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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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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27 호기심이 치매를 예방한다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641 )

 

호기심이 치매를 예방한다

 

요즘 여섯 살 난 손자를 돌보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웃음을 안겨줘 기쁘기도 합니다.

손자를 보면서 가장 힘든 일 중의 한 가지가 손자의 끊임없는 호기심을 채워주는 일입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 손자가 물으면 손자에게 알맞은 용어와 문장을 써서 설명해주는 일이 곤혹스러우면서도 즐겁습니다.

 

예를 들어 제 흰머리를 보면서 왜 할아버지 머리는 하얘요?”라고 손자가 물으면 할아버지가 나이가 들어서 그래.”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그런데 왜 나이가 들면 머리가 하얘져요?”라고 파고들기 시작하면 참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학적인 설명을 하기도 그렇고, “나중에 크면 알게 돼라고 대답하기도 그렇고 해서 고민하다가 물건이 오래 되면 낡고 너덜너덜 해지지? 머리털도 오래 쓰니까 낡아서 하얘지는 거야.”라는 하나마나한 대답을 합니다.

 

어릴 때는 제 손자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호기심이 가득차서 질문을 쏟아 붇습니다.

하지만 학교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질문이 없어지기 시작해서 어른이 되면 대부분의 일들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는 이유도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호기심이 없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요즘 얘기를 하다가 버럭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아마도 제가 호기심보다는 당연함에 익숙해지는 징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이유는 제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상대가 딴죽 거니까 답답한 마음(?)그것도 모르냐?” 하는 심정으로 버럭 하는 게 아닐까요?

상대의 호기심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열린 마음이 있다면 버럭 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얼마 전 산업카운슬러협회에서 산업카운슬러1급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상대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상대를 존중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겠죠.

 

한국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 즉 그 분야에 대해 이미 통달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박사 학위는 전문가라기보다는 그 분야에 대한 연구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박사는 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격증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호기심을 억누르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호기심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는 호기심을 채우려고 노력하다 보면 두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그 호기심을 채우다 보니 두뇌, 특히 시냅스가 발달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열린 마음을 유지하면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늘어나면서 두뇌 기능이 유지되게 됩니다.

 

저는 책 읽기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요즘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비록 기억력은 떨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자위하고 있긴 합니다.

또 요즘은 손자의 호기심에 부응하려다 보니 억지로(?) 호기심을 갖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손자에게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고, 가끔 여행을 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면서 남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하다 보니 오히려 선입관을 갖는 측면이 있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 호기심을 어떻게 계속 유지해야 할지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요즘입니다.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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