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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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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 17 호)

【 고객과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중요하다 】

요즘은 서울에 있는 지하철역마다 스크린 도어가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크린 도어는 안전에도 좋고, 미관상에도 상당히 좋은 시설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스크린 도어 설치와 관련해서 아주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소문으로 들었고, 실제로 그런 것인지는 확인을 못 해봤습니다만, 지하철 공사에서는 스크린 도어 설치비를 한 푼도 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 했느냐고요?

그건 바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한 회사에서 스크린 도어는 무료로 설치하되, 스크린 도어에 광고를 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스크린 도어 설치로 지하철 공사에서는 승객의 안전을 보호 해 줄 수 있는 이점이 생기지만, 부수적인 효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 그 권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스크린 도어 설치 회사에서 제시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 보십시오.

지하철 공사에게 돈을 들여서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도록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타당성 검토에, 납품 업체 선정에, 입찰 절차를 진행하다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서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수익 창출에 실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하철 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하나도 되지 않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승객의 안전과 미관을 개선할 수 있고, 그 스크린 도어 업체는 시설 설치비는 들지만,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구조를 제안하니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윈-윈 비즈니스 모델은 성공한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들입니다.

구굴을 예로 들어볼까요?

구굴이 어떤 사업을 하는 업체입니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이지요?

그런데 구굴이 검색하는 데 돈을 받아서 수익을 창출합니까? 아닙니다.

구굴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바로 구굴의 뛰어난 검색 기능을 이용하려고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려는 광고 업체들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구굴은 광고업체들에게 광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그 광고에 클릭한 수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구굴에서 검색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은 검색 엔진을 무료로 이용하면서 필요한 경우 관련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고, 광고업체들은 구굴을 찾아오는 수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손쉽게 광고를 할 수 있으니, 이렇게 모두가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냄으로써 현재의 구굴이 수익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입니다.

즉 기술(구굴의 뛰어난 검색 기능)은 그 자체가 돈을 버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고객들을 불러들이는 극히 일부 역할만 한 것이고, 수익은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은 기술 개발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여부를 더 크게 좌우한다고 합니다.

최근 뛰어난 기술 개발에 성공한 IT업체들의 고민 중의 하나도 바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입니다.

산업 사회에서는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돈을 버는 확실한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도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이 힘이지만, 그와 반면에 지식이 너무 흔해져서 지식을 돈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때문에 지적재산권을 강조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적재산권은 산업사회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대학을 졸업하는 엔지니어들은 비즈니스 모델이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산업사회에서 필요로 했던 기술 개발 능력 위주로 교육을 받고 배출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 13 호)

【 성공하려면 강점을 살려야 한다. 】


토크 쇼의 여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자 중의 상위 리스트에 항상 올라가는 여자.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방송인. 누가 떠오르십니까?

바로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그녀가 지금은 성공해서 토크쇼의 여왕, 아니 남녀 통틀어 1인자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녀가 토크쇼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녀에게는 성공할 수 있는 요인보다는 실패할 수 있는 요인이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그녀가 토크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토크쇼 진행자는 백인 남성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흑인에 여성입니다. 더구나 그녀는 여자로서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녀나 슈퍼 모델처럼 쫙 빠진 몸매를 가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날씬한 편은 아니지만 한 때는 100kg을 넘나드는 누가 봐도 뚱뚱한 체격이었습니다.

목소리만 나오는 라디오 방송이라면 모를까, TV에서는 그 당시 기준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하나도 갖추고 있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을 뒷받침해 줄 배경도 없었고, 남들은 한 가지만으로도 좌절할 만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와의 외로운 생활, 친척 오빠로부터 당한 성폭행, 미혼모, 마약 등은 그녀가 아버지에게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겪은 많은 불행 중의 일부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리한, 아니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생각되는 여건 하에서도 그녀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녀만의 차별화된 1등 능력, 곧 강점을 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의 가장 큰 강점은 남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논리적인 얘기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친근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워낙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불우한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동네의 강아지들과 심지어 돼지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그녀가 어렸을 때 교회에 열심히 나갔는데(지금도 열심히 나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장 큰 이유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교인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칭찬을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토크쇼에서 그녀가 지금과 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렸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토크쇼를 보면 꼭 이웃집 아줌마의 수다를 듣는 것 같은 편안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백인 남성들이 하는 토크쇼가 틀에 박힌 유머를 구사한다면,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는 안방에서 엄마들이 하는 구수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만약 오프라 윈프리가 그 당시 일반적인 토크쇼 형태를 흉내 내서 백인 남성들이 했던 것과 같은 스타일을 따라하려고 했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 자신의 단점인 흑인, 여성, 뚱뚱함 등을 고치려고 집중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성공이 가능했을까요? 물론 ‘아니다’라고 누구나 대답할 것입니다.


대학에서 교수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보면 학생들에 대한 불평이 상당히 많습니다. ‘미적분도 제대로 안 배우고 공대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전공을 소홀히 한 채 쉬운 과목만 들르려고 한다.’ ‘공부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 등등등

그렇지만 저는 교수님들이나 부모님들이 요즘 젊은이들의 강점이 무엇인지, 그 강점을 살려서 그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겠는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오프라 윈프리에게 너는 ‘여자에 흑인이고 예쁘지도 않고 내 세울 배경도 없으니까 방송에 나갈 생각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하면, 지금의 오프라 윈프리가 있었을까요?

오프라 윈프리에게는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요?

우리의 자녀들도 오프라 윈프리처럼 단점 투성이지만,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강점도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강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 해야 할입니다.


공학인증에서 얘기하는 상담도 단순히 전공과목 선택이나 취업에 관한 조언을 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각 학생들의 강점을 발견해서 그 강점을 키울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인 것이 아닐까요?

오늘부터 내 학생들, 내 자녀들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눈을 크게 뜨고, 따스한 마음으로 바라보도록 하지 않으시렵니까?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6호)

【독서 -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


제가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는 책을 내기 위해 여러 출판사를 접촉했을 때,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출판을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는 책 내용은 좋은데, 엔지니어들은 책을 별로 읽지 않기 때문에, 엔지니어들만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이 많이 팔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제가 앞장서서 판촉을 해주겠다고 한 출판사를 설득해서 겨우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을 출간하고 나서 제가 받을 원고료를 모두 책으로 받은 다음에 제가 아는 엔지니어들에게 300권 이상 보내 주었습니다. 우편료까지 합치면 400만 원이 넘는 투자를 한 셈이지요.

그 후에 제가 책을 보내 드렸던 몇몇 엔지니어들을 만나서 애기를 해 보고는 역시 출판사들의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 내용이 참 좋더라. 학생들에게 와서 강의를 해 달라.’는 일부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전공 책도 읽을 시간이 없어서 아직 못 읽었다. 방학이 되면 시간을 내서 읽어 보려고 한다.’는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과연 그런 변명을 하는 사람이 방학이 되어 시간이 나면 책을 읽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왜 독서를 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대부분 ‘시간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하지 못할까요?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딱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이 ‘독서광’이라는 겁니다.

그들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독서를 할까요? 아닙니다.

저의 경우에도 1년에 150권 이상의 책을 읽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책을 읽기 위해, 저녁에 TV를 보지 않습니다. 시내에 나갈 때는 가능하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습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깨닫게 되면 자투리 시간을 내서 얼마든지 책을 읽을 시간을 낼 수 있습니다.

CEO들이 바쁜 시간 중에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이유는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변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적인 저항이 깔려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바를 받아들여서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데, 그런 변화 작업이 싫다는 것이죠.

한 마디로 ‘지금 이대로 만족하고 좋다’는 심리가 책을 읽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엔지니어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도 명백합니다.

소위 말하는 전공, 즉 하드 스킬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에 그걸로 만족하면서 살겠다는 의지의 반영(?)인 것이죠.

사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그런 태도가 통했습니다. 하드 스킬만으로도 얼마든지 차별화할 수 있고, 정년까지 살아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지식의 수명이 5년, 아니 IT 분야 같은 첨단 분야에서는 반년을 넘기지 못하는 세상에서 과거 지식, 즉 하드 스킬만으로 살아가겠다는 생각은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세상이 변한다.’는 사실 하나만 변하지 않고 모든 게 변한다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엔지니어들도 독서를 통해 지식을 업그레이드하고, 소프트 스킬을 익혀야 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5호)

【꿈을 파는 엔지니어가 되자】


지난 5월 21일 한구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개최한 제302회 과학기술정책포럼 & 미래전략포럼: ‘미래 과학기술 전망과 과제'」에 참석해서 미래학의 거장인 하와이 대학 교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데이토 교수는 이제 우리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를 넘어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로 진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지식정보화 사회 이후의 사회 형태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표현을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의 감성이 중요한 세상이 된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사회를 <감성 사회(Emotional Society)>라고 부르길 좋아합니다.

어쨌거나 짐 데이토 교수는 감성 사회 또는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과학기술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없으며, 감정에 호소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야말로 미래를 주도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그는 제품의 품질을 논하는 기업인이 되지 말고 아라비안나이트를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앞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전문적인 운동선수나 배우, 가수, 댄서가 돼서 사람들에게 꿈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영화, 비디오, 애니메이션, 게임을 통해 전문 이야기꾼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좋아하는 할리우드, 발리우드, 미키마우스, 헬로키티 등을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이제 엔지니어들도 단순히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감성 사회에서는 자신의 기술이 ‘꿈’을 만드는 하나의 도구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때 기술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잘 만들었다고 잘 팔립니까? 에어쿠션 등의 기능을 갖춘 운동화도 ‘나이키’라는 브랜드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라도 구입하게 됩니다.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도 좋은 커피에 ‘고급문화’를 파는 감성 마케팅을 결합시킨 것이었습니다. 이런 브랜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가 요즘 기업에서 찾는 ‘창의적인 엔지니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2009년 1학기에 동국대에서 ‘기술이 만들어내는 미래 세상’이라는 주제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겸임교수 제의를 받았을 때 그냥 일반적인 교과 과목을 가르칠까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면 학생도 편하고 저도 편하겠죠? 하지만 저는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가르치는 강의는 다른 교수님들이 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교과서에 있는 과거 지식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 지식을 찾는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은 했지만, 강의 진행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교과서를 중심으로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다가 정답이 있는 과제를 내고, 암기해서 시험을 치루는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갑자기 제가 토론식 교육에다가 정답이 없는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서 과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니까 당황할 수밖에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해 봤다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우리가 살았던 세상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지식을 배워서 평생을 써 먹는 시대였다면, 이제부터는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일 뿐이고, 진짜 살아가면서 필요한 기술은 자신이 쌓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단순히 교과서에서 배운 과거 지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되고, 이를 통해 미래의 꿈을 만들어내는 한 단계를 더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학생들이 세상에 나가서 그런 현실에 부딪치면 제가 그들을 힘들게 했던 방법을 떠올리고 다른 학생들보다는 먼저 자신만의 배우는 방법을 찾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4호)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가 되자】



며칠 전에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의 워크샵에서 <소통하는 엔지니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습니다.

그 워크샵은 홍천 주변의 관련 기업들을 초청해서 2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 연구 결과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기업들이 <홍천메디칼연구소>에 어떤 연구를 해 주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발표 자리에 있으면서 흐뭇했습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엔지니어들이 추구해야 하는 연구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연구를 하겠다는 자세 말입니다.

저는 이제 엔지니어도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마케팅에 관심을 안 갖는 엔지니어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제까지 엔지니어들은 주로 세일즈를 했습니다.

그럼 마케팅과 세일즈는 무엇이 다를까요?

한 마디로 ‘세일즈가 만들어진 제품을 파는 행위’라고 한다면, ‘마케팅은 제품이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게 그거지 뭐.’라거나 ‘그게 그렇게 큰 차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개념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엔지니어들은 마케팅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는 세일즈와 마케팅을 아주 쉬운 예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도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특히 화장실은 아주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남자 화장실에 가보면 소변기 앞에 표어(?)가 붙어 있는데, 그 표어의 표현이 날로 세련되어 간다는 것을 느낍니다.

몇 년 전에는 ‘정조준, 앞으로 한 발자국만 더!’라고 쓰여 있었는데, 요즘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거나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라고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소변기 앞을 보면 아직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서 소변기 앞을 깨끗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아이디어란 부드러운 고무 재질로 파리 모양을 만들어서 소변기 정중앙에 붙여 놓은 것이죠.

그랬더니 소변을 보는 남자들이 누구나 그 파리를 떨어뜨리려고 앞으로 다가 갔습니다. 특히 소변이 앞부분에 떨어지기 쉬운 끝내기(?)를 할 때 그 파리의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 됐습니다.

앞으로 다가서면서 있는 힘을 다해 마무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마케팅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기 앞에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만드는 행위가 바로 마케팅인 것이죠.

위에 예시한 앞에다 표어를 붙이는 것은 그 표현이 아무리 젊잖아도 결국은 ‘좀 앞으로 다가와 줘요. 안 그러면 당신은 야만인이야.’라는 협박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걸 못 느낄 남자가 어디 있습니까? 그렇게 해서는 남자들의 마음을 살 수 없는 것이죠.

그런 위협을 전혀 못 느끼면서도 남자의 자존심(나도 파리를 떨어뜨릴 정도의 힘은 있다)을 자극해서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가도록 하는 게 바로 마케팅이라는 뜻입니다.

꼭 파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 예를 들어 디자인을 변경해서 소변을 보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서 있으면 주변에 소변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면 아주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 될 것입니다.

고객이 자신의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사면서도 기쁨을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이 시대가 원하는 마케팅 하는 엔지니어입니다.

아이포드가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기 돈을 주고 사면서도 기쁘게 줄서서 기다리지 않았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이 전부라는 구시대적인 패러다임을 버리고,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2호)


【차별화된 인재를 길러내자】



공학 관련 교수님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나오는 공통적인 불만 중의 한 가지가 “요즘 공대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불평은 지방 대학일수록 심합니다.

심지어는 교차 지원을 통해 문과 학생들이 공과로 입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학생들은 수학2를 배우지 않은 채로 와서 전공 과정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라고 불평을 합니다.

그래서 공학인증 제도에도 미적분을 꼭 과정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전공 학점수를 대폭 늘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그런 상황을 초래하는 제도가 나쁘다고 비평하거나, 수학2도 배우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공대를 입학한 학생들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이런 현상에 대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전공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학생들이 공대에 들어오는 현상은 대학진학률이 80퍼센트를 넘어서는 최근 대학의 양적 성장에서 발생한 피치 못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을 입학한 1975년도의 대학 입학 정원은 약 7만 명이었습니다. 당시의 대학 응시생은 약 26만 명이었기 때문에 대학진학률은 27퍼센트 가량 되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도에는 57만 명의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47만 명이 대학에 진학해서 82퍼센트의 진학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학진학률이 27퍼센트였을 때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82퍼센트인 현재 학생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물론 여기서 제가 말씀드린 학생의 질이란 과거 산업사회 기준으로 보았을 때의 학업 성취도를 말합니다.

제가 이런 수치를 제시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그러면 대학입학정원을 과거 수준으로 대폭 줄이면 되겠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현실을 무시한 발상입니다.

대학입학정원을 현재의 20퍼센트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까요? 20퍼센트 정원을 축소하는 게 아니라, 20퍼센트의 정원만 남기고 80퍼센트의 인원을 줄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아니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의 사회는 과거와 같이 미적분을 잘하는 전통기술자도 필요하지만, 더 많은 숫자의 지식 기술자들이 필요합니다. 전통 기술자들은 공장과 연구소에 취업하면 되고, 지식 기술자들은 법조, 의료, 금융, 사업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도록 하면 됩니다.

지식 기술자들은 미적분을 잘 못하더라도, 전공에 대한 개념 이해만 있으면,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소프트 스킬 등 다양한 지식을 컨버전스(융합)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교수님들이, 사회에서는 리더들과 부모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적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미 입학한 학생들에게 미적분을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소질을 찾아서 그들 나름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지식 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각 대학별로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지식 기술자의 모델을 만들고, 이에 맞춰서 공학교육 목표도 세워야 합니다.

한 마디로 각 대학별로 차별화된 지식 기술자를 길러내도록 하면 대학도, 학생도, 사회도 모두 만족하는 윈-윈의 대학 교육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1호)

【새로운 시대의 이공계 성공전략 강연 소감문-연세대 학생들】


벌써 3년째 연세대 공대에서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21C기술경영>이라는 강좌에 연사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 강좌는 다른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CEO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강좌입니다. 다른 대학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학생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높아서 항상 지원자가 정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이 강좌의 특징으로는, 우선 강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강사들로부터 강의 내용에 대한 질문지를 받아서 학생들로 하여금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한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질문지를 채워 넣기 위해서 강의를 좀 더 열심히 듣는 장점이 있고, 그 질문지를 회수하면 자연스럽게 출석체크도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강의 소감을 받고 있는데, 다음 강사 선정에도 참고를 하고, 강사에게 소감문을 보내줘서 참고가 되도록 합니다. 저는 금년 3월 26일 강의를 했는데, 담당교수님께서 보내 주신 제 강의에 대한 소감문 중에서 일부를 뽑아서 여러분께 보내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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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


대표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공학도로써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공학적인 기술만 잘 가지고 있다면 사회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 했었는데 오늘날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술 소프트스킬들과의 융합을 통한 스마트 스킬을 지니는 것이 무척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강의 정말 감사합니다.


(학생 3)


작년쯤이었던가요. 한번 깊게 고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공학을 전공했고, 사회에 나가면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로서 대접받겠지요. 하지만 휴학 후 약 2년 6개월간의 직장 경험을 되살려 볼 때 어쩐지 회의가 드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제가 가진 '기술'이 기술로서 대접받지 못하고, 기술자도 기술자로서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을 많이 목격해 왔었기에 회의가 들었던 겁니다.

흔히 어른들이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실 때 그 기술이란 다름 아닌 '남이 하지 못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로 생각해 왔었는데 과연 내가 전공하고 있는 이 기술이 그러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습니다. 저도 여태까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는 내가 가진 이 기술을 가진 다른 누군가가 분명히 또 있거든요. 제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회사에서는 저와 같은 기술을 가진 다른 기술자를 고용할 겁니다. 기업의 부속품 내지 소모품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명확합니다. 기업은 연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이윤을 냈느냐 내지 못했느냐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내가 이런 독창적이고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기술로 많은 이윤을 냈다'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많은 공학인들이 이 부분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합니다. 사실 학교 다닐 때에 전공 공부가 워낙 힘들다보니 경영/경제적인 감각을 익히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역시 '컨버전스'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공학뿐 아니라, 그 공학 기술을 유용하게 잘 활용할 수 있는 감각도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기업의 IT분야 사장이나 임원들 중에 공학만 전공한 사람은 보기 힘듭니다.

강의 중에 말씀하신 Make knowledge with money와 Make money with knowledge라는 말이 순수과학과 공학의 차이를 재치 있게 잘 표현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학인으로서의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 주신 김송호 대표님의 좋은 강연 감사합니다.


(학생 14)


김송호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하고 있는 공부가 과연 앞으로의 시대에 맞는 것인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미래의 감성사회에서는 공대에서 배우는 전공인 하드스킬만이 아닌 소프트 스킬과 하드 스킬이 조화된 스마트 스킬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멀리까지 못보고

제 앞에 주어진 전공 공부에만 급급해서 제 자신의 역량을 너무 제한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만 하면 평범한 사람밖에 안 된다. 강점을 살려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가진 강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야 할 지 생각하게 해준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 전공분야뿐 아니라 경영이나 리더십 관련된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컨버전스 전략과 강점살리기 전략을 실천해서 경쟁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21C기술경영을 통해서 좁은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갖는 것 같습니다.

열정적인 강의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신 김송호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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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기술자를 길러내자

2009. 7. 31. 19:22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10호)

【지식기술자를 길러내자】



특히 지방에 있는 대학에 강연을 다니다보면 울분을 토하는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주장의 요점은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에서는 지방 대학이라고 차별해서 서류 전형에서부터 차별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그런 차별이 온당 하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런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더 좋은 길을 소개할까 합니다.

왜 공대 졸업생들은 꼭 공장과 연구소에만 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지금은 기술 기반의 사회입니다. 기술이 모든 일상생활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사회라는 뜻입니다.

실제 기술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데 반하여, 우리 엔지니어들의 의식은 아직도 공장과 연구소 근처를 맴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 분야만 해도, 과거에는 은행이 하는 일이 주로 담보를 제공받아 그 가치를 판정하고 그에 맞추어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 때에는 엔지니어들이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의 가치를 판단해서 유망한 사업에 투자하는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려면 기술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기술을 모르고는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기가 힘들다는 얘기죠. 즉 현대 금융 분야에는 엔지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융 분야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키워내는 대학이나 학과가 있나요?

또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요? 이공계 위기를 논하면서 가장 흔히 나오는 얘기가 공대를 졸업하고 의대로 편입하는 문제를 거론합니다. 하지만 저는 공대 졸업생이 의대를 가는 것은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그건 한 마디로 이제는 의료 행위에도 기술이 필수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각종 진단기기의 발달로 전통적인 청진기에 의존하는 의사의 역할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진단기기로부터 나오는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진단도 컴퓨터가 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생명공학의 발달은 장기이식과 유전자 조작으로 기존 의사의 역할은 사라지거나 약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의료 분야도 엔지니어의 영역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공대생들의 의공학과나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기존의 공장이나 연구소에 취업하던 엔지니어들을 ‘전통기술자’라고 구분한다면, 저는 이렇게 새로운 시대에 맞게 창출되는 분야의 엔지니어들을 ‘지식기술자’라고 부릅니다. 전통기술자들을 양성하는 데는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기술자를 양성하는 데는 지방대학이라고 해서 불리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공학인증제’에서 추구하는 차별화된 인재 양성 목표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취지를 뒤로 한 채 ‘글로벌 인재’ ‘전문 지식을 갖춘 기술자’ 등, 어느 대학에서나 별로 다를 바 없는 인재 양성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각 대학별로도 ‘기술 영업에 뛰어난 기술자 양성’, ‘특허 분쟁 해결에 뛰어난 법조 기술자 양성’ ‘증권 분석에 뛰어난 기술자 양성’ 등 각 대학별로 차별화된 인재 양성 목표를 가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개별적인 학생 기준으로는 ‘첨단 연구에 필요한 기술자’, ‘해외 영업에 적합한 외국어와 영업 능력을 갖춘 기술자’, ‘기술의 미래를 꿰뚫어 보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경영기술자’ 등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 교육이 실현되는 날, 현재의 이공계 위기가 오히려 발전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9호)


【새로운 시대의 이공계 성공전략-강연 요약】



이번 뉴스레터는 제가 지난 3월 4일 한양대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한 학생(?)이 요약 정리해서 한양대교지에 실었던 내용을 우연히 웹사이트를 검색하다가 발견해서 여기에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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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교지를 읽던 중 공감하는 글이 있어 옮겨 봅니다.

한양대 학우 로리카...

나의 어릴 적을 회상해 보면, 우리 아버지는 자그마한 철공소의 사장님이셨다. 고졸이신 아버지는 철강에 대해 배운 기술 하나로 열심히 돈을 모아 철공소를 차렸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 여럿을 모아 풍족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넉넉한 생활을 이어나가셨다.

..........중략.............

그러나 내가 마침내 고등학교의 숨 돌림 틈 없이 살아오던 생활을 끝내고 드디어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을 때 세상은 내가 어릴 적 알던 그것과는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아버지는 철공소의 사장에서 단순한 일용직기술노동자로 전락해 있었으며 사회에선 88만원세대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등 온갖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들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과거의 평생직장, 존경받는 기술자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젠 더 이상 좋은 대학 좋은 학과 미래를 보장해 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기술자를 키워 내던 이공계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이공계는 이대로 사장되어야 하는가? 더 이상 이공계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대한민국 이공계 공돌이를 버려라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저서이다. 본 책자의 저자인 김송호박사는 말한다.

언제까지 세상이 바뀌길 기다릴 테냐? 이공계가 변해라! 그가 제시한 앞으로의 이공계가 지향해야할 방향은 "컨버전스"와 "강점 살리기"이다

컨버전스( convergence )란 타 학문과의 융합을 의미한다. 과거 이공계 교육의 목표는 특정학과에서 심도 있게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의미 있는 전문가 기술자를 양성해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회가 변했다. 더 이상 자신의 영역만으론 안 된다. 다른 분야 산업공학을 예를 들면 경제학, 금융학, 심리학 등의 지식도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지식으로 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러 분야의 지식의 융합된 진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강점 살리기 역시 과거의 교육방식과의 결별을 촉구한다. 과거의 교육이 어쨌기에? 과거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었다.

한 학생에게 있어 흥미가 없거나 재능이 없는 등의 이유로 학업성취도와 이해도가 떨어지는 영역의 지식은 교사가 억지로 학생의 머릿속에 구겨 넣어 주는 것이다. 결국 이런 교육 체계 하에서 양성되는 인간형은 못하는 것은 없지만 잘하는 것도 없는 그야말로 범인이었다. 강점 살리기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한우물만 파는 것이다. 이 경우 흥미 재능과 연계한 학습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진정으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얼핏 보기에 매우 모순된다. 넓으면서 깊게라니? 하지만 이 모순되는 두 조건을 만족하는 인간이 있다.

T형인간이다. 이 T형인간이라는 것은 토요다자동차에서 처음 제시된 인간형인데, 당시 극도로 분업화된 생산 환경 하에서 각 부분의 전담인력들이 자신의 분야만 알다보니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경영진들은 사원들에게 자신의 분야만이 아닌 다른 분야의 지식도 공부할 것을 요구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자신의 공정뿐 아니라 전체적인 생산과정을 이해하게 된 사원들은 당연히 통합적인 지식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쏟아내었고 이를 바탕으로 토요다자동차는 계속해서 경쟁에 있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T형인간은 주변 분야의 넓은 지식과 전공분야의 깊은 지식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과정을 보는 안목을 키우고 그것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궁극적으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개선과정을 통해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송호박사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공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될 목표를 H형인간이란 형태로 구체화시킨다. H형인간이란 한마디로 전략적동맹이다. 위의 T형인간의 과정을 통해 각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힌 전문가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손을 잡고 공동 작업을 함으로써 H형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로써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던 T형 인간들마저도 제쳐버리고 진정한 1등이 되는 것이다.

좋아 이젠 이공인이 지향해야 할 인간상은 확실히 알았다. 그렇다면 이런 인간이 되려는 이공인들에게 김송호박사가 주문하는 능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술 이른바 소프트스킬(soft skill) 이다.

이는 기술자를 위한 하드스킬이 아닌 이공계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지던 CEO, 리더를 위한 기술이다. 왜? 이는 위의 H형인간과 관련이 있다 .필요에 의해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연대를 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 조직의 중심은 누구인가? 당연히 그 모두의 능력을 통합하고 공동의 비전을 세워줄 수 있는 리더이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명령을 내리기 위한 전문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각 구성원이 지치고 힘들어 할 때 살며시 그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줄 수 있는 따뜻한 감성, 이것을 갖춘 자만이 진정한 리더라 할 수 있다. 이는 당연하게도 이공인에게 가장 부족한 덕목이기도하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엔 20세기와 비교해서 기존직업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공무원 의사 등 유망 직업들이 미래에는 더 이상 유망 직업이 아닐뿐더러 아예 사라지는 경우마저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에 떨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미래학자들은 또한 앞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래사회의 직업 중 70% 역시 새로 생길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이르기를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지금 상황이 암울해 보일지라도 그때가 되면 또 상황이 바뀔 것이다. 그러나 또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도 했다. 아무리 숱한 기회가 자신을 스쳐지나가도 우리가 그것을 붙잡지 못하면 끝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우리를 지나치려 할 기회들을 붙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

그런 점에서 김송호박사의 이 책이 이공인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훌륭한 나침반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8호)

【더 나은 공학인증을 위한 제언】


“공학인증이 무엇인가요? 또 공학인증을 통해 학생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난주에 제가 모 대학에 공학인증 평가를 나가서, 평가 절차에 있는 학생들과의 면담 시에 던진 질문입니다.

“공학인증을 통해 전공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미국에 유학 가려고 하는데, 미국에서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라고 들었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지만, 꼭 집어서 공학인증제를 하는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는 학생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식으로 눈을 크게 뜨고 저를 쳐다보다가 “공학인증제가 좋은 거 아닌가요?”라고 오히려 반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공학인증 평가를 하면서, 너무 형식적인 면에 치우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진정으로 공학인증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학인증의 주체인 교수, 학생, 기업이 공학인증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공감대가 형성되면 좀 형식상으로 만족이 안 되더라도 공학인증제가 추구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가 키워지지 않을까요?

설사 공학인증제를 이수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그 학생들이 무엇을 위해 공학인증을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창의적인 인재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공학인증제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낸다고 하면서 그냥 공학인증제도에 규정된 대로만 하면 창의적인 인재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을 명확히 알고 있을 때, 그 일이 설사 좀 힘들다 하더라도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공학인증을 위한 서류 작업이 너무 많다거나, 수업도 벅찬데 학생 상담이 부담이 된다거나, 기존 수업 방식에도 문제가 없었는데 설계를 넣는 바람에 교수도 학생도 괴롭다거나 하는 불평은 공학인증제의 목적을 명확하게 공감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학인증제가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고 인식이 된다면, 그런 불편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을 겁니다.

공학인증제의 목적을 제대로 인식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공학인증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서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