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786 호)
【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적정량의 소금을 먹는 게 좋다 】
<지난 뉴스레터(제 785 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소금을 섭취하면 삼투압 작용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정상적인 쥐의 경우에 소금 섭취량을 늘려도 혈압 변화가 없어서 염민감성 쥐를 만들어서 실험을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생물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이다. 즉 소금의 경우 과다 섭취하여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상으로 올라가면 몸이 알아서 과잉 섭취된 나트륨(소금)을 배출한다. 반대로 소금 섭취가 모자라서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하로 낮아지면 신장에서 나트륨을 더 많이 재흡수하여 나트륨 농도를 0.9퍼센트로 유지한다. 물론 나트륨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는 신장이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쥐로 실험을 하게 되면 소금 섭취를 늘려도 혈압 변화가 없고, 신장에 이상을 일으킨 염민감성 쥐를 만들어야만 소금 섭취 시에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소금을 과잉 섭취하여 혈액 중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몸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물을 많이 마시도록 조치를 하는 것이다. 즉 갈증을 느껴서 물을 마시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혈액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마신 물이 흡수되어 혈압이 상승하는 데 약 75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신장을 가졌다면 과잉의 물과 나트륨을 배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기 전에 과잉의 물과 나트륨이 배출되면서 혈압이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정상적인 기능의 신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루에 86그램까지 나트륨을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이상의 나트륨(소금)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은 구토 작용을 일으켜 소금 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몸에 해로운 물질을 먹었을 경우, 과잉의 소금물을 주입함으로써 구토를 하게 만드는 예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경우보다 적은 경우에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소금 섭취량이 낮으면 몸의 수분량이 감소하면서 혈액 순환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또 나트륨이 신경계 신호 전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트륨 부족은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심혈관 및 중추신경계, 신진 대사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소금 섭취량이 과도하게 적으면 소변 양이 감소하여 노폐물 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요로 감염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또 소금을 적게 섭취하면 신장은 신체에 부족한 나트륨과 미네랄을 재흡수하려고 무리하게 되기 때문에 망가질 수 있다. 특히 뇌척수액에 나트륨이 부족하게 되면 삼투압 작용에 의해 뇌세포에 물이 차게 되면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해도 안 된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소금 섭취가 적정할까? 소금, 즉 나트륨의 적정 섭취량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그 중에서도 물과의 균형, 그리고 다른 미네랄 원소의 양, 특히 칼륨과의 비율이 중요하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칼륨과 나트륨이 혈액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아는 게 도움이 된다. 나트륨과 칼륨은 혈액 속의 영양분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세포에서 생성된 노폐물이 혈액 속으로 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트륨이 세포로 들어오면서 칼륨을 밖으로 밀어내는데, 이때 혈액 속의 영양분이 세포로 공급된다. 이와 반대로 다시 칼륨이 세포로 들어오면서 나트륨을 혈액 속으로 밀어낼 때 노폐물이 배출된다. 이를 나트륨-칼륨 펌프라고 하는데, 나트륨이나 칼륨 중 어느 한 쪽이 부족하면 나트륨-칼륨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체내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은 얼마일까? 미국은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을 1.4:1, 일본은 3.8:1로 보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이 비율에 대한 기준이 없다. 나트륨이 주로 소금으로부터 공급이 된다고 하면, 칼륨은 어디로부터 공급이 될까? 음식 재료 중 칼륨의 주공급원은 식물이다. 식물은 칼륨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나트륨 함량은 아주 낮다. 대체적으로 식물의 나트륨과 칼륨의 평균 비율은 0.02:1로 나트륨 함량이 매우 낮다. 따라서 건강상의 이유든, 육식을 거부하는 신념상의 이유든 채식을 하게 되면 체내의 나트륨 대비 칼륨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채식을 많이 할 경우에는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나트륨, 즉 소금을 따로 섭취하여야 한다. 채식을 하기 위해 샐러드를 먹는다면 달콤한 소스를 뿌릴 게 아니라 소금을 뿌려서 먹는 게 건강에 이롭다.
서양에 비해 채식을 많이 하는 한국인이 소금이 많이 들어간 젓갈류, 김치 등을 많이 먹으면서도 건강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돼지고기, 야채 등 칼륨이 많은 음식물을 먹을 때 야채에 짭짤한 쌈장을 싸 먹는 전통이 있었다. 육상 음식물과 야채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나트륨이 많은 쌈장을 곁들여서 먹은 것이다. 물론 우리 조상들이 나트륨과 칼륨의 적정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과학적 사실은 몰랐겠지만 오랜 경험에 의해 이런 지혜를 터득했으리라 생각된다. 이에 반해 나트륨과 칼륨이 골고루 함유된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들은 한국인들보다 소금을 덜 섭취해도 된다. 육식에는 나트륨과 갈륨이 적정 비율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적정한 소금 섭취량을 알기 위해서는 혈액 순환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나트륨, 즉 소금이 혈액 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의 하나가 혈액 순환이다.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세포에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고, 몸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려면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혈관도 탄력성이 있어야 하며, 혈액의 점도가 낮아야 한다. 반대로 심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혈관이 탄력성을 가지려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혈액 순환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혈액의 점도를 낮추기 위해 하루에 물을 1.5리터 이상 마시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냥 물만 마셔서는 그 물이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금을 섭취한 다음에 물을 마셔야 그 물이 몸에 흡수가 되지, 소금 섭취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마시면 우리 몸은 물의 흡수를 거부한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 기능 때문이다. 물을 많이 마셔서 그 물이 우리 몸으로 흡수되면 혈액 중의 나트륨 농도가 0.9퍼센트 이하로 낮아지게 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알아서 추가적인 수분 섭취를 거부하게 된다. 따라서 의사들이 소금 섭취는 제한하면서 물은 많이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과학적인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물을 1.5리터 이상 마시려면 그에 맞는 양(10그램)의 나트륨(소금) 섭취를 해야만 한다.
<다음 뉴스레터에 계속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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