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세계사, 2008년
요즘은 그런 얘기를 많이 못 듣지만, 우리 윗세대들은 걸핏하면 “내가 살아왔던 얘기를 글로 쓰면 전집이 될 거야”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물론 그들이 살아왔던 얘기를 실제로 글로 쓰면 다른 사람들이 읽을 것이냐는 별개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소설가 박완서도 그런 세대의 사람들에 속한 사람으로 실제로 자신의 얘기를 소설화하여 쓴 소설들이 많이 있는데, 이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도 그런 소설들 중 하나다. 그야 말로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 전쟁으로 이어지는 대격변기에 누구나 겪어야만 했던, 하지만 일반화하면서 묻어버리기에는 너무 비극적인 이야기가 저자의 소설을 통해 다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느끼는 긴장감은 잘 짜인 허구보다 더 긴박감을 불러일으킨다.
박완서의 자전적 소설은 이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소설들과 겹치는 내용을 읽었다고 해서 그 긴박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신기할 따름이다. 오히려 어느 정도 결말을 알기에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측면도 있어서 오히려 공감이 가는 측면도 있다. 박완서 작가로서는 어머니 세대와 함께 겪었던 전환기의 고통도 소설감이지만, 본인의 불행도 그에 못지않게 파란만장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편안하게 보이는 저자의 얼굴 속에 감추어진 비극의 스토리를 알기에 더욱더 저자의 소설이 더 가슴에 다가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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