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363 호)
【 스마트 폰이 없는 세상 】
누군가로부터 “바람난 남편을 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름을 가르쳐줘서 중독을 시키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노름에 중독되면 온갖 거짓말을 동원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손을 자르면 발로라도 노름을 할 정도기 때문에 바람을 피울 생각을 못한다는 것이죠.
물론 부작용으로는 노름에 미쳐서 있는 재산 다 날리고, 빚까지 지게 되게 되겠지만요.
물론 노름의 중독성을 강조하고자 누군가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되지만, 아무 근거가 없다고 무시할 수 있는 말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설날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설날 풍경을 살펴보면 이와 비슷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설날에 일가친척들이 모이면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속칭 ‘고스톱’을 치는 것이 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때 망국병이라고까지 불리던 고스톱을 치는 풍경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 위해 고스톱을 퍼뜨렸다는 그럴듯한 음모론에 자극받아 고스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고스톱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한국인들이 ‘스마트 폰’에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명절에 모이면 모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느라 대화도 없고, 고스톱이나 윷놀이 등을 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스마트 폰 중독은 비단 설날 등 명절에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지하철 풍경이나 가족들끼리 식사할 때를 생각해 보면 스마트 폰이 얼마나 우리 일상생활 속에 파고들었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친구들끼리, 또 가족들끼리(특히 젊은이들의 경우에는) 의사소통을 할 때도 직접 대화보다는 카톡이나 문자 등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하게 느껴지는 세상입니다.
심지어 거실에서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녀에게 “니 언니(오빠) 방에 있니?”라고 아빠가 물으면 방문을 두드리는 대신에 카톡으로 “언니(오빠), 아빠가 찾으셔”라고 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경우에 아빠도 직접 자녀에게 이런 질문을 할 게 아니라, 카톡으로 물어보는 게 더 편안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사실 지금은 스마트 폰이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이 되었지만, 현대 개념의 스마트 폰이 등장한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핸드폰이 처음 등장한 것이 1990년대이지만, 당시에는 핸드폰 가격이 비싸서 오늘날처럼 일반화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 폰이 자신의 분신과 같이 여겨져서 스마트 폰이 없으면 금단현상까지도 나타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카톡 등 SNS와 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통화와 문자 등의 기능만 사용하지만, 그래도 핸드폰이 없으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지곤 합니다.
그러니 SNS와 일정 관리 등 스마트 폰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집에 스마트폰을 놔뒀거나 잃어버렸을 때 금단현상을 겪는 일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요즘은 스마튼 폰과의 일체화(?)가 더 심해져서 심지어 길을 가면서도 스마튼 폰 화면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그러면 왜 우리는 스마튼 폰에 열광하고 스마트 폰이 없으면 불안한 중독 현상을 겪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 폰이 현대인의 특성인 개인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기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 일반 전화기나 컴퓨터가 공동 사용을 전제로 하는 데 반해, 스마트 폰은 철저히 개인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은 개인을 서로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SNS 등을 통해 서로를 연결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폰을 통한 연결은 인간미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사소통이 되지 못합니다.
스마트 폰을 통해 모르는 사람끼리도 연결이 많이 되지만, 어느 때보다도 고립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카톡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끊임없이 울려대는 ‘까톡“소리에 진절머리를 느끼곤 합니다.
사실 카톡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보면 대부분 사소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입니다.
스마트 폰을 사용해서 얻는 이익보다는 스마트 폰에 의해 잃는 손실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저는 현대인이 아닌 건가요?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자
김송호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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