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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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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2.25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해진 인생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8 )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해진 인생

 

나이가 들면 수입은 줄어드는데, 몸이 아파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고민거리입니다.

의료비 항목으로는 고혈압, 당뇨 등의 진료비 및 약값, 치아와 무릎 관절, 백내장 등 눈의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이런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 편인데, 요즘 안경 비용이 수월찮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도 근시라서 안경을 벗으면 생활이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고도 근시라 렌즈가 비싸긴 했지만, 안경을 한 번 맞추면 자주 교환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원시가 되었지만, 다초점 렌즈 안경을 맞추면 4~5년간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안경의 교체 시점이 2~3년으로 짧아지고, 다초점 렌즈만으로는 생활이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원시가 되면서 고도 근시가 약화되어 안경 도수도 낮아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날이 갈수록 렌즈 두께가 두꺼워지기만 했었는데, 한 단계 낮은 도수의 안경을 맞춰야 된다고 하니까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문제는 과거에는 다초점 렌즈 안경 하나만으로도 생활에 불편이 없었는데, 이제는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우선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초점 렌즈 안경이 필요하고, 별도로 돋보기안경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돋보기안경도 책을 읽는 용도와 컴퓨터 작업 용도의 안경이 별도로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운전을 할 때 사용할 선글라스 식 안경이 필요하게 되어 모두 네 가지 종류의 안경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네 가지 종류의 안경을 사용해야 하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시로 안경을 바꿔 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컴퓨터를 보다가 책을 읽을 때는 또 다른 돋보기안경으로 바꿔 써야만 하니 처음에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일상용 안경을 쓰다가 컴퓨터 작업이나 책을 읽을 때 안경을 바꿔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책을 읽을 때 또 다른 돋보기안경으로 바꿔 써야 하는 것은 노화에 의한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의 렌즈 작용을 조절하는 근육이 너무 조여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게 근시입니다.

나이가 들어 렌즈 조절 근육의 힘이 약해지니 고도 근시에서 근시로 좀 약해진 것이겠죠.

 

문제는 렌즈 조절 근육이 약해 지다보니, 컴퓨터를 볼 때와 책을 읽을 때 정도의 조절 능력까지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해진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인생에서도 이처럼 네 개의 안경이 필요한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듯이, 마음의 근육도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지니까요.

 

나이가 들어서도 몸과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세상을 나에게 맞추려고 하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세상에 맞춰 내가 네 개의 안경을 쓰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들을 향해 꼰대라떼니 하며 비아냥거리는 것도 우리 나이 든 사람들이 한 개의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니까 생기는 일이 아닐까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나이가 들어서도 안경이 필요 없도록 마음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네 개의 안경을 마련하고 세상에 맞춰서 안경을 바꿔 쓰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마음이라도 가져야 합니다.

저도 제 눈에 맞춘 네 개의 안경뿐만 아니라, 굳어진 마음에 맞는 네 개의 안경도 맞춰서 적절하게 사용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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