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행복 기술자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운동은 건강한 삶의 기본이다. 면역력을 키워주고, 암을 예방하며, 정서적 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그러나 제대로 된 운동 습관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다(15세 이상, 보건복지부 통계). 운동은 하지만, 잘못된 강도 때문에 족저근막염·회전근개파열 같은 부상을 입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운동, 어떻게 습관을 들여야 좋을까?

© 제공: 헬스조선

PART 1 운동의 건강 효과

규칙적인 운동은 근골격계와 심혈관계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병원에서는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위험인자를 ▲흡연 ▲영양부족 ▲신체활동 부족으로 발표하며, 유방암의 10%·결장암의 10%·당뇨병(2형)의 7%·심혈관질환의 6%는 신체활동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운동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제공: 헬스조선

뇌와 운동의 관련성

운동은 근육이나 뼈뿐 아니라, 뇌도 건강하게 한다.

연구 1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운동을 하면 뇌 속에서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발견돼도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4년간 65세 이상의 노인 1700명을 대상으로 인지능력을 검사하고, 사망한 뒤에는 부검을 통해 뇌를 살폈다.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이 있어도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운동을 자주 함 ▲TV를 적게 봄 등이 있었다.

연구 2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운동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여자들은 실내자전거 기구로 10분간 운동했다. 그 결과, 10분이란 짧은 시간만 운동해도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3

호주 캔버라대학 연구팀이 ‘영국스포츠의학’ 학술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유산소운동은 전반적인 인지능력을, 근력운동은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가장 효과 있는 운동 시간은 1회당 45~60분, 강도는 ‘중간~강함’의 사이였다.

© 제공: 헬스조선

PART 2 운동과 거리가 멀다면

우리나라 국민 3분의 1은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당장 사소한 운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잠깐이라도 하는 게 좋으며, 따로 헬스장이나 운동 수업을 듣는 게 어렵다면 생활 속 움직임을 늘려야 한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30대 이하는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게 필수”라며 “나이가 들수록 운동 효율도 떨어지고, 몸이 노쇠해지기 때문에 20~30대 초반까지 올바른 운동습관을 통해 최대한 근육과 뼈를 키워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이라도 움직였을 때 몸에 통증이 없다면 운동해야 한다.

생활 속 움직임 늘리기

작은 활동도 꾸준히 하다보면 효과가 나타난다.

본격적인 운동으로 이어지기에도 좋다.

- TV를 볼 때 제자리걸음·실내자전거·스트레칭 하기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가기(내려갈 때는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올라갈 때만 계단 이용)

-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

- 만보기나 운동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매일 걷는 걸음수 체크하고

조금씩 늘리기

어떻게 해야 하나?

운동 수준에 따라 신체활동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운동 권고안을 참고하자.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고 있지 않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매일 몇 분이라도 신체활동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중등도 신체활동을 30분 이상 시행하도록 시간을 늘려나감’이라고 권고한다.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나 권장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 해당한다면 ‘중등도 신체활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주 5일 이상’하거나 ‘활발한 신체활동을 한 번에 50분 이상, 주 3회 이상’하라고 한다. 중등도 신체활동(중강도 운동)은 등에 살짝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고, 활발한 신체활동(고강도 운동)은 운동이 끝난 42~72시간 뒤에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운동 계획 세우기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는 저서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에서 7단계에 따라 1주일치 운동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여보라고 권장했다.

1단계 좋아하는 운동 종류를 정한다.

ex) 걷기, 등산, 수영 등

2단계 운동 장소를 정한다.

ex) 거실, 공원, 헬스장 등

3단계 가장 현실적인 운동 시간을 정한다.

ex) 오전 10~11시 등

4단계 하루에 얼마나 운동할지 정한다.

ex) 1회에 30분 또는 하루 2회 20분씩 등

5단계 1주일에 얼마나 운동할지 정한다.

ex) 주 3회, 주 5회 등

6단계 어떤 강도로 운동할지 정한다.

ex) 심박동수 분당 102~132회 또는 중강도 등

7단계

계획대로 한다면 운동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

PART 3 개인별 운동 강도

고강도 VS 중강도

운동은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강도로 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 30대 이하며, 운동했을 때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고강도 운동을 해도 된다. 이때는 일주일에 75분 정도, 2~3회 나누어 해야 근육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반 중장년층이라면 중강도 운동이 도움된다. 2017년 발표된 울산대 스포츠과학부 이한준 교수팀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년층은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보다 중강도 운동을 하는 게 허리둘레와 혈압의 감소에 더 효과적이었다.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중년 여성 80명을 12주간 운동하게 했다. 그 결과, 허리둘레가 고강도 운동 그룹은 0.86㎝ 감소한 반면 중강도 운동 그룹은 4.44㎝ 감소했다. 이완기 혈압이 중강도 운동 그룹은 6.94㎜Hg 감소했지만, 고강도 운동 그룹은 0.89㎜Hg 높아졌다. 중장년층에게 중강도 운동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부상을 막을 수 있어서다. 중장년층이 고강도 운동을 하면 디스크나 회전근개파열 등의 부상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중강도 운동은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60%에 해당한다. 적정 심박수 공식은 ‘((220-나이)-안정 시 심박수)×0.6~0.8+안정 시 심박수’다. 예를 들어 50세 남성이 평소 안정 시 심박수가 70이라고 가정해보자. 최대 운동 능력의 60%로 계산(0.6)해보면 ((220-50)-70)×0.6+70=130이다. 운동할 때 130의 심박수를 유지하면 좋다. 심박수를 스스로 알기 어렵다면 ▲운동할 때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나 숨이 차 말하기 쉽지 않다 ▲등에 땀이 맺힌다 같은 증상을 유지하며 움직이면 중강도 운동이 된다. 보통 시속 5~6km로 30분간 빠르게 걷거나, 10번 가량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로 근력운동을 하면 중강도 운동으로 본다.

적정 심박수 공식

((220 - 나이) - 안정 시 심박수)×0.6~0.8 + 안정 시 심박수

 

질환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움직일 때 숨이 찬 심장질환자나 혈압이 높은 사람, 당뇨병이 있으면 운동에 주의해야 한다.

심장질환

역기들기, 팔굽혀펴기 등 짧은 시간 동안 고강도로 움직이는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준다. 운동 중에는 항상 맥박을 관찰하며, 최대 심박수의 50~75% 정도로 운동하는 게 좋다. 걷기나 수중운동, 실내자전거 등을 권장한다.

고혈압

심각한 고혈압 환자(안정 시 수축기 혈압 18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110mmHg 이상)라면 마음대로 운동하면 안 된다. 의사에게 시작하려는 운동 방법과 시간을 상세히 알려준 뒤, 혈압강하제를 처방받고 운동해야 한다. 최대 심박수의 40~70% 정도로 운동해야하며, 걷기나 가벼운 조깅 등을 권장한다.

당뇨병

혈당 조절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운동은 필수다. 그러나 혈당이 300mg/dL 이상이거나, 평소 식은땀·두통·가슴 두근거림·얼굴 창백해짐 같은 저혈당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당뇨병 환자는 운동하면 안 된다. 오히려 혈당이 오르거나, 실신할 위험이 있다.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

“빨리걷기는 1주일에 150분, 조깅은 75분 하세요”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운동을 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을 고수해 몸을 망치기도 한다. 꾸준한 운동은 왜 중요할까? 어떤 운동을 무슨 방식으로 해야 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올바른 운동 습관에 대해, 근골격계질환·요통 명의인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에게 들었다.

© 제공: 헬스조선

정선근

정선근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로 주요 진료 분야는 근골격계질환, 요통, 경부통, 견괄절통, 슬관절통이다. 노인성 근감소증의 약물 및 운동 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힘줄, 연골, 인대 치료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한 대중서 발간도 하고 있다.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요?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운동이 습관화 된 사람은 3분의 1 정도입니다. 그 3분의 1 중에서도 잘못된 운동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도 문제입니다.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 적다는 이야기겠죠.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도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의 규칙적인 신체활동 실천율은 32.1%로 나타납니다.

제대로 된 운동 습관, 왜 중요합니까?

운동을 하면 뼈와 근육만 튼튼해질까요? 아닙니다. 운동은 심각한 사망 원인인 심장질환·뇌졸중 위험을 낮추고, 치매나 당뇨병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합니다. 운동을 하면 혈액 내 중성지방, 체지방, 체내 염증이 줄어들고 심혈관 기능이 강화되기 때문이죠.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며 스트레스와 우울증 위험도 낮춰줍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발표한 적 있습니다. 운동을 했을 때 큰 문제나 통증 없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운동=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1주일간 운동을 안 한건 1주일간 밥 못 먹었거나, 화장실 못 간 변비 상태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운동은 습관을 들여야 몸에 좋다는 말이죠.

운동을 안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잘못된 운동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문제라고 하셨는데요. 어떤 경우입니까?

30대 이후부터 운동으로 몸에 손상이 올 정도의 강도나 방법을 강행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관절이 망가지기 쉽습니다. 우리 몸은 뼈, 근육, 관절(인대·힘줄 포함)의 노화 속도가 제각기 다릅니다. 관절이 가장 먼저 노화됩니다. 30대면 노화가 시작돼요. 그 다음은 뼈, 근육 순입니다. 몸은 노화되면서 운동에 대한 한계치가 낮아지는데, 20대~30대 초반에 했던 운동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관절에 쉽게 무리가 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꾸준히 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관절이 무리하고 있다거나, 손상이 왔는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져진 운동으로 발달한 근육이 관절을 안정되게 잡아주기 때문에, 손상이 와도 잘 견디는 경우가 많죠.

© 제공: 헬스조선

잘못된 운동으로 손상이 왔다는 걸 환자 스스로 쉽게 알아차릴만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통증’에 민감해지면 됩니다. 잘못된 운동 습관이 지속되면 디스크에 손상이 많이 옵니다. 심한 경우 디스크가 탈출하죠. 우리 몸은 잘못된 운동 습관 한두 번으로 망가지지 않습니다. 관절 손상도 마찬가지에요. 그 전에 수십 차례 경고 신호가 옵니다. 그게 통증입니다. 보통 뻐근한 느낌으로 옵니다. 가벼운 통증으로 경호 신호가 왔을 때 알아차려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무시하거나, 운동을 통해 통증을 극복하려 하거나, 근육이 뭉친거라고 착각해 근육 이완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되면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관절도 망가집니다. 통증에 귀를 기울이세요.

통증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한 통증이라면 병원에 가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겠죠.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해 볼 수 있고요. 때로는 MRI 검사로 완벽한 진단이 안 되기도 합니다. MRI는 흉터와 상처를 구분하지 못하거든요. 과거에 큰 디스크 탈출이 있었으면 그 것이 몸에 흉터처럼 남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는 별로 아프지 않아요. 조그만 디스크 탈출이라도 지금 당장 있으면 큰 통증이 있고요. 때문에 의사에게 자신의 상황이나 통증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통증이 있다면 손상이 의심되는 부분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허리가 아픈데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안 되겠죠. 일정기간은 그 관절을 움직이는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40대 이상에게 추천하고 싶은 운동이 있다면요?

타고나길 관절이 튼튼한 사람이 아니라면, 40대부터는 관절을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 운동법이 좋습니다. 윗몸일으키기보다는 플랭크(팔꿈치와 발가락만 바닥에 닿도록 엎드려 버티는 운동), 데드리프트(덤벨·바벨 등을 들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상체를 숙였다 일으키는 운동)보다는 스쿼트를 하는 식이죠. 그 외에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브리징(누워서 무릎을 세운 다음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도 추천합니다.

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없습니까?

빨리 걷기나 테니스 복식 같은 중강도 운동을 할 때는 일주일에 150분, 조깅이나 테니스 단식 같은 고강도 운동은 일주일에 75분 하는 게 적당합니다. 중강도 운동이면 살짝 땀이 나고, 숨이 찬 정도입니다. 몸에 통증이 없는 상태라면 고강도 운동을 추천합니다. 젊고 건강하다면 반드시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하고요. 결국 운동은 몸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줘서 신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원리기 때문입니다. 몸이 튼튼할 때 운동을 꾸준히 해 놔야 나이가 들어서도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강도 운동은 운동이 끝난 42~72시간 정도 뒤에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정도의 강도를 뜻합니다.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몸을 적당히 쉬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몸이 회복할 시간이 생깁니다. 뻐근한 근육통이 오는 걸 ‘돔스(DOMS)’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일주일에 75분을 한다 해도 매일 하는 게 아니라 2번 정도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어줘야 합니다. 또한 운동을 하다 통증이 있다면 중단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이나 책 등을 통해 최대한 바른 자세,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잊지 마세요.

 

[조선일보 2018년 3월 9일]

건강에 도움되는 올바른 식사법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살을 빼려면 고기를 피하고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전문가들은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먹고 고기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끼니를 거르고 단백질이 부족하면 체내 대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과식·폭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 외려 살이 찐다. 건강의 주춧돌이 되는 올바른 식습관을 알아본다. 
 

끼니 거르고 단백질 부족 땐
과식·폭식 유발할 위험 커
조식 포함 자주 먹는 게 좋아

김모(여·67·서울 종로구)씨는 키 1m58㎝, 체중 68㎏(BMI 27.2)으로 비만(BMI 25 이상)이다. 총 콜레스테롤은 330㎎/dL(정상 200㎎/dL 이하)로 높다. 김씨는 “밥을 반 그릇만 먹고 고기는 잘 안 먹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침을 잘 안 먹는다. 떡·고구마 등 간식으로 대신한다. 고기는 살이 찔까 봐 피한다. 저녁 식사를 한 뒤엔 과일을 종류별로 3~4가지 먹고 땅콩·호두 같은 견과류를 한줌 이상 먹는다. 의사는 김씨에게 저녁 후식을 먹지 않게 하고 아침에 밥·반찬을 챙겨 먹도록 했다. 주 3회 이상 살코기를 섭취하고 식사 사이에 우유 한 잔이나 바나나 한 개 또는 견과류 한줌 정도의 양만 먹도록 했다. 6개월 뒤 검사에서 김씨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220㎎/dL 수준으로 낮아졌다.
 
건강한 가족, 콜레스테롤

건강한 가족, 콜레스테롤

 

공복 길수록 콜레스테롤 생성 증가
주식을 잘 안 먹고 과일·고구마·빵 같은 간식을 자주 먹는 사람이 콜레스테롤이 높다. 또 식사 양·횟수가 일정치 않아 한번에 몰아 먹거나 많이 먹었다 적게 먹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콜레스테롤이 높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건 식사 습관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이런 식사 습관을 가지면 공복이 길어지거나 한 끼를 적게 먹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면 우리 몸은 제때 음식이 충분히 들어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체지방을 늘리는 쪽으로 대사 작용이 변한다. 대사 작용은 몸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소모하는 과정이다. 박 교수는 “신체는 필요한 만큼 영양과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으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체내에서 당 흡수를 늘리고, 쓰고 남은 당을 재료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대부분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침밥을 안 먹으면 대사 작용에 문제가 생겨 콜레스테롤·혈압·혈당이 나빠진다.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19~64세 성인 7769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로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10% 이하를 먹는 사람은 30% 이상 먹는 사람에 비해 복부비만이 생길 위험이 9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지질혈증 발생 위험은 84%, 당뇨 발생 위험은 57% 높았다.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박민선 교수가 19세 이상 성인 4265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했더니 하루 섭취 열량이 동일할 때 섭취
횟수가 적을수록 혈압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식·식사를 포함해 하루에 2회 이하로 먹는 사람의 혈압은 평균 121/78㎜Hg였다. 5회 이상 먹는 사람은 118/77㎜Hg였다. 이 연구는 유럽임상영양학저널(2014)에 실렸다. 박 교수는 “식사 한 끼를 굶으면 콜레스테롤이 30㎎/dL 높아진다”며 “아침밥을 안 먹던 사람에게 아침을 먹이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만큼 떨어진다”고 말했다.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건 건강한 식습관과 관련한 대표적인 오해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고기가 심혈관·동맥경화 질환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편견”이라며 “갈비·삼겹살에는 포화지방이 많지만 안심, 다리 살 같은 부위는 다른 식품·고기보다 포화지방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기는 적절히 섭취하면 다이어트에 유용한 식품 중 하나”라며 “주성분이 단백질이므로 포만감을 주고 아미노산·비타민B군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고기 안 먹으면 탄수화물 과잉 초래
고기를 먹지 않으면 탄수화물 과잉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 포만감이 부족해 밥 양을 늘리고 빵·면 같은 간식을 자주 먹게 돼서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포도당으로 변환된 후 근육·혈액 속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체내에 필요한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쓰고 남은 글리코겐은 피하·내장 지방으로 축적된다. 강재헌 교수는 “기름진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도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건 간에서 체내에 남아도는 탄수화물을 콜레스테롤로 전환한 탓”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조건 식사 횟수와 고기 섭취를 줄이는 식사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밥 위주의 식사는 대충 먹고 간식으로 떡·과일·빵·고구마 같은 탄수화물 식품만 많이 먹는 게 뱃살·콜레스테롤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체중을 감량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는 올바른 식습관은 이렇다. 식사 횟수와 음식의 가짓수는 줄이지 말고 양을 줄이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하루 세끼 주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매 끼니 사이 간식을 조금씩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주식은 단백질 식품과 채소 반찬을 함께 먹는다. 간식은 우유나 과일 등을 먹되 한 번에 100㎉ 정도로 많지 않아야 한다. 식사 횟수를 일정하게 하는 첫 단추는 아침 식사다. 아침 식사는 습관이라서 먹는 버릇을 들이면 몸이 규칙적인 영양 공급에 익숙해진다. 조금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면 몸이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돼 아침 먹기가 조금 편해진다. 
  
 
콜레스테롤 낮추고 뱃살 빼는 식사법
매 끼니 적어도 3분의 2그릇 이상
체중 감량을 위해 흔히 범하는 오류는 아침부터 적게 먹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을 적게 먹거나 걸러서 열량이 모자라면 몸은 지방을 더 축적하려 한다. 끼니 때마다 장기가 활동할 만큼은 먹어야 몸도 편안하게 지방을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뇌·장기는 어느 정도 포만감을 느껴야 ‘이제 일할 때’라고 인지한다. 끼니마다 적어도 3분의 2그릇 이상 먹는 게 좋다.
몸 쓰기 또는 머리 쓰기 등 활동을 주로 하는 아침·점심 식사는 가급적 제대로 하고 저녁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엔 곡물·단백질 간식엔 견과류·바나나
끼니마다 포만감을 주는 곡물과 단백질 식품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계란·연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밥이나 빵과 함께 먹는다. 끼니 사이에는 빵·떡 대신 바나나·사과와 같이 100㎉ 정도에 해당하는 딱딱한 과일류가 적절하다. 우유 1잔, 견과류 한줌도 좋다. 몸에 좋은 견과류라도 칼로리가 높으므로 한줌 이상 먹지 않는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제 시간에 먹기
몸 쓰기를 주로 하는 직업, 운동을 많이 하는 남성, 끊임없이 집안일을 하는 여성은 배고픔을 자주 느낀다. 반면 하루 종일 앉아 머리만 쓰는 사무직 성인은 지방 소모가 적어 배가 고프기보다 머리가 띵한 감각을 느낄 때가 더 많다. 배고프지 않아도 일정 시간에 식사를 하고 힘의 여유를 지니고 있어야 몸이 지방을 좀 더 편하게 배출한다.

 

이민영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18년 3월 26일] [건강한 가족] 하루 세끼 제때 먹고 고기 단백질 채우니 콜레스테롤·체중↓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부부 기준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평균 251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적정 노후 생활비(부부 기준)는 월 251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을 살 때 진 빚 때문에 현재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구는 절반에 그쳤다.
 
서울연구원이 26일 발표한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서울시민의 노후준비 실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46.6%는 적정 노후생활비가 200만∼300만원은 돼야 한다고 답했다. 300만∼400만원은 27.4%, 100만∼200만원 미만은 16.2%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지역 표본 1013가구를 기준으로 지난달 5∼22일 설문 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08%다.  
 
응답자 연령이 낮을수록 적정 노후생활비 금액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30대 이하는 적정 노후생활비가 월 267만7000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답했으나 40대는 259만1000원, 50대는 245만3000원, 60대는 230만4000원이었다.   
 
노후생활비가 250만원 이상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많았으나 노후준비 여부를 묻는 항목에는 49.9%가 현재 준비중이라고 응답했다. 아직 못했다는 응답은 28.9%였고 준비할 예정이라는 응답자도 14.6%였다. 6.5%만이 준비를 끝냈다고 답했다. 이처럼 노후 생활 준비가 잘 안 되는 건 대부분 ‘내 집 마련’ 때문이다. 노후 준비를 막는 1순위 기준으로 서울시민들은 ‘주택구입 및 부채상환’(43.1%)을 꼽았다. 이어 ‘자녀 교육비ㆍ양육비 지출이 많아서’(21.8%), ‘아직 노후 준비에 관심이 없어서’(12.4%), ‘본인 및 자녀 결혼비용 지출이 많아서’(6.0%) 순으로 조사됐다. 1~2순위 합계 결과도 같은 순서였다.
 
응답자 대부분은 노후생활을 위한 준비 수준이 ‘보통’이거나 부족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노후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49.5%였고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25.0%), 부동산ㆍ임대수입ㆍ역모기지론(10.8%), 예ㆍ적금 등 은행상품(10.6%)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구원은 “1분기 이후 소비자태도지수의 향방은 고용지표 개선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고용지표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출처: 중앙일보 2018년 3월 27일] 서울시민 적정 노후생활비는 月252만원…준비는? “주택 빚 때문에...”

수영하는 모습
수중 스포츠는 노인의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진=헬스조선DB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노인의 신체활동 실천현황 및 정책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33.7%에 불과하다. 근력 운동 실천 비율은 이보다 낮았다. 사실 노인에게 운동은 필수지만 근육을 증강한다는 목적보다 생활 근력을 유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인이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할 때는 적절한 지도자와 프로그램을 통해 엄격하고 정확한 룰에 따라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인의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알아본다.

◇잘 ‘걷기’만 해도 운동 효과 충분
가장 많이 알려졌고 쉬운 것은 걷기다. 노인에게 걷기는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으로 해당된다. 걸을 때 ▲옆으로 걷기 ▲뒤꿈치로 걷기 ▲발끝으로 걷기 ▲앉았다 일어나기 ▲태극권 등과 같은 동작을 포함하면 평형감각을 향상해 낙상을 예방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가구, 기구와 같이 고정된 지지물을 잡고 시작하고 점차 지지물을 없애는 방법으로 단계를 높일 수 있다.

◇관절 부담 줄여주는 ‘수중 스포츠’
걷기 외에 물에서 운동하는 ‘수중 스포츠’도 있다. 수중 스포츠는 지상에서 하는 운동보다 부력과 수압, 저항이 높아 작은 움직임에도 3~5배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물의 부력이 입수 깊이에 따라 관절의 부담을 실제 체중을 35~90%까지 감소시켜 준다. 더불어 관절과 관절 사이의 공간을 넓혀주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디스크를 앓고 있는 노인도 충분히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초기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체중을 받아야 골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운동을 추천한다.

◇의자를 이용한 ‘실내운동’
실내에서는 의자를 이용하면, 충분히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
▶의자 운동법
1. 의자에 앉아 발목을 돌리거나,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발끝을 세워 발목을 구부렸다 편다.
2. 어깨보다 약간 아래로 팔을 펴고 노를 젓듯이 양팔을 당겼다 편다.
3. 양손을 기도하듯 모아 위로 올렸다가 만세 자세로 주먹을 쥐고 팔꿈치가 허리에 닿을 때까지 내린다.
4. 두 손으로 의자 뒤를 잡고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내린다.
5. 발뒤꿈치를 뒤로 올리고 무릎을 90도로 굽혔다가 내린다. 양쪽 모두 3~8회 반복한다.

 

[헬스조선 2018년 3월 2일]

[新동의보감] 우리 몸속의 ‘알람’

등산이나 스포츠 활동을 하다 통증을 느끼면 쉬어야 한다. 건강에 좋고 즐겁다고 통증을 참고 계속 하는 건 몸을 해치는 행위다. [중앙포토]

지긋지긋한 통증! 통증은 몸에 나쁘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사전적 의미로 통증이란, 조직 손상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불쾌한 감각 또는 고통스러운 느낌입니다. 몸에 상처가 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말 못하는 인체의 조직들이 뇌와 몸의 주체(사람)에게 보내는 경고 신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통증은 우리가 원치 않는 불유쾌한 경험이지만, 삶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감각입니다. 배가 아프다는 건 소화기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고, 팔다리가 아프다는 것은 그 기관이 쉬고 싶다고 몸이 내보내는 신호입니다. 만약 이러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건강이 악화되어도 병원을 찾지 않을 것이고, 아픈 부위를 느끼지 못해 병은 점점 더 깊어져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습니다.

통증은 몸의 이상상태를 알려주고, 작은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경고해 주는 일종의 알람 시스템입니다. 첨단 경보장치라 해도 오작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끔 오작동 한다고 해서 아예 작동하지 못하게 전원을 꺼 버린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기겠지요.




통증 안 느껴진다고 사라진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진통제를 복용한 후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진통제는 치료약이 아닙니다. 자꾸 상처가 낫지 않고 통증이 계속 느껴진다면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인데, 이 센서를 진통제로 감춰 버리거나 센서의 정상작동을 방해한다면 더 큰 상처가 생겨도 몸에서 느낄 수가 없게 됩니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진통제 남용입니다. 의사들은 진통제를 너무 쉽게 처방하고, 환자들은 이를 밥 먹듯이 복용합니다. 중장년층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퇴행성관절염이나 허리질환 치료 시에도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가 통증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거나, 진통제 주사를 맞고 나았다고 착각한 나머지 관절에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는 겁니다.

관절 통증은 최소 수 개월에서 수 십 년 동안 잘못 사용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처럼 오래된 관절 통증이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나아질 수는 없습니다. 당장 진통제를 복용해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병의 원인이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몸에 상처가 나면 통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때 통증을 대하는 방식이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통증의 원인을 찾아서 원인을 제거하고, 손상된 조직이 회복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일단 통증만을 감추는 데 급급한 나머지 원인을 살피지 않는 대응입니다.

후자 쪽이 당장은 통증도 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원인은 그대로 둔 채 감추기에 급급하다 보면 더 큰 상처를 막을 수 없게 됩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현대인들은 몸을 과다하게 사용하여 무릎이나 허리관절 등 곳곳에 손상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행위뿐 아니라 등산·마라톤 같은 건강을 위한 행위도 통증을 유발합니다. 작은 상처라면 통증이 진통제로 감춰진 사이에 몸의 자가 치유력에 의해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 손상이 큰 경우에 진통제를 잘못 쓰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진통제를 복용한 후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통증을 유발한 원인 동작을 반복하면 상처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등산이나 마라톤·탁구·배구·골프 등의 운동을 하다가 무릎·허리·어깨·팔꿈치 등에서 통증을 느끼면 일단 쉬어야 합니다. 운동이 건강에 좋고 즐겁다고 해서 진통제까지 복용하며 통증을 참고 계속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한 행위는 더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미국 작가 피루지 뒤마가 독일에서 자궁근종 절제술을 받은 경험을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을 줄일 목적으로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너무 쉽게 처방해 주는 미국 의사와는 달리, 독일 의사는 아이들 감기약에 쓰는 약한 진통제를 처방하면서도 꼭 필요할 때, 최소한만 복용하라고 일러줬다며 진통제를 남용하는 미국 의료계의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그 독일 의사는 대신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진통제가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기혈 순환 안 되는 곳에 통증 생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0월 26일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의료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진통제를 포함한 마약성 약물 중독으로 2015년에 3만3000명, 2016년에 6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쉬지 않고 뛰다 보면 몸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르게 되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계속 참고 뛰면 몸에서는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엔돌핀과 같은(몰핀의 100배 효과가 있는) 체내의 마약성 진통제(natural opioids)를 스스로 분비해서 통증을 감추게 되고, 이것이 성취감과 함께 황홀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를 ‘마라토너스 하이(Marathoner’s high)라고 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안 느껴지고 덜 느껴질 뿐이지 통증을 일으킨 상처가 나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간주근(肝主筋) 신주골(腎主骨)’이라고 해서 간과 신의 기능에 뼈와 근육이 각각 배속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40, 50대가 되면 간과 신의 기운이 약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아껴 쓰고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젊을 때만 생각하고 무리하게 사용하다 보면 제 나이보다 10~20년 이상 관절이 더 빨리 닳아버릴 수 있습니다. 한번 망가져 버린 관절과 연골은 이전으로 회복되기 힘듭니다. 회복이 된다고 해도 칼에 베인 상처가 회복되면 흉터가 남는 것처럼 관절에도 흉터가 남아 100% 회복은 어렵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또 ‘불통즉통(不通則痛) 통즉불통(通則不痛)’이라고 하여 기혈(氣血)의 순환과 통증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서 기혈의 순환이 잘 되는 상황이 유지되면 통증이 나타나지 않지만, 한 자세로 오래 있거나 근력이 약해지고 움직임이 줄어들어 기운의 소통이 안 되면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우나로 땀 자주 흘려주는 게 좋아

40~50대 중년 이후에 관절 통증이 발생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하기보다는 통증이 느껴지는 동작은 최대한 피하면서, 체중 부하를 줄여 관절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근육 운동을 반복하는 게 좋습니다.

고령화, 운동부족이나 과식에 의한 체중증가, 직장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요통이나 무릎 관절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당장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만성동통(疼痛)에는 한방치료가 유효합니다.

뼈의 변형 등으로 인해 신경이나 혈관이 압박되면 순환장애가 일어납니다. 장애가 생긴 곳에는 저산소 상태가 되어 에너지 생산의 저하에 따른 부종이 생기고, 신경이나 혈관을 더욱 압박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혈허(血虛:혈이 허하거나 부족하여 생기는 병증)와 어혈(瘀血:몸에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해 정체되어 있는 증세) 그리고 수체(水滯:몸에 물이 정체된 증세)가 병존하는 상태라고 봅니다. 따라서 처방은 피를 보충하는 보혈제와 어혈을 풀어주는 구어혈제(驅瘀血劑), 물을 잘 통하게 하는 이수제를 조합하게 됩니다. 냉증에 의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부자(附子)나 생강 등 온약(溫藥)을 넣어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사우나나 목욕으로 땀을 자주 흘려주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김영석 튼튼마디한의원 광주점 원장

 

[중앙일보 2월 25일]

김순근의 간이역(18)
제주도 유채꽃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도 유채꽃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에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동안 살면서 제주를 탐방하는 ‘제주살이’가 유행이다. 특히 제주살이는 은퇴한 부부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경관이 좋은 다른 지방 도시로 확대하는 추세다.
 
 
2달간의 제주살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석환(60)·조현숙(53) 부부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2달간의 제주살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석환(60)·조현숙(53) 부부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충남 서산에 사는 김석환(60)·조현숙(53) 부부는 공무원인 김 씨의 정년퇴직을 앞두고 작년 이맘때 제주로 떠나 두 달간 살다 왔다. 김석환·조현숙 부부의 성공적인 제주 두 달 살이를 들어봤다.
 
 
제주살이, 5년간 준비
충남 서산에 거주하는 김·조 부부는 제주살이를 5년 전부터 준비했다. 공무원인 김 씨와 중소기업에 다니는 조 씨는 매년 둘이 합쳐 300만원씩 저금했다. 이렇게 5년간 모으니 1500만원이 됐다. 디데이는 2017년 2월. 그해 6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김 씨의 공로휴가가 시작되고, 조 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한 달이다.
 
처음엔 올레길 완전정복을 생각했다. 그런데 올레길은 너무 알려져 있고, 이전에 몇몇 코스는 걸어본 적이 있어 오름으로 결정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결정되니 이제 어디서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떠나기 석 달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숙소와 탐방할 오름을 집중적으로 검색했어요.”
 
 
시흥리 숙소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시흥리 숙소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숙소는 서귀포 주변 바닷가에 있는 원룸으로 정했다. 보증금 30만원에 월세 75만원으로 다른 곳보다 다소 저렴했다. 시내나 인기 있는 바닷가 근처는 월세가 100만원을 넘었다. 자동차는 목포항에서 배에 싣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탐방할 오름을 정하기가 녹록지 않았다.
 

제주의 오름은 300여개가 넘는다.이중 개인사유지도 있어 출입이 제한된 곳도 있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의 오름은 300여개가 넘는다.이중 개인사유지도 있어 출입이 제한된 곳도 있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 관광사이트를 찾아보니 오름이 무려 300여개나 됐어요.”
 
두 달 동안 이 모두를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자료 등을 통해 흥미가 가는 곳 100개를 선택했다.
 
이제 오름이 어디쯤 있는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제주시에 요청하니 지도를 보내왔다. 그런데 지도에 오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보내온 지도를 출력해 체크한 100개 오름을 오려 붙이는 식으로 간략한 오름 지도를 완성했다.
 
 
두 달 만에 오름 52개 탐방 
대부분 오름은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코스여서 1시간30분 정도면 탐방이 가능하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대부분 오름은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코스여서 1시간30분 정도면 탐방이 가능하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오름은 인지도가 높은 곳부터 가기로 순서를 정했다. 대부분 오름이 한 시간 반 정도 코스여서 오전, 오후 각 2곳씩 하루 4곳을 탐방하기로 했다.
 
 
제주 오름주변에는 푸드트럭이 많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 오름주변에는 푸드트럭이 많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그런데 이 계획은 첫날 이후 바뀌었다. 첫날 오름 4곳을 계획대로 다녀온 뒤 김 씨의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생긴 것이다. 이후 오름 탐방 다음 날은 드라이브와 유명 맛집 또는 청년 푸드트럭을 찾아 특색있는 음식을 맛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오름도 당초 계획보다 1곳 줄여 하루 3곳으로 정했다.
 
오름 탐방은 처음엔 체크한 곳 중심으로 찾아갔으나 점차 요령이 생겼다. 오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오름이 발견되면 정보를 검색한 뒤 괜찮다 싶으면 찾아가는 식이었다. 이렇게 모두 12개 오름을 즉석 헌팅을 통해 탐방했다.
 
 
오름탐방용 점심 도시락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오름탐방용 점심 도시락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오름 가는 날은 아침에 도시락도 준비했다. 도시락은 김 자반에 싼 주먹밥과 간단한 국이 전부. 그래서 저녁은 맛집을 찾아가 제대로 먹었다.
 
두 달 동안 100개의 오름을 목표로 했으나 절반 정도인 52개만 올랐다. 오름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특성이 다 달랐다. “계절이 바뀌면 또 달라 보이겠죠.”
 
 
무릎에 무리가간 김석환씨는 스틱에 의존해 오름탐방을 계속했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무릎에 무리가간 김석환씨는 스틱에 의존해 오름탐방을 계속했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인지도 높은 오름 위주로 찾아다닌 덕분에 잊을 수 없는 구경도 했다. “새별오름이 유명한 곳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찾아갔더니 그날이 정월 대보름 등불축제 날이었어요. 오름을 뒤덮은 억새를 불태우는데, 정말 잊지 못할 장관이었어요.”
 

다랑쉬오름 분화구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다랑쉬오름 분화구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다랑쉬오름서 바라본 야끈다랑쉬오름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다랑쉬오름서 바라본 야끈다랑쉬오름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다랑쉬오름 앞 아끈(작은)다랑쉬오름도 기억에 남는 곳이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다랑쉬오름의 명성에 가려져 있고 규모도 작아 찾는 이가 많지 않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자그마한 분화구 속을 어른 키보다 더 큰 억새들이 무성하게 뒤덮고 있었고 그 속으로 난 길을 따라 분화구를 한 바퀴 돌던 기억이 색다른 추억이 됐다고 한다.
 
 
다랑쉬오름 전망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다랑쉬오름 전망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알밤오름에서는 길을 잘못 든 탓에 생각지 못한 멋진 풍광을 본 경우다. 길이 여러 갈래여서 무심코 한 곳을 따라갔는데 엉뚱한 방향이었다. 그런데 길 주변에 천리향과 가시나무가 뒤덮인 장관이 펼쳐졌다.
 
 
노꼬메 오름길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노꼬메 오름길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노꼬메오름은 눈이 쌓여있는 풍경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52개 오름 모두가 저마다의 추억을 안겨주어 그날의 느낌이 기억에 새록새록 남아있다.
 
맛집, 인터넷 평가와 다른 곳 많아
즐겨먹은 뿔소라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즐겨먹은 뿔소라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맛집 탐방도 오름 못지않은 즐거움을 안겨줬다. 빵 맛있는 집, 국수 맛있는 집 등 테마를 정해 찾아갔다. 블로그나 카페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었는데 막상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방송에 소개됐고 블로그마다 강력추천이라고 적어놓은 유명 고깃국수집을 갔는데, 설렁탕에 국수를 말은 느낌이더군요.”
 
그래서 인터넷 정보보다 발품팔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런 과정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도 적지 않았다. 하루는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가다 길게 줄 서 있는 식당을 발견했다. 이곳도 방송 등에 소개된 고깃국수집이었는데 국물맛과 면이 전에 맛본 곳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이 있었다.  
 
이들 부부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제주를 떠나는 날 일부러 찾아가 30여분 줄을 서 사 먹었다고 한다.
 
두 달 살이 중 예상치 못한 부부간 문제도 표출됐다. 처음으로 24시간 함께 있다 보니 생긴 갈등이다. 낮에 숙소에 있을 때 서로 하고자 하는 것이 달랐다. 한 사람은 그냥 쉬자고 하고 다른 사람은 운동이나 산책을 하자고 하는 식이다.
 
“오름 탐방 갈 때면 즐겁고 기쁜데 막상 숙소에 오면 얼굴 붉히는 일이 종종 생기곤 했죠.”
 
조 씨는 “두달 통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맞춰간 덕에 지금은 그러한 갈등은 없다”고 말했다.
 
 
부부 간 갈등도 겪어 
숙소앞 성산일출봉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숙소앞 성산일출봉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살이가 현실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멋진 풍경과 시간적 여유를 즐기려면 조금씩 양보하고 도와야 한다고 한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김 씨는 오름을 만만하게 보고 체력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김 씨는 제주살이를 마치고 돌아온 뒤 무릎 인대에 이상이 생겨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담한 정원같은 앞오름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아담한 정원같은 앞오름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저희처럼 오름 탐방을 목적으로 한다면 사전에 체력을 단련하는 게 좋아요. 특히 점심을 사 먹으며 오름을 오전, 오후 둘러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꼭 챙겨 다녀야 하고요.”
 
이들 부부는 제주 두달 위해 모은 돈 1500만원 중 숙박비와 식비 등을 포함해 총 600만원을 지출했다.
 
 
제주 6일차 주상절리대 관광. 오름탐방이 없는 날은 드라이브나 관광지를 둘러봤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 6일차 주상절리대 관광. 오름탐방이 없는 날은 드라이브나 관광지를 둘러봤다. [사진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요. 제주살이 계획한다면 자금을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게 좋아요.”
 
5년간 준비한 제주살이를 성공리에 끝낸 김석환·조현숙 부부. 제주에 두 달 살다 보면 다신 안 가고 싶을 줄 알았는데 또 가고 싶단다.
 
“이번엔 다른 계절에 찾아 나머지 오름을 모두 오르고 싶어요.”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
 
 

[출처: 중앙일보 2018년 2월 24일] [더,오래] 두 달 '제주살이' 해보니…600만원이면 충분

© 제공: 헬스조선

자립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다리 힘이다. 하지만, 다리 근육은 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퇴화하기 쉽다. 다리 근육 단련을 게을리 하면 다리의 노화는 급격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노쇠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대부분 다리 힘이 어느정도가 되는 지를 중점에 둔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이 건강 체력을 측정하는 방법을 연구했는데 65세 이상 노인 체력은 ▲앉았다 일어나기 ▲걷는 거리 ▲보행 속도 ▲쥐는 힘(악력) 등으로 제시됐다. 30초간 의자에서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몇 회 반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 체력 기준이다. 60대 후반 남자는 18회, 여자는 17회다. 70대 후반 남자는 13회, 여자는 12회다. 그래서 하체 건강이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 따라서 일상에서 하체 힘을 길러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전화 통화하면서 제자리걸음

전화 통화할 때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통화한다. 제자리걸음 운동은 대퇴부와 종아리 근육의 퇴화를 막으면서 힘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통화가 길어질 때에는 받침대를 오르락 내리락하는 발판오르기 운동을 하면서 통화한다. 발판오르기 운동은 다리 힘 강화에 효과적이다. 단, 운동 부족인 사람은 제자리걸음부터 시작한다. 다리 힘이 길러지고 나서 발판오르기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밖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할 때는 제자리에서 발꿈치를 뗐다 붙였다 하기를 반복한다. 이 자세만 해도 종아리 근육을 강화해 준다.

 

 

◇에스컬레이터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타기

운동 부족은 허리와 다리만 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이나 혈관도 약하게 한다. 심장과 혈관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다리 힘을 키우려고 계단을 오르면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다. 허리와 다리가 약한 사람은 무뤂을 굽히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엉거주춤한 자세는 체중의 2~3배로 무게가 다리 근육에 실리기 때문에 다리 힘을 키울 수 있다. 이러한 자세로 잠시 있는 것은 혈압이 급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바지나 양말은 서서 입고 벗어야

바지나 양말을 입고 벗을 때, 앉아서 하기 보다는 서서 입거나 벗는다. 바지나 양말을 서서 입거나 벗으려고 다리 한쪽을 바닥에서 떼면 나머지 한쪽 다리만으로 서게 된다. 한쪽 다리로만 서면 모든 체중이 나머지 한쪽 다리에 실리는 데, 이것이 다리 근육을 단련해준다. 자연스럽게 다리 힘이 강화될 수 있다. 또한 균형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가만히 서 있을 땐 다리에 힘을 준 채로

두 다리의 발꿈치를 서로 맞붙이고 발끝은 가능한 옆으로 벌린다. 두 무릎이 붙도록 하고 다리 전체에 힘을 주어 7초간 그대로 선다. 허벅지 근육에 큰 힘이 들어가 다리 힘 저하 예방이나 다리 힘 강화에 효과적이다.

 

 

◇TV 볼 땐 무릎 사이에 쿠션 끼워서 조이기

소파에 앉아 TV를 보면서 두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워서 힘껏 조인다. 그대로 7초간 유지하고 중간 중간 5초 정도 쉬면서 3~5회 반복한다.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1~2분이면 간단하게 끝나는 운동이고, 다리 힘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

 

[헬스조선 2018년 2월 23일]

지난번에는 평범한 직장인의 국내 스타일 인맥 만들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조목조목 언급했다. 내친 김에 인맥 유지비법에 대한 부분도 한번 짚고 넘어가면 더 좋지 않을까. 인맥은 우리가 성공적이고도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인간관계의 필수요소다. 이를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한마디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맥의 중요성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맥 형성과 관리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나열해보니, 결국 ‘어렵다!!’ 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지만 인기있는 유형의 사람은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4가지 계명을 명심하자.  
 
■ ‘나’ 자신을 사랑하자.
사람들은 스스로를 좋아하는 인간형을 좋아한다. 자기애로 충만한 사람은 늘 미소를 띠고 행동이 민첩하며 매사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 상대를 이해하는 공감과 경청 능력을 갖추자.
옳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이해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 존중받고 싶어하는 본성 때문에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마련이다. 
 
 
인간관계에서 공감과 경청의 중요성 [출처 pixabay]

인간관계에서 공감과 경청의 중요성 [출처 pixabay]



■ 완벽한 척 말자.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라.  
완벽한 사람보다 친근한 사람한테 더 끌리게 마련이다. 솔직·겸손하고, 또 모른다고 말하는 당당함을 오히려 더 좋아한다. ‘벤자민 플랭크린 효과’에 대해서 들어보았는가.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보다, 오히려 내가 도움을 준 사람에게 관심을 더 두고 호감을 갖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 타인에게 나와의 관계를 알리고 싶은 ‘자랑스런 나’가 되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매력적이거나, 유능하거나, 강한 사람들과 알고 지내고 싶어 한다. 나를 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자신을 계속 업그레이드하자. 이렇게 매력적인 나를 먼저 만들고 나니,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 즉, 인맥의 형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행동요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 약속은 반드시 지켜라.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고 신용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작은 약속이라도 소중히 하라. 신용은 한번 깨어지면 회복하기 힘들다.  
 
■ 뜻밖의 작은 배려가 친밀감을 더해준다.
사람들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친절에도 감동하기 마련이다. 정성 어린 감기약이 큰 선물보다 낫다고 했다. 즉, 생각지 않았던 작은 배려와 이벤트가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배려심은 친밀감을 더해준다. [출처 pixabay]

신뢰를 바탕으로 한 배려심은 친밀감을 더해준다. [출처 pixabay]



■ 첫 만남에 집중해보자.
누구나 계산된 만남이라는 느낌이 아닌 진정성 있는 관계를 원한다. 이후의 만남이 어떻게 되든 인연을 맺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상대방에게 집중하여야 한다.
 
■ 당연한 일에서도 감사할 일을 찾아 표현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칭찬에 인색하다. 구체적인 칭찬은 의외의 효과가 있다. 또 사람들은 감사함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가진다. 감사는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한 배려이고, 호의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줄 때 상대방도 내가 원하는 것을 준다.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1순위 유형의 사람은? 바로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이다. 인간관계나 거래의 기본인 give & take가 무너지면 좋은 관계 유지는 어렵다. 자신을 스스로 테스트해보자, 나에게 해당하는 사항은 몇 개나 있는지. 반면에 형성된 인맥과 사이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조심하여야 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하기와 같은 부분은 금물이다.  
 
■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선다.  
■ 상대방과 너무 가까운 간격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잘못이 있으면 사과 먼저, 변명은 나중에 하자.  
 그가 나를 좋아하길 원하면, 내가 그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  
 상대방은 나의 거울,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나부터 돌아보자.


 
인맥 관리 [중앙포토]

인맥 관리 [중앙포토]

 
내가 십년간 절친한 친구로 있는 여성 리더가 있다. 그녀를 알면 알수록 나도 그녀처럼 인간관계를 하고 싶다고 느끼도록 만든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활발하고 열정적이다. 또 새로운 이들과 적극적이면서도 진솔하게 관계를 맺는다. 이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일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고, 심지어는 사내에서는 워커홀릭으로 불릴 정도로 업무량이 상당하다. 지금도 물론 회사에서도 중역으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보통사람이라면 회사에서의 역할과 가정에서의 엄마와 아내 역할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상당히 많은 외부활동을 즐겁게 소화하는 만능 ‘에너자이저’이다. 또 어떤 모임에서든지 그녀 특유의 활기를 불어넣으며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한다.  
 
급기야 몇 년 전부터 연말에 그녀의 절친한 지인들만을 위한 지인 송년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그녀의 절친이라는 공통분모 아래에 금방 친숙해졌다. 작은 레스토랑을 다 빌려서 진행했지만, 약간의 회비도 사양하였다. 인간관계를 통해서 에너지를 받는 그녀는 기본적으로 지인들과 함께하고 또 베푸는 것에 커다란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본능적으로 인간관계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타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나의 사회활동에서 타인들과 멋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혜련 HiREBEST 대표

[출처: 중앙일보 2018년 2월 14일] [더,오래] 옳은 말 하기보단 이해해주는 사람이 되라
김영민(50) 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해외영업과 관련된 업무를 했다. 성격이 적극적이고 군대 생활을 미군 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영어를 쓰는 해외 영업이 적성에 딱 맞았다. 그는 카투사에서 ‘세단 부대’라고 불리는 곳에서 근무했는데, 우리나라 보직으로는 운전병이었다. 평소 자동차를 좋아했던 김 씨에게 이곳은 천국이었다. 
 
평소에는 승용차를 운전하지만 부대 내 교육장에선 승용차는 물론 SUV, 트럭, 버스 등 동료들 표현대로 하면 탱크만 제외하고는 바퀴 네 개 달린 것은 모두 몰아보았다. 우연치 않게 자동차 부품과 관련된 업무를 맡게 되었고, 해외 주재원 생활도 했다. 5년간 해외 근무를 마치고 귀국했는데, 그가 담당했던 자동차 관련 사업부문이 다른 회사로 매각되는 바람에 원치 않게 사표를 내게 됐다.
 
51세 반퇴 독일인, 바로 재취업한 비결 '지역센터'.  [자료제공=게티이미지]

51세 반퇴 독일인, 바로 재취업한 비결 '지역센터'. [자료제공=게티이미지]

 
전직을 고민했으나 자신의 나이도 있고, 또 재취업을 하더라도 10년 안에 그만둘 것 같았다. 게다가 전 직장에서 퇴사할 때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월급쟁이는 싫었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젊을 때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좋아하고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건 자동차와 관련되거나 영어를 활용하는 일일 것 같았다. 
 
지인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누군가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일이 어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기술이 최고야!’라는 생각에 자동차 정비 학원을 알아보는데, 주변에서 ‘내일배움카드’ 제도를 소개하는 것이다. 고용센터를 방문해 상담하고, 이에 관련된 구직계획서를 작성한 후 200만원까지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았다.
 
내일배움카드신청방법 [사진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내일배움카드신청방법 [사진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김 씨는 자동차 정비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을 취득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교육을 받은 18명 가운데 김 씨의 나이가 제일 많았다. 아들 나이 또래의 젊은이들과 함께 자동차를 엔진, 전기, 새시 분야로 나누어 이론 강의를 받고  실습을 했다. 기름때가 묻은 실습복도 익숙치 않은데다 용어도 서툴고 공구가 손에 익지 않아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
 
18명 가운데 혼자만 실기 통과 
하지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배우게 되니 교육이 정말 즐거웠다. 필기시험을 본 18명 중 5 명만이 합격했는데, 김씨도 그중 하나였다. 기세를 몰아 실기시험에 도전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두 달 후에 다시 응시해 당당하게 합격했다. 18명의 동료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김 씨만 합격의 영광을 얻은 것.
 
지금 김 씨는 선배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급여는 매우 적다. 하지만 불만은 없다. 기술을 배울 기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술을 좀 더 익히게 되면 이직할 예정이다. 이태원 등 외국인 거주지역에서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내일배움카드제도는 구직자제도와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으로 운영된다.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내일배움카드제도는 구직자제도와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으로 운영된다.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내일배움카드’제도는 구직과 관련된 새로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근로자들이 직무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으로 운영된다. 교육비는 2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된다. 예를 들어 건설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 굴삭기 면허를 취득하려는 구직자가 있다고 하자. 학원비를 알아보니 수강료가 150만원이다. 만일 이때 내일배움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150만원의 50%인 75만원만 본인 부담이고 나머지 75만원은 내일배움카드에서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만 15세 이상의 실업자, 사업 기간이 1년 이상이면서 연매출액 1억50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 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이다. 지원은 희망취업분야와 관련된 교육 여부가 확인된 후에야 가능해진다. 제도 도입 초기엔 일부에 취업과 관계없이 본인의 취미와 관련된 분야를 신청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절차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근로자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절차 [고용노동부 HRD-Net 화면캡쳐]

 


지원금의 30~50%는 본인 부담 
거주하는 지역 고용센터에서 구직등록 및 훈련에 대한 상담 →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형태의 계좌 발급 → 훈련수강 → 훈련비 지원의 절차를 거친다. 지원금 중 30~50%는 훈련생 부담이다. 부담 비율은 훈련 내용에 따라 다르므로 이에 대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취업성공패키지를 활용할 경우 300만원까지 지원금액이 늘어나고 본인 부담금도 크게 줄어든다. 
 
또 교육비와 별도로 최대 월 11만6000원까지 훈련 장려금을 받을 수도 있다. 카드는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훈련 후 일정 기간 취업이나 창업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본인이 부담했던 교육비를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적합훈련과정’으로 인정받고 공고된 곳에서만 교육이 가능하다. 고용노동부 직업능력개발훈련정보망(HRD-net, www.hrd.go.kr)을 방문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미용, 제과, 한식, 자동차 정비, 굴삭기운전기능사, 한옥관리사, 직업상담사, 3D 형상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의 훈련과정이 개설돼 있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

[출처: 중앙일보 2018년 2월 17일] [더,오래] 기술 배우는데 월 200만원 지원 받는 방법은?
내 삶의 주인 되기

홀로서기, 자기 행복 의식적으로 추구해야

이혼 앞두고 쪼그라드는 자아에 당혹한 40대 후반 여성, “다시 씩씩해질 수 있을까”

별거 초기엔 씩씩하게 지냈는데

소유욕 강한 엄마·남편 때문에 우울

초라해도 괜찮아요, 우리 삶 원래 남루해

나쁜 사람에게서 자기를 보호하는 법 배워야

Q저는 50대 진입을 바로 앞에 둔 여성으로, 외국에서 살고 있으며 결혼 19주년을 앞두고 남편과 1년 전 별거해 이혼소송 중입니다. 별거를 막 시작했을 때는 생각보다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잘 지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제 삶이 너무 남루한 것 같아 기운이 빠지고 틈만 나면 우울 모드로 빠집니다.

저희 엄마는 제가 어릴 때는 좀 차가운 엄마였는데, 제가 어른이 되면서 그리고 최근엔 더욱 저에게 의존하십니다. 5년 전 제가 외국으로 나올 때는 ‘부모를 내던져버렸다’는 표현을 쓰며 원망과 서운함을 강하게 비치신 것은 물론, 제 결혼 때 찍은 가족사진을 저 보는 데서 버리셨지요. 가끔 전화로 엄마가 아버지 험담을 하면서 저에게 이만큼 컸으면 아버지를 야단치고 바로잡아줄 수도 있어야 하지 않냐, 나는 고독사하게 될 거다, 다들 딸이 좋다던데 나는 사는 게 재미가 없으니 죽고 싶다…. 맨날 이런 말씀만 하니 그립기 전에 기가 빨리는 느낌입니다.

제가 이혼하게 되자 저를 맹비난하다가 나중엔 비수를 꽂으시더군요. 이혼하고 한국에 와야지 부모 버리고 낯선 곳에 끌려갔다가 이혼하고 남아 있고 싶냐, 나중에 네 딸도 이혼할 텐데…. 그때부터 제가 입을 다물기로 하고 연락을 확 줄였습니다. 그랬더니 엄마는 제 코트를 사서 보내셨더군요. 너무 놀라운 가격표를 그냥 붙여서요. 비싼 것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냐며, 그래서 가격표 그대로 두었다며. 저는 혼자 일해서 아이 둘을 키우는 상황에서 그 기분 내기용 코트값에 입이 벌어져 저 자신이 초라하고 입맛이 쓰더군요.


한편 제 남편은 자기가 진보주의자인 줄 알지만 실은 가부장적인 남자인데요, 이곳에 와서 남편에게 내가 한국에서 지낼 때 시어머니나 남편, 시집 식구에게 존중받지 못해서 행복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나도 존중받고 남도 존중하며 살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제 의도와 다르게 시어머니 언급 부분에 격분해서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재산분할까지 치밀하게 정리하고 아이들은 본인이 키우겠다며 저를 압박하던 끝에, 다시는 시어머니를 비방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면 이혼 취소를 하겠다고 해서 각서를 썼더니, 그것을 소리 내어 읽으라고 강요해 읽고 나서 대성통곡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이혼을 망설이는 것도 아니고 후회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결단을 내렸다는 자부심도 있었고, 남편에게도 숙여줄 만큼 숙여줬으니 미련 없다 하는 마음이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독하디독한 남편도, 늘 희생자 코스프레하는 엄마도 결국 저를 본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자 활용하려는 사람들인 게 분명해 보이면서, 처음의 전의가 사그라지고 지금은 아프고 아파서 제 자아가 한없이 쪼그라든 느낌입니다. 전에는 엄마와 남편은 내게 ‘옳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더 나아가 그들은 내게 ‘나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진전되었습니다.

제가 그 두 사람을 오해하고, 저희 엄마 말씀처럼 현재 처지 때문에 예민해진 걸까요? 어떻게 하면 제가 자기연민을 딱 끊고 다시 씩씩하게 살 수 있을까요? 뚜벅이

A이혼은 큰 사건입니다. 가족이 함께했던 그 오랜 시간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고, ‘결혼의 실패’라고 하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경험을 뼈아프게 인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사는 것이 익숙해진 여성들에게는 더욱더 홀로 서는 삶이란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미래입니다. 그 앞에서 감정의 격변을 겪으며 우울해지는 건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만약 뚜벅이님에게 엄마다운 엄마가 계셨다면 당신을 깊게 안아주면서 힘들 만하다고, 자기연민에 빠져도 괜찮다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이혼을 결심하고 처음엔 씩씩하고 자부심마저 느끼셨다니 어쩌면 그게 더 부자연스러운 감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상실의 경험은 제각기 달라서 누구나 똑같은 감정을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뚜벅이님의 경우라면 분노하고 슬퍼할 만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면서 자신을 지키고 싶었나봅니다. 약해지면 이혼하지 못하고 또다시 굴욕적인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그 또한 당신에게는 최선이었을 겁니다.

자기연민에 빠져도 괜찮습니다. 우리 삶은 생각보다 초라하고 남루합니다. 그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분주하게 애쓰고 악전고투를 감내하지요. 마치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과장된 감정을 느끼면서 말이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희망 없는 관계, 가치 없는 관계를 위해 너무 긴 시간을 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허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 사실을 알아버린 당신 자신을 많이 위로해주세요. 자기연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힘이 생길 테니까요.

그리고 이제 홀로 서야 할 때입니다. 인간은 대부분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살아갑니다. 평소엔 선한 얼굴을 하다가도 자기 이익 앞에선 순식간에 공격성을 드러냅니다. 어떤 사람들은 살아온 배경 때문에 또는 기질적으로, 주도권을 빼앗거나 힘을 휘두르는 데 몰두합니다. 뚜벅이님의 남편은 주도권 싸움에 몰두했던 사람이고, 어머니는 딸의 삶을 질투하면서 당신을 소유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우리 자신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고백하자면 과거에 저는 저 자신에 대해 상대를 이해하고 관용을 베푸는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그런 행동에도 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기적인 의도가 깔렸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요. 어떤 식으로든 자기 이익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인간의 민낯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나쁜’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 늘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자신의 행복’이라는 이익을 의식적으로 추구해야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투쟁도 불사해야 합니다. 그것이 ‘홀로서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면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blessmr@hanmail.net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박미라 마음칼럼니스트·<천만번 괜찮아><치유하는 글쓰기> 저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한겨레 서울& 2018년 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