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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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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에 떠오른 생각

2021. 2. 11. 07: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26 )

 

설 명절에 떠오른 생각

 

신축년 새해를 맞이한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새해 인사를 해야 하는 설을 맞이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정부에서 양력을 기준으로 11일을 새해이면서 설 명절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공무원들에게는 양력을 설로 지낼 것을 강권하고, 실제로 공무원들은 음력 기준 설에는 출근하여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력 11일과 음력 11일에 한복을 입고 세배를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복을 입고 설을 쇠는 사람들과 평상복을 입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뒤섞인 묘한 풍경이 펼쳐졌었습니다.

저희 집안도 당시에는 정부 시책에 따라 양력설을 쇠다가 지금은 다시 음력설을 쇠고 있습니다.

 

양력을 설을 쇠라는 정부의 압력이 좀 느슨해지고 나서는 양력 11일은 신정, 음력 11일은 구정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이런 용어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양력 11일은 새해, 음력 11일은 설 명절로 구분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력 11일에는 주로 사회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음력 11일에는 집안 식구들끼리 명절을 보내는 것이 일반화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 새해, 즉 새로운 한 해는 양력 11일에 시작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음력 11일에 시작되는 것일까요?

현재는 양력 11일을 새로운 해의 시작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음력을 주로 쓰던 우리 조상님들은 음력 11일을 새해의 시작이라고 생각했겠죠.

 

고대 로마력에는 현재의 1월이 아니라, 3월인 March가 한 해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그 흔적은 2월이 다른 달과 달리 28일 내지 29일밖에 되지 않는 데서 볼 수 있습니다.

즉 다른 달들을 30일과 31일로 만들고 나서 모자란 날짜를 마지막 달인 2월에 채우다 보니 2월이 28일 내지 29일이 된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주팔자를 볼 때는 양력이나 음력 11일이 아닌 입춘을 새해의 시작이라고 본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사주팔자를 볼 때 입춘 전에 태어난 사람은 그 직전 해의 년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입춘이 되기 전까지는 사주팔자 입장에서는 올해도 아직 신축년이 되었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주팔자를 보는 점집(?)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글자가 붙여져 있는 것도 이런 사실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됩니다.

이제까지 운이 나빴던 사람도 입춘이 지나면 좋은 운이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런 글귀가 쓰여 있는 게 아닐까요?

새해의 시작이 봄이 되는 게 당연한 일이니 로마력이나 사주학에서 3월이나 입춘을 새해의 시작으로 본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 해의 시작이 양력 11, 음력 11, 입춘으로 나뉘다보니 새해 결심을 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양력 11일에 결심했다가 느슨해지면 음력 11일에 다시 결심하고 그도 안 되면 입춘에 다시 결심하면 되니까 더 좋은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세 번 중에 두 번만 잘 결심해도 일을 거의 다 이룬 셈이 되는 게 아닐까요?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고통에 휩싸였었습니다.

하지만 양력 11, 입춘, 음력 11일이 넘었으니 이 고통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우리 모두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활짝 웃는 얼굴로 마스크를 벗고 서로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해 봅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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