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인증한 베네수엘라의 한 농부가 115번째 생일을 50여일 앞두고 숨진 가운데, 그가 꼽은 장수의 비결은 열심히 일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그리고 하루 한 잔의 술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 등은 세계 최고령 남성이었던 베네수엘라의 농부 후안 비센테 페레스 모라가 2일 114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112살이던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생존 남성으로 기네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모라는 1909년 5월27일 베네수엘라 타치라주에서 10남매 가운데 아홉째로 태어났다. 5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와 형들을 도와 사탕수수와 커피를 수확하는 농사일을 시작했으며, 10살에 학교에 들어갔지만, 교사가 병에 걸려 학생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되면서 5개월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다만, 교사가 준 책으로 읽고 쓰는 것은 익힐 수 있었다.
농부였던 모라는 1948년부터 1958년까지 10년 동안은 마을 보안관으로 일하면서 토지 분쟁이나 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일도 맡았다. 1938년 결혼해 자녀 11명, 손주 42명, 증손주 18명, 고손주 12명을 뒀다.
1997년에 아내가 81살의 나이로 숨질 때까지 6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했다. 앞서 2022년 기네스 세계 기록은 "그는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겪었고 텔레비전의 발명과 인간의 달 착륙을 목격했다"며 "그는 뛰어난 건강과 기억력을 가졌다. 어린 시절, 결혼 생활, 형제·자매와 자녀·손주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모라는 생전 자신의 장수 비결로 "열심히 일하고 휴일에 쉬며,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고 섦여했다. 그 외에도 날마다 사탕수수로 만든 증류주 '아구아르디엔테'를 한 잔씩 마셨다. 그러나 과음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라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하루에 두 번씩 기도드린느 일과도 빼놓지 않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모라의 가족과 (그가 태어난) 타치라주 엘 코브레의 모든 이들에게 포옹과 애도를 보낸다"고 전했다.
한편, 모라가 밝힌 것처럼 하루 한두 잔의 술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모라의 장수를 두고 '유전자의 힘'이 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잔의 술 만으로도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최신 연구들이 나왔기 때문.
과거 우리나라의 많은 전문가들도 음주 시 하루 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고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절주보다는 금주를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다. 질병관리청이 언급한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따르면, '술은 1군 발암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로도 구강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유럽의 암예방가이드라인에도 '술 종류에 상관없이 음주량을 줄이고,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더 좋다'고 개정했다.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암 발생 위험도가 커지고, 그 해로움은 주종에 상관없이 나타나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혜인 기자 hen@chosun.com
[주간조선 2024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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