다. 이제 연명의료를 거부하려면 사전에 본인이 의향서를 병원에 등록하든지, 가족 2인 이상의 진술 또는 의사 2인의 진단 등을 제출하면 된다.
 
연명의료 중단은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뜻하므로 안락사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법 시행 4개월 만에 접수된 연명의료중단이행서가 7800건을 넘었다고 한다. 이 법이 그동안 고통에 시달리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기다리던 법이었는지 알려주는 통계다.
 
연명의료 중단 택한 어머니
 
필자는 10년 전 80대 초반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TV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누워있는 환자의 모습이 나왔다. “어머니, 저렇게 마스크 쓰고, 주사기 꽂고 죽으면 힘들 것 같아요.” “그러게 말이다.” “저렇게 돌아가시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지요?.” “그렇고말고….”
 
어려운 말을 TV의 도움으로 꺼냈다. 다행히 어머니는 덤덤하게 동의하셨다. 이를 연명치료거부의향서라는 서류로 작성해 본인과 자식들이 서명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기 훨씬 전이다.
 
올해 초부터 어머니 건강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기력이 없고 식사량이 줄었다. 자식들이 모여 전에 작성한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리고 장례에 대해 논의했다. 전통과 관례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그동안 부조금으로 뿌린 돈이 얼만데…” 말이 나왔지만, 어머니를 아는 사람에게만 연락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사회생활을 하지 않으셔서 친척 외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친척 중 직접 알지 않는 사람에게는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7월이 돼 어머니 상태가 나빠졌다. 병원에 입원했다. 식사를 못 하니 병원에서는 링거를 꽂고 영양 공급을 하려 했다. 10년 전에 써 놓은 연명의료거부의향서를 보여줬다. 담당 의사는 알겠다고 했다. 인위적 처치를 하지 않게 됐다. 입원한 지 20일 만에 숨을 거두셨다. 당신이 평소 소망하던 것처럼 잠을 자다가 가셨다. 그래서 정확한 사망 시간도 모른다.
 
장례식은 준비해둔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 가족들은 약속한 대로 행동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알고 따르던 친척 몇 사람만 조문객으로 초대됐다. 가족끼리 지키는 빈소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가끔 웃음소리도 나왔다. 가족들은 ‘호상’이라 자평했다. 매우 불효다운 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92세의 수를 누리고 당신이 소망하던 방식으로 떠난 분께 축하하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고종명’ 복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니다.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리 준비하면 원하는 죽음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절감했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

[출처: 중앙일보 2018년 10월 1일] [이광형의 퍼스펙티브] 미리 준비해야 존엄한 죽음 맞을 수 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올가을에도 산과 들은 알록달록 물들 터이다. 지난여름이 유난히 모질었으므로, 이번 가을엔 조금 왁자하게 단풍을 즐겨도 좋을 듯싶다. 어디가 좋을까. 내로라하는 여행작가 3명에게 ‘내 생애 최고의 단풍 명소’를 물었다. 여행작가들이 꼽은 3곳 모두 사계절 아름다운 명승이지만, 가을이 가장 황홀하다는 건 가본 사람은 다 안다. 

여행작가 3명의 가을 선택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2㎞ 남짓한 평평한 길이어서 걷기에 부담이 없다. 이왕이면 무르익은 가을, 해 질 녘 나무줄기 사이로 길게 햇볕이 들어올 때 걷기를 권한다. 붉은 터널을 이룬 나무를 감상하고, 융단처럼 고운 낙엽을 지르밟으면 깊은 평온이 다가온다. [사진 장태동]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2㎞ 남짓한 평평한 길이어서 걷기에 부담이 없다. 이왕이면 무르익은 가을, 해 질 녘 나무줄기 사이로 길게 햇볕이 들어올 때 걷기를 권한다. 붉은 터널을 이룬 나무를 감상하고, 융단처럼 고운 낙엽을 지르밟으면 깊은 평온이 다가온다. [사진 장태동]

 
 그림자도 쉬었다 가는 곳 
 오래전 늦가을에 들렀던 전남 담양에서 가을의 평온과 아름다운 쇠락을 봤다. 늦은 오후 햇볕 비껴든 메타세쿼이아길이 아름다웠다. 줄지어 선 거목 사이로 깊숙하게 든 볕에 길도, 메타세쿼이아 잎도, 사람도 물들었다. 
 2㎞ 남짓한 메타세쿼이아길 끝에 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있었다. 청춘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도 그 길에서는 평온하게 들렸다. 멀리서 나란히 걸어오는 남녀는 간혹 서로 얼굴을 바라봤지만,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깊은 대화를 나누기라도 하는지 남녀는 천천히 걸었다. 나무 밑동을 감싼 푸른 풀이 반짝였다. 
햇볕 비낀 메타세쿼이아길. 나무 밑동 초록색 풀이 싱그럽게 반짝인다. [사진 장태동]

햇볕 비낀 메타세쿼이아길. 나무 밑동 초록색 풀이 싱그럽게 반짝인다. [사진 장태동]

 담양 남쪽에는 조선시대
정자와 자연이 어우러진 원림(園林)이 많다. 먼저 식영정(息影亭). 석천 임억령(1496~1568)의 사위인 김성원이 장인을 위해 지은 정자다. 석천은 주옥같은 시편 ‘식영정 20영’을 남겼는데 김성원·고경명·정철 등 제자들이 운을 빌려 다른 시를 짓기도 했다. 이들을 ‘식영정 사선(四仙)’이라 불렀단다. 식영정 뒤에는 정철(1536~93)의 성산별곡 시비도 있다. 사실 이런 이야기보다 ‘그림자가 쉬는 곳’이라는 뜻의 식영정 이름 자체가 마음에 와 닿는다. 
 낮은 언덕에 있는 식영정으로 오르기 전, 떨어져 쌓인 단풍잎을 밟으며 경내를 거닐었다. 물기 마르지 않은 단풍잎을 주렁주렁 매단 나무도 간혹 보였다. 낙엽이 그 잎의 그림자 같았다. 
늦가을, 전남 담양 소쇄원에서 만난 풍경. 소쇄원 마당 계곡에 떨어진 단풍잎이 촉촉하게 젖어 더 짙은 색을 띠고 있다. [사진 장태동]

늦가을, 전남 담양 소쇄원에서 만난 풍경. 소쇄원 마당 계곡에 떨어진 단풍잎이 촉촉하게 젖어 더 짙은 색을 띠고 있다. [사진 장태동]

 소쇄(瀟灑),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조선 문인 양산보(1503~57)는 스승이 정치 싸움에서 밀려나 죽은 뒤 모든 걸 버리고 담양으로 내려와 계곡에 집 한 채 짓고 살았다. 그 집이 소쇄원이고, 양산보의 호가 소쇄옹이다. 소쇄원의 건물 이름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다. 비 갠 하늘의 달이란 뜻의 제월당(霽月堂), 비 그치고 해가 뜨며 부는 바람이란 뜻의 광풍각(光風閣). 
 대나무로 만든 물길도 근사하다. 떨어진 단풍잎은, 흐르는 물은 흐르게 하고 넘치는 물은 계곡으로 떨어지게 둔다. 단풍잎 지는 소쇄원은 쇠락이 아름답다는 걸 알려줬다. 대숲에서 바람소리가 났다. “소쇄, 소쇄.”
여행정보
 어른 입장료 메타세쿼이아길 2000원, 소쇄원 2000원. 메타세쿼이아길이 있는 담양읍에서는 국수 거리에 가봐야 한다. 예부터 시장 구석에서 멸치국수를 말았다. 대통밥과 떡갈비도 빼놓을 수 없다. 죽림원을 추천한다. 음식 맛도 좋지만, 식당 너른 마당에 맹종죽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장태동 여행작가 jjcokr89@naver.com
 
 보리밥집에 내려앉은 가을 
 가을에 전남 순천 송광사를 가본 적 있으신지. 재작년인가. 담양 금성산성에서 늦게 내려오는 바람에 버스가 끊겼다. 정류장에 서 있던 한 사내와 길동무가 되어 캄캄한 밤길을 걸었다. 그는 “송광사에 가보라”는 말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에 송광사를 찾은 건 이런 까닭이다. 나중에야 알았다. 봄에는 선암사가 좋고, 가을에는 송광사가 눈부시다는 걸. 그해 가을 송광사 여행은 법정스님(1932~2010)이 잠든 불일암의 고요, 굴목이재 보리밥집에서 만난 인연이 어우러져 더욱 소중하게 기억된다. 
송광사에서 만난 스님과 보살이 합장을 나누는 모습. [사진 진우석]

송광사에서 만난 스님과 보살이 합장을 나누는 모습. [사진 진우석]

 송광사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나오는 암자가 탑전(오도암)이다. 여기서 편백 숲으로 이어진 길이 ‘무소유의 길’이다. 낙엽 수북한 오솔길이 한동안 이어지다 불쑥 대숲이 나타난다. 잠시 컴컴한 대나무 터널을 지나면, 환한 빛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불일암 경내로 들어선다. 법정스님은 1975년부터 이곳에 머물며 낮에는 채소밭 일구고, 밤이면 글을 썼다. 잘생긴 후박나무 아래에 스님이 잠들어 있다. 
보조국사 지눌의 부도인 감로탑은 송광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에 자리잡았다. [사진 진우석]

보조국사 지눌의 부도인 감로탑은 송광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에 자리잡았다. [사진 진우석]

 불일암을 나와 산비탈을 타고 돌면 감로암을 지난 뒤 송광사 경내로 들어선다. 송광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보조국사 지눌의 부도인 감로탑이다. 관음전 뒤편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나온다. 감로탑 앞은 송광사 최고의 전망대다. 빽빽하게 들어찬 전각이 가을 산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송광사를 둘러봤으면 굴목이재로 향하자. 단풍 곱게 물든 옛길이 매혹적이다. 굴목이재를 넘으면 허름한 보리밥집이 보인다. 식당 앞을 서성거리는 중년의 영국인 사내와 늦은 점심을 함께했다. 막걸리를 따라주니 그가 웃는다. 미소가 낯익다. 어쩌면 우리는 전생에 선암사와 송광사에서 중노릇을 했을지 모른다. 굴목이재에서 만나 선암사가 좋다, 송광사가 좋다 티격태격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작별을 고한다. 그의 출발점이 나의 종착점이고, 나의 출발점이 그의 종착점이다. 선암사에 도착하자 어둑어둑 땅거미가 번진다. 버스정류장 가는 길, 문득 나에게 송광사로 가라 했던 사람이 떠오른다. 그는 누구였을까.
전남 순천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천년불심길’을 걷는다면, 굴목이재에서는 보리밥집을 들러야 한다. [사진 진우석]

전남 순천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천년불심길’을 걷는다면, 굴목이재에서는 보리밥집을 들러야 한다. [사진 진우석]


진우석]

먼 길을 걷다가 쓱쓱 비벼 먹는 보리밥은 최고의 별미다. [사진 진우석]

먼 길을 걷다가 쓱쓱 비벼 먹는 보리밥은 최고의 별미다. [사진 진우석]


여행정보
 탑전·감로암·불일암·광원암을 한 바퀴 도는 ‘송광사 암자 산책 코스’는 약 1시간 걸린다.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천년불심길’은 6.5㎞, 약 3시간 걸린다. 어른 입장료 송광사 3000원, 선암사 2000원. 굴목이재 아랫보리밥집, 선암사 인근 진일기사식당을 추천한다.  
 진우석 여행작가 mtswamp@naver.com  
 
 단풍 깔린 구도자의 길 
 하늘은 높고 바람은 부드러운 가을이다. 북쪽 산꼭대기부터 내려오는 단풍 소식에 마음이 들뜬다. 좋은 사람들과 가을 한복판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런데 어디로 갈까? 본격적인 등산은 부담스럽고, 적당히 걸으면서 단풍 구경을 할 만한 곳이 없을까? 이럴 때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곳이 강원도 평창의 오대천 계곡이다.  
오대산 선재길은 잔잔한 오대천 계곡과 나란히 이어진다. 붉은 단풍 아래 사람들도 울긋불긋 물들었다. [사진 김영록]

오대산 선재길은 잔잔한 오대천 계곡과 나란히 이어진다. 붉은 단풍 아래 사람들도 울긋불긋 물들었다. [사진 김영록]

 오대산(1563m) 자락 이름 없는 작은 샘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물맛이 빼어났고, 다른 물과 섞이지 않아 맑은 빛깔을 간직한 채 수만 년을 흘러내렸다. 사람들은 이 물에 우통수(于筒水)라는 이름을 붙였고, 오랫동안 한강의 발원지로 여겼다. 
 산 깊고 물길 그윽한 우통수 계곡에는 절집도 둘이나 들어앉았다. 부처의 가피(加被)를 구하는 중생은 물길을 따라 부처님 앞에 엎드렸고 조카(단종)를 사지로 내몰고 왕위에 오른 세조(1417~68)도 부처의 자비를 바라며 물길을 거슬러 올랐다. 이 길이 월정사 전나무 숲부터 상원사까지 11.1㎞ 이어지는 ‘오대산 선재길’이다. 천천히 걸으면 편도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푹신한 흙 밟는 조붓한 오솔길이고, 물길 넘나들며 부드럽게 이어지는 계곡길이다.  
월정사 일주문을 지나면 펼쳐지는 전나무숲길. [사진 김영록]

월정사 일주문을 지나면 펼쳐지는 전나무숲길. [사진 김영록]

 선재길 걷기는 반드시 월정사 일주문부터라야 한다. 그래야 한국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전나무 숲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워낙 그림 같은 숲길이어서 드라마 ‘도깨비’  영화 ‘산책’ 등 많은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선재길은 오대산 계곡을 따라 흐르는 우통수 물길 오대천과 동행한다. 물길을 따라가는 길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철 다른 얼굴로 길손을 맞는다. 이른 봄 길가의 작은 들꽃, 여름의 짙은 녹음, 차분하고 곱게 익어가는 가을 단풍, 그리고 겨울날의 하얀 눈꽃까지. 언제라도 나그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 단풍숲길. [사진 김영록]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 단풍숲길. [사진 김영록]

 그중 우리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계절은 누가 뭐래도 가을이다. 돌돌 거리며 흐르는 물에 주홍빛 단풍이 살포시 내리고, 길섶에 수줍게 핀 구절초가 반겨준다. 가족이나 연인, 혹은 어떤 길동무라도 함께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눠보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눠보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대산 선재길의 종착지인 상원사. 조선 세조가 보았다는 문수보살의 화신 문수동자를 봉안하고 있는 사찰이다. [사진 김영록]

오대산 선재길의 종착지인 상원사. 조선 세조가 보았다는 문수보살의 화신 문수동자를 봉안하고 있는 사찰이다. [사진 김영록]

여행정보
 오대산 선재길은 상원사까지 갔다가 월정사로 걸어 내려와도 좋고, 버스를 타도 좋다. 상원사에서 진부역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 8번 다닌다. 월정사는 입장료(어른 3000원)와 주차료(2000~4000원)를 따로 내야 한다. 절 어귀에 산채 정식을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맛은 어금지금하다.
 김영록 여행작가 ma-210@hanmail.net

[출처: 중앙일보 2018년 10월 13일] 담양원림 송광사 선재길…이 가을 최고의 단풍놀이

제가 출간한 책 소개

2018. 10. 11. 21:36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504 )

 

제가 출간한 책 소개

 

지난 몇 번의 뉴스레터에서 책을 읽고 책을 쓰자는 얘기를 하다 보니 그 동안 제가 쓴 책들에 대해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6월에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를 첫 책을 출간한 후 11년 동안 19권의 책을 출간했네요.

조만간 <인공지능 시대 공존 패러다임 AI x I(에이아이 엑스 아이)>가 출간되면 총 20권이 됩니다.

 

매년 거의 2권의 책을 썼는데, 이젠 속도를 좀 늦춰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 동안 하고 싶은 얘기를 책으로 다 풀어냈는데, 이제부터는 양보다는 질로 책을 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그 동안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일방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세상이 듣고 싶은 얘기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

 

<제가 출간한 책 리스트>

 

1.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한 지방대생 성공 전략(비피기술거래, 20184)

2. 그린 비즈니스-전기차와 2차 전지(비피기술거래, 20172)

3. 기후 변화와 녹색성장(비피기술거래, 20171)

4. 그린 비즈니스-스마트 그리드, 그린 빌딩, LED조명(비피기술거래, 201612)

5.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물병자리, 201611)

6.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비피기술거래, 201610)

7. 부의 진화론(태웅출판사, 20143)

8. 사오정 넘고 오륙도 돌아 행복공동체로(필맥, 20134)

9. 퇴직은 행복의 시작이다(필맥, 20114)

10. 녹색성장의 길 1, 2(한국표준협회, 20112)

11. CEO 공학의 숲에서 경영을 논하다(페이퍼로드, 20103)

12.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필맥, 20099)

13. 부동산 신 투자전략(지상사, 20093)

14. 행복하게 나이 들기(휴먼앤북스, 20085)

15.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청림출판, 20076)

16. 소심남녀의 재테크 도전기(지식노마드, 200912)

17. 사람 예찬(세종미디어, 20113)

18. 감정조절설명서(지상사, 20128)

19. 어니스트 시그널(비즈니스맵, 20092)

 

제가 책을 이렇게 많이 출간했다고 하면 흔하게 듣는 질문들 중에서 다음 두 가지에 대해 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째는 어떻게 하면 책을 낼 수 있느냐는 질문인데, 저의 경우에는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일반적으로 같은 주제에 대한 책을 200~400권 읽으면 책을 한 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책을 많이 냈으니까 인세가 많겠다고 부러워하면서 인세로 얼마나 버느냐는 질문입니다.

책을 출간할 경우 일반적인 경우에 인세는 책 판매가의 7퍼센트 정도입니다.

요즘 책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면 책 한 권 판매될 때 1,000원 정도의 인세를 받게 되는 셈입니다.

 

결국 1,000권이 판매되면 100만 원, 2,000권이 판매되면 200만 원 정도의 인세를 받게 됩니다.

물론 100,000권이 판매되면 1억 원 정도의 인세를 받게 되니까 인세가 적다고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출간된 책의 90퍼센트 정도가 초판인 1,000~2,000권도 판매가 되지 않으니까 결국 대부분은 100~200만 원 정도의 인세를 받는 셈입니다.

 

제 경우에는 책을 쓰기 위해 읽는 책만도 100권이 넘으니까, 인세로는 책을 사서 보는 비용 정도를 보전하는 셈입니다.

그러면 왜 힘들게 책을 쓰고, 출간을 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제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세상에 알리는 의미가 가장 큽니다.

 

 

행복한 미래를 여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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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꽃밭

2018. 10. 8.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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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들의 블루오션 ‘제4섹터’ 
논설위원이 간다 | 김동호의 네오 사피엔스 
 올해 창업 3년차를 맞이한 ‘브라보노’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국내외 금융회사ㆍIT기업 등을 퇴직한뒤 협동조합을 설립해 청년들이 세운 사회적 기업을 멘토링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올해 창업 3년차를 맞이한 ‘브라보노’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국내외 금융회사ㆍIT기업 등을 퇴직한뒤 협동조합을 설립해 청년들이 세운 사회적 기업을 멘토링하고 있다. 김동호 기자

인생 이모작은 어렵다. 현업에서 하루를 버티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인생 후반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시키랴 내집 마련하랴, 세월을 보내다 보면 정작 노후 준비는 뒷전이다. 그러다 막상 퇴직하면 냉혹한 현실에 직면한다.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고, 창업을 하려니 실패 확률 높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 인생 이모작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른바 제4섹터에서 소일거리를 찾았다. 1섹터가 정부, 2섹터가 민간, 3섹터가 시민단체라면 4섹터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 전반전을 끝낸 중장년 시니어들이 현업에서 익힌 지식과 경험을 주로 청년들에게 전수하는 마당이 되고 있다. 퇴직해도 약간의 생활비라도 벌고 사회활동을 위해 일해야 하는 ‘네오 사피엔스’에겐 인생이모작의 터전이다. 제4섹터에서 인생 후반전의 길을 찾은 퇴직자 10명을 만나봤다.

사회적 기업 활동하는 ‘제4섹터’
퇴직자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젊은층에게 지식ㆍ경험 전수 가능
컨설팅 해주되 멘토링에 무게 둬

퇴직자들 모여 3년 된 ‘브라보노’
‘경단녀’까지 참여해 일거리 늘어

 
이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서울 은평구 통일로에 자리잡은 서울혁신파크 회의실. 서울시가 중장년의 인생 이모작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회의실로 들어서자 이들은 워크숍을 하고 있었다. 내용은 사회적 기업이 공공기관에서 창업 자금을 받을 때 비즈니스 모델을 설득력 있게 프리젠테이션 하는 기법이었다. 이들은 이미 청년과 퇴직자를 대상으로 취업ㆍ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지만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가를 불러 워크숍을 연 것이다.
 
이들의 사업 기반은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2015년 9월 인생 이모작을 위해 참여한 퇴직자 재교육기관에서 처음 만났다. 조합원 1인당 출자금 500만원씩 내고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이름은 ‘브라보노’라고 지었다. 그로부터 3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국내 자영업의 3년 생존률이 39%에 그친다는 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오히려 창업 초기보다 구성원이 늘어 10명이 됐고 사업도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보노 구성원들이 워크숍을 열고 있다. 김동호 기자

브라보노 구성원들이 워크숍을 열고 있다. 김동호 기자

그동안 무엇을 해왔길래 살아남았는지 궁금했다. 노정구 이사장(66)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대뜸 “초창기 창업기를 벗어나 이제는 도약기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중장년 이모작의 세계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이들은 그동안 서울시, 사회연대은행, 동부여성발전센터,서울시50 재단 중부ㆍ남부캠퍼스, 광주광역시, 울산시 동구청, 신나는 조합 등의 의뢰를 받아 중장년과 청년들에게 취업ㆍ창업 교육을 해왔다.
 
중장년 이모작에서 중요한 것은 젊은층과 안 부딛치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브라보노는 퇴직자중장년의 활동 무대인 제4섹터의 선구적 모델이다. 인생 이모작은 크게 생계형ㆍ공헌형ㆍ여가형 등 세 부류로 나눠진다. 가장 많은 것은 생계형으로 대다수 퇴직자는 여기에 해당된다. 경제적 준비가 안 됐으니 재취업이나 취업ㆍ창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공헌형은 경제적으로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전형적이다. 여가형은 위험한 일 벌이지 말고 편하게 즐기자는 사람들이다.
 
실제로는 혼합형이 많다. 브라보노는 생계형ㆍ공헌형의 혼합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역 시절의 경험과 지식을 재활용해 청년과 중장년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 사회적 기업의 확산의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역량이 있는지는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동안 취득한 각종 인증서. 김동호 기자

그동안 취득한 각종 인증서. 김동호 기자

 
업무를 총괄하는 노정구 이사장은 신용보증기금 본부장을 지냈다. 현역 시절 수만 개 기업의 창업을 지켜봤기 때문에 망하는 기업과 될 기업을 보는 눈을 갖고 있다. ‘경단녀’ 였던 박경임(57) 전무이사는 상당한 기간 전업주부로 지냈지만 미국ㆍ유럽을 내 집처럼 드나들던 외국계기업의 정보기술(IT) 제품 구매 전문가다. 박 전무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 때 명예퇴직을 했는데 인생이 너무 길다는 생각에 다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보노에는 여성 구성원이 박 전무 외에도 둘 더 있다. 그 중 외국계은행 지점장 출신인 백지원(51) 이사 역시 경단녀였다. 현역 시절 전문성을 활용해 지금은 재무회계와 전직지원 강연을 담당한다. 다른 구성원들도 그렇지만 얼굴만 보면 제 나이를
알아보기 어려울만큼 젊어 보인다. 네오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징이 넘치는 젊음이란 얘기다. 정운관(62)이사는 중견기업의 체코법인장을 지내 해외 사정에 밝다. 오재구(55) 이사는 외국계은행 전산팀 출신이다. 역시 외국계은행에서 지점장을 한 유범석(56)이사는 “재취업은 2~3년이면 다시 퇴사하게 되니 나의 일을 갖기 위해 이 모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퇴직자들이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는 서울혁신파크. 임대료가 낮아 창업 부담을 덜어준다. 김동호 기자

퇴직자들이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는 서울혁신파크. 임대료가 낮아 창업 부담을 덜어준다. 김동호 기자

 
가장 나이가 어린 최정환(43) 이사는 1975년 태어난 2차 베이부머(68~75년 출생자 604만 명)다. 아직 현업에 있을 나이지만 자신만의 일을 하기 위해 이 모임에 합류했다. 4섹터의 특성은 중장년이 청년과 부닥치는 게 아니라 협업이 가능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전문성을 확보한 이들은 요즘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분야는 사회적 기업 컨설팅이다. 마침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성장’이 요구되면서 국내에서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SK그룹을 비롯해 대기업들이 속속 사회적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사회적 기업이 늘고 있지만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라보노의 사업 기회는 여기서 나오고 있다. 중장년이나 청년이 사회적 기업을 세우면 브라보노가 재무 컨설팅과 마케팅 교육을 한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인재활동가이드’를 비롯해 그동안 출판한 책도 세 권이나 된다. 그만큼 전문성이 쌓였다는 얘기다.
 시니어들이 새롭게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컨설팅과 함께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브라보노 제공

시니어들이 새롭게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컨설팅과 함께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브라보노 제공

 
주로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의뢰를 받아 수행하므로 용역 대가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수입이 많은 것은 아니다. 일의 성격상 최소한의 활동비 수준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잠재적인 고객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 사회적 기업은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우후죽순처럼 문을 열고 있다.

노 이사장은 “기존에는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ㆍ케어서비스가 많았는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지식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사회적 기업은 주로 대기업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틈새시장을 파고 든다. 폐휴대폰을 수거해 리폼한 뒤 수출하거나 취약계층에 나눠주는 사회적 기업이 좋은 사례다. 커피 찌꺼기를 리사이클링하거나 IT교육 교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도 브라보노의 컨설팅 대상이다. 브라보노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 마인드과 조직 경험을 얘기해주고 금융과 마케팅을 도와주고 있다.
 
4섹터가 사회적 기업인 만큼 영리를 우선하는 컨설팅보다는 멘토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브라노보의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비결이다. 노 이사장은 “굳이 큰 돈을 벌지 않더라도 사회적 파급효과를 키워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니어들이 퇴직하고 나서 집에서 놀거나 산에 다니기 보다는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롤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2018년 9월 27일] [김동호 논설위원이 간다] 청년 일자리 안뺏고 이모작 성공한 퇴직자들의 비결

관광공사, 단풍이 물든 10월 걷기여행길 추천아산 은행나무 문화예술거리. 이하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국화꽃 향기가 물씬 묻어나고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는 10월은 가을의 정점이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걷기여행길로 알록달록 익어가는 단풍과 샛노란 은행잎 사이를 걷을 수 있는 총 7곳을 추천해 28일 발표했다.

이달의 추천길로 선정된 길은 '두루누비'(durunubi.kr)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영장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1.경기 성남누비길

성남시 누비길은 시 경계를 이어 만든 길이다. 함께 더불어 누빌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란 의미를 담아 전체 62.1km 거리로 만들었다.

문화유산과 명산을 기준으로 남한산성길, 검단산길, 영장산길, 불곡산길, 태봉산길, 청계산길, 인능산길 등 일곱 개 구간으로 다시 나누었다.

1구간인 남한산성길은 성남시 복정동 기와말 비석에서 출발해 남한산성 지화문(남문)에서 마치는 코스다. 영장산과 불망비, 남한산성 지화문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영장산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 초소에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챙기는 일도 가능하다.

Δ코스경로-복정동완충녹지~영장산∼산성역∼불망비~남한산성남문 Δ거리-7.5km Δ소요시간-4시간 Δ난이도-쉬움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은 양평 물소리길
2.경기 양평 물소리길

양평 물소리길은 남한강과 북한강의 맑은 물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아우른 길이다. 총 여섯 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코스의 출발점이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기차역(양수역~신원역~아신역~양평역~원덕역~용문역)이기 때문에 그 어떤 걷기길보다 접근성이 훌륭하다.

그중 용문역에서 시작되는 6코스 은행나무길은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흑천 부근에서 용문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길이라 물소리와 더불어 산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도착지점 너머엔 높이 42m 규모의 아시아 최대규모의 은행나무인 용문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30호)가 우뚝 서있다.

Δ코스경로-용문역 3번출구~용문양묘사업소~용문농협벼건조저장시설~용문생활체육공원~마룡2리마을회관~용문단위농협창고~풀향기펜션~애화몽펜션~천주교용문수련장~버드힐펜션~오촌리마을회관~구름산책펜션~현미네민박~용문산주차장~용문산관광안내소 Δ거리-10.3km Δ소요시간-2시간 50분 Δ난이도-보통

해안탐방로로 조성된 화성실크로드
3. 경기 화성실크로드

제부도는 썰물 때면 하루에 두 번 바다가 갈라져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최근 '문화 예술의 섬'으로 거듭난 제부도의 제비꼬리길은 섬의 북서쪽에 놓인 해안탐방로와 탑재산의 숲길을 따라 조성된 2km의 걷기 길이다. 사진 명소로 유명한 빨간 등대 부근에서 시작된 해안탐방로는 바다와 갯벌을 배경으로 신비하게 이어진다. 섬에 관한 여러 가지 주제로 설치된 조형물들 또한 걷는 이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탑제산 전망대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서해와 해안풍경을 감상하고 나면 제비꼬리길은 아늑한 숲과 만발한 들꽃들 사이, 계절의 향취를 가득 담아 원점으로 회귀한다.

Δ코스경로-제부등대~해안산책로~탑재산~제부등대 Δ거리-2km Δ소요시간-1시간 Δ난이도-매우쉬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 이야기가 담긴 문화유산여행길

4. 경남 문화유산여행길

경남 여행길 중 거창 문화유산 여행길에선 백제와 신라 등 삼국시대 이야기부터 조선시대 충신의 흔적까지 다양한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또 용암정과 수승대로 이어지는 보석 같은 길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뽐낸다. 거창이 자랑하는 역사와 자연이 문화유산 길 안에 다 버무려져 있는 셈이다. 살랑살랑 뺨을 스치는 가을바람을 벗 삼아 거창을 즐기는데 이만한 코스가 없다.

Δ코스경로-정온선생종택~모리재~강선대~농산리석조여래입상~용암정~수승대~정온선생종택 Δ거리-12km Δ소요시간-4시간 Δ난이도-보통

주남저수지 둘레길은 평평해 누구나 걷기 좋다
5.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탐방 둘레길

주남저수지 생태 둘레길은 120여 종, 8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는 곳이다. 제방을 따라 만들어진 탐방 둘레길은 평평해 누구나 걷기 좋으며 특히 가을엔 따사로운 볕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 가뿐한 산책길이다.

람사르문화관에서 출발하는 길은 약 7.5㎞에 이르며 2시간 정도의 트레킹 코스다. 물억새와 코스모스가 제방을 따라 이어져 있고, 길 사이엔 새 이야기 안내판과 정자가 있어 쉬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주남저수지를 찾는 다양한 새들을 만날 수 있는 탐조대가 설치돼 있는 우리나라 대표 철새관찰지다. 새벽 물안개부터 저녁노을까지, 사계절 내내 주남저수지의 색다른 풍경은 걸을 때마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Δ코스경로-람사르문화관~주남생태체험관~탐조대~낙조대~용산배수장~주남수문 ~주남돌다리~ 낙조대~람사르문화관 Δ거리-7.5km Δ소요시간-2시간 Δ난이도-매우쉬움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외씨버선길
6. 경북 영양 외씨버선길

경북 영양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특히 일월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자연은 아직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오지의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일월산 자락으로 외씨버선길 07코스가 지나가고 있는데 한적한 숲길과 더불어 근현대사를 함께 느낄 수 있어 정신과 육체의 치유와 더불어 역사 속 아픔까지 치유하여 앞으로 묵묵히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이다.

덧붙여 요란하지 않게 전시해 놓은 시인 조지훈과 오일도의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는 건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라는 느낌이다.

Δ코스경로-일월산 자생화공원~무아교~아름다운 숲길 입구~희망우체통~칡밭목 삼거리~우련전 Δ거리-8.3km Δ소요시간-3시간 30분 Δ난이도-보통

2.1km 거리에 총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로 조성된 아산 은행나무길

7. 충남 아산 은행나무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적이 있는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 길은 아산시 염치읍 송곡리를 시작으로 백암리 현충사 사거리까지 2.1km로 조성돼 있다.

은행나무 수가 총 350여그루에 달하는 곳으로, 1966년 현충사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으며 1973년 10여 년생의 은행나무를 심은 것이 지금의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특히, 가을이면 은행나무가 일제히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Δ코스경로-충무교 입구 송곡사거리~백암배수장 Δ거리-2.1km Δ소요시간-50분 Δ난이도-쉬움

 

뉴스1코리아(news1.kr) 2018년 9월 28일

가을은 독서의 계절?

2018. 10. 4. 16:2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503 )

 

가을은 독서의 계절?

 

몇 십 년만의 무더위라면서 호들갑을 떨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침과 저녁에는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 지나 추운 겨울이 오면 그래도 더운 여름이 더 나았다고 간사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물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과 가을이 좋긴 하지만, 좋은 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인 가을이 오면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추석? 여행? 추수? 풍성한 과일? 그 어떤 것들도 모두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겠지만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풍성함으로 인해 추운 겨울도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여 외면적인 풍성함과 더불어 내면적인 풍성함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면서 마음의 풍성함을 더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야 말로 우리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들 중의 한 가지임에 틀림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안 읽는 측에 속하지만, 가을에는 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가을이면 책을 읽기보다는 여행이라든가 다른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으니까요.

하긴 요즘은 가을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등의 등장으로 책을 더 읽지 않긴 합니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정한 이유도, 가을에 책을 많이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마치 정의 사회 구현이 국시였던 어떤 정권이 가장 정의롭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요.

가을에 독서를 많이 한다면 굳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면서 캠페인을 할 필요가 없겠죠.

 

휴가를 가서도 한국인들은 경치 구경을 하고, 저녁에는 미친 듯이 술을 마시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깁니다.

반면에 선진국 사람들은 휴가지에서 책을 읽고, 가끔 산책이나 해수욕을 하면서 쉬는 것이 휴가라고 생각합니다.

지친 몸을 쉬고, 메말라 버린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휴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때 한국도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 책을 많이 읽는 정도를 넘어 책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우리의 마음이 진정으로 풍성해질 것입니다.

시를 쓰든, 자신의 얘기를 수필 형태로 쓰든, 평생 일했던 경험을 모아 전문서적을 쓰든 형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 좋은 계절인 가을에 관심 분야에 대한 책을 읽고 책을 한 권 내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 더욱 풍성한 가을이 되지 않을까요?

 

 

행복한 미래를 여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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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발송되었던 뉴스레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제 개인 블로그 http://happyengineer.tistory.com/<주간 뉴스레터> 목록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주 여행-군산오름

2018. 10. 3.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제주에 갈 때마다 들르게 되는 군산오름.

군산오름에서는 한라산과 모슬포 앞바다가 환히 보여서 좋습니다.

 

 

제주 여행-메밀밭

2018. 10. 2.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인터넷에서 메밀밭이 가볼만 하다고 하여 가봤는데,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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