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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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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과 나훈아

2021. 3. 4.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9 )

 

남진과 나훈아

 

제 또래, 그러니까 1950년대 생들은 남진과 나훈아라이벌 대결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먼저 남진이 트롯 열풍을 일으키고 정상의 인기를 누리다가 입대를 하자 그 뒤를 이어 나훈아가 등장했었습니다.

남진과 나훈아의 본격적인 대결은 남진이 제대를 하고 복귀를 할 무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진이 제대할 무렵에는 나훈아가 이미 남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시중에서의 관심은 남진이 제대해서 복귀하면 나훈아의 인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남진이 나훈아를 제치고 정상 가수로 다시 등극할 것인가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요란했던 시중의 관심 탓이었는지, 남진이 재등장한 이후에 남진과 나훈아는 둘 다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남진과 나훈아의 대결(?)은 두 라이벌 대결이 선의의 경쟁을 할 경우 오히려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경선에서도 비슷비슷한 후보가 난립하고, 단일화 이슈가 있는 야당이 오히려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비슷한 경우겠죠.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지만, 여당도 야당도 선의의 경쟁을 펼쳐서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한 시장이 선출되었으면 좋겠네요.

 

최근의 트롯 열풍 때문에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 대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진은 트롯 경연에 심사위원으로 많이 등장하여 가요계 선배로서 형님 포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진은 심사평을 하면서도 웃음 띤 얼굴로 칭찬을 하지, 한 번도 잘못을 지적하는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심사평을 하는 목적 자체가 심사 대상인 가수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역할은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넘기고 떨고 있는 후배 가수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던지는 것은 선배 가수로서의 큰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런 격려가 가식이 없는 따스한 형님 미소와 함께 주어질 때 후배 가수들의 마음이 따스해질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 대결 이후에 나훈아는 TV보다는 공연 위주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제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십 수 년 전 나훈아가 스캔들 뉴스에 등장하면서 나훈아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나훈아가 펼친 비대면 TV 공연을 보고 그런 좋지 않은 이미지가 싹 날아가 버렸습니다.

 

남진이 외향적이고 후배 가수들을 잘 챙기는 형님 스타일이라면, 나훈아는 노래 자체에 집중하는 내향적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너 공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그의 노래 사랑의 마음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더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나훈아에게 신비주의자라고 흉을 보지만, 정작 그는 여행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작업을 쉼 없이 한다고 합니다.

 

특히 나훈아의 테스형노래를 들으면서 그의 노래에 대한 태도가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그리스를 여행하다가 소크라테스 유적지를 방문하고, 그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 만든 게 테스형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스형은 단순히 듣기 좋게 만든 노래를 넘어 철학을 담고 있는 노래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가사를 적어놓고 수십 번 따라 부르면서 의미를 음미해 보았습니다.

남진과 나훈아가 비록 흘러간 가수이긴 하지만, 저는 같은 세대로서 아직도 그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데 찬사를 보냅니다.

가요계의 형님 역할을 하고 있는 남진과 내면의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있는 나훈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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