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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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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께서 제게 보내온 메일 내용입니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여기에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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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 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먹이느라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그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알았습니다.

한 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로는...

엄마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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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선택을 위하여

2010. 7. 3. 12:55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인생을 살다보면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까지 말할 수도 있죠.
선택의 순간에 섰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고영기 님의 <행복과 성공의 편지>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목수의 선택: http://eduict.org/flash/emotion/moksu.swf
요리사와 딸: http://eduict.org/flash/emotion/cook.swf
두 아들의 선택: http://eduict.org/flash/emotion/tson.swf

<아츠앤컬쳐> (www.atrsnculture.com)라는 공연 관련 잡지에 제가 칼럼을 게재합니다.
매달 한 번 나오는 잡지인데, 주제는 <예술 속의 과학 기술>입니다.
2010년 7월 호에 실린 원고 내용입니다.


예술과 과학 기술!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 어색한 느낌이 드는 단어들이다. 예술은 뭔가 감성적이고 우아한 느낌이 드는 반면, 과학 기술은 왠지 차갑고 세속적인 느낌이 든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과학 기술을 몰라도, 아니 알 필요가 없고, 과학 기술을 하는 사람은 예술을 멀리 하는 게 당연하다는 게 널리 퍼져 있는 선입관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물론 당연히 그렇지 않다. 사실 예술과 과학 기술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시기까지만 해도 과학 기술과 예술은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에 있었다. 아니 대부분의 경우 한 사람이 예술도 하고, 과학 기술도 했었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경우에는 미술가이면서, 조각가였고, 과학 기술에도 정통했었다. 중세까지만 해도 과학 기술을 하는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되었고, 인문 분야까지도 망라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런 흔적을 지금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나는 ‘공학 박사’이지만 ‘철학 박사’이기도 하다. 물론 나는 공학 박사다. 하지만 내가 받은 공학 박사 학위를 영어 표기로 할 때는 약어로 PhD, 풀어 쓰면 Doctor of Philosophy이니 철학 박사가 틀림이 없다. 사실 중세까지만 해도 철학 분야 안에 과학 기술, 예술, 인문학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으니 공학을 하는 내가 철학 박사라는 해석이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요즘에야 좁은 의미에서의 공학 박사에 머무르지 않고, 철학 박사로서의 내 소임을 깨닫고, 진정한 철학 박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다. 단순히 자연 현상을 해석해서 수식화 하고, 경제관념을 집어넣는 현대적인 의미의 공학박사를 뛰어넘어 공학적인 관점에서 인생의 의미를 해석하는 철학 박사로서 내 임무를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철학이라는 분야 내에서 과학 기술과 예술, 인문학이 각각 제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통합되어 있던 시대를 지나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각 분야가 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산업 혁명을 주도했던 과학 기술은 예술, 인문학과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통합보다는 전문화가 환영받는 시대를 만들었다. 과학 기술이 우리 실생활과 멀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다시 과학기술이 우리 실생활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과학 기술, 예술, 인문학이 통합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소위 말하는 융합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요즘은 실생활에서 과학기술을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과학자나 엔지니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던 각종 기기들이 우리 실생활 속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기는 컴퓨터다. 1980년대만 해도 컴퓨터는 냉난방이 잘 된 방에 모셔지고, 아주 특수한 용도에만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컴퓨터가 각 개인들의 책상 위에, 아니 우리 손 안에 놓여있다. 그밖에도 핸드폰, 가전제품 등 너무나 많은 기기들이 우리 실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었던 전문용어들이 이젠 웬만한 일반인들도 너무나 흔히 쓰는 용어가 된 경우가 많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컴퓨터에 쓰는 각종 용어들, ‘지구 온난화’, ‘오존층’ 등 환경 관련 용어들, ‘체세포’, ‘유전자’ 등 바이오 관련 용어들은 이제 거의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요즘 아바타로 대표되는 ‘3D’ 영상, 애니메이션 등 첨단 기술의 도움이 없이는 이제 영화는 거의 존재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백남준으로 대표되는 비디오 아트도 기술을 미술 활동에 접목시킨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미술의 경우에는 색채를 표현하는 물감 자체가 화학 기술의 도움을 크게 받고 있다. 아무리 위대한 미술가도 색채를 나타낼 수 있는 물감의 개발 없이는 탄생할 수가 없다. 또한 요즘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곡을 작곡하는 음악 프로그램도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전자 음향기기를 떠나서 음악을 생각해볼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음악가들이 과학 기술을 알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와 같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예술 속에 숨어 있는 과학 기술들을 찾아내어 여기 소개해볼까 한다. 얼마나 과학 기술을 쉽게 표현하느냐 하는 숙제를 떠안는 것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예술 분야에 과학 기술의 역할을 소개하려는 시도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김송호

공학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입학사정관

저술가, 강연가, 헤드헌터

 

어머니 사랑합니다

2010. 6. 2. 10:18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어머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짠~ 해지면서 눈물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고영기 한양전문학교 학장님이 보내 주시는 <행복과 성공 편지>에 '어머니'라는 제목의 영상이 있는 글이 있더군요.
보다가 눈물이 나서 울고 말았습니다.
여러분들도 눈물 한 번 흘려 보시죠.

http://eduict.org/flash/emotion/mother-mailzine.swf

그림과 음악이 있는 좋은 글들(2)

2010. 5. 19. 22:4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한양전문학교 고영기 님이 보내주신 행복 편지 중의 글들입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그림을 보며 좋은 글들을 감상해 보세요~~


그녀의 편지  http://eduict.org/flash/emotion/letter-mailzine.swf

5달러짜리 자전거  http://eduict.org/flash/emotion/bicycle-mailzine.swf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http://eduict.org/flash/emotion/1love.swf

가진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http://eduict.org/flash/emotion/give1.swf

그대를 사랑함이 좋다  http://eduict.org/flash/emotion/hlove.swf
*감동적인 글입니다...일본에서는 유명한 글이지요...좀 길지만 차분하게 읽어보시면 무척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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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년 2월 일본 국회의 예산심의 위원회 회의실에서 질문에 나선 공명당의 오쿠보 의원이 난데 없이 뭔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대정부 질문 중에 일어난 돌연한 행동에 멈칫했던 장관들과 의원들은 낭독이 계속되자 그것이 한편의 동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가 반쯤 진행되자 좌석의 여기저기에서는 눈물을 훌쩍이며 손수건을 꺼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끝날 무렵에는 온통 울음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정책이고 이념이고 파벌이고 모든 것을 다 초월한 숙연한 순간이었다.

장관이건 방청객이건, 여당이건 야당이건 편을 가를 것 없이 모두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회를 울리고, 거리를 울리고, 학교를 울리고 결국은 나라 전체를 울린 '눈물의 피리'가 바로 우동 한 그릇 이란 동화다. 감격에 굶주렸던 현대인에게 우동 한 그릇은 참으로 오랜만에 감동연습을 시켜준 셈이다. "울지 않고 배겨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읽어보라"고 일본 경제신문이 추천한 이 작품의 화제는 전 일본을 들끓게 했던 작품입니다.

“우동 한 그릇”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 되면 우동집으로서는 일년 중 가장 바쁠 때이다. "북해정"도 이날만은 아침부터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 보통 때는 밤 12시쯤이 되어도 거리가 번잡한데 그날만큼은 밤이 깊어질수록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10시가 넘자 북해정의 손님도 뜸해졌다. 사람은 좋지만 무뚝뚝한 주인보다 오히려 단골손님으로부터 주인 아줌마라고 불리우고 있는 그의 아내는 분주했던 하루의 답례로 임시종업원에게 특별상여금 주머니와 선물로 국수를 들려서 막 돌려보낸 참이었다. 마지막 손님이 가게를 막 나갔을 때, 슬슬 문 앞의 옥호막 (가게이름이 쓰여진 막)을 거둘까 하고 있던 참에, 출입문이 드르륵하고 힘없이 열리더니 두 명의 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6세와 10세 정도의 사내들은 새로 준비한듯한 트레이닝 차림이었고, 여자는 계절이 지난 체크무늬 반코트를 입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라고 맞이하는 주인에게, 그 여자는 머뭇머뭇 말했다.

"저...... 우동...... 일인분만 주문해도 괜찮을까요......"
뒤에서는 두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네...... 네. 자, 이쪽으로." 난로 곁의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주방 안을 향해,
"우동, 1인분!" 하고 소리친다.

주문을 받은 주인은 잠깐 일행 세 사람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예!" 대답하고, 삶지 않은 1인분의 우동 한 덩어리와 거기에 반 덩어리를 더 넣어 삶는다.

둥근 우동 한 덩어리가 일 인분의 양이다. 손님과 아내에게 눈치 채이지 않은 주인의 서비스로 수북한 분량의 우동이 삶아진다. 테이블에 나온 가득 담긴 우동을 가운데 두고, 이마를 맞대고 먹고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카운터 있는 곳까지 희미하게 들린다.

"맛있네요." 라는 형의 목소리.

"엄마도 잡수세요." 하며 한 가닥의 국수를 집어 어머니의 입으로 가져가는 동생. 이윽고 다 먹자 150엔의 값을 지불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라고 머리를 숙이고 나가는 세 모자에게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주인 내외는 목청을 돋워 인사했다.

신년을 맞이했던 북해정은 변함없이 바쁜 나날 속에서 한 해를 보내고, 다시 12월 31일을 맞이했다. 지난해 이상으로 몹시 바쁜 하루를 끝내고, 10시를 막 넘긴 참이어서 가게를 닫으려고 할 때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더니 두 사람의 남자아이를 데리고 한 여자가 들어왔다. 여주인은 그 여자가 입고 있는 체크무늬의 반코트를 보고, 일년 전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그 손님들임을 알아보았다.

"저...... 우동...... 일 인분입니다만......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

여주인은 작년과 같은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우동 일인분!" 하고 커다랗게 소리친다.

"네엣! 우동 일 인분." 라고 주인은 대답하면서 막 꺼버린 화덕에 불을 붙인다.

"저 여보, 서비스로 3인분 내줍시다." 조용히 귀엣말을 하는 여주인에게,

"안돼요. 그런 일을 하면 도리어 거북하게 여길 거요." 라고 말하면서 남편은 둥근 우동 하나 반을 삶는다.

"여보,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좋은 구석이 있구료." 미소를 머금는 아내에 대해, 변함없이 입을 다물고 주인은 삶아진 우동을 그릇에 담았다. 테이블 위의 한 그릇의 우동을 둘러싼 세 모자의 얘기소리가 카운터 안과 바깥의 두 사람에게 들려온다.

"음...... 맛있어요......"
"올해도 북해정의 우동을 먹게 되네요?"
"내년에도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다 먹고, 150엔을 지불하고 나가는 세 사람의 뒷모습에 주인 내외는,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날 수 십번 되풀이했던 인사말로 전송한다.

그 다음해의 섣달 그믐날 밤은 여느 해 보다 더욱 장사가 번성하는 중에 맞게 되었다. 북해정의 주인과 여주인은 누가 먼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9시 반이 지날 무렵부터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른다. 10시를 넘긴 참이어서 종업원을 귀가시킨 주인은, 벽에 붙어 있는 메뉴표를 차례차례 뒤집었다. 금년 여름에 값을 올려 '우동 200엔'이라고 씌어져 있던 메뉴표가 150엔으로 둔갑하고 있었다.

2번 테이블 위에는 이미 30분 전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이 놓여져 있다. 10시 반이 되어, 가게 안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기나 한 것처럼, 모자 세 사람이 들어왔다. 형은 중학생 교복, 동생은 작년 형이 입고 있던 잠바를 헐렁하게 입고 있었다. 두 사람 다 몰라볼 정도로 성장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의 엄마는 색이 바랜 체크무늬 반코트 차림 그대로였다.

"어서 오세요!" 라고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여주인에게, 엄마는 조심조심 말한다.
"저...... 우동...... 이 인분인데도..... 괜찮겠죠?"
"넷...... 어서 어서. 자 이쪽으로."
라며 2번 테이블로 안내하면서, 여주인은 거기 있던 <예약석>이란 팻말을 슬그머니 감추고 카운터를 향해서 소리친다.

"우동 이 인분!"
그걸 받아, "우동 이 인분!" 이라고 답한 주인은 둥근 우동 세 덩어리를 뜨거운 국물 속에 던져 넣었다. 두 그릇의 우동을 함께 먹는 세 모자의 밝은 목소리가 들리고, 이야기도 활기가 있음이 느껴졌다. 카운터 안에서, 무심코 눈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짓는 여주인과, 예의 무뚝뚝한 채로 응응,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주인이다.

"형아야, 그리고 쥰아...... 오늘은 너희 둘에게 엄마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구나."
"......고맙다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실은, 돌아가신 아빠가 일으켰던 사고로, 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이 부상을 입었잖니. 보험으로도 지불할 수 없었던 만큼을, 매월 5만 엔씩 계속 지불하고 있었단다."
"음------ 알고 있어요."
라고 형이 대답한다. 여주인과 주인은 몸도 꼼짝 않고 가만히 듣고 있다.

"지불은 내년 3월까지로 되어 있었지만, 실은 오늘 전부 지불을 끝낼 수 있었단다."

"넷! 정말이에요? 엄마!"
"그래, 정말이지. 형아는 신문배달을 열심히 해주었고, 쥰이 장보기와 저녁준비를 매일 해준 덕분에, 엄마는 안심하고 일할 수 있었던 거란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일을 해서 회사로부터 특별수당을 받았단다. 그것으로 지불을 모두 끝마칠 수 있었던 거야."

"엄마! 형! 잘됐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저녁 식사준비는 내가 할 거예요."

"나도 신문배달, 계속할래요. 쥰아! 힘을 내자!"

"고맙다. 정말로 고마워."
형이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지금 비로소 얘긴데요, 쥰이하고 나, 엄마한테 숨기고 있는 것이 있어요. 그것은요...... 11월 첫째 일요일, 학교에서 쥰이의 수업 참관을 하라고 편지가 왔었어요. 그 때, 쥰은 이미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아놓고 있었지만요. 쥰이 쓴 작문이 북해도의 대표로 뽑혀, 전국 콩쿠르에 출품되게 되어서 수업 참관일에 이 작문을 쥰이 읽게 됐대요. 선생님이 주신 편지를 엄마에게 보여드리면...... 무리를 해서 회사를 쉬실 걸 알기 때문에 쥰이 그걸 감췄어요.
그걸 쥰의 친구들한테 듣고...... 내가 참관일에 갔었어요."

"그래...... 그랬었구나...... 그래서."

"선생님께서, 너는 장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제목으로, 전원에게 작문을 쓰게 하셨는데, 쥰은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으로 써서 냈대요. 지금부터 그 작문을 읽어 드릴께요.

사실 <우동 한 그릇>이라는 제목만 듣고, 북해정에서의 일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쥰 녀석 무슨 그런 부끄러운 얘기를 썼지!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죠.

작문은......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많은 빚을 남겼다는 것, 엄마가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것, 내가 조간석간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는 것 등......
전부 씌어 있었어요.

그리고서 12월 31일 밤 셋이서 먹은 한 그릇의 우동이 그렇게 맛있었다는 것...... 셋이서 다만 한 그릇밖에 시키지 않았는데도 우동집 아저씨와 아줌마는,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큰 소리로 말해주신 일. 그 목소리는......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요.

그래서 쥰은, 어른이 되면, 손님에게 '힘내라! 행복해라!' 라는 속마음을 감추고, '고맙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제일의 우동집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었어요."

카운터 안쪽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을 주인과 여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카운터 깊숙이 웅크린 두 사람은, 한 장의 수건 끝을 서로 잡아당길 듯이 붙잡고, 참을 수 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작문 읽기를 끝마쳤을 때 선생님이, 쥰의 형이 어머니를 대신해서 와주었으니까, 여기에서 인사를 해달라고 해서......"

"그래서 형아는 어떻게 했지?"

"갑자기 요청 받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지만..... 여러분, 항상 쥰과 사이좋게 지내줘서 고맙습니다...... 동생은 매일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클럽활동 도중에 돌아가니까, 폐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동생이 <우동 한 그릇>이라고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처음엔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슴을 펴고 커다란 목소리로 읽고 있는 동생을 보고 있는 사이에, 한 그릇의 우동을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더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한 그릇의 우동을 시켜주신 어머니의 용기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형제가 힘을 합쳐, 어머니를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쥰과 사이좋게 지내주세요..... 라고 말했어요."

차분하게 서로 손을 잡기도 하고, 웃다가 넘어질 듯이 어깨를 두드리기도 하고,
작년까지와는 아주 달라진 즐거운 그믐날 밤의 광경이었다.
우동을 다 먹고 300엔을 내며 '잘 먹었습니다.'라고 깊이깊이 머리를 숙이며 나가는 세 사람을, 주인과 여주인은 일년을 마무리하는 커다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새해엔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전송했다.

다시 일년이 지나 ------
북해정에서는, 밤 9시가 지나서부터 <예약석>이란 팻말을 2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그 세 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해에도, 또 다음 해에도, 2번 테이블을 비우고 기다렸지만, 세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북해정은 장사가 번창하여, 가게 내부수리를 하게 되자, 테이블이랑 의자도 새로이 바꾸었지만 그 2번 테이블만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새 테이블이 나란히 있는 가운데에서, 단 하나 낡은 테이블이 중앙에 놓여 있는 것이다.

"어째서, 이것이 여기에?"

하고 의아스러워하는 손님에게, 주인과 여주인은 <우동 한 그릇>의 일을 이야기하고, 이 테이블을 보고서 자신들의 자극제로 하고 있다, 어느 날인가 그 세 사람의 손님이 와줄지도 모른다, 그 때 이 테이블로 맞이하고 싶다, 라고 설명하곤 했다.

그 이야기는, '행복의 테이블'로써,
이 손님에게서 저 손님에게로 전해졌다.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와 우동을 먹고 가는 여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 테이블이 비길 기다려 주문을 하는 젊은 커플도 있어 상당한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나서 또, 수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해 섣달 그믐의 일이다. 북해정에는, 같은 거리의 상점회 회원이며 가족처럼 사귀고 있는 이웃들이 각자의 가게를 닫고 모여들고 있었다.

북해정에서 섣달 그믐의 풍습인 해 넘기기 우동을 먹은 후,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동료들과 그 가족이 모여 가까운 신사에 그 해의 첫 참배를 가는 것이 5,6년 전부터의 관례가 되어 있었다.

그날 밤도 9시 반이 지나 생선가게 부부가 생선회를 가득 담은 큰 접시를 양손에 들고 들어온 것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평상시의 동료 30여 명이 술이랑 안주를 손에 들고 차례차례 모여들어 가게 안의 분위기는 들떠있었다.

2번 테이블의 유래를 그들도 알고 있다. 입으로 말은 안해도 아마,
금년에도 빈 채로 신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은 비워둔 채 비좁은 자리에 전원이 조금씩 몸을 좁혀 앉아 늦게 오는 동료를 맞이했다.

우동을 먹는 사람, 술을 마시는 사람, 서로 가져온 요리에 손을 뻗히는 사람, 카운터 안에 들어가 돕고 있는 사람, 멋대로 냉장고를 열고 뭔가 꺼내고 있는 사람 등등으로 떠들썩하다.
바겐세일 이야기, 해수욕장에서의 에피소드, 손자가 태어난 이야기 등, 번잡함이 절정에 달한 10시 반이 지났을 때, 입구의 문이 드르륵 하고 열렸다.

몇 사람인가의 시선이 입구로 향하며 동시에 그들은 이야기를 멈추었다. 오바를 손에 든 정장 슈트 차림의 두 사람의 청년이 들어왔다.

다시 얘기가 이어지고 시끄러워졌다. 여주인이 죄송하다는 듯한 얼굴로 '공교롭게 만원이어서' 라며 거절하려고 했을 때 화복(일본옷) 차림의 부인이 깊이 머리를 숙이며 들어와서, 두 청년 사이에 섰다. 가게 안에 있는 모두가 침을 삼키며 귀를 기울인다. 화복을 입은 부인이 조용히 말했다.

"저...... 우동...... 3인분입니다만..... 괜찮겠죠?"

그 말을 들은 여주인의 얼굴색이 변했다. 십 수년의 세월을 순식간에 밀어 젖히고, 그 날의 젊은 엄마와 어린 두 아들의 모습이 눈앞의 세 사람과 겹쳐진다.

카운터 안에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는 주인과, 방금 들어온 세 사람을 번갈아 가리키면서,

"저...... 저...... 여보!"
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 여주인에게 청년 중 하나가 말했다.

"우리는, 14년전 섣달 그믐날 밤, 모자 셋이서 일 인분의 우동을 주문했던 사람입니다. 그 때의 한 그릇의 우동에 용기를 얻어 세 사람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했습니다.
저는 금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교토의 대학병원에 소아과의 병아리 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만, 내년 4월부터 삿뽀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 병원에 인사도 하고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해서 왔습니다.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교토의 은행에 다니는 동생과 상의해서, 지금까지 인생 가운데에서 최고의 사치스러운 것을 계획했습니다.....

그것은, 섣달 그믐날 어머님과 셋이서 삿뽀로의 북해정을 찾아와 3인분의 우동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던 여주인과 주인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넘쳐 흘렀다. 입구에 가까운 테이블에 진을 치고 있던 야채가게 주인이, 우동을 입에 머금은 채 있다가 그대로 꿀꺽하고 삼키며 일어나,

"여봐요 여주인 아줌마! 뭐하고 있어요!
십 년간 이 날을 위해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기다린, 섣달 그믐날 10시 예약석이잖아요,
안내해요. 안내를!"

야채가게 주인의 말에 번뜩 정신을 차린 여주인은,
"잘 오셨어요...... 자 어서요..... 여보! 2번 테이블 우동 3인분!"

무뚝뚝한 얼굴을 눈물로 적신 주인,
"네엣! 우동 3인분!"

예기치 않은 환성과 박수가 터지는 가게 밖에서는 조금 전까지 흩날리던 눈발도 그치고, 갓 내린 눈에 반사되어 창문의 빛에 비친 <북해정>이라고 쓰인 옥호막이 한 발 앞서 불어제치는 정월의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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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좋은 글들

2010. 5. 8. 09: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좋은 글들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그림과 함께 좋은 글들이 펼쳐집니다.

-  내 인생의 가을이 오면    http://eduict.org/flash/emotion/fall.swf

-  행복한 사람: http://eduict.org/flash/emotion/happyman.swf

- 나는 행복합니다: http://eduict.org/flash/emotion/happy.swf

- 아름다운 동행: http://eduict.org/flash/emotion/donghang.swf

-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http://eduict.org/flash/emotion/goodlover.swf

오늘이 내게 가장 젊은 날이다.

2010. 2. 27. 11:26 | Posted by 행복 기술자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80세가 되었을 때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친구들은 카토를 놀리며 말했다.
"아니, 그 나이에 왜 그렇게 어려운 그리스어를 배우나?"

그러자 카토가 대답했다.

"응, 오늘이 내게 남은 날 중에서 가장 젊은 날이라 시작했네."

==  최규상, 황희진 저 <긍정력 사전>에 나오는 말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등 다양한 격언들이 있습니다.

나이를 핑계로 무언가를 미룬다면 진짜 마음까지도 늙은 것입니다.
저도 남은 날 중에서 가장 젊은 오늘 바로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 보는 용기와 결단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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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거리

2010. 1. 6. 11:17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차와 차 사이에
안전거리가 필요하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합니다.
자기 욕심에만 어두워 분별심을 잃고
인간관계의 안전거리를 무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불행'이라는 견인차에 견인 당하게 됩니다.
어린 나무를 심을 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처럼
건강한 인간관계의 지속을 위해서는
함께 지키고 존중해야 할 안전거리가 있습니다.

장용철(시인) / < 풍경소리, 샘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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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건강 15계명

2010. 1. 5. 15:01 | Posted by 행복 기술자

김찬규 펀경영연구소에서 보내온 <새해 건강 15계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유를 마시는 것은 반대해서 마시지 않고 있고 대부분은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주는 글쎄~~~

①건강계획을 짜서 실천하라.
②매일 아침을 먹어라.
③1주 최소 2번은 생선을 섭취하라.
   그러나 먹이사슬의 위에 있는 고래, 참치 등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④잠을 규칙적으로 충분히 자라.
   일반적으로 7~9시간은 자야 한다.
⑤종교생활을 하라.
   종교활동과 사교활동,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라.
⑥유산소, 근력, 유연성 운동을 병행해서 규칙적으로 하라.
⑦치아를 꼼꼼히 닦고 가급적 치실을 사용하라.
⑧취미생활을 즐겨라.
⑨피부건강에도 신경 써라.
   자외선 예방 크림을 애용하고 일부러 선탠하지 말라.
⑩걷는 것을 즐겨라.
⑪간식은 과일과 채소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즐겨라.
⑫물을 충분히 마시고 하루 한 컵 이상의 우유를 마셔라.
⑬녹차를 즐겨라.
⑭금연과 절주는 기본.
   지난해 술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되풀이됐다면
   절주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금주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⑮건전한 성생활도 건강을 위한 밑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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