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인풀루엔셜, 2023년
여행 책인 것 같으면서도 여행 책이 아닌 책. 그게 바로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상영은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 등의 소설을 쓴 소설가다. 그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젊은 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한 잘 나가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소설가가 쓴 에세이라서 그런지 이 책의 내용은 꼭 소설을 읽는 것 같이 술술 읽히는 매력이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를 썼는데, 꼭 지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짜로 만들어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1인칭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의미다.
제목인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과 달리 저자는 자신이 휴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성격임을 밝히고 있다. 여행을 가서도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결국은 일만 하다가 오는 스타일이 바로 저자 자신의 모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저자가 제주도 가파도에 위치한 레지던시에서 상주 작가로 3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겪고 느꼈던 내용들과 친구 네 명과의 여행 등은 여행 에세이로서 손색이 없다. 왜냐하면 단순히 경치만 묘사한 게 아니라, 그 속에서 겪은 인간관계의 오묘함, 자신의 심리가 속속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100퍼센트의 휴식을 느끼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100퍼센트의 휴식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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