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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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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T형 인재의 전형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2006년 개봉되었던 영화 다빈치 코드는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들인 모나리자암굴의 성모등에 숨겨진 비밀(코드)을 찾아내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화에서 다빈치의 그림들이 선택된 이유는 중세부터 내려온 시온 수도회라는 비밀 단체의 스토리와 연결시키기 위해 중세의 그림을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빈치가 그림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철학 등에 조예가 깊은 독특한 인물이라는 배경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다빈치는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의 3대 미술 거장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미술과학기술건축천문지리해부식물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했다는 측면에서 다른 두 미술 거장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다빈치는 멀티 T형 인재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의 다방면에 걸친 관심과 재능은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천재적인 작품들을 많이 남기고 있다.

예를 들어 다빈치는 사람과 동물의 시체를 해부하는 기이한 행동을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가 스케치북에 남긴 인체 해부도는 의학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지만, 그의 인체 해부에 대한 연구는 그의 미술 작품, 즉 그림과 조각 작품의 인체를 표현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림을 그릴 때 일반적으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그리지만, 다빈치는 인체의 근육 움직임 등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생동감 있는 인체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빈치는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의 그림에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발명이었던 원근법과 오일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그의 대표작인 예수를 둘러싼 열두 명의 제자를 소재로 한 최후의 만찬은 예수의 머리를 소실점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구조로 되어 있다. 다빈치는 이 그림에서 원근법과 투시법을 활용하여 작품의 완벽한 질서를 표현하였다. 모나리자에서는 부드러운 오일의 표현과 인물 뒤의 공기원근법이 뛰어나게 표현되었다. 르네상스의 가장 훌륭한 업적, 즉 원근법과 자연에의 과학적인 접근, 인간신체의 해부학적 구조, 이에 따른 수학적 비율 등이 다빈치에 의해 완성되었다.

최근에는 다빈치의 드로잉(소묘)이 발견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의 경매회사 '타장'(Tajan)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이 작품의 이름은 '순교자 성 세바스찬'(The Martyred Saint Sebastian)이다. 양면지를 사용한 이 그림은 한 면에는 나무에 묶여 고통 받는 성 세바스찬의 모습이 또 다른 한 면에는 과학적인 내용의 스케치와 글귀가 적혀있다. 다빈치는 이처럼 과학적인 분야에 관심을 갖고, 또 수많은 소묘를 남겼다. 그의 과학적 연구는 수학·물리·천문·식물·해부·지리·토목·기계 등 다방면에 이르며, 이들에 관한 수기(手記)나 인생론·회화론·과학론 등이 많이 남아 있다. 그의 해부학·기체역학·동물학 등과 관련된 연구결과는 19세기 말에 들어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그의 과학적인 천재성으로 조명되고 있다. 현재 그의 기록이 23권의 책으로 남아 있다.

다빈치는 파동 운동 이론, 연통관 내의 압력, 유체에 미치는 압력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 오늘날의 양수기와 수압의 발견자라고 볼 수 있다. 또 새의 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비행기의 원리를 생각하고 공기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바람의 발생과 구름과 비의 발생도 이론적으로 연구했다. 또 공기 역학, 조류의 비행 등의 연구 노트에는 낙하산, 헬리콥터, 플레이트 날개 등이 기록되어 있다. 해부학에 있어서도 인체의 각 부분의 작용을 역학적 원리로서 분명히 이해하였다. 그는 식물학 등에 관해서도 연구를 하였다. 이처럼 다빈치는 예술과 과학의 창조에 대한 선구자적인 연구를 한 비범한 천재였다. 그의 저서로는 그림에 관한 르네상스 예술 이론의 중요한 문헌인 회화론을 비롯하여 많은 논문이 있다.

다빈치의 본명은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로 1452415일 피렌체 근교 토스카나 지방의 산골 마을 빈치에서 유명한 가문의 공증인인 세르 피에로서자와 카타리나(Catarina)라는 이름을 가진 농사꾼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들은 신분의 차이로 정식 결혼을 하지 못했으며 그가 태어날 때 그의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였다. 출생 면에서 보면 다빈치는 특별한 면이 없는 평범한, 아니 평범함 이하였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수학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학문을 배웠고, 음악에 재주가 뛰어났으며, 유달리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였다. 그는 1466년 열네 살 때, 가족과 함께 토스카나의 수도였던 피렌체로 이주해 안드레아 델 베로키오의 공방에 들어갔다. 베로키오는 그 당시 피렌체에서 가장 유명한 공방을 이끌던 실력 있는 예술가였다. 그는 그곳에서 20대 초반까지 미술 및 기술 공작 수업을 받았다. 제자의 재능을 알아본 베로키오는 다빈치에게 그림을 맡기고 자신은 조각에만 몰두할 정도로, 그를 제자가 아닌 화가로 인정했다.

다빈치는 1519년 사망할 때까지 암굴의 성모’,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등 유명한 그림들을 많이 그리고, 운하 개발 등 도시 계획에도 참여하였으며, 인체의 해부와 조류의 비상, 광학, 지질학과 물의 운동 등에 관한 수많은 과학적 기록들을 남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평생 독신으로 살아 자식을 남기지 않았고, 그의 제자이자 동반자였던 프란세스코 멜지(Francesco Melzi)가 그의 유산을 상속하였다. 1570년 멜지의 죽음으로 그가 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엄청난 양의 크로키와 그림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다빈치는 수많은 미완성 그림들과 크로키들, 과학적 기록물들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그림들이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의 모티브로 선택된 이유도 이런 미완성 작품들과 과학적 연구 결과를 그림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다빈치는 뛰어난 업적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정규 교육도 받지 못했다. 그가 천재성을 발휘하게 된 배경으로는 타고난 소질도 있지만,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많은 지식을 쌓고 사고와 의식의 도약을 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다빈치가 태어날 당시 유럽에는 책이 3만 권 정도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빈치가 중년의 나이에 이른 1500년경에는 대략 800만 권의 책이 인쇄되어 있었다. 다빈치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면서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아나갔다. 1454년 구텐베르그가 최초로 성서를 인쇄해 출간하면서 종교혁명에 불을 댕기기도 했지만, 지식의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는 지식은 소수의 귀족과 성직자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인쇄술의 발달로 책이 대량 인쇄되면서 일반 대중들이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만약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아 책이 대량으로 출간되지 않았거나, 다빈치가 그런 책들에 관심이 없어서 읽지 않았다면 다빈치의 천재성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된 사람들의 예는 다빈치 외에도 많이 있다. 영국의 수상이자 전쟁 영웅인 처칠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꼴찌를 도맡아 했다. 이런 그를 최고의 인재로 거듭나게 해준 것은 영국 최고 가문 출신인 어머니의 특별한 독서 훈련이었다. 어머니의 독서 훈련 덕분에 꼴찌만 도맡아 했던 처칠은 독서를 많이 하게 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 최고의시인 두보는 만 권의 책을 읽으면 글을 쓰는 것도 신의 경지에 이른다(讀書 破萬卷 下筆 如有神)”고 했다. 위대한 철학자 데카르트도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는 말로 독서의 유익함을 지적했다. 인생의 실패자였을 뻔 했던 오프라 윈프리도 독서 덕분에 차별화된 최고 인재로 변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가난해서 책을 읽는 게 사치라고요? 아무리 힘들어도 독서를 포기하지 마세요. 독서가 당신의 지갑과 정신을 채워줄 테니까요.”라는 말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 크게 성공한 인물을 손꼽으라면 조지 소로소와 워런 버핏,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를 들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고,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윈스턴 처칠, 오프라 윈프리,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독서다. 독서는 낯선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사유를 하도록 해주어 창조력을 높여준다. 독서는 그저 새로운 지식을 확장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고의 확장과 의식의 도약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서를 하게 되면 좁은 사고와 의식을 뛰어넘어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빈치의 경우처럼 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멀티 T형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독서는 1~2만 원의 적은 돈을 들여 한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저자와 일대일로 대화를 함으로써 가장 쉽고 효율적으로 지혜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독서는 지식과 지혜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해 줄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되는 데 필요한 소프트 스킬, 스마트 스킬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준다. 특히 최근 들어 어린이들이 자라면서 주위와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프트 스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독서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형제들 틈에서 갈등과 다툼을 겪으면서 자라서 자연스럽게 소프트 스킬을 키울 수 있었다. 또 동네에 사는 또래들과의 놀이를 통해서, 일가친척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학교에서 급우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소프트 스킬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형제가 한 둘이거나 없는 경우가 흔하고, 동네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를 맺지 않으며, 학교 급우들은 교류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 대상이기 때문에 소프트 스킬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그런데 소프트 스킬을 키울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는 자기 계발서적을 읽거나, 더 나아가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힌 소설을 읽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소프트 스킬을 키울 수 있다.

독서가 학교 공부보다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녀들이 책을 읽고 있으면 학교 공부를 하라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 지식을 쌓기 위한 학교 공부보다는 창조력을 높여주는 독서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꼭 명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릴 때 독서를 많이 할수록 창조적인 사고력이 높아지고, 어린이들이 활동할 미래 시대의 성공에 필수적인 스마트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부모들은 꼭 알아야만 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 영어를 배우라고 다그칠 게 아니라, 부모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동화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자녀들은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세상을 사는 지혜를 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세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어릴 때의 독서 습관이 자녀가 성공하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갈수록 한국 사람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도서구입비는 월평균 16623원으로 겨우 책 한 권 가격에 불과했다. 월 평균 도서구입비는 201021902, 201219026, 201318690, 201418154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도서 구입비가 줄어든 것은 스마트폰, 태블릿PC, DMB TV 등의 유행으로 책을 사서 보지 않는 풍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서 구입 통계에는 학생들의 학습용 도서와 취업 준비생의 교재 구입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순수한 독서 목적 도서 구입 금액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독서가 단순히 지식을 익히는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 최신 전자기기들이 독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 독서는 구시대 유물이고 전자기기를 통해 미래 시대의 지혜를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