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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로서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과 더불어 인생 후반기를 맞아 행복을 추구하는 기술자의 변신 스토리입니다. --------- 기술 자문(건설 소재, 재활용), 강연 및 글(칼럼, 기고문) 요청은 010-6358-0057 또는 tiger_ceo@naver.com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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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례 소감

2010. 4. 23. 16:13 | Posted by 행복 기술자

행복한 엔지니어를 위한 뉴스레터 (제 64 호)

 

【 생애 첫 주례 소감 】

 

2010년 4월 17일은 저에게 또 다른 의미를 주는 날입니다.

제가 생애 첫 주례를 선 날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터넷 모임에서 만나 알게 된 후배인 이민철 원장의 주례를 서게 된 것입니다.

 

한 달 전쯤 이민철 원장이 저를 찾아와 주례를 부탁할 때만 해도 저는 상당히 난감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지하철을 탔는데, 누군가 일어나면서 자리를 양보할 때의 민망함이랄까요.

아무튼 제가 갑자기 노인이 된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대학 교수로 있는 제 친구들은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벌써 몇 번씩 선 사람도 많지만요.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저에게 주례를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저를 믿고 의지하겠다는 의미를 받아들여져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저에게 그런 정도의 자질(?)이 있느냐 하는 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최소한 그를 알고 나서 제가 보여준 말이나 행동이 그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가 될 테니까요.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4월 17일에 주례를 섰는데, 생각보다 주례가 어려운 역할이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강의나 강연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대중 앞에 서는 게 어느 정도는 자신이 있었지만,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상 위에 서서 있으려니 많이 떨렸습니다.

다행히 사회자가 능숙하게 잘 이끌어 주었기 때문에 별 무리가 없이 절차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결혼식 주례를 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한 가지는 이제 결혼식은 더 이상 두 집안 간의 혼사로서의 의미보다는 그야말로 두 사람 간의 결합에 더 큰 비중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신랑 신부 부모님들의 역할이나, 폐백을 비롯한 절차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결혼식은 그야말로 신랑 신부 친구들 중심의 축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결혼식만 해도 축가도 엄숙한 노래보다는 하객들이 같이 박수 치며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부르더군요.

심지어 결혼식 중간에 펼치진 마술에 하객들이 매료되어 끊임없이 박수를 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이벤트 중심의 즐거운 결혼식의 모습이었습니다.

짓궂은 사회자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해주는 신랑 신부의 자세 때문에 결혼식의 분위기는 더욱 흥겨웠습니다.

 

저는 주례사로 무엇을 말할까 고민을 하다가 간단히 한 가지만 얘기를 했습니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데, 그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결혼 여부라는 사실입니다.

즉 결혼을 한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을 했다고 해서 저절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노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부부가 서로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부부일심동체라고 해서 결혼을 하면 부부가 저절로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부부는 남자와 여자라는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고, 자라온 배경이 다르고,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상대를 ‘다른 게 아니라 틀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서 ‘서로 상대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점만 인정을 해도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부싸움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고 부부싸움을 하되 제대로 하라고 강조합니다.

부부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부부싸움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갈등을 부부싸움을 통해서 잘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늦게 새로운 천생연분을 만나 결혼한 이민철 원장 부부에게 축하를 드리며, 부부싸움을 제대로 잘 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