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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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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28 소나무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9 호)

 

【 소나무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 】

 

제가 1월 15일부터 매주 월, 화, 목요일에 6시간씩 숲 해설가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숲 해설가 과정은 4월 말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고, 5월 9일에 수료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1월부터 3월 초까지는 주로 이론 공부를 많이 했었지만, 3월 중순부터는 현장 실습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론 공부는 식물, 동물 등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는 물론 숲과 전체 자연 생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을 구체화하려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도 막연하게 알던 자연의 상태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도 나무의 이름, 곤충의 이름을 외우기가 힘이 들어서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긴 합니다.

 

아직 나무와 풀, 곤충과 새 등 식물과 동물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현장에서 숲 해설 실습까지 진행하려고 하니 진땀이 나곤 합니다.

그나마 현장 실습을 통해 식물과 동물을 직접 보면서 배우기 시작하니 숲 해설가 과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트레킹을 하거나 동네 공원을 산책하면서 무심히 지나쳤던 나무들과 곤충, 새들도 다시 한 번 살피게 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랄 수 있겠습니다.

 

4월부터는 자연휴양림이나 유아숲 체험원 등을 방문해서 다른 숲 해설가들이 진행하는 실제 숲 해설 과정을 참관하면 더 실감이 나겠죠.

막바지 단계에서는 저희 수강생들이 실제로 숲 해설을 연습해보고, 시연을 해서 숲 해설가로 자격이 있는지 판정을 받을 예정입니다.

숲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해설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아동들 대상으로는 놀이와 만들기까지 해야 하니 곤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숲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와 곤충 등 해설 대상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지만, 해설을 통해 해설을 듣는 청중(관람자)들에게 유익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해설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할 내용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 제가 은퇴한 시니어 부부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시나리오를 잠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숲 해설 시나리오>

 

(앞의 도입부는 생략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숲 해설을 해드릴 ‘돌하르방’입니다. 숲에 오시니까 참 좋죠? 이왕 숲에 오셨으니까 제가 나무에 관한 간단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요? 네, 맞습니다. 소나무입니다. 아마 한국인치고 소나무를 모르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릴 나무가 바로 소나무인데요, 여러분들께서 소나무에 대해서는 잘 아시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오늘은 색다른 관점에서 소나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소나무와 연관된 먹을거리 중에 생각나는 게 있나요? 네, 송이버섯이죠. 오늘은 소나무와 송이버섯의 관계에 대한 얘기와 그로부터 우리가 무얼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송이버섯이 귀해져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합니다. 혹시 그 이유를 알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최근 송이가 귀해진 첫 번째 이유는 소나무 숲 자체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소나무 숲은 80년 전 75퍼센트에서 현재 25퍼센트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소나무가 다른 활엽수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부터 산에 조림을 많이 하고, 나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나무가 경쟁에서 밀려난 거죠. 소나무 숲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송이도 줄어든 것이죠.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두 번째 이유는 송이가 아직까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표고버섯 등 다른 버섯들은 베어낸 나무에 재배할 수 있지만, 송이는 살아있는 소나무와 공생관계를 가지면서 자라야 하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송이버섯은 아직까지 인공 재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공 재배가 안 돼서 공급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는데, 소득 증대로 송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니 송이 가격이 오늘 수밖에 없는 거죠.

 

세 번째 이유는 여기 보시는 솔잎 때문입니다. 소나무 밑에 가보면 다른 나무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는 데요, 소나무 밑 부분에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깨끗하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기 쌓여 있는 솔잎에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화학성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솔잎을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이 솔잎을 거둬갔기 때문에 송이가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됐지만, 지금은 솔잎 제거를 하지 않아 많이 쌓이기 때문에 송이가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이죠. 참고로 소나무가 있는 산을 갖고 있는데 송이를 키울 의향이 계신 분들이라면, 5년 정도 솔잎을 제거하면 송이가 자랄 확률이 커진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이유는 소나무의 나이 때문입니다. 송이가 잘 자라는 소나무는 20~80년, 더 좁게는 30~60년 생 소나무입니다. 30년 이하거나 60년 이상 된 소나무에는 송이가 잘 자라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소나무는 30년이 될 때까지는 오로지 자신의 키를 빨리 키우는 데만 집중합니다. 그 이유는 햇빛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죠. 30년에서 60년 사이에는 키보다는 잎을 키우고, 부피 생장을 하는 데 힘을 쓰는데, 이때 송이버섯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송이는 질소, 인 등 흙속의 무기질 성분을 소나무에 제공하고, 소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만든 당 성분을 송이에게 제공하는 상생 관계를 이루는 거죠. 60년 이상 된 소나무는 성장보다는 유지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송이버섯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에 심은 소나무가 많아서 벌써 60년 이상 된 소나무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앞으로 송이가 귀해질 확률이 높습니다.

 

제 설명을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비싸도 송이를 많이 사 먹어야겠다고요? 저는 소나무와 우리의 삶이 참 비슷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20~30세 될 때까지는 자신의 역량 강화에만 집중하게 되죠. 그러다가 30세가 넘어 60세가 될 때까지는 회사, 가족 등 주위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그럼 60세가 넘으면 어떤가요? 네, 맞습니다.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홀로 서기를 해야죠. 여러분들에게 이제까지는 회사, 자식 등과의 관계가 중요했지만, 60세가 넘으면 홀로 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교훈을 소나무로부터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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