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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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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표 CEO들 181명 성명
“주주이익 극대화가 전부는 아니다”
애플·아마존·펩시·월마트·GM…
납품업체·직원 등 이해관계자 배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환 선언

미 언론 “포용적 자본주의” 평가
단기적 이윤추구 탈피 의미에도
“구체적 행동계획은 결여” 지적도

 

 

미국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멤버들. 앞줄 왼쪽부터 액센추어 노스 아메리카의 줄리 스위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애플의 팀 쿡, 오스틴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의 로버트 스미스, 뒷줄 왼쪽부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제너럴모터스의 메리 배라, 블랙록의 래리 핑크. <뉴욕 타임스> 누리집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180여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주가치가 기업이 추구하는 모든 목적이어서는 더 이상 안 된다”고 선언했다. 주주를 넘어 종업원·소비자·환경·지역공동체·거래납품업체 등 기업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 및 ‘지속가능한 이윤 창출’을 새로운 기업 목적으로 표방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전후 50년간 대기업 이사회를 지배해온 주주자본주의 철학이 퇴조하고, 새로운 법인기업 행동모델이 학술적 논의를 넘어 현실 기업에 정착될 수 있을지 촉각이 쏠린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아마존·펩시·월마트·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변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이날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라운드테이블은 성명문에서 “종래의 기업 목적에 대한 문구를 변경했다”며 “기업이 투자 등을 결정하고 행동할 때 단지 주주들을 위한 눈앞의 이윤 창출만 추구하지 않고 종업원과 고객, 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오랫동안 신봉해온 이념에서 주요한 철학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성명에는 애플의 팀 쿡,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제너럴모터스의 메리 배라, 블랙록의 래리 핑크, 제이피(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보잉의 데니스 뮬런버그 등 최고경영자 181명이 서명했다.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근본적 책무 이행을 공유한다”며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공정하고 윤리적으로 대하고 지역공동체를 존중하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종업원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보상하고 다양성과 포용, 존엄과 존중을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주에게는 대차대조표의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적 이윤 창출’을 약속했다. 이 모임 회장인 다이먼(제이피모건 회장)은 “단기적인 주주가치 중시에서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배려하는 경영철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업·지역·국가 모두 장기적으로 번영하고 성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즉각 미국 언론들은 ‘지속가능한 부와 공정한 번영, 포용적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밝힌 선언이라고 의미 부여에 나섰다. 미국의 법인자본주의는 전후 두 세대 동안, 특히 21세기 들어 20년간 ‘오직 이윤 추구’ 및 단기 이익 경영철학이 휩쓸었다. 지난 50년간 월스트리트와 대기업 이사회를 지배해온 이 신조는 시장자유 원리를 주창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독트린으로,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오직 이윤 증대에 있다”고 주창한 바 있다. 특히 사모펀드 등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 세대’는 기업 이윤과 주가 상승을 위해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라고 투자 기업에 압력을 가해왔다.이번 선언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이윤을 극대화한다’는 기존 노선을, 경제경영학 학술 논의가 아니라 현장의 거대 법인기업들이 직접 나서 “이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뉴욕 타임스>는 “소득불평등 누적에 대한 대중의 불만 점증에 직면해온 최고경영자들이 기업의 목적을 바꾸는 행동에 나섰다”고 논평했다. 펩시 이사회 멤버인 대런 워커는 “주주가치 이데올로기는 오늘날 우리가 미국에서 목도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 신조”라며 “시카고 경제학파들의 이런 이데올로기는 시장 투자자들과 상법 논리, 그리고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뇌리에 너무나 깊이 박혀 있어 무너뜨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선언이 기업 행동철학의 대전환을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계획은 결여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단지 상징적 구호와 레토릭이 아니라는 것을 기업들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세금과 기업 개혁 조처를 회피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의 선언에 그치면 안 된다”고 논평했다.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전 미 재무장관)는 “성명에 이해당사자의 한 축으로 ‘정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구속력 있는 수단이 없으면 공허한 선언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고, 낸시 케인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어떤 기업이 실제로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바꿀 것인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했다.조계완 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globaleconomy/906479.html#csidx14b41f429568b398d9a12719fcd5492

 

미국에서 나온, 주주자본주의 시대의 종언

미 대표 CEO들 181명 성명 “주주이익 극대화가 전부는 아니다” 애플·아마존·펩시·월마트·GM… 납품업체·직원 등 이해관계자 배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환 선언 미 언론 “포용적 자본주의” 평가 단기적 이윤추구 탈피 의미에도 “구체적 행동계획은 결여” 지적도

www.hani.co.kr

 

[한겨레 2019년 8월 20일]

 

이원재
LAB2050 대표

 

기본소득제란,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소득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실험 중인 제도다. 미국에서는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복잡한 복지제도를 단순화하기 위해, 한편에서는 기초생계급여나 실업급여에 안주하며 사는 이들의 취업 동기를 키우기 위해, 다른 한편에서는 기술혁신으로 생기는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험한다.

내가 처음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경제 영역의 공익 활동가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하고 나서였다. 시장이 보상하지 않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이들은 빈곤과 과로에 허덕이고, 결국 그 가치 자체가 흔들리고 마는 일이 잦다. 계산이 어려우니 보상도 어렵다.

사실 처지는 음악가도 미술가도 유튜브 창작자도 비슷하다. 불안정성을 감수하며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에 뛰어든 사람들 상당수는 생계 어려움 탓에 활동이 쉽지 않다. 품격 높은 콘텐츠를 창작할수록 더 그렇다. 이들에게 기본소득 개념의 생계비를 미리 지급하고 활동하게 하면 우리 사회 공익도 창조성도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제조업 고용 쇠락기를 맞은 한국 사회를 보니, 기본소득은 노동자들의 고용 전환이 필요한 현실적 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군산과 거제와 통영의 해고노동자들은 좌불안석이다. 공장은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역 정치인들의 말을 끝까지 믿었고, 공장이 떠나자 가장 먼저 정리 대상이 되었고, 수십년 공장생활 정리하고 나서도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다가, 급한 마음에 한두 달 만에 실업급여조차 포기하고 퇴직금을 쏟아넣어 프랜차이즈 창업에 나선다. 자녀 학원비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아야 한다는 생계 압박 탓이다.

조선업 몰락으로 ‘말뫼의 눈물’을 겪은 스웨덴의 노동자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국가가 제공하는 튼튼한 사회안전망 덕에 생계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직장은 떠났지만 주거, 교육 등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장기간의 준비 끝에 새로운 직업을 구해 삶이 전환되기도 했다.

군산과 거제와 통영의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전환할 시간을 버텨줄 안전망이 없어서다. 급하게 얻는 직장에서 소득은 반 토막 나기 쉽다. 퇴직금 쏟아넣어 시작한 자영업은 포화상태다. 자기계발 할 시간도 없고 적성, 가치관을 고려할 여유도 없다. 이런 사회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기본소득은 이들에게 전환의 기회를 줄 수 있다.

기본소득은 청년들의 삶의 전환에도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능력과 적성과 가치관과는 무관하게 공무원이 되고 공기업 직원이 되려고 몇 년씩을 시험공부에 쓴다. 국가적 비극이다. 기본소득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 혁신적인 일에 뛰어들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한편 기본소득은 적게 일하고 적게 벌어 쓰려는 생태주의적 삶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돌봄노동에 대한 보상을 미리 해준다는 의미도 있다. 미국 벤처포아메리카의 창립자인 앤드루 양은 <보통 사람들의 전쟁>에서 “우리는 월급봉투에 적힌 금액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되는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라면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다.

소득만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득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에게 소득은 필요하고, 기본소득제는 그 필요를 채우는 가장 쉽고 명확한 방법이다. 작은 규모의 정책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해보는 것도 좋겠다. 필요한 계층부터 시작하며 사회적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겨레 2019년 1월 30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80396.html#csidxc6d291ebd33e27ba3a7c7ea7aff9d90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 포럼

2017. 11. 29.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TI클럽에서 주최하는 <기업의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 포럼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와서 설명하는데, 어딘지 내용이 어설픕니다.

 

 

2017 R&D 산업기술대전

2017. 11. 27. 07:00 | Posted by 행복 기술자

코엑스에서 열린 2017 R&D 산업기술대전입니다.

 

 

4차산업 이끄는 네가지 신기술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유전자편집

제4차 산업혁명은 미래(未來)다. 하지만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 옆에 성큼 다가와 있는 가까운 미래다. 최근 들어 언론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기술들을 보면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라고 여겨질 만큼 시대를 앞서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들이 시대를 앞서 나가며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사이언스타임즈는 첨단기술로 유명한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빅데이터 △유전자편집기술을 ‘신기술과의 대화’ 포럼에 초대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김의제/ScienceTimes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 김의제/ScienceTimes

8일부터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최된 ‘2016 과학창의 연례컨퍼런스’의 사전 행사로 열린 이번 포럼은 분야별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가하여 해당 기술들에 대해 소개한 뒤, 사회자 및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었다.

창의성은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영역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해 발표한 국민대 자동차IT융합학과의 김정하 교수는 “무인자동차라는 표현보다 자율주행자동차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하며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기 위한 궁극적인 목적은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농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차”라고 말하지만 “자율주행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로 인해 무고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기술로 레이더나 카메라 같은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항법장치’, 그리고 변속 및 가속 등을 할 수 있는 ‘제어장치’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발표한 아주대 전자공학과의 감동근 교수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느꼈던 AI의 위력에 대해 “바둑은 수가 너무 많아 인간의 직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AI가 직관을 흉내 내 프로바둑 기사를 이기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다”라고 밝혔다.

감 교수는 이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 표현했다. 라틴어인 이 말은 ‘기계 장치를 통해 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으로서, 전지전능해질 인공지능의 미래를 암시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그는 “바둑이나 체스, 퀴즈 같이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긴 영역은 일종의 수완(skill)이라 볼 수 있다”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나 창의성 등은 AI가 따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를 강화한 교육을 해야만 AI가 넘보지 못하는 인재들이 길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형상화한 조각품 ⓒ wiki.godvill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형상화한 조각품 ⓒ wiki.godvill

빅데이터에 대해 발표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의 이학배 교수는 빅데이터의 정의에 대해 “생성되는 양이나 주기 등이 기존 데이터에 비해 너무 크기 때문에, 종래의 방법으로는 수집 및 저장, 그리고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빅데이터와 통계는 밀접한 관계”라고 설명하면서 “비정형적인 텍스트와 이미지 등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데이터들 속에서 전체를 파악하고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여 그 속에서 가치(value)를 창출할 수 있는 정보를 가공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전자편집기술을 소개한 툴젠 기술연구소의 김석중 소장은 “현재의 기술 수준은 원하는 위치의 유전자를 자를 수 있을 정도”라고 밝히며 “특히 유전병 치료에 있어 유전자편집기술에 거는 기대가 엄청나다”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는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현재는 획기적인 성능을 가진 3세대의 크리스퍼(CRISPR)가 등장한 상황”이라고 소개하며 “저렴한 비용과 탁월한 성능으로 인해 유전자편집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불안감 더 커

기술 소개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김 교수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회적 필요성과 함의가 있어야 비로소 상용화가 가능해진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의 불안감은 지금의 자율주행자동차에 가지는 우려보다 훨씬 더 컸지만, 지금은 어떤가? 자동차가 전 세계 도로를 누비는 시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선진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차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감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3요소는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그리고 데이터”라고 설명하며 “알고리즘과 하드웨어의 기술 격차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쉽지 않지만, 데이터의 경우는 좀 다르다. 우리만의 특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면 특정 분야의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빅데이터 연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과 관련하여 이 교수는 “빅데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마치 만능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류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다만 데이터는 오늘 이 행사에 초청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자동차 기술들에 꼭 필요한 요소인 만큼, 앞으로는 협업을 주로 하는 데이터 인더스트리(data industry)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유전자편집기술의 전망에 대해 김 소장은 “과거만 해도 유전자나 세포를 이용하여 치료를 하는 것은 기술적 어려움은 물론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거의 시도를 하지 못했다”라고 언급하며 “하지만 효과적인 유전자 가위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당분간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이언스타임즈 2016년 11월 9일]

[제17회 세계지식포럼] 세계지식포럼 산업트랙 프리뷰

AI·블록체인…4차 산업혁명 이끌 `파괴적 기술`은

◆ 제17회 세계지식포럼 / Winning in Technological Singularities ◆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제시한 특이점(Singularity)은 기계(인공지능)가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을 의미한다. 커즈와일은 2045년이 그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미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증기기관의 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의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이 이끈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인류사회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의 '뉴노멀'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에서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바이오, 유전자가위,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20여 개 세션을 마련해 4차 산업혁명발 퍼펙트스톰에 대처하려는 기업들에 성장 나침반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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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알파고: 인공지능이 바꿀 세상
닐 이스퍼드 IBM 글로벌 인더스트리 총괄사장 / 토비 월시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지난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세기의 대결은 인공지능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미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은 전 세계 100여 개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을 만큼 그 영향력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기계의 진화는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지, 인간과 기계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기업들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IBM 왓슨을 총괄하는 닐 이스퍼드 IBM 글로벌 인더스트리 총괄사장과 세계적인 인공지능 전문가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클라우드 혁명
마틴 윌콕스 테라데이터 부사장 / 크리스 라이트 레드햇 CTO


데이터 홍수 시대에 정보를 한곳에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기란 불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필요한 정보만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등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마존은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IT업체들도 클라우드를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마틴 윌콕스 테라데이터 부사장과 크리스 라이트 레드햇 CTO 등이 참여해 빅데이터와 함께 미래 산업 지형도를 바꿀 핵심 동력으로 거론되는 클라우드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클라우드 혁명이 가져올 전 세계 산업 개편을 그려본다.

디지털 만능장부 '블록체인'의 미래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 제임스 월리스 IBM 블록체인 담당 부사장


블록체인은 가상 통화 거래에 적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래 금융산업의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금융거래 외에도 IBM, MS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 기기들 간 거래 처리와 보안성 확보를 위한 해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게 바로 블록체인이다. 이 세션을 통해 모든 기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IoT 시대에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상을 내다본다.

인공지능 커넥티드카
하워드 차니 시스코 수석부사장 /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 부회장


현대자동차와 시스코, BMW와 삼성전자, 폭스바겐과 LG전자, 상하이자동차와 알리바바까지 손을 잡았다.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인 '커넥티드카'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커넥티드카는 차량 IoT의 진화된 모습이다. 스마트카 개발경쟁이 자동차산업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무인차의 꿈이 과연 실현될지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드론이 바꿀 미래
리쩌샹 DJI 이사회 의장 /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전 세계 인터넷 기업들이 앞다퉈 드론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드론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며 산업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틸그룹은 전 세계 드론시장 규모가 2020년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상 촬영, 택배서비스를 넘어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드론의 미래를 밝힌다.

인간과 로봇의 공생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 인공지능센터장 / 오준호 카이스트 교수


최근 벨기에 병원에는 인간을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 페퍼가 접수담당자로 취업에 성공했다. 도요타는 2019년부터 고령자들 도우미 역할을 하는 가정용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간과 인공지능로봇이 공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현재 로봇 기술은 어느 수준에 와있고 인간과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이 현실화되려면 얼마나 걸릴지 진단해본다.

사물인터넷(IoT), 현재와 미래
파트리크 요한손 에릭슨엘지 CEO / 앤턴 리 시만텍 이사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IoT 시장 규모가 2025년까지 연간 1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정·공장·사무실·자동차 등은 물론 도시 전체를 IoT로 연결하는 스마트시티까지 IoT는 분야와 경계를 넘어 전 세계 산업계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향후 모든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IoT의 미래상을 예측해본다.

유전자가위가 가져올 DNA혁명
김진수 서울대 교수 / 로저 노백 크리스퍼 CEO


생명공학의 혁명으로 불리는 유전자가위.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유전자 염기서열을 잘라내거나 교정함으로써 인간의 질병 치료는 물론 농축산업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근육량을 늘린 돼지, 병충해에 강한 상추 등이 개발됐다. 이 세션을 통해 유전자가위 기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활용 가능성을 전망한다.

바이오 허브, 한국의 미래
숀 버크 GE헬스케어 아태 CEO / 마크 테니슨 암젠 아태 리서치 헤드


지난해 한미약품이 수조 원대의 기술수출 대박을 터뜨리면서 바이오산업이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베터, 바이오신약 등 단순히 복제약을 넘어선 바이오 기술의 진화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산업이다. 지속 가능한 블루오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시장성을 진단하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3D프린터, 제조업의 종말인가 기회인가
투안 투란팜 데스크톱메탈 CEO / 프레드 피셔 스타라타시스 아태 CEO


시장조사기관 홀러스어소시에이츠는 3D프린터 시장이 2020년에는 52억달러로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3D프린터 소재는 플라스틱을 넘어 금속, 나일론 등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3D프린터가 생산비용을 낮춰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D프린터의 진화가 가져올 제조업 혁명을 내다본다.

광고계의 디지털 키워드
제이슨 모스 크레테오 부사장 / 테드 림 덴쓰 아태 CCO


최근 광고계의 핫이슈는 가상현실(VR)이다. 불과 2년 전 빅데이터가 가장 큰 화두였다면 이젠 광고회사들이 앞다퉈 VR 비즈니스를 확대하며 새로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가 효과적일까, 아날로그 감성에 기반한 광고가 효과적일까. 광고계의 최신 트렌드와 중요 디지털 키워드를 짚어본다.

녹색혁신, 스마트팜의 미래
쑨창 블랙소일그룹 회장


세계 각국이 전략적으로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팜 확산에 진력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거나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품질을 높이는 산업이다. 이미 네덜란드, 이스라엘, 덴마크, 독일,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도 2017년까지 전국 4000㏊ 농지에 스마트팜을 도입하기 위해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팜을 선도하고 있는 쑨창 블랙소일그룹 회장 등이 참여해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을 분석한다.

2050 스타워즈
세르게이 사벨리예프 러시아 우주청 부청장 /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2025년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CEO도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 러시아 등 초강대국의 전유물이던 우주개발 산업에 초일류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바야흐로 우주개발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350조원으로 평가되는 우주개발 시장의 미래상을 집중 조명해본다.

차세대 배터리 전쟁

전 세계의 탄소 규제가 거세지면서 친환경차, 특히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선 노르웨이에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시장조사업체 IHS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2020년 770만대로 2015년 대비 3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2차전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차세대 성장 동력을 전기차 시장에서 찾고 있다. 전기차 시장과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한다.

[매일경제신문 2016년 9월 7일 임성현 기자]

 

이희욱의 휴머놀로지

기술로 마을을 뚝딱뚝딱

주민 참여형 생활공동체 프로젝트, 리빙랩과 시빅해킹

 

서울시는 지난해 북촌에서 사물인터넷 기반 리빙랩 프로젝트를 띄웠다. ‘삼청동 앤 북촌 가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K플래닛 애플리케이션 ‘시럽’. 블로터 제공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 정말 그런가? 인공지능, 또는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은 내 주변의 무엇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그래서 ‘기술’과 ‘혁신’을 등치하는 일은 그 울림의 크기만큼 공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까짓 것 정말로 해보자. 이세돌 9단을 이기는 데만 과학기술을 쓰지 않고 ‘생활’을 바꾸는 데 써도 되지 않겠는가.

‘리빙랩’은 이런 생각이 발현된 ‘우리 마을 실험실’이자 ‘생활공동체 운동’이다.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들이 만든 ‘플레이스랩’이 원조로 꼽힌다. 당시 MIT 교수들은 표본 아파트를 정하고, 주민들의 행동 패턴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플레이스랩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애초 관찰 ‘대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혁신의 ‘주체’로 탈바꿈한다. 리빙랩은 지역 구성원인 주민이 직접 참여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요컨대 내 손으로, 앞마당에서 혁신을 이루자는 얘기다. 정부나 기업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간망이나 정책, 장비 등을 지원하는 조력자로 참여한다. 기술은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이나 문제 해결을 돕는 실핏줄로 쓰인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과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2010년부터 에너지 절약을 주제로 리빙랩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했다. 이들은 기존 와이파이망을 활용해 시민들이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으로 전력소비량을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는 ‘AMS 와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정부와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발전시켰다. 시민들은 전기 절감 효과를 누렸고, 참여 기업들은 부가 서비스를 판매하거나 운영 비용을 줄이는 이득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리빙랩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시는 2015년 10월,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아이오티(IoT) 리빙랩’을 띄웠다. 한옥마을을 사물인터넷 실험실로 개방하는 프로젝트다. 쓰레기통에 센서를 달아 서둘러 비워야 할 것을 환경미화원에게 알려주고, 관광객 대상 유휴 주차공간 공유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7월 ‘내가 바꾸는 서울, 100일의 실험’ 리빙랩 프로젝트도 띄웠다. 대전시 ‘건너유’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비만 오면 범람하는 갑천에서의 사고를 막기 위해 주민과 개발자, 기업과 공무원이 협업해 스마트폰으로 범람 여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리빙랩은 ‘시빅해킹’(Civic Hacking)으로 확장된다. 시빅해킹은 시민을 위한 기술, ‘시빅테크’를 기반으로 한 사회 혁신 활동을 일컫는다. 정부 정책·재정을 공개하거나 쓰지 않는 물건 정보를 공유하는 ‘협력적 소비’, 공공서비스나 재화를 만들기 위한 소규모 민간자본 ‘크라우드펀딩’, 시민 기반 정치 참여나 감시 활동 등이 시빅테크의 주요 영역으로 꼽힌다.

미국 ‘코드포아메리카’가 진행한 ‘소화전 입양하기’ 프로젝트는 널리 알려진 시빅해킹 사례다. 폭설이 잦은 보스턴 지역 주민들이 지도에서 소화전 위치를 확인하고 집 앞 소화전을 직접 관리하도록 한 프로젝트다. 영국의 비정부기구(NGO) ‘오픈스펜딩’은 세금 사용처를 공개하고, ‘내 세금 어디 갔니?’ 프로젝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시민공동체 ‘코드나무’가 고위 공직자 재산, 19대 국회의원 성적표, 지방정부 재정자립도, 안심병원 등의 오픈소스를 공개하고 시민이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리빙랩이나 시빅해킹 모두 공감대는 하나다. 이들은 공동체 구성원인 시민이 주도하고, 생활 현장에서 혁신을 만들고자 한다. 그 문제 해결 도구가 망치나 톱이 아니라 ‘과학기술’이라는 점이 새롭다.


[한겨레21 2016년 8월 19일 이희욱 <블로터> 편집장]

70년 걸린 아인슈타인의 원자응집 이론 구현 1시간만에 완료
`화학 AI` 케마티카, 3만개 규칙 익혀 천연물질 제조법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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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인공지능은 알게 모르게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와 인류의 직업을 하나둘 빼앗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과학자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과학자들이 며칠 동안 해야 했던 연구를 단 몇 시간 만에 끝내기도 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난 5월 발간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호주국립대 연구진이 1924년 인도의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보스와 아인슈타인이 함께 정립한 '보스-아인슈타인 응집' 현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이 게재됐다. 이 현상은 이미 1995년 미국 과학자들이 구현에 성공하면서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학계의 관심을 받은 것은 인공지능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집 현상이 70년이나 지나 실험실에서 구현된 것은 실험 방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보스-아인슈타인 응집 현상이란 기체 상태로 있는 원자를 절대 영도(영하 273도)에 가깝게 만들면 여러 원자가 마치 하나의 원자처럼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먼저 기체에 레이저를 쏴 원자에 마찰을 줘 운동에너지를 떨어뜨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후 진공 상태에서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고 있는 원자만 따로 골라내는 일을 반복한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연구자들이 실험 조건을 하나하나 조절해가며 수일~수십 일간 작업해야 한다. 호주 연구진은 이 작업을 인공지능에 맡겨 단 한 시간 만에 해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실험 조건을 조절하며 보스-아인슈타인 응집체를 만드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낸 것이다. 신용일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사람이 해야 하는 최적화 작업을 인공지능에 맡김으로써 효율적·경제적으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집체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이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며 "한 시간도 안 되어 성공하리라고 믿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학 인공지능은 마치 알파고가 인간이 뒀던 바둑의 '수'를 배우듯, 인간이 찾아낸 화학 반응을 익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바르토시 그지보프스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 연구진은 인공지능 화학 프로그램인 '케마티카'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2012년 개발에 성공한 케마티카는 100코어 용량을 갖고 있는 작은 인공지능이다. 1920개의 중앙처리장치를 갖고 있는 알파고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화학 합성이다. 케마티카는 1700년 이후 인간이 발견한 모든 화학 반응의 가짓수를 공부했다. 그지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케마티카는 화학자들이 발견한 3만개의 규칙을 수년에 걸쳐 배웠다"며 "네트워크 이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수십억 개의 수 조합을 검토하고 종합해 하나의 합성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케마티카는 전나무류 열매에서 추출할 수 있는 호르몬 등 천연물질이지만 인간이 실험실에서 만들 수 없었던 화학물질 제조 방법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앙케반테 케미' 6월호에 게재됐다.

이미 전 세계 대학과 여러 제약회사 등이 케마티카를 사용하고 있다. 그지보프스키 그룹리더는 "케마티카를 사용하게 되면 효율적인 실험으로 시약과 여러 물질을 낭비하지 않게 돼 환경에 좋고 막대한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 2016년 8월 16일 원호섭 기자]
[미래] 인간과 몸

스포츠계 뒤집어 놓은 약물 투여

니트로글리세린 먹고 뛴 마라톤
근대스포츠는 도핑과 함께 시작
‘필로폰’ 같은 마약 먹고 뛰기도

스테로이드에서 ‘수혈 도핑’까지
리우 올림픽에서도 논란 이어져
반도핑기구는 ‘유전자 도핑’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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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신체 기능을 일상적으로 조정하는 시대가 온다면, 스포츠는 어떻게 재정의될까?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에선 달리기나 사이클 선수에게 니트로글리세린을 먹였다. 니트로글리세린은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준 다이너마이트의 주 성분이다. 당시 유럽에선 장거리 달리기나 자전거 경주가 대유행이었다. 영국의 스포츠 역사학자 레스 우드런드는 책 <이 섬의 경기>에서 이런 시합에 “매일 2만명의 관람객이 몰려들곤 했다”고 기록했다. 시합은 길게 일주일까지 진행되었는데, 코치가 선수를 옆에서 보좌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좌역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선수가 잠들거나 탈진하지 않도록 각종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었다. 이 가운데 니트로글리세린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실제 심장마비 대응 약물이기도 했던 니트로글리세린은 선수의 호흡을 원활하게 했다. 현대 스포츠의 형성 초기 이런 약물의 투여는 흔한 일로 받아들여져서, 1904년 올림픽 마라톤에선 한 선수가 너무 많은 약물과 독주를 마신 나머지 골인 뒤 기절하기도 했다.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도핑이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나라가 앞장선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되면서 104년 만에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우리나라에선 수영 스타 박태환 선수가 과거 금지약물 사용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컸다. 니트로글리세린으로 시작됐던 이런 인위적인 기록 향상 기법들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서 현재는 선수의 몸을 아예 바꾸는 유전자 조작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백년 넘게 끝없이 선수들을 유혹하는 그 힘은 무엇일까?

적은 노력으로 근육 키우는 꼼수

대표적인 도핑 약물은 두 가지 그룹을 꼽을 수 있다. 진영수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위원장은 5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흥분제(스티뮬런트)와 근육 강화제(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두 군이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들”이라고 말했다. 흥분제는 정신에 작용하는 약물로, 암페타민이 대표적이다. 암페타민을 섭취하면 지각이 강화되고 지구력이 향상되며 움직임이 빨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유는 이 물질이 몸의 중추신경계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이런 물질들이 우리 뇌 안에 풍부해진다는 뜻이다. 이 경우 뉴런과 뉴런 사이를 잇는 정보 전달의 화학적 연결이 빨라지면서 몸의 기능이 놀랍게 증대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합성 마약인 ‘히로뽕’의 정확한 명칭은 메스암페타민이다. 암페타민 계열의 물질인 것이다.

신체향상 약물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했던 스포츠계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규제를 도입하게 한 계기도 암페타민이었다. 김건열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위원은 그의 책 <도핑>에서 1960년 로마올림픽을 “스포츠계가 도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로 꼽았다. 사상 처음으로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된 이 올림픽의 첫날 사이클 경기에서 덴마크 선수가 경기 중 쓰러져 숨지고 만다. 부검 결과 다량의 암페타민이 검출되었다.

마약류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흥분제에 비해 근육강화제는 비교적 느슨하다. 그만큼 선수들이 손을 대기도 쉽다. 1988년 서울올림픽 육상 100m 금메달리스트였던 벤 존슨이 복용한 약물도 스테로이드였다. 그는 2006년 인터뷰에서 “스포츠계 사람들 가운데 40%는 여전히 약물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태환 선수가 맞았던 ‘네비도’도 대표적인 스테로이드계 약물 가운데 하나다.

이들 약물은 공통적으로 ‘스테로이드’라 불리는 고리 모양의 분자구조를 지니는데, 지용성이라 몸의 세포막을 통과해 단백질을 활발하게 생성하도록 직접 작용한다. 쉽게 말해 이 약을 먹으면 적은 노력으로도 빠르게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몸이 자연적으로 생산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도 이런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몸짱’이 되고 싶은 일반인 가운데에도 이 약을 구해 쓰는 이들이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구글 등에 검색하면 쉽게 업자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물로, 이런 약품들은 모두 불법이다. 윤정원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교육홍보팀 대리는 “일반인의 사용 규모는 아직까지 조사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근육강화제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 유발 등과 함께 성 기능의 변형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다. 체제 간 경쟁이 심했던 냉전시절 동독은 선전을 위해 자국 체육 선수들에게 몰래 스테로이드를 먹였다. 당시 여자 투포환 선수였던 하이디 크리거 역시 18살부터 이 약을 먹었는데, 체격이 좋아진 것뿐 아니라 목소리가 굵어지고 몸에 털이 많아지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독일 통일 뒤 크리거는 성 전환 수술을 받아 남성이 되었고 이름도 안드레아스로 바꿨다. 남성의 경우도 과도한 남성 호르몬에 대한 반작용으로 정자 수가 감소하고 여성형 유방이 자라는 등의 증세가 관찰된 바 있다.

‘유전자 도핑’은 적발 힘들어

기술 발전과 함께 도핑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현대 도핑의 대명사 하면 미국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이 꼽히는데, 그는 스테로이드 등 전통 약물뿐 아니라 자신의 피를 뽑았다가 경기 전 주입하는 ‘수혈 도핑’ 등 다양한 방법을 장기간 사용하면서 치밀하게 검사관을 따돌린 것이 드러난 바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01년부터 ‘유전자 도핑’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경계해오고 있다. 유전자 도핑은 유전자 치료로부터 온 개념이다. 유전자 치료란 병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 특정 세포의 유전 정보를 변형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변형시킬 유전 정보를 담은 바이러스나 디엔에이(DNA)를 환자에게 적절히 주입하면 해당 세포가 변형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병의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능의 강화를 위해 유전 정보를 변형시키면 유전자 도핑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는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적혈구가 늘면 근육으로 공급되는 산소도 늘고 그만큼 강한 지구력을 얻는다. 지금까지 도핑은 이런 효과를 노리고 에리트로포이에틴을 주사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호르몬을 관장하는 유전자를 조작하면 우리 몸이 자체적으로 더 많은 적혈구를 생산하도록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도핑이 갖는 무서움은 외부 물질의 투입 없이 우리 몸이 자체적으로 그런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발견이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유전자치료제 저널> 집계를 보면 지난해까지 세계적으로 유전자 치료를 받은 이들의 수는 2300명이 넘었다. 아직까지 유전자 도핑이 적발된 사례는 없다.

진영수 위원장은 “현대 스포츠 스타의 성공에 걸린 부와 명예가 매우 크기 때문에 어둠의 과학자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약물과 기법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그만큼 이를 탐지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영원한 경쟁을 지속할 수는 없다”며 “‘공정한 스포츠가 공정한 사회를 견인할 수 있다’는 선수와 대중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겨레신문 2016년 8월 8일 권오성 기자]

3D프린터로 요리 뚝딱… 집 통째로 옮겨 휴가
수중도시, 수소연료로 에너지 공급
저명 과학자들 분석… 삼성전자 지원, 수명연장 불평등 따른 혼란 우려도
영국의 과학자들이 그려낸 100년 뒤, 2116년 세계의 모습. 수소 연료로 유지되는 거대한 수중 도시(맨위 사진)가 지구촌 곳곳에 들어서고, 휴가 때는 거대한 드론(가운데 사진)이 휴양지로 집을 통째로 옮겨준다. 달과 화성으로 ‘우주 휴가’를 떠나는 게 평범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된다. 사진 출처 유튜브
100년 뒤 미래에는 먼 곳의 맛집을 직접 찾아가 요리를 주문해 먹거나 해외여행을 갈 때 큰 가방에 여행용품을 꼼꼼히 챙겨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3차원(3D)프린터가 ‘미슐랭의 별’ 세 개를 딴 유명 레스토랑의 고급 요리를 몇 분 내 뚝딱 찍어내고 수십 m 길이의 거대한 드론은 집을 통째로 해외 휴양지로 옮겨준다.

BBC 등 주요 외신들은 15일 ‘더 스마트싱스 퓨처 리빙 리포트’를 인용해 미래 과학자들이 예상한 100년 뒤인 2116년의 달라진 삶의 모습을 조명했다. 보고서는 영국의 저명한 미래 과학자인 매기 애더린포콕 박사와 아서 마모마니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도시설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2014년 사물인터넷(IoT) 회사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주택의 자동화, 정보화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연구를 지원했다.

보고서에 그려진 100년 뒤 도시 모습은 아직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지구촌 인구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투명한 구(球) 모양의 수중도시들이 세워진다. 주택과 학교, 병원 등 기반시설이 모두 갖춰진 이 도시는 스스로 산소를 생성할 뿐 아니라 수소연료가 에너지원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와 함께 지하 26층짜리 ‘땅속 빌딩’도 건설된다.

지구와 가까운 달이나 화성으로 ‘우주휴가’를 떠나는 일도 흔한 일이 된다. 가상현실을 통한 원격회의가 일상화돼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하면 된다. 3D프린터는 가구와 집기부터 맛있는 요리까지 척척 찍어낸다. 의료기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해 집에 있는 첨단기기로 원격 진단과 처방은 물론이고 수술도 가능해진다. 남은 수명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수명 연장이 일부 기득권층에만 허용돼 반란이 일어나는 2013년 할리우드 영화 ‘엘리시움’의 한 장면이 100년 뒤에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애더린포콕 박사는 “현재 우리 삶의 모습도 10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것”이라며 “특히 인터넷은 소통과 학습 방법, 생활 모습 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2016년 2월 18일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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