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40호)
【 공학교육 개선 방향 (2) - 지식기술자를 길러내자 】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저는 현재 한국 공학교육의 위기의 주요 원인은 세(3) 가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첫 번째 원인은 고교 졸업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사회 수요에 비해 많은 엔지니어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시대적인 변화에 맞는 엔지니어를 배출하지 못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원인인 고교 졸업생 수의 감소에 대한 대책으로는 평생교육을 제안 드렸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나머지 두 가지 원인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사회 수요에 비해 많은 엔지니어가 배출되고 있는 점에 대해 살펴보시죠.
제가 추정하기로는 현재 대학에 들어가는 이공계 학생 수는 대략 15만 명도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인 50만 명에 이공계 비율인 약 30퍼센트를 곱하면 대략 15만 명 정도가 됩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던 1975년도의 입학 정원은 8만 명 정도였고, 이공계 비율이 30∼40퍼센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공계 대학생 수는 대략 3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공계 졸업생 수는 과거 30년 동안 3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12만 명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0여 년의 세월 동안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이공계 인력 수요는 별로 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현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수행하던 단순 반복적인 일들은 컴퓨터나 로봇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 측정, 시험 분석, 현장 감시 등은 이제 대부분 자동화, 온라인화 되었습니다.
둘째는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산업은 대부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남아도는 인력을 어떻게 해야 될까요?
많은 분들이 입학 정원을 줄이면 될 게 아니냐고 제안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죠.
하지만 실제로 정원을 줄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저는 이렇게 단순히 정원을 줄이는 발상보다는 세 번째 원인인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엔지니어인 <지식 기술자>(뉴스레터 10호에서 말씀드렸습니다)를 배출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산업사회에 맞는 <표준화된 인력>을 배출했습니다만, 이제부터는 로봇과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지식 기술자>를 배출해야 합니다.
공장, 연구소 등 소위 말하는 산업체에 취업시키는 것을 목표로 인력 양성을 하던 것을 법조, 금융, 의료, 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면 됩니다.
지금은 모든 분야에서 이공계의 기술적인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분야에 필요한 지식 기술자를 양성한다면 아마도 인력 수요가 넘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보시죠.
법조 분야만 해도 과거에는 주로 살인, 절도, 상해 등 형사 사건이나 개인끼리의 민사 사건이 주였습니다. 따라서 법률만 외워서 적용해도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끼리의 특허 분쟁 등 기술과 관련된 분쟁이 많습니다.
특히 기업이 글로벌화 되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이런 기술 분쟁을 해결하려면 법률지식과 더불어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법대생이 이공계 기술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이공계가 법률을 공부해서 이런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신설된 법과대학원(law school)은 이런 취지에서 설립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원리는 금융, 의료, 경영, 정치, 영업 분야 등에도 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 필요한 엔지니어들은 과거와 같이 수학, 과학을 뛰어나게 잘 하는 능력보다는 다른 분야의 지식을 갖는 게 필요합니다.
즉 수학, 과학에 뛰어난 명문대 학생들보다는 지방대 학생들도 얼마든지 차별화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분야입니다.
각 지방대학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분야를 찾아내어 차별화된 <지식기술자>를 길러내는 것, 그 길이 바로 현재의 공학교육의 위기,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길입니다.
바로 그게 바로 공학인증제도가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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