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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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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8'에 해당되는 글 1

  1. 2019.02.18 책 소개-신진호 “아재여! 당신의 밥상을 차려라”

신진호 아재여! 당신의 밥상을 차려라,” 영림카디널, 2018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면서 100세 시대에 대비한 인생 후반부의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직장생활에서 분업적인 생활 습관에 익숙했던 남자들의 경우 퇴직 후 일상적인 삶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황혼 이혼 등의 시련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삼식이로 대표되는 남자들의 식생활 습관은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생활 태도 중 하나다. 퇴직 후에도 세 끼 식사를 챙기기 위해 외출했다가도 시간 맞춰 돌아와야 한다면 좋아할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남자들이 퇴직 후 삼식이다 뭐다 하면서 구박을 받는 이유는 바로 분업의 패러다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퇴직하고 나서 집에서 지내는 순간부터는 분업에 의한 그 동안의 역할에서 벗어나 홀로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대부분 그러지 못하는 게 문제다. 아내가 밖에서 활동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남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최소한 자신이 잘 할 줄 아는 음식 메뉴가 몇 가지 있어서 가끔 실력 발휘를 하기도 해야 하지만, 최소한 아내가 미리 준비해둔 저녁을 제가 차려먹는 순발력은 발휘해야 한다. 빨래를 돌려서 넌다든지, 아내가 음식을 장만할 때 옆에서 거들거나 설거지를 하는 정도의 역할 분담은 필요하지 않을까. 아내가 힘들게 김장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TV만 보다가 배가 고프다고 언제 밥 줄 거냐고 투정을 하는 정도라면 구박을 받아 마땅하다.

 

<아재여! 당신의 밥상을 차려라>는 그런 의미에서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할 때도 고독한 삼식이의 인생 반전이라는 부제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속았다는 반전의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삼식이인 적이 없으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각종 요리를 하는 살림꾼이었다. 이 책 내용을 보면 초반부에는 라면 끓기 등 가벼운 얘기가 나오지만, 중간부터는 김치 담그기, 36가지나 되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요즘 신세대 주부들도 따라 하기 힘든 정도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니 요리의 자도 모르는 퇴직한 남자들이 지레 요리를 포기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라면을 끓일 때도 그냥 라면과 스프만 넣고 끓이지 않고 떡, 계란 등 일반적인 재료 외에도 다양한 식재료를 넣고 우아하게 끓여야겠다는 생각만 가져도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명절 때 아내를 비롯한 여자들이 음식 장만을 하는데, 남자들은 앉아서 술만 마신다든가, 해놓은 음식을 가져오라고 타박만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가져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무거운 식재료를 들어준다거나, 전을 부치는 일을 분담하거나, 설거지를 해주는 센스도 발휘하면 이 책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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