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속 오지 ‘영동 도마령마을’
60대 중심 귀촌으로 9→42가구
전원생활 로망 구현 “스트레스 끝”
마을 생기 되찾고 주민 단합도 이뤄
산촌축제·마을기업 등 아이디어 분출
“베이비부머가 농촌문제 해법” 주목
도시민 485만 “5년 내 귀촌 준비”
‘귀농’ 특성 살린 맞춤정책 아쉬워
의료·문화·교육 획기적 지원 필요
60대 중심 귀촌으로 9→42가구
전원생활 로망 구현 “스트레스 끝”
마을 생기 되찾고 주민 단합도 이뤄
산촌축제·마을기업 등 아이디어 분출
“베이비부머가 농촌문제 해법” 주목
도시민 485만 “5년 내 귀촌 준비”
‘귀농’ 특성 살린 맞춤정책 아쉬워
의료·문화·교육 획기적 지원 필요
지난 1월26일 오후 충북 영동군 상촌면 둔전리 도마령마을의 주민인 임종덕 전 이장, 이미선 부녀회장, 윤여생 현 이장이 마을기업에서 공동운영하는 카페 ‘아! 도마령’ 앞에 섰다. 카페의 뒤로 1242m 높이의 민주지산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다. 도마령마을은 전체 42가구 중 귀농귀촌인이 37가구이고, 그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베이비부머 정착촌이다. 영동/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1월 초 충북 영동군 상촌면 둔전리 도마령마을로 귀농귀촌한 전상윤(왼쪽), 홍애란씨 부부가 1월26일 오후 집 앞에서 반려견들을 안고 있다. 영동/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자료: 통계청(2022년 기준)
자료: 농촌경제연구원(2019년)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베이비부머 떠나야 …’ 쓴 마강래 중앙대 교수“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의 저자인 마강래 중앙대학교 교수가 1월20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베이비부머 100만명 귀촌하면 2년 내 집값 안정”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산업구조 변화라는 두 개의 ‘메가트렌드’로 인한 사회 충격과 갈등을 해결하려면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이 필요합니다.”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지난달 20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베이비부머가 대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인생 이모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의 저자다.
―도시계획을 전공했는데, 베이비부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래 공간구조 변화를 촉진하는 메가트렌드 때문이다. 인구 측면에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이 크지만, 1955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약 1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문제도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산도 많고, 소비력도 높지만 은퇴 이후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연금도 충분하지 않다. 특단의 조처가 없으면 청년층의 부담이 커져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최근 펴낸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에서는 산업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1990년대 탈공업화로 수도권 쏠림이 완화됐는데, 2012~2013년 이후 4차 산업혁명으로 다시 대도시 지향성이 강해졌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대도시, 수도권, 서울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두 가지 메가트렌드의 결합이 미칠 영향은?
“베이비부머는 공업화 과정에서 ‘이촌향도’를 주도했는데, 은퇴 이후에도 대도시를 떠나는 게 쉽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점점 대도시로 이동한다. 결국 모든 세대가 대도시로 집중되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를 만들게 된다. 집값 폭등, 출산율 하락, 지방인구 유출은 이런 공간적 쏠림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을 통한 청년층과의 ‘공간적 분업 전략’을 제시했는데.“베이비부머는 은퇴 이후 도시에 남아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귀농귀촌을 하면 인생 이모작의 기회가 열린다. 청년층과의 갈등 구조도 완화할 수 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가 많은데, 대규모 이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일자리, 병원, 사회적 관계 등 세 가지 요인이 가로막고 있다. 부부의 은퇴 이후 적정 생활비는 월 270만원인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으로 내려가면 향후 20~30년간의 생활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 정기적인 건강체크가 필요한데 지방에서는 여의치 않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끊길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 정책을 먼저 추진해야 한다. 그다음에 장기적으로 청년층 유입 정책을 써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청년층 유입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귀농귀촌 정책에서 베이비부머와 청년층이 다른 점은?
“베이비부머는 농사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귀농보다 귀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베이비부머와 농촌,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3자 연합 모델’을 제안했는데.
“3자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가 지방 중소기업에서 주 2~3일 일하면,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고, 농촌도 살 수 있다.”
―베이비부머가 얼마나 귀농귀촌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시골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온 1·2차 베이비부머가 440만명 정도다. 이들 중에서 10%만 움직여도 44만명이다. 서울 출생자 중에도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에 (‘5도2촌’ 생활자와 같은) 관계인구까지 포함해서 100만명 정도를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100만명이 빠져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집값 안정이다. 베이비부머는 주택 보유율이 높다. 100만명이 지방으로 내려가면 엄청난 임대용 주택이 쏟아진다. 새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4~5년 걸리지만, 베이비부머가 이동하면 빠르면 2년 내 60만~70만호가 나온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녹취 김슬아 보조연구원
[한겨레 2022년 2월 7일]
'행복한 미래 > 행복한시니어공동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문기사] 중장년에 딱 맞는 한달살기 프로그램 찾는다면? (2) | 2023.06.10 |
---|---|
[신문기사] "여유로운 농촌 생활 꿈꿨는데…" 35만 귀촌가구 '공포' (0) | 2022.04.03 |
[신문기사] “집과 사회로 복귀 도와줘요” 단기 입주형 재활주택의 새 실험 (0) | 2021.08.08 |
[신문기사] 면목동 책 테마 서울1호 공동체주택마을 ‘도서당’ 3월 준공 (0) | 2021.07.18 |
[신문기사] 물음표가 느낌표로…지리산에서 들썩이는 ‘작은 변화’ (0) | 2021.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