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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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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에 맞는 자신만의 강점으로 성공한 가수 싸이

 

아마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무명에 가깝던 가수 싸이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댄스팝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인터넷 무료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공개된 후 52일 만에 조회 1억 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같은 세계적 톱스타들이 2~3년씩 걸렸던 기록을 싸이는 유튜브 공개 52일 만에 초고속으로 달성한 것이다. 또 한국의 대중음악으로서는 처음으로 4주 연속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유명세 덕분에 싸이는 할리우드 톱스타인 톰 쿠르즈와 트위터 친구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싸이는 저스틴비버, 칼리 레이 젭슨 등이 속한 스쿠터브라운프로젝트(SB프로젝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유니버설 리퍼블릭 레코드와 한국,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음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적인 메이저 음반사·기획사와 음반 발매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것을 놓고 찬사와 더불어 염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단한 일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싸이의 성공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나는 싸이의 성공 요인을 한 마디로 차별화된 최고되기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못 생기고(개성 있게 생기고?), 뚱뚱한 아저씨 몸매를 그대로 살려서 다른 스타들이 갖지 못한 그 나름대로의 끼를 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싸이는 2001년 데뷔 후 ’, ‘챔피언등을 통해 아주 반짝 떴던 가수다.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싸이가 새로운 도약을 한 계기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사와 전속 계약을 하면서 양현석 대표가 툭 던진 다른 가수들을 따라 하지 말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특징을 보여주도록 해 보시죠.”라는 이 한 마디 때문이었다고 한다. 사실 싸이는 그 동안 K팝의 대세인 매끈한 외모, 뛰어난 몸매, 화려한 춤 동작을 따라하려고 노력해 왔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전혀 먹혀들지 않아 점점 더 수렁에 빠지기만 했었다. 그런데 양현석 대표가 던진 말을 듣고 나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특징, 즉 지극히 동양적인 얼굴, 30대 아저씨의 뚱뚱한 몸매, 익살스러운 몸동작 등을 결합하여 강남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강남스타일'에서 싸이는 압도적인 춤을 내세운 강력한 카리스마로 서양인들에게 조롱의 대상이었던 그의 오리지널 동양적 외모를 친근감으로 바꾸어 버렸다. ‘강남스타일의 말춤 동작은 그의 특징인 개그 감각과 익살스러움이 잘 배어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는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물론 싸이의 열풍이 과거 전 세계적인 붐이 일었지만 반짝 반응으로 끝났던 마카레나 열풍 때처럼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 있다고 염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강남 스타일이후 한 동안의 침묵을 깨고 20134월 발표한 후속 곡 젠틀맨도 인기를 끌긴 했지만 강남 스타일에는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젠틀맨20141월 기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0위에 그쳤다. 하지만 강남 스타일처럼 싸이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찾아 발휘한다면 지속적인 성공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싸이는 기본적으로 영어회화가 되고, 프로듀싱 능력과 공연에도 강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싶다.

싸이의 또 다른 차별성은 네트워크 사회의 가장 강력한 수단인 인터넷 동영상인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사실 인터넷은 가수에게 별로 반갑지 않은 존재다. 과거에 가수는 음반사들이 레코드, CD 등을 팔아서 받는 수익을 배분받거나 공연에 초대되어 노래를 부르고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것이 주 수입원이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음원이 무료 내지 싼 금액으로 다운로드 받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주 수입이었던 레코드와 CD 등의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가수들의 수입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가수들의 입장에서 인터넷은 반갑지 않은 존재였다. 그런데 싸이는 새로운 시대의 대세로 자리 잡아 가는 인터넷의 존재를 인정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유튜브에 자신의 강남 스타일동영상을 올리고 누구나 공짜로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다른 가수들이 시대 변화를 거부하고 있을 때 싸이는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고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성공한 것이다. 구굴이 뛰어난 검색 기능을 무료로 이용하게 만들면서 이용자들을 끌어 모아 광고 등으로 수입을 챙긴 것처럼, 싸이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세계의 이목을 끈 다음 수입은 다른 방법으로 올린 것이다. 싸이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Scooter Braun) 싸이에게 계약을 제의했고, 미국의 지상파 TV의 빅쇼에 연이어 출연하게 된 것이다.

이전에도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팝 한류 열풍이 뜨거웠지만, 일본·중국·동남아 등에 한정되었다. 하지만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전통적인 한류 강세 지역을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강타했다. 또 기존 서구의 K팝 팬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소수 커뮤니티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주류사회가 움직였다는 점이 다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유튜브에서 원곡 뮤직비디오가 1차적으로 엄청난 속도로 퍼진 다음에 팬들이 제작한 팬 비디오들이 쏟아졌다는 점이다. ‘강남스타일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장면을 담은 리액션 비디오에서 직접 말춤을 따라 추는 모습을 올리는 패러디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수십, 수백 명이 대학이나 경기장에 모여 그들만의 ‘OO 스타일을 췄다. 미국 오레곤대학생들의 오레곤 스타일’, 코넬대학생들의 코넬 스타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 스타일등이다. 전 세계에서 올라온 팬 비디오들은 다시 원곡의 인기를 끌어올렸다[네이버 지식백과 <싸이 - 유튜브 시대 B급 정서의 글로벌 스타> 파워콘텐츠공식, 2014415, 커뮤니케이션북스 참조]. 한 마디로 싸이는 네트워크 사회의 특징인 공유와 상생의 개념을 제대로 활용하여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일개(?) 가수의 성공 스토리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그의 성공이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가진 부모 입장이나,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사의 양현석 대표처럼 너의 차별화된 능력을 찾아보라고 권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 싸이의 못생긴 동양적인 얼굴, 뚱뚱한 아저씨 몸매, 세련되지 못한 막춤 때문에 너는 가수로서 성공하기는 글렀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성공 소식을 들으면서 그 동안 내가 자녀들이나 학생들에게 얼마나 너만의 차별화된 능력을 개발해보라고 권했는지 반성했다. 세계가 싸이의 차별화된 최고 능력에 열광하듯이 이 사회가 자신의 자녀나 학생의 차별화된 최고 능력에 열광하도록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수능 점수가 떨어졌다고, 수학 점수가 남들보다 낮다고 탓만 했지 그들이 가진 차별화된 능력을 개발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지 못했다.

물론 얼마 전 젊은 오빠로 다시 돌아온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왕 조용필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조용필을 싫어하는 중장년층이야 없겠지만, 이제는 젊은이들까지 좋아하는 노래로 돌아왔다니 더욱 반갑다. 그런데 만약 조용필과 싸이 중 누가 나으냐?’고 묻는다면 답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대답을 하기가 곤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조용필과 싸이는 나름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인 것이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조용필의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조용필은 누구와 대화를 하든지 오로지 노래에 대한 얘기만 한다고 한다. 노래를 연습할 때도 이만 하면 됐어라고 하는 법이 없이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연습을 하다가 더 이상 연습할 시간이 없을 때 발표를 한다고 한다. 조용필과 같이 공연을 하는 팀원들은 조용필의 스타일에 맞춰서 연습을 하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야말로 조용필은 음악성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 가수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조용필의 공연에 몇 번 가 봤지만,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못 봤다. 공연 시간 내내 조용필 자신의 히트곡만 불러도 모자랄 지경으로 히트곡이 넘쳐나는 이유는 그만큼 노래에 전심전력을 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어떤가? 조용필의 노래는 음악만 들어도 괜찮지만 싸이의 노래는 음악과 더불어 춤 동영상을 봐야 제 맛이 난다. ‘강남 스타일도 그렇고 젠틀맨도 노래 그 자체보다는 춤이 곁들여져야 노래가 완성이 된다. 만약 싸이에게 조용필 식으로 노래를 하라고 강요했다면 오늘날의 싸이의 성공이 있을 수 있었을까? 반대로 조용필에게 싸이의 방식을 따라 노래보다는 춤을 추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충고를 했다면 조용필이 받아들였을까? 조용필과 싸이 모두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했기 때문에 정상의 위치에 설 수 있는 것이다. 조용필의 노래는 가사도 의미가 깊고, 멜로디도 음악성이 풍부하다. 반면에 싸이의 노래 가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영어 단어를 나열하면서 단순한 멜로디를 반복한다. 조용필의 노래는 주로 대한민국 팬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싸이의 노래와 춤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조용필도 싸이도 각자 자신의 스타일로 차별화된 최고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산업 사회에서는 무조건 공부를 잘 하는 표준화 평준화된 인재가 성공을 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현재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세분화된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 인재가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조용필처럼 음악성이 뛰어난 노래를 하는 가수도 성공을 하지만, 싸이처럼 동영상을 활용하여 단순하고 쉬운 노래를 하는 가수도 성공을 하는 시대다. 조용필처럼 전통적인 개념의 가수는 가사와 멜로디를 창의적으로 만들고 연습을 통해 음악성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싸이처럼 쉬운 가사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춤을 곁들여도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적 현실은 어떤가?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조용필처럼 되라고 강요하거나, 싸이처럼 새로운 모델을 따라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고 있는지 자문해 보자. 자녀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살려 새로운 분야에서 차별화된 최고가 되라고 격려하기보다는 과거의 인재상을 강요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는 조용필과 싸이처럼 모두가 최고를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단순히 지고이기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상생의 차별화된 최고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자녀 교육 문제뿐만 아니다. 산업 사회에서의 대기업 우위 패러다임에 빠져 대기업이 갑의 위치를 내세우거나, 중소기업이 을의 위치에서 굴욕적인 처우를 감수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이제는 중소기업도 차별화된 최고 강점(핵심역량)을 파악하고 싸이처럼 이를 키운다면 얼마든지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 대기업도 차별화된 강점이 없이 단순히 자본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우위에 설 수 없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각자의 차별화된 강점을 개발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효과적인 시대가 됐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은 모두가 차별화된 최고가 되도록 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대기업을 억눌러 중소기업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 단순히 지고이기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상생의 차별화된 최고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